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멀리에서부터 네가 걸어온다
터벅터벅, 너의 친구들과 뭐가 그리 재밌는지 연신 웃어대는 너였다.
친구와 함께 팔짱을 끼고 이동수업을 위해 음악실로 향하던 나는 너의 그 예쁜 미소에 그만, 가던 걸음도 멈춘채로
멍하게 너만 쳐다보고있었다.
네가 내게로 점점 가까워지고 나는 왠지모르게 숨을 헙,하고 들이마셨다.
너는 그런 날 보지 못한건지 너의 친구들과 투닥거리는 장난을 하며 내 옆을 스쳐 지나갔다.
너의 향기가 코끝을 스쳤다.
너는 항상 기분 좋은 섬유유연제 향이 났다.
더운 날씨, 땡볕아래서 축구를 하던 너였는데, 어쩐일인지 너에게서는 땀냄새보단 섬유유연제 향이 났다.
섬유 유연제 향이 안나는 날엔 샴푸 향이 났고 말이다.
멍하니 니가 지나간 복도를 바라보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친구가 날 끌고 음악실로 향하고 있었다.
이런 내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넌 꽤나 자주 우리반에 들러 나에겐 눈길도 안주고 너의 친구들과 장난을 치기 바빴다.
가끔, 나에게 말을 걸거나 장난을 치는 너를 보게되는 날에는 하루종일 기분이 몽글몽글 하늘 위를 떠 다녔다.
하루는, 유난히도 졸리던 어느 수업이 끝나고 책상에 업드려 잠이 든 나였고, 갑자기 주위가 조용해져 수업이 시작한건가 싶어 부스스 눈을 뜬 나였다.
그리고, 내 졸린 눈 앞엔 네가 있었다.
부스스한 내 모습에 난 얼굴이 빨개졌고, 넌 그 예쁜 눈을 반으로 휘며 내게 웃어주었다.
너의 큰 손이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잘잤어?'
하는 너의 말에 난 당황하여 아무말도 못하고 고개만 연신 끄덕였다.
그 순간, 종이 울렸고 너는 내 책상에 음료수를 놓더니만, '아껴먹어.먹으면서 내 생각하고'
라며 웃으며 너의 교실로 향했다.
그 다음 교시엔 수업이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네가 놓고간 음료수만 뚫어지게 쳐다보며 나 혼자 설레었다.
'복숭아 홍차'
달았다.
한 모금 머금은 순간부터 달고 시원했다.
달면서도 조금은 씁쓸했다.
너처럼.
그 일이 있고 며칠이 지났고, 난 조그마한 답례를 하기위해 음료수를 들고 너의 반으로 찾아갔다.
문을 열고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너를 찾았고,
내가 찾은 너는, 누구인지 어느 예쁜 여자애와 장난을 치며 웃고있었다.
꽤 즐겁기나한듯이.
나는 괜시리 아려오는 가슴에 혼자 심술이 났고,
필요도 없는 국어 교과서를 빌리곤, 보란듯이 학연이에게 고맙다며 너에게 줘야했을 음료수를 건냈다.
평소 꽤나 친했던 학연이는 장난스레,
'야...너...너이씨...우이 비쨍이 철들은고야..?크..이 오빠 좀 감동이다, 일루와!'
하며 갑자기 날 제 품에 가두고 머리를 미친듯이 쓰다듬는 통에 정신없이 차학연의 등을 팡팡 치며, 학연이의 품에서 빠져나와 여기저기 살짝씩 때리며 장난쳤다.
너때문에 살짝 우울해졌던 기분이 학연이의 장난 덕에 그나마 풀어져 한참을 웃었던것같다.
그렇게 교실로 돌아와, 친구들과 장난치며 너에게 났던 심술은 눈 녹듯 사라져 잊고 있었고, 그렇게 하교 시간이 되었다.
종례를 하는 도중에 갑자기 쏟아지는 빗줄기에 당황한 나였고, 다른 아이들은 알고있었는지 하나 둘, 제 우산을 꺼내기 시작했다.
친구들과는 방향이 다른 나는 종례가 끝난지 꽤나 되었음에도 비가 내리는 창문밖을 쳐다보기만 하였다.
우리반 옆을 지나가던 학연이가 나를 본것인지 내 팔을 끌며 음료수 잘마셨다며 우산이 없는 내게 집까지 바래다준다고 하였고, 난 흔쾌히 수락하였다.
아니, 더 정확히 수락하려했다.
학연이와 복도를 빠져나가고 있는 그 순간, 뒤에서 너의 목소리가 들렸다.
학연이에게 넌 혼자가라며 나를 끌고 뛰기 시작했고,
난 영문도 모른채로 네게 끌려 교문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
그렇게 네가 우리집까지 바래다 주었고, 내가 네게 인사를 하고 뒤를 도는 순간 난 너에 의해 몸이 돌려졌다.
날 잡고 내게 달콤한 말들을 왕창 쏟아내던 너였다.
'비쨍아, 갑자기 어떻게 들릴지는 모르겠는데 나 너 좋아해.
사실 조금 더 가까워지고 말하려했는데 누가 너 먼저 채갈까봐 불안해서 못견디겠다.
비쨍아, 2년 전부터 좋아했어.
나랑 사귀자.'
너무 달아서 정신이 혼미해지는것만 같았다.
이미 내 이성은 끊어진지 오래였고, 나는 또 바보같이 너를 올려다보며 고개를 끄덕여댈뿐이였다.
그런 나였는데도 너는, 입꼬리를 예쁘게 말아올리며 웃어줬고, 날 안아왔다.
포근한 너의 품에서 나는 심장박동 소리가 온몸에 퍼졌고. 혹여라도 얼굴이 붉어졌을까 마음 졸이기도했다.
그렇게 너와 나의 사이는 달달함으로 가득 채워졌다.
'근데 비쨍아...그...차학연이랑 안놀면 안돼..? 걔 너무 음흉해. 안되겠어. 그냥 나만 보고 나랑만 놀자 응..?'
하며 입술을 삐죽이는 너의 모습에 난 웃음이 터졌다.
그렇게 큰 키에 너무도 귀여운 너라서.
아직도 종종 뜬금없이 너의 미소에 반해 넋놓고 널 바라볼때가있다.
그리고 너에게 묻곤한다.
'홍빈아, 너는 왜이렇게 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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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쓰던 그대의세계 시리즈는 안쓰고 갑자기 던지는 똥글이네여...
ㅈ..절대 씽크빅이 부족해서 마지막이 저렇게 허전한건 ㅇ..아니에엮..!!
여운이라고 해둘게엵....
(민망한 나비쨍년이 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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