*성용시점*
올림픽이 끝나고 휴가를 즐기다 이적문제로 급하게 런던으로 돌아왔다.
이적은 나와 셀틱, 스완지 모두 만족스럽고 원만하게 합의,
생각보다 스무스하게 마찰없이 이루어 졌다.
그동안 이적문제로 인해 스트레스 아닌 스트레스를 받았었는지 계약을 끝내고
집에 들어오자 마자 침대에 쓰러져 잠들었다.
얼마쯤 시간이 지났는지도 모른채 배가고파 눈이 떠졌고 머리를 긁적이며
냉장고 문을 열었는데 아무 것도없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냉동실도 열어 봤지만 아무 것도 없다. 집안 구석 구석 뒤져봐도 먹을 꺼라곤 아무것도 없었다.
에이씨... 대충 옷을 걸쳐 입고 마트로 향했다. 저 멀리 지프차가 보인다.
오... 빨간색 지프. 엉? 오너가 여자네. 저 여자도 나 만큼 패기 있겠군.
까맣고 긴 생머리. 구김없는 새하얀 블라우스. 살짝 옆이 트인 스커트
뒷모습 합격. 앞 모습이 궁금해 쇼핑하는척 하면서 카트를 밀며 따라갔다.
하지만 좀 처럼 정면을 보기 힘들다. 이 여자 뭘 살려는지는 모르겠지만
몇 바퀴째 같은 곳만 돌고있다. 길치인가..?
이러다 내가 먼저 지치겠다 싶어 여자를 앞질러 지나갔다가 잊은 물건이 생각 난척 하면서 뒤돌아 섰다.
내가 쫓아오는지도 모르고 여자는 계속 고민을 하고 있고, 나는 힐끔 힐끔 쳐다보는걸 들킬까봐 조마 조마하는 순간 아이컨텍!
으아. 놀래서 나도 모르게 고개를 획 돌렸다.
눈치 못챘겠지? 이쁘다... 나도 모르게 내 뱉었다.
이목구비가 뚜렷해 좀 쎄게 생겼지만 이쁘다.
근데 한국 사람 같은데 나 모르나? 나 기성용이라구. 나 몰라? 헐.. 왠지 자존심 상해..
말을 걸까, 말까. 걸까, 말까 고민하다 이대로 지나치면 후회할꺼 같아서 말을 걸어보기로 결심하고 옆을보니 이 여자 사라졌다.
아씨 어디로 간거야. 카트를 끌고 넓은 마트를 이잡듯이 구석구석 뒤지다
계산대에 줄을서있는 여자를 발견했다.
이대로 놓칠까봐 나도 얼른 계산대에 줄을 섰다.
이 여자는 얼마나 많이 샀는지 나보다 먼저 계산하기 시작했지만 십분도 더 있다 나왔다.
높은 구두를 신고 낑낑대며 카트를 밀고 있어 도와주면서 자연스럽게 말을 걸라고 다가가고 있는데 갑자기 우뚝 선다.
그리곤 선글라스를 끼면서 주위를 두리번 거리더니 구두를 벗고 맨발로 걸어간다. 이 여자 진짜 패기 넘치네 ㅋㅋㅋㅋ
또 다시 기회를 놓쳐 말걸 타이밍을 찾아 슬슬 뒤따라 가는데 벌써 차까지 다 왔다.
아씨.. 싸나이 기성용. 이렇게 물러설수야 없지. 당당하게.. 심호흡을 하고 다가가는 순간
나보다 더 찰진 식빵굽는 소리가 들린다. 그 여자다. 한국사람 이네..
소나기가 왔었는지 빨간 지프 내부는 비를 맞아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고
어디론가 전화하던 여자는 화가 났는지 상대방이 말할 틈도안주고 막 퍼부었다. 와 영어도 잘해.
갑자기 진짜 화가 났는지 큰소리로 한국욕을 아주 맛깔나게 하더니 신경질 적으로 전화를 끊고 씩씩대고 있다.
이런 박력넘치는 여잘 어디서 만나겠어. 그럼 백마탄 왕자님이 등장해 볼까나?
한국 분이시죠?라고 말을 하니까. 기성용이다!! 이런다. 뭐야 나 알고 있었잖아?
아깐 왜 그냥 지나쳤냐고 물어보면 엄청 쪼잔해 보일꺼 같아 싱긋 웃어보이니 갑자기 다이어리를 들이밀며 짱팬이라고 싸인을 해달란다.
헐.. 웃음이 나오는걸 겨우 참고 싸인을 하고 있는데 쪼잔하게 굴지 말고 두어장 더 해달라고 보채서 다섯장을 해줬더니 엄청 좋아한다.
방금전까진 그렇게 식빵을 날리시더니.. 갑자기 장난이 치고 싶어져
여자가 이렇게 욕 잘하는거 처음봤다고 완젼 찰진다고 하니까 웃으면서 나 만큼 찰지게 한단다.
보험사에 전화 했냐고 물으니 웃음기가 싹 사라지고 보험사 욕을 하기 시작한다.
내가 가는 단골 카센터에 연락 했으니 15분내로 올테니 쫌만 기다리라고 하니까 구십도 배꼽인사를 한다.
뭐야 이 여자. 엄청 웃기네 ㅋㅋㅋㅋㅋ 완젼 빵 터져 버렸다.
렉카차를 기다리는 내내 조잘 조잘 잘도 떠든다.
수다스러운 여자 싫은데 이 여자가 하는 말은 집중하게 되고 다음엔 무슨 말을 할지 궁금해 진다.
지금은 혼자 모노드라마를 찍는지 화냈다가 웃다가 정색했다가. 정말 종잡을 수 없는 여자다.
모노드라마가 끝나갈 때쯤 렉카차가 도착했다.
자연스럽게 내차를 타고 이동하자고 하니까 알겠다며 맨발로 차쪽으로 향한다.
아 웃겨. 오랜만에 진짜 빵빵 터지는구나. 언제까지 맨발로 있을꺼냐고 묻자
쿨한척 하며 잠깐 벗고 있었다고 거짓말을 한다.
뻥치지마 이 여자야 내가 다 봤다구. ㅋㅋㅋ
매장 입구에서부터 맨발로 걸어나온거 다 봤다고 하니 얼굴이 빨개지더니 정색한다. ㅋㅋㅋㅋㅋㅋ
이 여자 귀엽다.
우연인지 내 집과 이 여자 집은 고작 한 블럭 차이였다.
카센터로 향하는 차안에서 어떤말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데 역시나 조잘 조잘 입을 열기 시작했다.
누나의 마음이라며 여우같은 여자 만나지 말라고 한다.
응 누나라고?
명함을 건내주며 스물 일곱살이란다. 와.... 난 진짜 동갑인줄 알았는데
키도 커야 160 쫌 넘을거 같고. 아무리 앞머리가 있어도 ..
내가 노안인거야? 이 여자가 동안인거야? ㅋㅋㅋㅋㅋ
오 직업이 컴퓨터 프로그래머라구? 웃으면서 노트북좀 고쳐달라고 하니까 껐다 키랜다.
언제적 개드립을....... 개그 욕심도 많은 여자네. ㅋㅋㅋㅋㅋ
한 블럭 이지만 짐도 많고 도대체 어떤 여잔지 궁금해서 집까지 데려다 준다고 했다.
차 고치는데 삼일정도 걸린다고 하니까 조금전 까지 패기 넘치던 여자는 어디가고 풀이 죽어서 완젼 울상이다.
병아리처럼 조잘 조잘 떠드는 모습을 보고싶어서 신세 언제 갚을꺼냐고 물었더니
노트북 고쳐주는 걸로 퉁치잖다. 아니 이 여자가 노트북 정도는 나도 대충 고칠 줄 안다고!
내가 이렇게 까지 하는 이유를 모르는건 아니겠지..? 아닐꺼야..
궁금한거 있으면 물어보라니 이 동네 물좀을 클럽을 알려 달란다.
하... 이 여자 진짜 둔하네!!! 생긴건 엄청 쎄게 생겨가지고 눈치는 더럽게 없다.
같이가자니까 내가 왜 너랑 클럽을 가냐 라는 눈빛으로 쳐다보길래
누나아~~~ 같이 가요 가요 가요 네네네네? 이러며 기성용 필살애교를 날렸다.
엄청나게 고민하더니. 같이 가기로 했다. ㅋㅋㅋㅋㅋㅋ 역시 내 애교는 남녀노소 가리질 않는군.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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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대로 4편 올려요~~ 일욜 저녁에 올릴려고 했지만 왠지 엄청 늦게 끝날거 같아서.. 미리 올립니다!. 5편까지 성용시점이고, 6편부터 다시 눈치없는 여자 시점입니다. ㅋㅋ 읽어주시는 것만으로도 너무 너무 너무 황송하고 감격 스러운데 댓글까지 달아주시는 독자님들!!!!!! 정말 복 받으실꺼예요!!!!!!!! 다들 궁금하실련지 모르겠지만.. (아니여도 할 수 음슴ㅋㅋㅋ) 여쥔공 캐릭은 거의 저예요....... 누가 나 좋아해도 눈치없고(이런적 몇번 없지만...), 겉모습은 말술인데 술한잔 마시면 얼굴 빨개지고, 그래도 술취한 사람들 보다 더 약빤거 처럼 놀고... 욕잘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AB형 이거든요........... 제 주위 사람들은 제 혈액형 말하면 아아~ 니가 그래서 그랬구나 하는 분위기......... ㅋㅋㅋㅋㅋ
여튼, 사담이 길었네요!!! 독자님들이 있어 요즘 하루 하루가 매우 즐겁습니다! (주말에 회사가는건 싫지만... ㅠㅠㅠ) 연상연하를 읽어주시는 여러분들 모두 사랑합니다!!! 끼약!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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