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 뭐하냐"
지금 내 옆에 이 두사람은 필시 나를 귀찮게 할 예정이다. 바로 며칠전처럼. 아니 뭐 솔직히 그날도 귀찮았던 건 아니였다. 팬들 사이를 지나가는건 어지간히 곤혹스러운 일이 아니였다. 여성팬분들이 많으니 그냥 치고 지나갈 수도 없고, 사실 여성팬분들도 밀어오는 그 힘은 나도 가끔 감당하기가 어렵다. 그럴 때마다 나를 챙겨주는 사람은 루한이 유일하다. 자기 가기도 바쁠텐데 루한은 꼭 나를 감싸고 그 사이사이를 잘도 지나간다. 그래서 루한이 다가와 내 어깨를 감쌀 때마다 고마움과 동시에 나도 왜인지 모를 기쁨을 느끼곤 한다.
조금 의외였던건 찬열이였다. 찬열이는 그날 갑자기 내 손을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게다가 어디가지 말라고 잡고 있는거라는 말까지 하고. 너무 당황스러워서 뭐라고 해야될 지도 몰라 그냥 나한테 애교 부리는 거라고 생각하며 그대로 놔뒀었다. 하지만 신경쓰이는 단 한사람, 루한. 루한이 신경 많이 썼겠지. 최근 찬열이한테 질투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서 나 역시도 많이 신경쓰이는 부분이였다.
그런데 지금 두사람은 내 양쪽에 서서 나를 따라오고 있었다. 하필 왜 오늘 이렇게 둘이 내 옆에 붙어 있는거야!!, 아.. 루한은 원래 내 옆에 붙어 있지. 어쨌든 난 오늘 목이 없는 컨버스화를 신었고, 그래서 깔창도 깔지 못해 키가 큰 찬열이와 루한의 사이에 있으면 얼마나 조그맣게 보일지 알아 오늘만은 두 사람이 내 옆에 안 섰으면 했다. 그 생각을 하니 괜히 울컥해서 내 양쪽을 차지하고 있는 두사람을 째려 보았다. 내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둘 다 연신 날 보고 웃고 있는데, 이거 혹 비웃는거 아닌가 싶을 정도다.
달콤한 인생. 09.
루한×민석
written by.테픈
"아, 형."
"응?"
"이거 너무.."
"너무 뭐?"
"아-, 아니야. 얼른 나가자."
아, 이 형 위험하다. 오늘 의상이 장난이 아니다. 노란색 티셔츠에 멜빵 청바지. 거기다가 스냅백. 지난번에도 색색의 옷을 입고 나와 귀여움 폭발하더니 그 날보다 더 귀여운 형이다. 형과 함께 방을 나가자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멤버들의 표정이 지난번처럼 또 달라진다. 이럴 줄 알았어. 멤버들의 표정에는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이 다들 뭐해, 얼른 가자. 라고 말하는 형은 지금 모습과 달리 평소 성격 그대로이다. 그런 형이 먼저 걸어 나가고 나도 그를 따라 걸어갔다. 그리고 당연하다는 듯이 어느새 루한형이 귀여워서 어쩔 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그의 옆으로 다가와 있었다. 아마 형과 나의 표정도, 마음도 같을 거라는 생각을 하며 공항으로 향했다.
줄곧 민석이형의 뒤를 쫓아 다녔다. 의상때문인지 오늘따라 더 자그마해서 그런지 걷는 모습조차도 귀엽다. 그래서 계속 그 모습을 눈에 담기 위해 형한테 딱 달라 붙어 있었다. 둘이 뭐하냐, 나와 같이 숙소를 나올 때부터 쭈욱 형의 옆에 붙어 있는 루한형과 나를 보며 민석이형이 조금 귀찮다는 투로 물어온다.
"우리 애기, 형이 지켜줄게~"
"이게 어디 형한테-"
"너무 귀여우니까 오늘만 애기해, 애기"
"..혼날래?"
우씨-하는 느낌으로 팔을 드는 민석이형에 나역시 똑같이 행동하자 형이 웃는다. 전혀 위협적이지 않고 오히려 귀엽기만 한 그와 마주보고 웃고 있다가 앞으로 가라는 매니저형의 말대로 걸어갔다. 또다시 멈춰섰을 때는 형이 귀여워 나도 모르게 귀요미~ 하고 말해 버렸다. 내 말을 듣고 쳐다보는 루한형은 민석이형이 다른 곳을 보는 사이 형의 키를 재는 듯 손을 올린다. 나도 한발자국 더 형에게 다가가 그의 머리를 턱으로 콩-하고 박자 형이 나를 피해 무릎을 굽힌다.
"하지마-"
그 말에 잠시 떨어졌다가 다시 형에게 다가가자 이번에는 박기도 전에 아예 자리에 주저앉는 형이다. 그 모습에 나뿐만 아니라 루한형, 그리고 뒤로 고개를 돌리던 타오까지도 웃음이 터지고 만다. 형은 나를 피해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기는 했지만 우리가 계속 웃고 있자 민망한지 주위를 돌아보는데, 그의 시선이 한참이나 아래에 있어 웃음이 났다. 정말 작긴 작다. 작아서 더 귀여운 형이지만, 진짜 그동안 얼마나 깔창을 깐거야~
"너 내 뒤에 서지마."
"싫어"
"그럼 가까이라도 오지마."
"그것도 싫은데."
"말 안듣지, 박찬열"
투닥투닥거리며 장난을 치고 있는 우리를 가만히 보고 있던 루한이형이 앞으로 가자며 민석이형에 팔을 잡아 당긴다. 그리고 그의 등을 쓸어내리는 루한형의 손. 금새 장난치는 우리 두사람을 질투하며 형을 자신의 곁으로 데려가는 루한형. 누가 봐도 나를 경계하고 있었다. 그런 형의 행동에도 민석이형은 그를 따른다. 여전히 틈이 보이지 않는 두 사람 사이. 그래도 난 신경쓰지 않고 계속 민석이형에게 다가갈거야.
-
"진짜 미치게 하네."
며칠 전에도 감당이 안될 정도로 귀여운 스타일로 나타났던 민석이 오늘은 더 귀엽게 옷을 입고 방을 나왔다. 24살 성인 남자가 청멜빵이 저렇게 어울릴 수 있다니. 민석이 워낙 작고 동안이라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정말 나만 보면 안되는 걸까.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더 욕심이 생기잖아. 다들 민석의 모습에 넋을 잃고 있는데도 그는 신경쓰지도 않는다는 듯이 뭐하냐고 가자고 말하고는 찬열이와 같이 걸어간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민석의 옆으로 다가가서 그를 보는데, 어찌되었든 걱정은 둘째치고 너무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빠른 시일내로 다시 그에게 고백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또 흘러내리네"
오른쪽 한쪽 어깨에만 아슬아슬하게 걸쳐져 있던 민석의 멜빵끈을 올려주며 말했다. 응? 하며 저를 쳐다보는 민석은 마냥 아기같아서 또한번 마른 입술을 혀로 적셨다. 완전 귀여워!!, 슈밍~ 대박이야!!. 여기저기서 팬들의 고함소리가 들려와 그쪽을 한번 쳐다보고 다시 민석을 보는데, 팬들의 소리를 듣고는 예쁘게 웃고 있다. 그와중에 신경쓰이는 건 걸쳐져 있지 않은 왼쪽 멜빵끈.
"이것도 올리면 안돼?"
"어?"
"이거 말야."
왼쪽 멜빵끈을 가리키자 민석이 그쪽을 쳐다보더니 씨익 웃는다. 안돼, 일부러 내린거야. 그렇게 말하는 그에 절로 한숨이 쉬어진다. 숙소를 나올 때만해도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깔창도 안 깔고 나와서, 이왕 이렇게 입은 거 귀여운 그의 모습을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지 했었는데, 멜빵끈이 내 속을 태울줄이야 누가 알았겠나. 게다가 요즘 굉장히 신경쓰이는 한 사람, 박찬열. 같은 방에서 나올 때부터 질투와 함께, 그에게 경계심을 느꼈다. 찬열이 방에서 먼저 민석의 모습을 봤다는 것도 질투가 났다. 크리스는 가끔 내가 심할 정도로 민석이에게 집착한다고 했는데, 지금 그 말의 의미를 새삼 깨닫는다.
"귀요미~"
찬열이 나를 보며 그렇게 말한다. 확실히 그 말에는 동의하지만, 그 말을 한 사람이 찬열이라서 신경쓰인다.
-
갑자기 나를 돌아보는 루한에 조금 놀랬다. 사실은 나를 쳐다보는 그의 웃음이 평소와는 달라서 조금 당황했다.
"너 가볍지?"
조금 떨어져 있었지만, 루한이 내게 묻는 물음은 종대와 준면이 쳐다볼 정도로 잘 들려왔다. 그가 내게 이렇게 묻는 이유는, 바로 벌칙 때문. 중국의 해피캠프라는 프로그램 촬영 중 팀을 나눠서 게임을 한 결과, 루한이 속해 있던 팀이 졌고, 우리 팀이 이겼다. MC 말로 진팀의 벌칙은 이긴팀을 안고 앉았다 일어나기를 5번 하는 것이였다. 그래서 우리보다 먼저 알아들은 루한이 벌칙 이야기를 듣고는 나를 돌아본 것이다. 가볍냐는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못헀다가 통역가의 말에 그제서야 이해를 하고는 피식- 웃어보였다. 정말로 루한은 티가 다 난다니까.
아니나다를까 벌칙 파트너를 선택하라는 MC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정말로 루한은 내 손을 잡아 이끌었다. 나를 파트너로 선택한 것이다. 아.... 나 아직 많이 무거운데-. 그제서야 루한이 나를 들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들었다. 루한이 축구를 헀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다리힘이 있다는 건 잘 알지만, 살을 빼긴 했지만 통뼈라서 보기보다 많이 무거울텐데. 이럴 줄 알았으면 아까 간식이라도 먹지 말걸 그랬다.
걱정이 앞서는 나를 아는지 모르는지 앞팀이 먼저 하는 것을 보던 루한이 나를 쳐다본다.
"너 몇키로지?"
"나... 59"
"59?"
루한도 조금 걱정이 되긴 했나보다. 이렇게 묻는 걸 보면. 내 대답에 루한이 꽉 잡아, 란 말만 하고는 갑자기 나를 들어 올렸다. 엇, 하고 놀라는 나를 한번 들어올렸다가 내려놓은 루한은 만족했다는 듯이 미소지었다. 정말 괜찮으려나.
"너 나 들 수 있겠어?"
"당연하지!"
아무래도 걱정이 되어 물었는데 아무렇지 않게 대답해 오는 그. 그리고 내 허리를 꼭 감고 있던 그의 손이 내 손을 잡아 온다. 우리 차례가 되어 나갔을 때 긴장을 해버린 나는 , 괜히 입술을 깨물고 그의 목에 두른 팔에 힘이 들어가 버렸다. 그런 나를 눈치 챈 루한이 내 팔을 토닥이며 내게 말했다.
"걱정하지마~"
다정한 목소리로 나를 안심시켜주는 루한의 목소리, 그리고 바로 나를 들어올릴 준비를 하는 그의 모습에 웃으며 알았다고 대답할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된 이상 루한을 믿고 내 몸을 온전히 그에게 맡기는 수밖에 없다. 시작과 동시에 나를 들어 올리는 루한의 목에 두팔을 두르고 그의 품에 꼭 안겨버렸다. 어디서 들은 적이 있는데 최대한 들어주는 사람의 몸에 밀착해야 드는 사람이 덜 힘들다고. 그러니까 루한을 덜 힘들게 하려면 그에게 꼭 안겨버린 것이다. 내 걱정과 달리 루한은 누구보다 정확하게 나를 안고 앉았다 일어나기 5번을 했다. 문득 정말로 루한을 위해서, 그와 잘 어울리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다이어트를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의 나였다면 루한은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
"수고하셨습니다."
긴 녹화시간이 드디어 끝났다. 아침 일찍 중국으로 출발하여 도착하자마자 해피캠프 투표에, 인터뷰에, 해피캠프에 녹화에, 모두들 지쳐서 방송국을 나섰다. 오랜만에 스케쥴 소화를 하려니 몇일만에 피곤해져 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얼른 쉬고 싶은 마음에 방송국 앞에 놓인 차가 보이자 바로 그 쪽으로 걸어갔다. 그 순간이였다. 준면을 따라 앞차로 향하던 나를 뒤에서 안아오는 두 팔과 그 힘에 방향이 돌려진 것은. 놀라서 돌아본 곳에는 나를 잡은 그대로 팬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는 루한이 있었다. 루한은 팬들이 느끼지 못하도록 내 허리에 얹은 손에 힘을 주어 나를 바로 옆에 있던 차에 태웠다.
나를 먼저 앉히고 마지막까지 팬들에게 손을 흔들던 루한이 차에 타자 벌써 꽉 차버렸다. 앞차 타려고 했는데, 라고 괜히 맘에 없는 소리를 하자 루한이 앞차에 자리가 없다고 받아침과 동시에 앞차로 갔던 준면이 자리가 없다며 다시 돌아왔다.
"봐, 못 앉을 뻔 했다니까~"
어깨를 으쓱해 보이는 루한의 어깨를 툭툭 쳐주고 시선을 돌리자 타오도 자리가 없는지 두리번 두리번 거리고 있었다.
"우리 타오는 챙겨야 하는데, 안그러면 삐지는데."
".....내가 내려서 보고 올게"
혼잣말로 내뱉은 말을 들은 건지 루한이 그렇게 대답한다. 그러라고 한 말이 아닌데 내 말 하나에도 신경을 쓰며 차에서 내리는 루한을 잡지 못하고, 괜찮다는 내 말은 허공으로 사라져버렸다. 진짜 너 내리라고 한 말 아닌데. 루한이 내려 비어버린 자리를 보면서 궁시렁 거렸다. 여기 자리 있네, 그런데 그 사이 그 비어버린 자리로 준면이 들어온다.
"어? 안되는데-"
저도 모르게 내뱉은 말이였는데 다행히 못들었는지 준면이 뭐라고? 하며 쳐다 본다. 아니라며 손까지 흔들어 보이고는 밖을 보자 루한이 타오와 이야기 중이였다. 바보. 자기 자리 뺏긴 줄도 모르고. 괜히 루한의 뒷모습을 째려봐주고는 MP3를 꺼내 귀에 꽂았다. 귀에서는 익숙한 노랫소리가 흘러 나온다. 그 때 태국에서 불렀던 'Open Arms' 음원이였다. 볼륨을 키우고 의자에 몸을 기대자 느껴지는 나른함에 그대로 눈을 감았다. 피곤한데 잠이 오지는 않아 그냥 눈만 감고 있으려니 옆에서 조금 웅성거리더니 부시럭 거리기 시작했다. 준면이 뭘 꺼내나 싶어 살짝 몸을 피해주며 눈을 떴다.
"..어?"
"빠오즈, 자리 안 지키지?"
"루한."
내 옆에는 준면이 사라지고 다시 루한이 돌아와 앉아 있었다. 그가 나를 보며 쓰읍-, 한다. 앞으론 옆자리 잘 지켜, 알았지?. 루한의 말에 작게 웃으며 알겠다고 대답해 주었다. 그리고 오른쪽 귀에 꽂혀 있던 이어폰을 빼서 그에게 내밀었다.
"같이 듣자."
루한이 내가 내민 이어폰을 가져 간다. Open Arms네?, 하고 말한 루한이 서서히 눈을 감는다. 나도 그를 따라 다시 눈을 감았고, 어쩐지 아까는 오지 않던 잠이 밀려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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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제일 좋아하는 움짤이 바로 저 3개입니다 ㅋㅋㅋㅋㅋㅋ
이 팬픽을 구상하게 된 가장 큰 계기도 저거였어요 ~
결국 이렇게 쓸 수 있게 되었네요!!! 점점 완결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기분 ㅎㅎ
항상 부족한 글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시는 독자분들 덕분에 이렇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꼭 완결을 내려고 생각하고 있답니다 !! :)
그런데 제가 한가지 물어도 될까요?? 혹시 '달콤한 인생' 텍파를 원하시는 독자분이 계신가요??
어쨌든 개인소장용으로 텍파를 만들 생각이고 , 안 계실 것 같지만
공유를 할까 말까는 역시 원하시는 독자분이 계셔야 물어볼 수 있을 것 같아서요 ㅠㅠㅠ
(사실 너무 부족해서 저 혼자 소장용으로만 가지려고 했는데...)
혹시 계시면 말씀해 주세요 !!
마지막으로 한번 더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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