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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쨍이 전체글ll조회 723


 


 

+) 수정

파란장미의 꽃말은 이루어질 수 있는 사랑입니다! 그래서 여주가 파란장미를 꺾어버린거에요. 우린 이루어질 수 없다고

 


 


 


 

난 그 날 제 의지와는 다르게 너의 앞에서 파란장미의 목을 꺾으며 말했다. 우린 여기까지인거 같다고.
 

 


 


 

넌 애써 부정하였다. 자꾸만 아니라고 하는 네 모습이 너무 슬프게 보여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올거 같았다.
 

하지만 어찌한가. 우린 이루어질 수 없는 사이인데.
 


 


 


 

너의 애교 있는 말투가 그리웠다. 내가 힘들거나 슬프거나 외로울 땐 넌 언제나 나의 옆에 있었고 언제나 저의 기운을 북돋아 주었다. 생각해보니 자신은 언제나 너에게 받기만 했었던거 같았다. 멀뚱거리며 너의 사랑을 받기만 한 내가 왜 그렇게 좋았을까. 너와 처음 만난 날을 생각하며 그 날 집에만 있을껄. 차라리 늦잠이나 잘껄 하며 바보같은 생각을 하는 자신이 너무나 원망스럽고 미웠다. 난 너에게 상처만 주었다. 그리고 또 바보같이 생각한다. 상처로 가려진 사랑을 네가 알아차렸으면 좋겠다고.
 


 


 

너에게 미련없이 파란장미의 목을 꺾고 너와 이별한 날, 평소에도 그렇게 못하던 술을 5병까지 까마신게 기억이 난다. 분명 저의 집을 알고 찾아와 자신을 기다릴 네가 뻔해서 며칠동안 자신의 집을 못가고 친구 집에서 , 그것도 친구에게 그리고 너에게 너무 미안해서 죽은 듯이 살았다. 네가 있을까봐 자주가던 카페도 못가고 네가 있을까봐 흔한 골목길 조차 못다녔다. 이런 날 보던 친구는 날 보며 미쳤다고 말하고는 다시 집으로 가라고 하였다. 네가 죽고 못사는 박지민한테 가라고. 남 시선 , 신경 쓰지말고 제발 좀 충동적으로 살으라고 하면서 짐들을 챙겨서 친절하게 저의 집까지 데려다 주었다. 


 


 

하지만 아직도 두렵다. 지금 가봤자 넌 없을테고 변하는건 없을테니까. 

그렇게 저의 집을 가지 못하고 그 골목 자리만 뱅뱅 돌았다. 그 마저도 네가 혹시 이 골목을 지나칠까 꽁꽁 싸맨 채 골목을 걸었다. 예전 너와 걸을 땐 좁게 느껴졌던 골목이 저 혼자 걸으니 왜이렇게 넓어보이는지.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계속 걸었다. 사실 아무 생각이 없이 걷던게 아니라 제 머릿속은 너로 가득차있었다. 넌 지금 뭐할까. 또 칠칠맞게 뛰어다니는건 아닌지. 하며 쓸데 없는 생각을 하며 또 걷고 또 걷고 또 걸었더니 저의 자취방이 보였다.  


 

한동안 들리지 못했던게 티가 나도록 저의 자취방 옆 화단에 심어두었던 파란 장미 몇 송이들이 시들어 가고 있었다. 꽃은 키우는 사람을 닮아간다는게 맞는 말인거 같았다. 저 파란장미도 너랑 같이 심었던건데 언제 저렇게 자라서 시들어버린건지.  


 

그렇게 집에 다다르고 들어가는 순간 차가움만 있어야할 저의 자취방에 온기가 들어찼다. 혹시 엄마가 온것인가 하며 급하게 들어가봤더니  

익숙한 향기와 익숙한 형태가 보였다.  


 

방 구석에서 초라하게 무릎에 얼굴을 묻고 앉아 있는 너였다. 


 


 

지금까지 여기서 날 기다린건가. 수척하게 말라있는 네 몸이 설명해주었다. 너의 모습을 본 순간 절대 울지 않으리라 다짐했던게 무너져내렸다. 

자신이 뭐가 그렇게 좋다고, 내가 뭐가 그리 좋다고, 매일 상처만 주고 표현도 잘 못하는 저인데도 바보같이 앉아있는 네가 너무 초라하고 외롭게 보였다. 그리고 생각이 났다. 저의 친구가 해주던 말을. 제발 좀 충동적으로 살라고 애원하던 친구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생각했다. 저 차갑고 초라하게 웅크리고 있는 몸을 과연 내가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을까. 그런 권한이 있을까. 하면서.  


 

분명 미래에 저에게 일어날 일들이 무섭고 두렵지만 저의 앞에서 웅크리고 있는 널 무시하기엔 네 얼굴이 너무나도 보고싶었다. 나 때문에 너가 두번 무너져 내리는건 너무 가슴 아픈 짓이였다.  


 

그렇게 난 결국 결심에 결심을 다졌던 저의 마음은 이미 사라지고 널 세게 끌어안았다. 


 

갑자기 껴안은 저의 행동에 넌 깜짝놀라서 고개를 들더니 날 쳐다보고는 울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이어진 너의 말은 왜 이제야 왔냐고 자신이 얼마나 기다렸는지 아냐고 하는 원망스러운 말들이 아니였다. 


 


 

"... 와줘서 고마워.. 보고 싶었어.." 


 


 

너의 말을 듣곤 난 생각했다. 

결국 나의 마지막 사랑은 너라는걸. 


 


 


 


 


 


 


 


 


 

****** 

심심해서 조각글 하나 써봐쪄여... 지민이 썰은 뭐 아무리 생각해도 소재가 생각이 안나서... 이틀에 한번씩 쓴다고 해놓곤 또 와버린 나년ㅋㅋㅋㅋㅋㅋㅋㅋ 많이 심심해서...ㅎ... 너무 짤막해서 짐니한테 미안해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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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글 읽을 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개인적으로 문체가 마음에 들어요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진짜... 약간 뭉클한게 다 전해지는 것 같아요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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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쨍이
감사드려요... 매일 좋은 말들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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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지미니...ㅠㅠㅠㅠㅠ지미니썰은 다 찌통이야ㅠㅠㅠ기다리지 마로라ㅠㅠㅜ누가 기다리게 했어 누가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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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쨍이
제가 기다리게 했읍니다 ㅎ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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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꽃말을 가진 꽃을 꺾어버린 건 어쩌면 여주의 내면에서는 그 사실을 부정하고 이겨내고 싶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ㅎㅎ 작가님 썰은 짧은데 진짜 재밌어요 ㅋㅋㅋ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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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쨍이
감사드려요!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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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엉엉 지민아ㅠㅠㅠㅠㅠ 많이.추웠지...ㅠㅠ
이제.여주가 안아줬으니 몸을 좀 녹이렴...
상처속에 가려진 사랑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다른 문장이 있던 것 같아요...맞나요...?ㅎ
여주가 그냥 밉다!!이렇게 이야기할 수 없는 이유에요...
자신도 이런 자신이 미울테니...
잘읽었습니다 작가님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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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쨍이
예 여주가 그만하자고 지민이에게 상처를 주었잖아요? 하지만 그건 자기의 의지가 아니라고 여주가 말하지 못했던 사랑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이런얘기에요!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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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보틀맛) 읽는 내내 지민이 얼굴이랑 겹쳐지면서 더 가슴아팠어요ㅜㅜㅜㅜㅜㅜㅜ 으어 특히 마지막에 찌미.. 달려가서 안아주고싶었어요ㅜㅜㅜㅜㅜㅜㅜㅜ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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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쨍이
끄윽... 저도 쓰는 내내 짐니 맘아팠다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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