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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말이 필요하지 않는 우리 사이...S2
(소향 그대, 막냉이 그대, 반례하 그대, 책임져야할 그대, 날씨 그대, 애갸 그대, 특별한(핫핫)그대, 한낱 그대, 프롤로그 177번째 독자님,
규몰이의 정석 그대, 이선열 그대, 남위엔 그대, 한재호 그대, 호능감 그대, 비타민 그대,단호박 그대, 애강 그대사랑합니다)
안티커플 제 11 화 11ㅡ Written by. 세모론 여기저기서 한숨소리가 절로 터져 나오는 게 들렸다. 왜, 또. 나 때문에 한숨 쉬는 거야? 아니지? 저 솔로 은하누나 때문에 그러는 거지? 누나도 은근히 나이 값 못한다니깐. “너 죽고 싶냐?” 티비 보면서 소파위에서 뒹굴 거리고 나름 주말을 즐기고 있는데 뜬금없이 나한테 날아온 거남이 형의 문자였다. 잘못 보냈나 싶었는데 분위기를 보아하니 나한테 보낸 게 맞다. 내가 또 뭘? 아씨, 나를 또 말썽꾸러기로 만드는 형이다. 짜증스럽게 타자를 쳐서 문자를 보내고 다시 티비화면으로 주위를 돌렸다. 으하하, 갸루상이다! 형의 마지막 문자를 무시하며 나는 끙, 하고 앓는 소리와 함께 소파에서 일어나 컴퓨터로 좀비처럼 향했다. 으억, 너무 누워있어서 그런 가 허리가 아프다. 나는 김성규의 댓글을 보고 빵 터졌다. 잠이나 자라니, 그리고 진짜 자기라고 진심을 담아 밝히는 건 또 뭐야. 김성규가 이런 류의 장난을 칠 수 있었는지는 몰랐다. 으하하하학!! 나는 자지러지게 웃는 것도 모자라 계속 쉬지 않고 웃어 아픈 배를 부여잡고 계속, 웃어 제겼다. 귀여워 미치겠다. 너라고 밝히면 믿어줄 거라고 생각했어? 으하하! 어쩜 댓글에서도 너의 귀여움이 묻어나니. 나는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훔쳐내고 김성규한테 얼른 쪽지를 보냈다. 지금 있을 것이 분명했다. 그 때까지도 웃음은 멈추지 않았다. 누구긴 누구야, 바로 너지. 눈치 없는 것도 죄란다, 성규야. 내가 그렇게 구애했구만 아직도 눈치 못 챘니? 아, 내 쿠크다스 심장. 내 구애가 다 삽질이었다고 이렇게 대놓고 말하면 어떡해. 흑흑. 눈에서 땀이 흐르네. 아, 요즘 인터넷을 너무 돌아다녀 이상한 말만 배웠다. 눈에 황홀함이 담은 채 나를 바라보는 성규의 얼굴에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이다, 진짜. 그 말을 끝마치기 무섭게 거의 흡입하는 수준으로 먹는 김성규를 나는 턱을 괴고 멍하니 바라봤다. 김성규 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르다. 정말 거짓말 하나 안하고. 이래서 남자들이 잘 먹는 여자를 좋아하고 엄마들이 자식들 먹는 걸 보면 행복하다고 하는구나. 아이구, 잘 먹는다 내새끼 성규. 나는 턱을 괴고 본격적으로 김성규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미친 듯이 움직이는 포크와 살짝살짝 움직이는 동그란 정수리 밖에 보이지 않지만 후루룩, 거리며 면을 빨아드리는 음이 내 귀를 즐겁게 한다. 크림 스파게티의 고소한 냄새마저도 내 기분을 좋게 만든다. 김성규가 먹다 말고 뜨거운 내 시선을 느꼈는지 살며시 고개를 든다. 계속 보여줬던 정수리가 사라지고 김성규의 작고 째진 눈과 마주쳐서 나는 싱긋 웃어주었다. 그러니깐 김성규는 쿨럭, 하는 소리와 함께 입에 들어있던 면 빨을 급히 빨아드리고 얼른 고개를 들어 나를 본다. 입가에 묻은 하얀 크림을 혀로 핥아 먹는데 한 바터면 또 식탁을 뒤엎고 김성규에게 다가가 못된 짓을 하는 상상을 할 뻔했다. 미쳤다, 남우현. 이성을 놓지 마라, 제발. 끙, 나는 단발마의 비명을 내고 다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김성규를 봤다. 내 노골적인 시선에 김성규는 큼큼 거리며 애써 다른 곳으로 눈동자를 돌린다. 내가 갑작스럽게 부른 거라 아무 의심 없이 고개를 든 성규의 입가에 묻은 크림을 나는 엄지손가락으로 쓱 닦았다. 그리고 나와 김성규는 둘 다 멍하니 서로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내 로망을 실현하기 위해 김성규의 입가에 손을 댔는데 이거 참. 김성규의 입가에 닿은 내 손끝을 타고 짜릿 전기가 흐르더니, 그 충격에 의해 머리가 또 멍해지고 심장이 튀어 나올 것처럼 쿵쾅거린다. 숨이 멎을 것 같다. 이젠 놀란 김성규 주위로 반짝반짝 빛나는 특수한 효과까지 보인다. ……미친 게 틀림없다.
컴백을 알리는 것과 함께 노래 홍보를 목적으로 한 인터뷰를 준비하기 위해 대기실에서 머리손질과 메이크업을 동시에 받고 있는 참이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입은 가만히 있지를 못하였다. 그 기억을 다시 되새김질 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간질간질 몽글몽글해져서 정말 벅차올랐기 때문이라고 하면, 이해하려나?
따스한 봄같은 그 사실을 내 속에만 고이고이 쌓아둘 수는 없었다. 그건 도리가 아니며 더불어 예의도 아니었다. 예로부터 좋은 일은 다 같이 기뻐하라고, 틀린 말씀 하나 안하시고 항상 옳은 말만 하시는 조상님들은 그렇게 말하였다. 그런데 왜 다들 내 얘기를 듣고 얼굴을 찌푸리는 거야? 조상님 말씀 무시하면 벌 받아요, 이 사람들아.
“누나, 누나 성규가 아프면 얼마나 예쁜지 알아요?”
“응?”
“완전 얼굴 하얀데 땀 끙끙 흘리고 갈라진 목소리로 말하면 엄청, 엄청 섹시한데.”
“너 미쳤냐?”
“아뇨, 근데 아무튼 아프니깐 나한테 점 더 관용적으로 변했다 해야 될까? 아무튼 평소랑 다르게 고분고분 내 말 다 듣는데.”
“야, 남우현.”
“와, 완전 천사 강림. 아 어떡해, 누나? 김성규가 너무 좋아.”
“오늘 그 소리만 여덟 번째다!!!”
누나의 높은 하이톤 고함소리가 무차별적으로 나의 달팽이관을 공격했다. 뒤늦게 귀를 막아보지만 이미 늦었다. 이미 누나의 살인적인 잔소리가 시작됐고, 손으로 귀를 막아도 누나의 커다란 목소리는 다 들려와서 나는 울고 싶어졌다. 아니, 내가 일부로 계속 말한 게 아니라 말해도 말해도 기쁜 걸 어떡해. 아직도 그냥 입 다물기엔 뭔가 찝찝한데……. 그리고 내가 그렇게 많이 말했나? 난 한 두 번밖에 말 안한 거 같은데. 사실 처음부터 열렬한 반응과 관심을 보여줬으면 내가 계속 말 안했지. 왜 다 내 탓이라고 그래. 서럽다, 서러워.
“오늘 아침부터 아주 그냥 계속, 김성규 김성규 그러고!”
“아, 정말 김성규가 열에 취해 옹알거릴 때, 진짜 귀여웠다고!”
“시끄러! 누구 솔로 마음에 염장질 하냐?!”
“흥, 질투한 거구나 은하누나?”
“아니거든? 내가 더러워서 안 듣고 말지. 나 참, 질투는 무슨!”
“질투나면 누나도 어디 성규같이 귀엽고 섹시하고 예쁘고 착 - .”
“야!!!”
“아, 왜 소릴 질러!!!”
정말 팔불출 돋는 나의 김성규 사랑을 도저히 맨 정신으로 못 들어주겠다며 뒤에서 나를 욕하는 소리가 들려왔고 거남이 형은 나를 게이 취급할 땐 언제고 이제 와서는 너 네 걍 사겨라, 사겨, 하며 다 포기한 듯이 말했다. 다 나 때문이었네. ……. 아니, 근데 다들 나한테 왜 그래? 내가 내 김성규 자랑하는 게 뭐가 그리 듣기 싫다고? 어이가 없어서, 참 나.
“내가 뭘? 왜 다들 질투해? 웃긴다.”
“알았어, 알았어. 인터뷰할 준비나 해.”
“아니, 왜 달래는 듯이 말하는 데? 왜! 뭐가! 내 김성규 내가 칭찬한다는 데! 왜 듣기 싫어하냐고! 다들 김성규의 매력 모르지? 그래서 그런 거지?!”
“인터뷰 하러 가자, 응?”
“아, 은하 누나 성규 칭찬 더 들려줘? 더 할 말 많아. 진짜 나한테 왜 그러냐고! 왜 나 무시해!”
“아가리 찢어버리기 전에, 인터뷰하러 나가!!!”
결국 은하누나에게 뒷덜미가 잡혀 나는 인터뷰 장소로 질질 끌려 나갔다. 여자 입으로 욕도 참 잘한다고 비꼬아주니깐 다 나 때문이라고 신경질은 낸다. 와, 김성규랑 비슷한 성깔이야. 맨날 성질, 나한테 책임 회피. 그래도 성규가 더 예뻐! 라고 마지막으로 외치고 나는 결국 등짝을 세게 한 대 후려 맞고 말았다. 흑흑. 겁나 세고 아프다. 이러니깐 왕년에 잘나가는 배구선수였다고 소문이 돌지.
다 부러워서 저러는 거 아는데도 끝까지 욕만 한다. 달달한 우리가 부럽나봐, 성규야.
“아,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시원시원하게 생긴 리포터가 보이길래 먼저 다가가서 인사를 하고 리포터의 건너편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여자는 내가 먼저 인사를 하자 덩달아 싹싹하게 인사를 하는데 자세히 보니 얼굴이 조금 달구어져 있다. 아마도 나를 보고 설레서 그러는 것 같다. 말했지 않나, 나는 이 시대의 최고 남아이돌 남우현이라고! 이럴 때면 은근슬쩍 어깨가 쫙 펴지는 게, 인기를 실감하게 되어 뿌듯하다. 그래, 나 이런 남우현이라고. 모든 여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그런, 남우현! 근데 이 남우현이 잘해주는 데도 불구하고 김성규는 복에 겨운 줄 모른다, 아휴. 같은 하늘 아래 숨 쉬고 있는 것만으로도 고마워하는 팬들도 있는데. 언제 한 번 나의 위대함을 김성규에게 일깨워줘야겠다. 카메라 감독님의 스텐바이 사인이 들어와서 나는 헛기침을 하고 자세를 바로 잡았다. 김성규가 보고 있으니깐 멋있게 해야지. 저절로 미소가 나왔다. 곧바로 큐싸인이 떨어졌다.
“내꺼하자, 내가 널 사랑해, 어? 이 가사 하나로 요즘 우리나라 여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어 잠 못 이루게 하고 있는, 댄스와 노래는 기본이고, 애교면 애교, 팬서비스면 팬서비스. 우리나라 최고의 솔로 남자 아이돌 남우현씨입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하하.”
여자 리포터의 듣기 거북한 칭찬에도 불구하고 나는 해맑게 웃으며 카메라에 인사를 했다. 저런 대사는 도대체 누가 짜는 걸까. 드럽게 길기도 하다. 리포터가 계속 쉬지 않고 내 소개를 할 때, 지루해서 시작하자마자 하품을 할 뻔했다. 여자 리포터는 혼자 박수를 치고 난리가 났다. 내가 그렇게 좋나. 아, 내 김성규도 좀 이랬으면. 난 언제나 그렇게 김성규앓이 중이다.
“우현씨, 인터뷰 시작하기 전에 요즘 최고의 히트곡인 내꺼하자 한 부분만 불러주세요.”
“아, 춤도 춰드릴까요?”
“네네! 오우!”
“내꺼하자, 내가 널 사랑해, 어? 내가 널 걱정해, 내가 널 끝까지 지켜줄게.”
“와, 정말 멋있어요!!”
의자에 앉아 싱겁게 부르기는 껄끄러워서 그냥 자리에서 일어나 춤까지 같이 췄다. 그다지 격하게 춘 것도 아니지만 춤 자체가 워낙 격해서 꽂아두었던 마이크가 덜렁거리며 빠지려고 했다. 마이크를 바로 고치며 리포터의 얼굴을 힐끗 봤는데 입이 아주 귀에 걸렸다. 너무 좋아하는 게 티나서 괜히 민망해졌다. 이렇게 대놓고 좋아하면 위험한데. 이 리포터 한동안 내 팬들에게 욕을 꽤나 먹을 것 같은 예감에 나도 모르게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나는 아무나 가질 수 없다고. 김성규는 강제로 나를 가져야 하는 의무가 있지만.
“그럼 어렸을 때 꿈이 뭐였어요?”
“저는 뭐 운동을 좋아해서 그냥 그 또래 남자 아이들이 다 꿈꾸는 축구 선수 꿈꿨어요. 저 축구 지금도 잘해요.”
“아, 그러시구나. 한 번 보고 싶은데 장소가 안 되네요. 안타깝다.”
“아니에요, 증명하면 큰일 나요.”
“에이, 왜요.”
내 센스 있는 멘트와, 그 멘트에 잘 웃어주는 리포터 때문에 인터뷰 내내 훈훈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어느 덧 마무리 할 시간이 오고 나는 뻐근한 어깨를 돌렸다. 마지막 질문이라고 센 거 하나 나가나보다. 여자 리포터의 눈이 반짝였다. 쭈뼛, 소름이 돋았다.
“우현씨, 지금 여자 친구가 있으세요?”
“아뇨, 없어요.”
“그럼 좋아하는 사람은?”
“음…….”
“우현씨 팬 분들의 제보에 따르면 우현씨가 요즘 따라 기분이 너무 좋아 보이신다고 하던데요? 혹시 좋아하는 사람과 잘되고 있어서 그런 거 아닌가요?”
“음……. 여러분에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우아, 여러분 대박입니다! 우현씨 마지막으로 물을게요, 연애하세요?”
“여자 친구는 없다고 했잖아요.”
“아직 정식으로 사귀지는 않고, 그럼 썸타고 계세요?”
“노코멘트에요. 하하.”
여자는 흥분한 듯 보였고 연예뉴스 관련자들은 뭐 하나 물었다고 기뻐하는 표정이었다. 물론 저기 멀리서 나를 노려보고 있는 류거남과 은하누나도 있었다. 왜, 나랑 김성규 사이 다 알면서. 나랑 김성규는 뭘까요? 썸? 아뇨, 나 혼자 삽질하고 있는 거지요. 그래, 거짓말 쳤다. 이러면 김성규가 질투라도 하지 않을까 싶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나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주변 사람들에게 수고하셨다는 인사를 하고 힘없이 거남이 형에게 다가갔다. 썸이라도 탔으면 좋겠다. 나는 맨날 김성규에게 들이대고 김성규는 강하게 나를 밀어내고. 휴우……. 이게 삽질 아니고 뭐야. 어쩌다 대한민국의 최고 아이돌인 내가 이 꼴이 되었는지. 짠하다, 짠해 남우현.
“살고 싶소.”
“너 이러다 스캔들 나면.”
“아 좀 있다가 트위터에다가 사실은 팬 여러분 이라고 하면 되잖아.”
“너 김성규 생각하고 말한 거 다 알거든?”
“에구머니나!”
어떻게 알았대? 놀란 표정으로 형을 바라보자 형이 화난 얼굴로 내 멱살을 쥐여 잡고 짤짤 흔든다. 으하하! 형이 내 멱살을 쥐고 흔드는 게 웃겨서 웃으니깐 왜 웃냐고 핏대 세우며 소리를 지른다. 아, 김성규가 이걸 얼른 봐야하는데. 내일 방송하는 데 못 참겠다. 아우. 꼭 본방 사수하라고 카톡이라도 보낼까? 맞다, 어제 저녁 11시 반까지 나는 김성규하고 카톡하고 잤다. 헤헤. 나 혼자 삽질한다는 생각에 한 없이 우울해 지면서도 김성규만 생각하면 또 웃음이 난다. 이게 무슨 병일까,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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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덕에 벌써부터 회사 전화 폭발하고 고맙다 새끼야.]
[아씨, 내가 또 뭘ㅡㅡ]
[방송 안 봤냐? 저번에 네가 좋아하는 사람 있다고 발표한 인터뷰 방금 했어.]
[아 맞다]
[사장님 화났다. 잘 깨져라^^]
인터넷을 클릭하자마자 보이는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는 1위부터 3위가 다 나에 대한 검색어로 가득 차 있었다. 정말 난리 났구나. 허. 1위 남우현. 2위 남우현 연애, 3위 남우현 여자. 흠, 너네가 알아낼 수나 있을까? 김성규는 남자인데. 아무리 무서운 네티즌의 힘이라지만 이건 찾기 힘들 거다. 음하하! 나는 검색창에 트리클러버를 치고 들어갔다. 내 팬들은 지금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을까. 이미 발칵 뒤집히고도 남았겠지. 어느 정도 예상은 간다만 그래도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 싶다. 다시 봐도 예쁜 홈페이지의 메뉴에서 잡담방을 클릭했다. 게시판이 나오기가 무섭게, 대부분 보면 제목부터 울고 있었다. 그 모습이 귀여워서 나는 웃었다. 그러다가 우현아, 라는 아련한 제목이 눈에 띄어 클릭했다.
나랑 사귀는 거 그렇게 공개적으로 말하면 어떡해;; 내가 어제 저녁에 비밀연애가 좋다고 비밀연애하자고 했자나. 약속 어기나니 남우현 미워! 너 앞으로 나한테 뽀뽀 금지야!
현실감 넘치는 여자 친구 빙의에 나는 크게 웃으며 요즘 팬들은 이렇게 놀구나 생각했다. 꽤나 재밌게 논다. 그나저나 이 글에 대한 팬들의 반응이 궁금한데 어라? 내 눈이 잘못된 게 아니라면 첫 번째 댓글의 주인공은 다름 아님 성경이다. 김성규. 여기서 이렇게 만나다니, 우리 이거 운명인가? 우린 운명인가 봐, 성규야. 헤헤. 나는 또 기분이 좋아서 헤실 웃고 댓글 내용을 봤다.
성경 : 발 닦고 잠이나 자라
└ 남우현 데뷔 팔백일 추카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역시 성경 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시원하닼ㅋㅋㅋㅋㅋㅋㅋ
└ 네 꺼 하기 떡시루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남우현 여친 = 나 : 헐 성경님 미워 나한테 왜 그러세요ㅜ.ㅜ 나 성경 팬질 탈덕함
└ 성경 : 거짓말 말라고ㅡㅡ 그 주인공 나거든?
└ 네 꺼하기 떡 시루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성경님도 어서 자세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소년나무♥ : 성경님;; 자제 합시다
└ 성경 : 진짜야;; 당황스럽네;; 진짜 저 주인공 나란 말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 니 댓글 다 봤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겁나 웃겨]
[뭐ㅡㅡ 아씨 왜 다들 못 믿는 거야]
[너도 나 처음에 내가 남우현이라고 하니깐 못 믿었잖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똑같은 거지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몰라 짜증나 댓글들]
[우쭈쭈, 그렇게 공개적으로 밝히고 싶을 정도로 내가 좋았어?]
[아 또 개소리ㅡㅡ]
[너 땜에 나 또 귀여워 쥬금 ㅇ<ㅡ< ]
[아 나 안 귀엽거든?]
[미친 듯이 귀엽다ㅇㅇ 아이구 우리 애기 성규]
[털리고 싶지?]
[아뇨 형 사랑해요 ^.~ ]
[징그럽게;;]
어디서 달콤한 향이 바람에 실려 오나, 누가 나한테 마법을 걸었나, 내 가슴이 고장이 났나. 흔히 반하면 겪게 된다는 현상들을 나는 지금 지독하게 겪고 있었다. 하늘을 나는 기분이 이런 건가? 또 몽실몽실 거리며 간지러워지는 가슴을 부여잡고 한동안 킥킥 댔다. 나는 김성규가 귀여워서 한 번 죽고 지금 너무 행복해서 두 번 죽었다. 하지만 계속 쉬지 않고 김성규한테 온 쪽지를 저장함에 보관했다.
[근데 저거 왜 너라고 확신한 거야?]
[ㅇ?]
[내가 썸 탄다는 사람 왜 너라고 확신한 거야?////]
[.........장난이거든?]
[아닌 거 같던데? 이 오빠 속이면 혼나요 귀염둥이 성규]
[아 좀, 토 나오게 하지 마 ㅡㅡ]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됐어 장난이었거든? 난 장난도 못 치냐?]
[진짜 장난? 에이, 아닌 거 같은 데. 감히 누굴 속이려고]
[장난 맞다고! 왜 못 믿냐? 아씨....근데 그 여자 누구야?]
[?.?]
[너랑 잘 되고 있다는 여자]
[누구긴 누구야, 너지 ~.~ ]
[장난치지 말고ㅡㅡ]
[바로 너! It's you! 유유유유유유유!!]
[ㅗㅗㅗㅗㅗ]
날아온 김성규의 쪽지에 나는 또 배를 잡고 웃었다. 역시 김성규는 이 맛이야! 쿡쿡 찔러야 재밌다. 귀엽기는. 김성규가 날리는 엿이 세상에서 제일 달다. 호박엿보다도 가락엿보다도……. 아, 한동안 예능을 안했더니 감이 많이 떨어졌다. 내 애드립이여. 어디로 날아갔나요. 왜 무리수인 애드립만 나를 찾아오나요.
[아, 누구야 누구냐고]
[있어 세상에서 제일 귀엽고 섹시하고 또 엄청 까칠한데 찌르면 막 떽떽 대고 매력이 철철! 근데 눈치 엄청 없어;_;]
[Aㅏ....]
[왜?]
[나도 아는 사람이야?]
[당연하지.]
바로 넌데. 웃겨 죽을 거 같았다. 얘, 진짜 자기인 줄 모르나? 진짜 모르는 거 같다. 아, 미치겠네. 의심도 안 해봐? 또 장난치는 거 아니냐고? 어떻게 이렇게 쉽게 속을 수 있을까. 이젠 귀엽고 섹시한 거 까지 모자라 순수하기까지. 자꾸 이렇게 너의 매력을 확장시키면 난 정말 너의 노예가 될지 몰라 성규야. 자제해.
그나저나 이젠 김성규 놀리는 게 아니라 속이는 데 재미 붙이게 생겼다. 원래 순진한 얘들 놀리는 게 제일 재밌는 거다. 아, 얘는 어떻게 이걸 모르지? 스펙을 봐봐, 딱 너잖아! 왜 아직도 네 자신을 몰라! 진짜 눈치 없는 거 세계 1위다.
[야 나 배고파.]
이런 뜬금없는 것도 다 매력. 이제 김성규는 넘치는 매력을 숨길 수 없는 경지에 올랐나 보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다짜고짜 던진 쪽지에 조금은 당황스러워져서 어떻게 대답할 까 한참 고민했다. 밥 해먹어, 는 배고파 할 때 가장 듣기 싫은 소리고 사먹으라고 할 수도 없고 음……. 한참을 또 컴퓨터 앞에서 머리를 싸매고 끙끙대다가 아주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역시, 남우현 넌 천재야. 와, 퍼펙트! 이런 좋은 생각을 해내다니. 우현아, 나는 네가 참 좋다. 사랑스러운 새끼.
밥해준다는 핑계로 김성규를 우리 집으로 꼬드길 꺼다. 나 좀 짱인 듯? 헤헤.
[우리 집 와라, 내가 맛있는 거 해줄게.]
[너 요리 잘해?]
[응 이래 뵈도 우리 형이 요리사임]
[올ㅋ 당장 간다]
[카톡으로 주소 쏴주지]
[이응]
오예, 김성규가 우리 집에 온다!! 기쁨의 춤을 추기 전 나는 일단 거실을 한 번 쓱 훑어봤다. 워낙 나는 깔끔한 남자라 치울 건 없지만 방에 들어갔다. 깨끗하지만 흑역사가 많은 나란 남자 그런 남자. 흑. 일단 내 흑역사들을 다 어디다 쑤셔 박아야 해서 나는 앨범이며 과거 사진이며, 공책이며 다 끄집어 내 집어 들고 베란다에 내놨다. 아오, 팔아. 팔을 주무르면서 무슨 음식을 준비할까 잠깐 고민을 해봤는데 마땅히 같이 먹을 만한 게 떠오르지 않는다. 도대체 김성규랑 무엇을 먹을까. 김성규가 뭘 좋아하고 뭘 잘 먹는지도 모르는 이 상황에서 나는 무슨 음식을 준비해야 되지? 아이고, 머리야. 아까운 뇌세포를 태우며 생각해 봐도 좀처럼 좋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아, 우린 아직 멀었어. 좀 더 알 필요가 있어. 서로 좋아하는 음식도 모른다니. 하, 갈 길이 멀다 남우현. 일단 나는 얼른 김성규한테 전화를 걸었다.
「어, 왜?」
“뭐 먹고 싶어? 내가 해줄게. 네가 좋아하는 거 모르겠다.”
「음……. 스파게티?」
“아, 알았어. 크림 아님 토마토?”
「크림 스파게티.」
“응, 빨리 와. 자기.”
「닥쳐.」
나는 또 헤실헤실 웃으며 지갑을 집고 내가 아끼는 쪼리를 질질 끌어 마트로 향했다. 아, 김성규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벌써부터 힘이 난다. 요리왕 남우현이 나올 시간이 왔구나. 여자 친구한테도 잘 요리 안 해줬는데. 흐흐. 기대해라 김성규. 또 이 오빠한테 반하게 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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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인종 소리에 부리나케 인터폰 있는 곳으로 뛰어가 작은 화면에 비치는 김성규의 얼굴을 확인하고 반갑게 인사를 했다. 마지못해 인사를 하는 어색한 모습이 또 귀엽다. 콩깍지가 제대로 씌인게 맞는 지 나는 김성규가 뭘 해도 귀여워 죽겠다. 아파트 문을 열어주는 버튼을 누르고 다시 얼른 부엌으로 뛰어가 마지막으로 탱탱한 노란 면 위에 크림소스를 부었다. 고소하고 맛있는 냄새가 후각을 자극했다. 아, 맛있게 잘 됐다. 두 손을 싹싹 비비며 뭐 더 필요한 게 없나 살피고 있는 데 또 다시 초인종을 누르는 소리가 들려 얼른 현관문으로 뛰어가 문을 열어주니, 저번 집에서 본 것과 다르게 쫙 빼입은 김성규가 있었다. 또 살포시 웃음이 날 뻔한 걸 참고 성규를 우리 집 안으로 이끌었다. 성규는 내가 김성규 집에 처음 들어갔던 그 때처럼 눈을 크게 뜨고 내 집을 이리저리 구경하기 바빴다.
“우와, 니 집 완전 좋다.”
“멋지지? 나 이런 집 두 채 정도 더 살 수 있는 돈 있어.”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자랑이야?”
“내가 그 정도로 능력 있다고. 어때, 능력 있고 돈 많은 남자. 딱 여자가 원하는 신랑감 1위!”
“미안, 내가 여자가 아니라서 그닥 안 끌리네.”
“흥, 튕기긴.”
“닥쳐, 오자마자 나가게 만들지 말고. 배고파, 배고파.”
“여가기 와서 앉아.”
나는 얼른 김성규를 부엌에다 이끌고 크림스파게티가 있는 그릇을 식탁 위에다 올려놨다. 김성규의 작은 눈이 휘둥그레 커진다. 내가 봐도 모양도 완벽, 맛도 완벽. 눈이 휘둥그레지고도 남겠지. 아 진짜 나는 못하는 게 없다. 크!
“이거 진짜 네가 만든 거야?”
“응, 방금 만든 거.”
“짱이다. 우와.”
아이처럼 순수하게 좋아하는 김성규를 보니 또 그 모습을 사진 찍고 싶어졌다. 아, 이러다가 나 도촬하는 습관 생기겠다. 김성규는 얼른 포크를 들고 시식을 할 준비를 했다. 흔한 드라마나 영화에서 여자 주인공이 남자 주인공에게 음식을 만들어주고 평가를 기다리며 긴장하는 것을 볼 때마다 나는 매번 그냥 먹으면 되지 뭘 평가 받고 긴장하려나 싶었는데, 진짜로 이거 은근히 떨린다. 눈 깜짝할 사이에 하얀 면발이 김성규의 입으로 사라졌다.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어때?”
“야, 진짜 이거…….”
“응.”
“짱 맛있다.”
“야, 남우현.”
“응, 왜?”
“너 껀 없어?”
“난 너 먹는 것만 봐도 배불러.”
“느끼하게 좀 그러지마.”
“흐흐흐.”
“먹을래? 좀 줄까?”
“괜찮습니다. 성규양이나 많이 드세요.”
“먹고 싶어 하는 거 같은데?”
“응. 나 너 먹고 싶어.”
내 의미심장한 말에 김성규는 순간 당황하더니 내가 무슨 말을 하나 곰곰이 생각하는 듯 했다. 김성규의 생각은 김성규의 얼굴에 다 들어난다. 그래서 다 알 수 있는데, 생각을 읽고 말해주면 아니라고 잡아뗀다. 감히 누굴 속이려고 그러나 싶다.
드디어 내 생각을 정확하게 파악했는지 김성규의 얼굴이 순식간에 빨개졌다.
“켁!!”
“야, 괜찮아?”
“무울! 물!!”
미안하게도 내 의미심장한 말을 알아채 사례에 걸린 거 같았다. 나는 얼른 컵에 물을 따라 김성규에게 건넸고 날카롭게 내 손에서 물 컵을 채 간 김성규는 벌컥벌컥 물을 마셨다. 그리고 나는 움직이는 김성규의 목젖이 야해, 또 멍 때리며 그 모습을 바라봤다. 아, 일상이 야한 김성규.
한 컵을 급하게 다 마신 김성규가 탁 소리 나게 컵을 식탁 위에 내려놓고 도끼눈을 뜨며 나를 노려봤다. 그리곤,
“악!!”
“이 변태자식! 날 먹고 싶어? 죽을래?!”
식탁 아래에서 무방비 상태에 놓인 내 다리를 마구 걷어차는 것이었다. 그 다부진 발길질에 나는 속절없이 맞으며 비명을 지르다가 급기야는 의자를 쭉 뒤로 빼 일단 방어를 시도했다. 김성규의 얼굴은 열이 올라 빨개져서는 씩씩거리며 강한 콧김을 내뱉고 있었다. 아씨, 내가 뭘 잘못했다고!
“아파, 아, 아프다고!! 아씨, 왜! 왜 때리는 건데!”
“네가 개소리 하니깐 그렇지! 너 진짜 죽을래?!”
“내가 뭘! 아, 진짜 아퍼. 그런다고 사람을 그렇게 때리냐? 아으…….”
“너 다시 한 번 그 딴 변태소리 지껄여봐! 진짜 이거보다 더 세게 때릴 거야!”
“나뻐. 나쁜 김성규.”
“애기처럼 군다, 또.”
“흐흐. 사실 성규한테 맞은 거라 하나도 안 아퍼.”
“아오, 저 능구렁이.”
김성규는 머리를 짚더니 다시 포크를 들었다. 이제 슬슬 바닥이 보이는 크림스파게티. 아, 맞다. 김성규가 스파게티 먹으면 하고 싶은 거 있었는데. 나는 의자를 잡고 쪼르르 다시 식탁 앞에 앉았다. 김성규는 그런 나를 보고 약간 인상을 찌푸리더니 다시 먹는 데 집중했다. 헤헤, 해봐야지.
“성규야.”
“응?”
“애기같이 묻히고 먹냐.”
“야……야, 너 지금 뭐, 뭐하는…….”
나의 돌발적인 행동에 당황했는지 김성규는 답지 않게 말을 더듬거리며 한참을 어버버 거리더니 이내 공황상태를 겪는 듯했다. 그 건 나도 마찬가지여서 오랫동안 우리 둘 사이엔 정적만이 맴돌았다.
그러다가 정적을 깨고 울리는 카톡 알림음에 화들짝 불에 데인 듯 놀란 나는 얼른 정신을 차리고 소스가 묻은 내 손을 휴지에 닦고 헛기침을 했다. 김성규는 카톡 알람음도 듣지 못했는지 한참이나 더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더니 갑자기 벌떡 일어나 나를 깜짝 놀라게 했다.
“왜?”
“나 집에 갈래.”
“왜, 벌써 가. 아, 가지마.”
“싫어, 갈래.”
“자고 가라, 김성규우.”
“또 개소리 한다. 갈 거야!”
하고 씩씩하게 현관문으로 발걸음을 옮긴 김성규를 졸졸 쫒았다. 아 진짜 가게? 갈 거야. 그럼 놀다가지. 내가 너랑 뭐하고 놀아. 망부석 같은 김성규였다. 오늘은 그냥 녀석의 입가를 만진 것만으로도 만족하고 보내주자고 했는데 신발 신으려 꾸물거리는 녀석의 뒷모습이 눈에 쏙 박혀 들어왔다. 안아버리고 싶다는 마음이 든 건 분명 자연스러운 현상일 거였다. 어차피 아까 손에도 입대고 했는데, 백허그가 뭐 문제 될 가 싶다. 게다가 언제 나에게 이런 기회가 올까 싶어 나는 잠깐 망설이다 말고 냅다 김성규를 와락 앉아버렸다. 안자마자 급격하게 굳는 김성규의 몸이 느껴졌지만 나는 무시하고 이 순간을 오랫동안 기억하기 위해 두 눈을 부릅뜨고 온 신경에 집중했다.
“헉, 야, 남우현. 야…….”
“응. 왜?”
“이거 뭐, 뭐야?! 놔 봐, 일단.”
“잠시만 이대로 있자. 가지 말고.”
“야, 야 잠만.”
놀라서 허둥대는 김성규를 조금 더 꽉 껴안으니 웬일로 잠잠하게 가만히 서 있다. 또 패닉상태에 빠진 건가. 그러면 나야 더 좋지만. 쿵쾅쿵쾅. 이렇게 미친 듯이 뛰어대는 내 마음이 들리는 김성규? 푸하. 나는 웃음이 터져 김성규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큭큭 댔다. 코 속으로 섬유유연제의 냄새와 김성규 침대에서 실컷 맡았던 김성규 특유의 냄새가 난다. 위 아래로 움직이는 배가 느껴지고 새액 거리며 숨죽여 쉬는 숨소리. 모든 것이 우리를 두고 멈춰버린 것 같은 공간. 설렘. 사랑. 김성규. 행복해 죽을 것 같다는 생각 외에는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데려다 줄까?”
“됐, 됐어! 무슨. 아, 이제 놔.”
“진짜 안 가면 안 돼? 지금 좋잖아. 응?”
“좋긴 무슨! 안 되니깐, 얼른 놔.”
“그럼 배웅은?”
“하지 마. 간다!”
치사하게 내가 말 거는 틈을 타 밖으로 뛰쳐나간 김성규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그 곳에 한동안 계속 쭈그리고 있었다. 한동안 계속. 미친 듯이 뛰는 심장이 조금 진정이 될 때까지. 그렇게 내 마음을 되씹어보았다.
죄송해요 오늘 바빠서 지금 바로 사라져야함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늘 글이 좀 형식이 다르졍? 뎨동해영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사랑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냥 사랑한다고여 바쁘니 짧게 하고 사라져야함
내 뽕따들 언제나 고맙고 내 첫번째 인거 알징? 찡긋
댓글은 나의 비타민~,~ 재밌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슴돠 꾸벅
내 사담...그 표지 같은거...아 핸드폰 안에 있어.....곧 추가할께요 선물주신 그대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