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 비해 너무나도 초라한 나라서, 또 너무도 빛나던 너라서.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라는 구차한 설명은 필요 없이 나는 네게 빠졌다. 완벽히 내가 꿈꿔오던 그 모습 그대로였던 너였고, 그런 네게 나는 빠지지 않을 수가 없었던것이다. 처음부터 정해져있기라도 한듯이. 동성 친구 앞에서와 달리 이성 앞어선 유독 숫기가 없고 소심했던 나는, 다른 여느 여자아이들처럼 너에게 그 흔한 인사 한마디 건내지도 못했다. 대화는 커녕 눈이라도 마주칠새라 너의 눈치를 보기 마련이였고, 그리 예쁜편도, 공부를 잘하는편도 아니였기에 너와의 거리는 점점 더 멀어져만 갔다. 너와 나는 그저 '같은반'이라는 미명에 그치지 못했다. 공부도 외모도 운동도 성격도 뛰어났던 너는, 완벽 그 자체였다. 최소한 나에겐 말이다. 그래서인지, 아니면 단순한 나의 시선일뿐인지, 너의 주변엔 예쁘고 공부도 잘하는 여자아이들뿐이였다. 그리고 나는 그 사이에 들어 갈 용기도, 자리도 없었다. 자리 배치가 바뀌고, 내 앞자리가 된 너는, 내 마음을 송두리째 흔들기 충분했다. 칠판이 아닌 너에게 시선이 갔고, 공부는 더욱 손에 잡히지 않았다. 하지만 네가 뒤를 돌아보는것은 시계를 볼때, 그리고 나아닌 다른 여자아이들에게 대화할 때뿐이였다. 네가 뒤를 돌아 시계를 보거나 다른 아이들과 대화를 할 때면 나는 괜시리 붉어지는 얼굴에 딴청을 피우기 일쑤였다. 유인물을 넘길때 혹여라도 너와 손이 스치면 나혼자 수줍어했지만, 매번 그 감정의 끝은 씁쓸했다. 하루에도 수백번 마음속으로 네게 외치곤한다. 나를 돌아봐달라고, 이런 나의 감정을 조금이라도 알아달라고. 너는 왜 어색하게 애써 널 외면 하던 나를, 또 너무나도 자주 마주치던 우리를, 한번도 눈치채지 못한것일까. 널 원망하고 원망해봐도, 결국은 너무도 부족한 자신에 대한 한탄. 그것 뿐이였다. 너무 완벽한 너라서, 너무 부족한 나에겐 '짝사랑'이란 단어 조차 버거웠고, 내겐 그럴 자격조차 없었다. 내가 너에게 가진 감정은 짝사랑이 아니였다. 아니여야만 했다. 나는, 너를 동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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