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민] 봄은 있었다.B w. 르망 얼굴 가득 눈물범벅이 된 민석은 옷장 속의 상자 하나를 꺼내었다. 손때가 가득한 낡은 상자를, 민석은 아픈 눈으로 내려다보며 쓰다듬다 뚜껑을 열었다. 상자 속에는 낡은 핑크색의 핀과 쪽지, 그리고 한 장의 사진이 들어 있었다. 한참을 멍하니 상자 속을 바라보던 민석은, 커다란 청 테이프를 꺼내들어 박스를 봉하기 시작했다. 테이프 하나를 죄다 쓸 때 까지.며칠이 지나고, 루한을 만난 일은, 꿈 이었던 것 마냥.민석의 하루는 다시 제 궤도를 찾았다. 아이들이 만든 도자기를 하나씩 포장하며 민석은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포장을 마친 도자기들을 모두 택배로 보낸 후, 작업실로 돌아 가는 길에 민석은 편의점에 들러 초콜릿을 하나 샀다. 입 안 가득 퍼지는 달콤함에 민석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 차올랐다. 작업실에 도착해 청소를 하던 중. 전기 가마 속 미처 보지 못 했던 작은 그릇 하나가 놓여있었다. 아무래도 아이들 것 중 하나를 빼 먹은 듯 했다. 제 그릇이 오기만을 기다릴 아이의 얼굴이 떠오른 민석은 직접 가져다 줘야겠다. 생각하고, 그릇을 포장하기 시작했다. 그릇 바닥에 삐뚤삐뚤 적혀있는 이름을 보고 주소를 찾아내려갔다. 집 앞에 도착한 민석은 초인종을 눌렀다. 곧 문이 열렸고, 놀란 눈으로 민석을 바라보는 남자는, 루한이었다.순간 망치로 머리를 두드리는 듯 한 기분에 멈칫 해 있던 민석은 더듬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아니, 원래는 저 택배로, 내, 아니 제가 깜빡해서 이걸 빼먹어서, 그러니까…….”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민석은 횡설수설 설명을 해 대었고. 그걸 바라보는 루한의 얼굴은 미묘하게 풀어졌다. 빼꼼 열린 대문 안에선 무척이나 즐거운 듯 한 아이의 웃음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왔다. “자기야, 누구야?” 입술을 짓뭉개듯 물어뜯으며 애써 생각을 정리하던 민석의 머릿속으로 들려오는 여자의 목소리에, 민석은 온 몸이 뻣뻣하게 굳어졌다. 가슴이 아팠다. 루한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제 손에 들린 종이팩을 받아들었다. 스치듯 지나간 손은, 무척이나 따뜻하고 부드러워서. 민석은 왈칵 울음이 나오려는걸 참고 도망치듯 뒤 돌아 자리를 벗어났다. “아무것도 아니야, 그릇 만든거 배달 왔네.” 루한의 한 마디는 민석의 가슴에 비수와 같이 꽂혀들었다. ** 민석의 새 학기는 순조롭게 진행 되는 듯 했다. 낯가림이 심한 터라 새 학기엔 친구를 사귀는데 에 꽤나 마음고생을 많이 하는 편이었는데,동글동글하니 유순한 민석의 생김새에 모두 호감을 느끼며 먼저 다가왔고, 쉬는 시간이면 민석의 주위는 조용 할 틈이 없었다. 그리고 점점 루한과는 멀어 지는 것 같았다. “김민석! 매점가자" 수업을 끝나는 종이 울리자마자, 찬열은 민석을 잡아끌어 매점으로 향했다. 쬐깐한게 꼭 제 동생 같다며 찬열은 민석을 무척이나 챙겨 주었다. 민석의 동그란 어깨위로 찬열의 팔이 걸쳐졌고, 그 모습을 빤히 바라보던 루한은 눈을 찡그렸다. “거슬려.” 그들을 빤히 바라보며 작게 중얼거리던 루한은 자리에서 몸을 일으켜 민석과 찬열에게 다가갔다. 민석의 어깨 위에 있는 손과 찬열의 얼굴을 번갈아 보던 루한은 민석을 세게 잡아당겨 제 곁으로 끌어왔다. 순식간에 뒤로 밀려 난 찬열의 눈에 황당함이 깃들었다. 찬열은 인상을 찌푸리며 루한을 바라보았다. 루한은 나른하게 웃으며 민석의 얼굴만을 바라봤다. 예상치 못한 전개에 민석 또한 눈을 크게 뜨고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둘을 번갈아 볼 뿐 이었다. "김민석은, 나랑 갈 곳이 있는데." 여전히 시선은 민석에게 고정 한 채로, 루한은 민석을 잡아끌어 매점으로 향했다. 빵과 우유를 한 가득 사 민석의 품으로 던져 준 루한은,민석을 의자에 앉히고 다시 민석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부담스러운 그 시선에 민석은 괜히 머리를 만지며 이쪽 저쪽으로 시선을 피했다. "김민석" 저를 부르는 나긋한 목소리에 민석은 시선을 들어 루한을 바라봤다. 루한의 표정은, 마치 다섯 살 난 아이가 사탕을 뺏긴 듯 잔뜩 심통이 나 있는 것 같았다. "왜. 너……." 할 듯 말듯, 입술만 달싹이던 루한은 곧 고개를 두어 번 휘젓더니 다시 얼굴 가득 그 나른한 미소를 피어 올렸다. 영문도 모른 채 그 변화를 멍하니 바라보기만 하던 민석은 먹으라며 우유를 뜯어 제 앞으로 내미는 루한에게 고맙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을, 루한은 그저 멍하니 바라 보기만 할 뿐이었다. 다음 글[EXO/카디] 역저능아_A12년 전이전 글[EXO/카디/조각글] 역저능아12년 전 르망 l 작가의 전체글 신작 알림 설정알림 관리 후원하기 이 시리즈총 0화모든 시리즈아직 시리즈가 없어요최신 글최신글 [EXO/루민] 봄은 있었다.(완) 312년 전위/아래글[EXO/카디] 역저능아_C 812년 전[EXO/루민] 봄은 있었다_D 512년 전[EXO/루민] 봄은 있었다._C 412년 전[EXO/카디] 역저능아_B 912년 전[EXO/카디] 역저능아_A 2112년 전현재글 [EXO/루민] 봄은 있었다_B 412년 전[EXO/카디/조각글] 역저능아 1912년 전[EXO/루민] 봄은 있었다_A 412년 전공지사항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