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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리던 날.

너는 나에게 물었었다.

 

"세봉아, 너는 누구와 혼인할 것이냐?"

 

그럼, 나는 부끄러워

 

"저는 잘 모르겠어요.."

 

"음, 나는 너와 하고 싶은데 넌 어떠냐?"

 

"정말로요?"

 

"그럼. 세봉이 네 생각은 어떠냐?"

 

"음...저도요.."

 

너와 나는 그렇게 꼼지락 거리며 미래의 혼인을 약속했더랬다.

 

 

 

++++++

 

 

그리고 1928년 조선.

내가 열하나였을 때,

 

열다섯이던 너와 나의 혼인식이 있었던 날.

행복하던 그 날은

독립투사로 오해를 받은 오라버니가 일본군에 끌려가버린.

아픈 날이 되어버렸고

그 후, 우리의 혼인 얘기는 없던 일이 되어

아무도 그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 다시는.

 

하지만 오라버니께서는

내가 열셋이 되면,

그러면 그떄 우리끼리 작게 혼인식을 올리자 약속하셨고

난 하루하루를. 희망에 젖어

 

근데, 이럴줄 알았지. 매일매일을 그리움에 젖어 지낼거란걸.

 

 

 

++++++++

 

 

 

 

1930년 조선,

일제는 조선을 완전히 짓밟아버렸고.

그에 짓밟힌 나의 꿈과 희망

 

아버지는 3.1운동에 참가하셨다 아스라이 사라지셨고

어머니또한 잡혀가고 나선 소식을 들을 수가 없었다.

적막한 집에 남은 건 열셋인 나 혼자.

 

"세봉아"

 

"예, 준휘 오라버니"

 

그리고, 그 모든 상황에서도 울지 않았던 나의 강인한 자존심은

 너의 우물거리던 입술이 한마디를 내뱉자마자,

 

"나, 너와 혼인하지 못할 것 같다. 정인이 생겼어. 정인과 만주로 급히 가야할 것 같다.

더 좋은 사람만나거라. 미안하다"

 

산산조각이 나버려, 흙바닥을 나뒹구는 낙엽처럼.

.

나는 그 자리에 그대로 서서 그 이야기를 계속 곱씹으며

한참을 울었더랬다.

 

그게 나에 대한 너의 사랑인줄도 모르고.

 

 

 

 

 

+++++++

 

 

 

 

1945년 조선.

내가 스물여덟이 되던 그 해 여름,

 

"세봉아!"

 

"영희야!"

 

"오랜만이다. 몰라보겠어. 이게 몇년만이야"

 

"거의 15년 만인가?"

 

"그러게. 준휘 오라버니는 잘 지내고?"

 

그러게, 준휘 오라버니는 잘 지낼까?

만주에서 정인과?

오라버니 보고싶어요. 많이

 

"그게, 잘 모르겠어. 정인이 생겼다며 만주로 가버렸어.

벌써, 15년 전 일이다 야,"

 

"만주? 임시정부밖에 없는 그 척박한 땅에서 정인이랑?"

 

"사실 그게 조금 이상하긴 하지만. 뭐"

 

영희를 만나고 집에 돌아와 서방님과 늦은 저녁을 먹으며.

 

"부인-"

 

"예?"

 

"오늘은 또 왜 그렇게 시무룩하세요. 웃으세요.

이렇게 좋은 날에!"

 

"알겠습니다. 서방님"

 

"그래요, 웃으니까 보기 좋잖아요. 우리 부인 어여쁘네요"

 

"그런데요 서방님"

 

"예, 말씀하세요"

 

"만약 서방님이라면, 저와 만주에 가실건가요?"

 

"만주요? 아뇨. 만약에 제가 임정요인으로 가는거였다면 더더욱이요."

 

"왜죠?"

 

"왜냐뇨. 이렇게 어여쁜 우리 색시 다치면 어떡해요. 다시 못 보게 되면 어떡해."

 

그리고 그때 깨달았다.

아, 준휘 오라버니는 나를 좋아했구나.

그래서 그렇게 모질게 나를 떠났구나.

 

"그럼.."

 

사실, 나도 어렵풋이 알고 있었다.

임시정부에 들어가서 임정요원으로 독립을 일궈낸것이 준휘 오라버니였다면.

만약 그랬다면 오라버니는 이미 아버지와 같은 공간에 있을것이란걸.

 

오라버니와의 기억은 행복했지만, 지금은 많이 변해버렸을, 아니, 어쩌면 이 세상에 없을 준휘 오라버니가.

조금. 아니, 정말 많이 보고 싶어지는 날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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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존뿌존
이야, 드디어 대장정이 끝이났어요. 사랑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서방님은 세봉이들중 한명이라고 생각하시고 읽으시면 좋을것 같아요. 저는 승관이라고 생각하고 썼답니다. 좀있다가 비하인드 스토리와 향후계획들고 올게요! 그럼, 이만 총총
8년 전
독자1
헐 벌써 끝이라뇨 자까님 ㅠㅠㅠㅠㅠㅠㅠㅠ으아니
8년 전
뿌존뿌존
곧 번외로도 올 예정이니까 너무 속상해 마세요ㅠㅠㅠ확정된 번외는 정한이랑 버노니예요! 또 보고싶은게 있으시면 두번째 공지글에 신청해주세요<3
8년 전
독자2
네네!!!♡♡♡
8년 전
독자3
발레리부입니다 요즘 준휘한테 꽂혔는데 준휘라니!!! 하면서 소리지르고 왔어여 ㅎㅅㅎ. 오늘도 잘 읽었어요!!
8년 전
뿌존뿌존
엉엉 감사합니다♥좋은 하루 보내세요!
8년 전
독자4
와ㅠㅜㅜ주니는 주..죽..그럴리없어요!ㅠㅜ이렇게 끝내다니ㅠㅠ다음편 있었으묜 좋겠네요 비하인드스토리...어떤건지 기대되구요 헤헿 그러고보니 암호닉신청안하고 댓달았는데 [달마시안]암호닉받으시나요?ㅠ
8년 전
뿌존뿌존
ㅎㅎㅎㅎ암호닉 당연히 받습니다! 신청해주셔서 감사해요<3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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