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김태형] 태권도 국대와 동네 등신의 갭이란
W.superwoman
태형 번외
아이유-복숭아
복숭아. 성이름이의 첫 인상이었다. 성이름이는 나에게 그저 복숭아같은 친구였다. 지민이와 남준이형과 다를 것 없는, 그냥 동네 친구. 적어도 고등학교 입학 전까지는 말이다.
나도 성이름도 운동을 해서, 유치원 초등학교도 모자라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같이 다니게 되었다. 삼년 전 중학교 입학식 날 처럼, 고등학교 입학식때도 성이름과 함께였다. 새 교복을 깔끔하게 입고, 머리를 높게 올려 묶은 성이름을 보고 잠깐 멍해졌었다. 처음으로 예쁘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때부터다. 성이름을 여자로 보기 시작했을 때가. 나 스스로는 인식하지 못했지만, 예전이라면 아무렇지 않게 넘어갔을 상황도 넌 여자니까. 여자애니까. 하며 신경쓰게 되었다. 성이름이는 둔한건지, 모르는 척 하는건지. 조금씩 달라진 내 행동에도 여전히 그대로였다.
친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
고등학교 2학년. 너와 내가 국가대표가 되었을 때 까지만 해도, 넌 나에게 그냥 여자애.친한 여자애일 뿐이었다. 아니, 그렇게 생각했다. 가끔 내가 널 좋아하는건가 싶은 생각이 들면, 미친놈이라고 스스로를 자책했고 또래 여자들을 많이 만나보기도 했다. 너에게 바람둥이라는 말을 들을때까지. 애써 그 마음을 무시해버렸다. 그 마음이 커지고 커져서, 더이상 숨길 수 없게 될 때까지.
그런데 그 마음은, 곧 드러나고 말았고 나는 더이상 부정할 수 없었다.
"아 추워..으.."
"그니까 성질 좀 죽여라."
"말 시키지마. 추워 죽겠으니까."
19살이 되던 첫째 날. 추위를 많이 타는 넌, 수면잠옷을 입고 있으면서도 많이 추운지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감기 걸리면 안되는데.. 주섬주섬 내 잠바를 벗어 너에게 던져주었다. 맨투맨 하나만 입은 몸이 덜덜 떨려왔지만, 니가 추운게 먼저였다. 품이 큰 내 후리스를 입고 흐뭇하게 웃는 널 보자, 17살의 봄에 너에게 처음 느꼈던 감정이 그때보다 더 크게 다가왔다.
19살의 넌, 여전히 예뻤다.
*
"윽..사람.."
너와 나는 매일 지하철을 타고 다녔다. 바로 어제, 너에 대한 나의 마음을 확실히 깨닫고 난 후로 너의 모든 것이 사랑스럽게만 보였다. 발도 못 뗄 만큼 사람으로 가득찬 지하철에서, 너는 너보다 큰 사람들 사이에 묻혀 이리저리 치이고 있었다. 너를 조금이라도 여유있는 내 쪽으로 오게 해야하는데, 다른 사람이 너한테 닿는게 싫은데, 찡그려진 너의 표정이 너무 귀여워서. 잔뜩 긴장하고 있는 너의 하얀 볼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난 가만히 너를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한참, 너를 바라보고만 있는데 누군가에게 발을 밟힌 건지 윽,하는 소리를 낸다. 그제서야 정신을 차려 너를 내 앞으로 데려왔다. 나보다 머리 하나는 작은 것 같은 너의 모습에 작은 웃음이 새어나왔다. 귀여워. 그러다가도 살짝씩 흔들리는 머리켤에서 풍기는 달달한 샴푸향기에 정신이 아찔해졌다. 겨우 두근거리는 마음을 다잡고 서있는데, 니가 휘청거리며 뒤에 서있는 나에게 부딪힌다. 한번 기대더니 편했는지 아예 그대로 자세를 잡는다.
미친. 욕 안하려고 했는데, 마음 속으로 몇 번은 내뱉어진 욕들에 작게 한숨을 내쉬고 니가 스스로 봉을 잡게 했다.
이 눈치없는 여자야. 심장 터질 뻔 했네.
*
"뭐야. 맘에드는 놈이라도 있냐?"
"음.. 나 쟤."
"누구. 이홍빈?"
"응. 잘생겼어!"
"남준오빠!"
"지민아!"
너는 왜이리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지. 물론 나 혼자만 이렇게 생각하는거지만. 넌 주위에 남자가 너무 많다. 이런 내 말을 들으면 박지민과 남준형이 미친놈이라고 할 지도 모르지만, 나한텐 이제 니가 친구가 아닌 여자이기 때문에. 니 주위 남자들은 다 늑대였다.
"태태야."
"왜."
"왜 기분 안좋아?"
"기분 좋은데."
질투와 부러움이 섞여 퉁명스럽게 너를 대하다가도, 니가 나에게 팔짱을 끼며 조금만 애교를 부리면 바보같이 풀려버리고 만다.
너한텐 항상 질 수 밖에 없다.
*
"아 너 사람들이 알아본다고!!"
"알아보든 말든 뭔 상관이야!"
"내가 귀찮아져서 그런다!!"
박지민의 콘서트를 보러 가는 날. 둘이서만 가는 줄 알았더니 남준이형이 태워준단다. 아, 자꾸 속좁은 놈이 되는 것 같다. 차에 타자마자 남준형과 수다를 떨어대던 니가 얄미워서 모자를 쓰라는 니 말에 틱틱댔더니, 직접 씌워준다. 훅 가까워지는 너와의 거리에 잠깐 멈칫 하니 그제야 인상이 풀린 니가 내 앞머리를 살살 정리해준다. 다 됐다며 떨어진 니가 뿌듯한 미소를 짓는다. 지금에서야 우리를 태워주는 남준형과 매니저님이 감사해졌다. 우리 둘만 있었다면, 당장 뽀뽀해버렸을지도 모른다.
나에게 집중하기도 잠시, 또 남준이형과 도란도란. 니 시선을 돌려보려 앞머리 핑계를 대며 너에게 말을 걸었다.
"잘생겼음."
"..너 좀 진심같다?"
생각지도 못하게 심쿵 당할 줄이야.
*
콘서트장에 도착하자마자 배고프다는 너를 데리고 핫도그를 사줬다. 입가에 묻은 줄도 모르고 맛있게 먹는다. 예전처럼 자연스럽게 털어주려다 멈칫했다. 빨간 너의 입술이 오물거리는 것만 눈에 가득히 들어와서. 다행히 너는 눈치 못 챈 것 같았다. 나도 모르게 손을 떨었는지, 내 손을 덥썩 잡으며 왜그러냐 묻는다.
아, 하루에 몇 번 씩인지.. 이제 아려오다 못해 아플 지경이다.
아닌 척 하기도, 힘들다.
*
"태태야, 쟤 이쁘지?"
"왜- 괜찮지 않아? 쟤가 너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은데."
나에게 이런 말을 하며 나를 올려다보는 지금만은 니가 예뻐보이지 않았다.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자 또 나는 뒷전이다. 항상 나는 누군가보다 뒤. 이다. 그 생각이 겹쳐지자 울컥해서 너에게 화를 내버렸다. 이러면 안되는데.
"쪽팔려서 얘기 안하려고 했는데, 나한테 잠깐만. 이라고 한마디 하는게 그렇게 어려워?"
후회했다. 저 말을 끝내자마자. 너는 집에 가는 내내 내 눈치를 보며 쭈뼛댔다. 아, 이런 불편한 분위기 싫은데. 스스로를 계속 자책했다.
니가 집에 들어가는 것도 보고 들어와야 하는데, 머릿 속이 복잡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에 들어와 침대에 털썩 누워버렸다.
아, 왜그랬냐 김태형..
*
"김태형!"
"..어.왜."
너는 다음 날 아침이 되자마자 나에게 사과를 하러 왔다. 사실 니 목소리가 들리자 마자 풀려버렸는데, 그냥. 투정부리고 싶었다. 니가 내 심정을 알아줬으면 좋겠는데, 하는 마음으로. 하지만 내 태도에 오히려 니가 화가 나버렸다. 또 너를 기분 상하게 만든 내가 한심해서, 너를 집에 보내려 했더니 화가 많이 났나 보다.
아.. 점점 꼬여간다.
*
"그래. 알겠어. 너 나랑 화해하고 예전처럼 지내고 싶으면 이틀 뒤에 내 경기 보러와. 그때 얘기해. 아니면 지금처럼 쌩까고 지내고 싶으면 오지마. 알겠냐?"
"..."
"알겠냐고."
내가 망설이기만 하고 있을 때, 넌 한번 더 나에게 다가와 주었다. 고마웠다. 고마웠고, 분명히 풀렸다고 대답을 해야하는데.
오랜만에 본 니 얼굴에 너무 떨려와서. 나도 모르게 너를 이렇게나 좋아하고 있었나, 너무 당황스러워서. 너에게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너는 알려나 모르겠다.
니가 말하고 떠난 그 자리에 서서, 내 마음이 진정될 때까지 나는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었다는 것을.
*
결국 우리는 화해를 했고,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야 너 한판 하자는거냐 또?!"
너와 나는 평소처럼 투닥댔고, 나는 이런 우리가 좋았다.
하지만 자꾸 커지는 욕심과 내 마음은, 숨기기 힘들었다.
*
오늘은 평소와 다름없는 날이었다. 발목에 붕대를 감고있던 널 보기 전까지.
원래 내가 훈련이 더 늦게 마쳐서 언제나 날 데리러 오던 너였는데, 오늘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 네 얼굴에 너의 연습장으로 찾아갔다.
"야..이거..막.."
"심각한거 아니고. 이틀만 쉬면 된대. 체조 그만두는거 아니니까 혼자 심각해지지 말지?"
니 말에 안도감이 밀려와서 알겠다고 다행이라고 대답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너는 그런 나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또 시작이다, 쿵.쿵.
샴푸 뭐 쓰냐는 너의 말은 그저 일상적인 말이었고, 다른 의도가 하나도 들어있지 않았고, 처음 듣는 말도 아니었는데, 나 혼자 괜히 민망해져 버럭,했다. 귀가 후끈해져 얼른 식히려 자리에서 일어나 집으로 가려는데, 너의 발목에 단단하게도 매어있던 붕대가 떠올랐다.
"답답하면 너 먼저 ㄱ,으악!"
"어휴 무거워. 살 좀 빼라."
너를 번쩍 들어 안았다. 뭘 먹고 이렇게 말랐는지. 넌 잔뜩 당황해서 내 목을 끌어안는다.
아, 괜히 안았나. 무거워서가 아니라, 떨려서 놓쳐버릴 것 같다. 그래서 너를 더 꽉 안고, 걸음을 빨리했다. 은은히 느껴지는 네 향기가 기분을 좋아지게 만들었다.
점점 더 니가 좋다,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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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태 번외였습니다!
나중에 한번 더 올 것 같은 느낌이..?
자몽에이드/동상이몽/뿌야/낑깡/휘휘/81태형38/근육토끼/또르르/쿠잉/미니미니
뿌요/룬/0418/눈부신/늉기/퉤퉤/칭칭/국쓰/boice1004/빙구/됼됼/설탕/슬비/침침/
종이심장/정전국/거창아들/쀼쀼/다이오드/들레/새해/맨맨/사이다/민윤기/쿠야/마틸다
ㄴㅎㅇㄱ융기/웬디/애플망고/콩나물국밥/풀/0523/밍꾸이/까꿍/버블버블/구가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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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3/뽀뽀/이부/초슈/발꼬락/시나브로/요괴/존사조/박지민/골드빈/밍/유유/기댜
잘난태태/미자탈출/민윤기군주님/동룡/금붕/토끼꾸기/야꾸/초딩입맛/밍도/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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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방탄 찐팬이 올린 위버스 글인데 읽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