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닉은 항상 받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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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 내에서 네가 생각하는 네 서열은 2위 정도. 사이 어색한 이지훈은 재껴놓고 네 위로는 최승철 하나 밖에 없다고 생각하지.
나이 상으론 네 위로 오빠만 10명이지만 안하무인, 유아독존 전부 네가 머리 끝에 앉아있다고 생각해.
사실 멤버들이 겉으론 막 대하지만 속으론 오구오구하는 면이 있어서 일부로 져주고 봐주는 면도 없지 않아 있어.
그런 네 서열을 위협하는 사람 하나가 있는데
다름 아닌 윤정한이야.
팬들 사이에선 윤정한이 한없이 다정하고 1004같은 사람이라고 인식되고 있겠지.
하지만 아닌척 하며 은근히 네 심기를 건드리는 사람, 손바닥 위에 너를 올려놓고 가지고 노는 사람 또한 윤정한이야.
물론 안 그럴 때가 더 많지. 너에게도 다정하고 잘 챙겨주는 오빠 중 한명이지만 한번 장난기가 오르면 이렇게 짜증나는 사람도 없지.
너무 은근한 건드림& 정당한 건드림이라 여기다 대고 화를 내면 내가 이상한 사람이 되는데다가
또 무덤덤하고 '내가 뭘?' 이라는 태도를 보이는 탓에 너도 어쩔 수 없이 가만히 있을 수밖에.
한 마디로 속이 능구렁이같이 능글거리고 이상한 방면에는 눈치는 더럽게 빠른 여시같아서, 같이 있으면 약이 올라서 미쳐 버릴 것 같지.
한 번은 네가 소속사 명령으로 다이어트 중이라 최대한 금식 중이었어. 그런데 안 그래도 마른 네가 안쓰러운 준휘가 네가 환장하는 도넛을 사다 놨었지.
좀 먹어. 아무리 입 앞까지 들이밀어봐도 네가 끝까지 먹지 않자 준휘는 시무룩해졌지.
그러다 그날 밤. 도저히 못 참겠어서 아랫층으로 내려와 너는 몰래 도넛을 하나 꺼내서 베물었지. 얼마나 행복하던지.
그런데 귀신같은 윤정한은 그 소리를 또 어떻게 들었는지, 잠이 가득한 얼굴로 문을 열고 나왔어.
문을 열면 바로 네가 보이는 탓에 보기 흉하게 입안에 도넛을 가득 문 너와 눈이 딱 마주쳤지. 너는 놀래서 동작을 그대로 멈췄고 그대로 도넛이 얹혀버릴 것만 같았어.
' 아 왜 하필 윤정한이야..' 좌절하며 손에 든 도넛을 조심스레 다시 통 안으로 집어넣었어.
하지만 의외로 윤정한은 아무말도 없었고 화장실 가는 길이였는지 그냥 너를 지나쳐서 가버렸어.
너는 이게 웬 떡이냐 싶어서 다시 먹다 만 도넛을 들어 다시 야무지게 씹다가 다시 윤정한이 나타났고 너는 아랑곳않고 먹어댔지.
이번에도 아무 말없이 지나가 방으로 들어갈 줄 알았던 윤정한이 나를 보고는 '어?' 하는 소리를 내뱉었어.
왜 그러냐는 눈빛으로 여전히 도넛을 오물오물 거리며 윤정한을 바라봤고 윤정한은 그 자리에 멈춰서서 말했어.
" 그거 계속 먹는거야? "
" ..으..응? 응.. "
" 다이어트 중이라 하지 않았어? 그거 되게 살찌는데 "
" ㅁ..맞지.. "
" 아까 눈 마주쳤을 때 그만 먹는 거 아니였어? 눈치 준거였는데. "
별말 안했는데도 아무 표정변화없이 무덤덤하게 정곡을 찌르는 윤정한 때문에 괜히 얼굴이 화끈거리고 엄청난 걸 들킨 것처럼 창피해지지.
민망해하며 도넛을 다시 통 안에 집어넣었고 통을 닫으려고 하자 윤정한이 고개를 갸우뚱하고는 말했어.
" 그만 먹게? "
그럼 그 말을 듣고도 계속 먹으리. 라고 이빨을 뿌득뿌득 갈며 속으로 생각했어.
" 왜 먹던것까진 계속 먹어야 덜 억울할텐데. "
" 뭐?.. "
그게 뭔소리야. 라는 표정으로 윤정한을 바라봤고 윤정한은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네 눈앞에서 달랑달랑 흔들며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내뱉었지.
" 실장님한테 너 도넛먹는다고 말씀드렸으니까 이왕 혼날거 다 먹고 혼나는게 낫지 않아? "
" .... "
말문이 턱 막혀버린 너는 혈압이 서서히 올라오기 시작하고 윤정한이 한마디만 더 내뱉으면 당장 이 아까운 도넛이라도 면상에 던져버릴 수 있을 것 같았어.
하지만 윤정한은 치고 빠질때를 아는 남자라 니가 열받았다는 걸 눈치채고 얄밉게도 싱긋 웃으며 방으로 들어가버렸어.
애매하게 오른 분노를 풀지도 못하고 주방 한가운데서 짜게 식어가지. 윤정한의 말도 일리가 있는지라 이왕 혼날 거 그냥 다 먹어버리자 생각하고
다시 도넛통을 열어 폭주하 듯 먹어대. 이게 바로 굶는 다이어트의 부작용이란거야.
" 어? 먹으란다고 또 먹네? "
쳐자지도 않고 윤정한새끼는 그 꼴보기 싫은 얼굴을 문틈사이로 내밀어. 어쩜 한마디 한마디가 저렇게 얄밉고 거지같은지.
이번엔 윤정한의 말을 싸그리 무시한채 그냥 먹는데만 열중했어. 윤정한은 혀를 한번 쯧 차고
" 사실 문자 안 보냈는데. "
시발.
" 하나..둘...셋.. 아까 분명 열개가 들어있었는데 다섯개밖에 안남았네? "
" 오..오빠. "
" 다섯개나 먹었구나. 이건 말씀 안 드릴 수가 없지. "
왜 비련의 여주인공들이 충격적인 소식을 들으면 손에 있는 물건을 툭툭 떨어트리는지 이해가 안갔는데 그 때 딱 이해가 갔지.
손에 힘이 탁 풀리면서 손에 든 도넛이 떼구르르 처량하게 윤정한 발밑으로 굴러갔어.
윤정한은 발밑에 굴러온 도넛을 보고 마지막 엿같은 멘트를 날렸지.
" 이건 못 먹으니까 네개로 쳐줄게. 바닥 깨끗이 닦고 자- "
하고 방으로 들어가버렸어.
너는 넋이 나간채로 터덜터덜 윗층으로 돌아와 차마 물건들은 집어던지지 못하고 애꿎은 침대에 몸을 날리기도 하고 주먹을 내리꽂기도 하고 침대를 윤정한이라 생각하며
발로 꾹꾹 짓눌러버려. 하지만 화는 조금도 풀리지 않고 속에 있는 도넛만 울렁거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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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한 덕에 실장님께 먼지나게 까이고 나서 안그래도 엄청난 운동량을 그날 두배로 늘려야 했어.
녹초가 돼서 연습실을 나오자 윤정한은 땀에 쩔어있는 네 모습을 보고는
" 어? 운동 열심히 했나보네. 살 빠지겠다. "
하는 개같지도 않은 소리를 지껄이고는 연습실로 들어가버렸어. 이젠 더이상 화도 안나서 그냥 바람빠진 웃음과 함께 엿을 날려줬지.
그리고 그 날 예능 촬영이 있었고 윤정한이 네 옆에 앉은, 이지훈과의 과거 회상을 한 그 날 이었지.
옛 회상에 잠겨있는 너를 윤정한이 현실세계로 돌려놓고 난 뒤였어. mc가 질문을 던졌지.
" 팀 내 유일한 홍일점. 세봉! 팀 내에서 본인의 서열은? "
평소 뻔뻔한 캐릭터인 너는
" 당연히 1위죠. "
" 와 대박이다. "
" 역시 김 휘혈. "
그 뒤를 잇는 배신감가득한 최승철의 목소리. 본인만은 네 위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모양이야.
그리고 그런말은 어디서 알아왔는지 나를 반휘혈 취급하는 김민규.
" 근데 진짜 맞는 말이에요. "
멤버들의 온갖 야유를 받고 있던 중 옆에 있던 윤정한이 갑자기 입을 열었고 불안해지기 시작한 너는 동공지진을 일으키지.
" 어? 정한! 그게 무슨 뜻이죠? "
" 진짜 서열 1위 맞아요. 오빠들도 자기 밑으로 보거든요. "
네 안티들의 악플들이 머릿속에 아른거리기 시작하고.
장난스럽게 말하는 윤정한 때문에 정색빨며 아니라고 말할 분위기도 아니고 그냥 웃으며 '에이. 아니잖아- ' 하는 네 목소리가 매우 떨리지.
" 오빠들이 떠들면 조용히 하라고 군기잡고. "
부사장님이랑 통화하는데 안들려서 조용히 하라고 한것 뿐인데..!
" 오빠들 때리는건 일상 다반사고. "
본인들이 안 일어나서 때린 것 뿐인데...!
" 한번은 제 머리채까지 잡더라고요. "
머리에 뭐가 붙었길래 잡아당긴 것 뿐인데..!
수습을 할래야 할수도 없이 분위기를 만들어버린 윤정한. 진지하게 하나씩 반박하며 아니라고 부정하기엔 분위기가 너무 좋고 재밌어.
게다가 주제가 슬금슬금 다른 곳으로 넘어가고 있기도 하고.
다른 멤버들이 엠씨와 토크를 하고 있을 때 넌 윤정한과 눈이 마주쳤고 윤정한은 너를 보며 특유의 '내가 뭘?' 이라는 뻔뻔한 미소를 지었어.
너는 윤정한을 한번 째릿 째려봤고 네 이미지는 망했다며 시무룩해졌어. 고개를 푹 숙여버리는 탓에 너는 윤정한이 옆에서 짓는 아빠미소를 보지 못했지.
***
[ 윤정한이 김세봉 놀려먹는거 진짜 티남 ㅋㅋㅋㅋ]
근데 세봉이는 우리가 윤정한이 본인한테 한없이 착하다고 알고있다고 알고있음.
뭔가 말이 좀 이상하네.
그니까 ' 팬들 = 윤정한 김세봉이한테 혼또니 친절데스 ! ' 이걸로 김세봉이 알고있다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도 윤정한이 세봉이 놀려 먹는거 잘아는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 팬이 장난으로 팬싸 가서 김세봉이한테
' 정한이 오빠가 너무 잘해줘서 부러워요. '
라는 식으로 드립을 쳤는데 세봉이가 진지하게 받아들여서 팬들이 그렇게 알고있는 줄 안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떡햌큨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 씹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칠봉이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윤정한 애 짠할 정도로 놀렼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몰아가기 엄청 잘해
칠봉이2 사실 김세봉 실질 서열 13위
L 칠봉이3 그럼 14위는 누구야
L 칠봉이4 당연히 부승관아님?;;;;
L 칠봉이5 너무 당연한걸 물어봐서 땀까지 난다;;
칠봉이6 내가 제일좋아하는 여신라이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L 칠봉이7 2222222222
칠봉이8 내가 여신라인에 발리는 이유는 윤정한이 김세봉 본인한테 엄청 띠꺼운줄아는데 사실 알고보면 윤정한만큼 잘챙겨주는 애도 없어.
L 칠봉이9 ㅇㄱㄹㅇ ㅂㅂㅂㄱ
[ 여신라인 하니까 갑자기 생각나는건데 ]
옛날에 어디 프로그램이었지 하여간 기억 안나는데 개인캠 하나 들고 다니는 거였어.
윤정한이 캠들고 다니면서 또 김세봉 엄청 놀려놓고 김세봉 안 볼때 엄청 즐거워하다가 세봉이가 다른 이유로 좀 침울해있으니까
본인때문에 화나줄 알고 안절부절 못하던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세봉이가 환장하는 단거 사다주니까 세봉이 표정 피고 그 모습 보면서 아빠미소 짓던거 기억난다.
진짜 밀당을 아는 남자
칠봉이1 아 진짜 설레서 죽을거 같다.
칠봉이2 윤정한의 김세봉 한정 츤츤거림
칠봉이3 김세봉이는 모르겠지 ㅠㅠㅠㅠㅠ 윤정한이 본인을 그렇게 챙긴다는거 ㅠㅠㅠ 그래서 그게 1092 포인트
L 칠봉이5 여신라인은 진짜 비주얼면으로도 관계면으로도 레전드. 그러니까 정한X세봉 미세염
칠봉이4 제발 그거 링크 좀.......
***
웬일인지 너 빼고 멤버들이 전부 스케줄을 나가버렸어. 남자들만 나가야하는 프로그램이라나 뭐라나.
하여간 잘됐다 싶어 이 기회에 작곡 공부 좀 해보자 싶어 작업실로 가려고 숙소를 나서서 회사로 향했지.
회사에 들어서서 직원분들께 인사를 건네고 작업실로 들어섰어.
하지만 이거 웬걸.
" 어?... "
" .... "
이지훈이 작업실에서 너와 같은 표정으로 너를 쳐다보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