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나름 슬쩍 심어놓은 것들을 정확하게 유추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놀랍니다.
물론 그만큼 제가 단순한 사람이라 어렵게 심어놓지 못한 것이겠지만...
가끔...
독자님들이 내 머릿속에 계신건가 싶은 이 느낌...
그런데 와중에 남준이와 윤기를 보고 울면서
그거 이거야!
니네 사귀라고!
이런 반응을 보여주시는 분들이 계시면 진짜... 귀여워 죽음.
세레노 - 소년이 소녀에게 보내는 편지.
남준이는 씻고 나온 호석이를 위해 꺼내놓은 이불을 미리 바닥에 펼쳐놓았으면 좋겠다.
한참 쓰다듬을 받다가 잠깐 선잠이 든 윤기에게 담요를 덮어준 남준이가 조용히 하라고 손짓을 한 다음
노트북 앞에 앉아 웹서핑을 하며 이것저것 봤으면.
호석이는 바닥에 깔려진 이불 위에 누워 목에 수건을 걸고 핸드폰을 바라봤으면 좋겠다.
서로 각자 할 일을 하다가
재밌는 영상을 발견하면 또 서로에게 보여주면서 끅끅댔으면 좋겠다.
그러다 조금씩 둘의 거리가 가까워지고,
나중에는 나란히 앉았으면.
소리가 시끄러울까 싶어 이어폰을 한쪽씩 나누어 끼고
게임 방송을 보거나 예능을 보면서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
그러다 윤기가 천천히 눈을 떴으면 좋겠다.
쿠션에 얼굴을 부비면서 마저 잠을 깨다가 멍한 얼굴로 계속 인기척이 들리는 노트북쪽을 바라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딱 붙어서 키득이는 남준이와 호석이의 모습을 보고는
귀를 바짝 세우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코와 입술을 씰룩이다가 침대 아래로 뛰어내렸으면.
미끄러운 바닥에 발이 조금 미끄러져 휘청였으면.
타닥거리는 마찰음에 고개를 돌린 남준이가 본 것은
꽤나 맹렬히 달려오는 하얀 솜뭉치였으면 좋겠다.
어, 어? 깼어요?
아, 놀래라. 윤기 일어났쪄요? 오구오구. 여기 앉을거야?
... 너 그 말투 뭐냐.
맞붙은 다리 사이로 파고든 윤기가 제 자리를 잡듯이 몸을 비틀면 절로 남준이와 호석이가 서로 조금씩 틈을 벌려
윤기가 충분히 자리할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
호석이가 와중에 윤기의 이마를 쓰다듬으며 우쭈쭈 말을 걸면 윤기는 힐끗 그런 호석이를 쳐다봤다가
남준이의 쪽으로 고개를 돌렸으면 좋겠다.
보던 영상이 윤기로 인해 끊겼어도 남준이와 호석이는 짜증하나 내지 않고
오히려 둘의 관심을 윤기에게 집중했으면 좋겠다.
가만히 앉아있던 윤기가 남준이의 능숙한 쓰다듬에 남은 잠기운을 조금씩 끌어모아 다시 늘어졌으면 좋겠다.
다리를 모두 쭉 펴고 엎드렸으면 좋겠다.
살짝 몸을 틀어 남준이의 쪽으로 배를 보인 채 나른하게 남준이와 호석이의 온기를 잔뜩 끌어안았으면 좋겠다.
잠시 두 사람의 쓰다듬을 즐기다가 문득 그 손길이 뚝 끊기면 슬쩍 귀를 세우며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윤기가 보고 싶다.
요 앞에. 5분 정도 걸어야 돼.
토끼, 아, 윤기야. 윤기도 갈래? 얘 밖에 데리고 나가도 되지?
되긴 하는데... 어... 나갈래요, 윤기혀... 이 아니라. 윤기야?
남준이가 부르는 온전한 제 이름에 윤기의 귀가 바짝 섰으면 좋겠다.
제 눈 앞에 남준이의 손이 보여 슬쩍 제 얼굴을 쿡 박고 부볐으면.
애교있는 모습에 호석이가 웃으면서 귀엽다고 칭찬을 하는 사이에도
남준이는 가만히 그런 윤기를 바라보다가 조용히 입꼬리를 올리며 양 볼을 제 엄지로 감싸 부비다가
이마에 짧게 입을 맞췄으면 좋겠다.
알았어요. 다녀올게요, 윤기야.
가벼운 차림에 외투를 챙겨입은 호석이와 남준이가 편의점으로 향했으면 좋겠다.
근처 편의점에 도착해서 우선 각자 마실 맥주를 몇 캔씩 고르고,
곁들어 먹을 안주를 샀으면 좋겠다.
과자 코너 앞에서 초콜릿을 두어개 고르는 남준이를 보고 호석이가 대수롭지 않게 자신이 좋아하는 과자를 고르면서
웬일이냐는 듯 물었으면 좋겠다.
너 초콜릿 잘 안 먹잖아. 언제 입맛이 또 바뀌셨대?
가끔 땡길 때 먹는거지.
아, 그리고 너 진짜 토끼한테 지극정성이더라. 누가 보면 토끼가 아니라 애인 대하는 줄.
뭐래.
남준이가 인상을 살짝 찡그리며 호석이를 지나가면 호석이는 어깨를 으쓱이며 그 뒤를 따랐으면 좋겠다.
짜식. 솔로 생활 오래하더니 까칠하기는.
계산을 끝내고 편의점 앞에서 가위바위보를 한 뒤에 남준이는 먼저 웃으며 걸음을 옮기고
손님 대우 좀 보라면서 툴툴거린 호석이가 봉투를 쥐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집에 도착하고 나서 윤기가 슬쩍 현관에 다가와 봉투를 이리저리 살피자
보란듯이 초콜릿을 꺼낸 남준이가 냉장고에 따로 빼서 넣어놨으면 좋겠다.
테이블 위로 가벼운 술상이 차려졌으면 좋겠다.
맥주의 탄산 소리에 고개를 돌린 윤기가 테이블 위로 언뜻 보이는 초코과자를 발견했으면.
바로 테이블 아래로 달려와 남준이의 주위를 빙글빙글 돌았으면 좋겠다.
얼마 안 가 폴짝 뛰어올라 의자를 잡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그대로 상체만 매달린 채 하체를 달랑거리면서 바둥바둥거렸으면.
그런 윤기를 호석이가 먼저 발견했으면 좋겠다.
윤기 왜 저래?
응? 아. 올려달라는건가.
호석이가 없었다면 사람이 되어 자리 하나 꿰차고 앉아 초코 과자를 먹었을 윤기인데
지금 토끼의 모습으로 그러지를 못해 애가 타는 게 보여 남준이는 절로 웃음이 나왔으면 좋겠다.
바둥거리는 윤기를 조심히 끌어안았다가 제 허벅지 위에 앉혔으면 좋겠다.
그러면 두 발로 선 윤기가 두 앞발은 테이블 위에 올린 뒤 두리번거리며 과자를 찾았으면.
야, 나 냉장고에서 딸기 좀.
윤기 먹이려고?
어. 안 그러면 과자 먹을 것 같아.
남준이의 말에 호석이가 일어나 냉장고에서 딸기를 꺼내 남준이의 말대로 물에 씻은 뒤 그릇에 담아
윤기의 앞에 내려놔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덩달아 제가 사온 건초와 말린 당근까지 다른 그릇에 또 담아 내려줬으면.
윤기도 기분 나게 물이라도 줘야되는 거 아니야?
됐거든. 아, 안 뺏어 먹어요. 천천히 먹어.
과자를 못 먹는 한을 딸기에 풀기라도 하는건지 맹렬하게 입을 오물거리며 딸기를 먹는 윤기가 보고 싶다.
남준이는 그런 윤기를 웃으며 내려보면서 딸기를 다 먹으면 다른 큼직한 딸기 하나를 물려줬으면.
야, 야. 이거 가능하려나?
길게 잘린 건초를 찾은 호석이가 제 입에 건초 끝을 물고 다른 끝으로 윤기의 입에 살살 문질렀으면 좋겠다.
이게 뭔가, 싶던 윤기가 우선 건초를 문질러주니 덥썩 받아먹었으면.
호석이가 먹는다며 딱 봐도 신난 얼굴로 점점 얼굴을 가까이했으면 좋겠다.
갑자기 얼굴이 확 가까워져 놀란 윤기가 오물거리던 입을 딱 멈추고 귀를 바짝 세우는 순간
남준이가 사정없이 호석이의 이마를 내리쳤으면.
아, 왜! 지금 윤기랑 오붓한 시간 보내는 거 안 보여?
보이긴. 애 겁먹었잖아.
네가 질투하는 건 아니고? 아, 씁... 새끼, 그렇다고 이렇게 진심을 담아 때리냐.
봐봐. 지금 귀 바짝 세우고, 눈 동그래졌잖아.
이게 무서워하는 거야? 그런가? 아, 윤기야, 형이 미안.
남준이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린 호석이가 머쓱해져 윤기에게 사과를 건네고 맥주를 들이켰으면 좋겠다.
남준이는 아무 말 없이 윤기를 내려보다가 말랑한 볼을 꾹 눌렀으면.
제 손 위로 올라오는 두 앞발이 분주하게 톡톡톡 제 손등과 손가락을 두드리는 모양새가
듣지 않아도
윤기가 제게 이거 놓으라고 외치는 것 같아
나름의 짧은 화풀이를 한 뒤에 다시 윤기의 머리를 쓰다듬었으면 좋겠다.
그러다가 윤기에게 장렬하게 앞발로 턱을 맞았으면 좋겠다.
남준이가 턱을 그러쥔 채 아프다고 칭얼거리는 사이
윤기는 입에 말린 당근을 잔뜩 물고 그대로 허벅지 위에서 뛰어내려 유유히 제 쿠션 위로 향했으면 좋겠다.
남은 술상은 그런 남준이를 비웃으며 즐거워하는 호석이와
억울하다는 듯 인상을 찡그린 남준이가 한참 뒤에야 정리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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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자랑 |
귀여운 그림과 글씨 모두 감사합니다. 하트. |
암호닉 |
현 / 2반 / 미름달 / 아몬드 / 린찡 / 날개 / 진달래 / 하앙 / 침침 / 파닭 / 설렘 / 나비 / 작가님사랑해요 / 수조 / 쌍디 / 크롱 / 오월 / 레티 / 루미 / 레연 / 꼬맹이 / 뀨를 / 밐 / 윤기야 / 모카 / 오리 / 0418 / 엉엉작가님사랑해요결혼해 / 준아 / #pillowtalk / 현! / 쌈닭 / 용의자 / 슙슙이 / 매듭달 / 헤븐 / 기쁨 / 밀 / 굥기 / 하앙쿼카 / 슙피디 / 상상 / 몽글이 / 요요 / 탄콩 / 바너바너 / 슈팅가드 / 초코에몽 / 홉요아 / 솜사탕 / 준이 / 주제 / 그린티 / 참참 / 각슈가 / 편지 / 찹쌀떡 / 감자 / 쩨 / 쿠쿠 / 구름 / 헐랭 / 쿠키주주97 / 짐짐 / 가가 / 뜌 / 토토네 당근가게 / 금붕어 / 맹공자 / 귤 / 모찌 / 연나 / 변호인 / 하늘 / 빠숑 / 다라다라달당 / 국윈 / 대형견 / 인천 / 딸기맛 / 프우푸우링 / 라즈베리 / 윤이나 / 아슈머겅 / 낮누몽몽 / 민트슈가 / 라떼 / 가슴이 간질 / 마트만듀 / 병든피클 / 밤 / 올림포스 / 노란윤기 / 쥬 / 초밥 / ♥남준이몰래 / 태태랑 나랑 / ♡피오나♡ / 스틴 / 희망찬란 / 어른공룡둘리 / 로슈 / 어른 / 주커 / 비숑 / ☆요다☆ / b612 / 이연 / 개미 / 흑백설탕 / 한소 / 너나들이 / 설탕모찌 / 부메랑 / 두부 / 비요뜨 / 우타 / 제어판 / 멍뭉이 / 연화 / 설탕맛 / 츄츄 / 포뇨 / 다이오드 / 니나노 / 슈가행성 / 소년 / 백 / ㄴㅎㅇㄱ융기 / 청연 / 슈가야금 / 로봇 / 구구 / 또르르 / 고딕 / 전정국. / 414 / 신셩 / ♥옥수수수염차♥ / 라일락 / 기나주 / 맥반석달걀닮았대요 / 사랑꾼 / 세계 / 클라리넷 / 사발면 / 수조 / 딸기빙수 / 비상 / 매혹 / 허니비sss / 호빈 / 0622 / 진진 / 굥기 / 찐슙홉몬침태꾹 / 윤기꺼야 / 고무고무열매 / 먹이주머니 / lucki1y / 플레어 / 슈비누나 / 삼월토끼 / 설탕과자 / 퀚 / 고요 / 감자도리 / 이구 / 유운기 / 다섯번째 계절 / 셜록 / 솨앙 / 사과나무에 꽃이 피면 / 박짐뿡 / 마음 / 밤밤 / 쿠야쿠야 / 새우깡 / 620 / 릴리아 / 치명 Y / 호두 / 04랩슈 / 새벽하늘 / 제제감 / 아망 / 따슙이 / 뿌꾸 / 링링 / 버거킹 / 13월 / 배이 / 도키28 / 반짝손톱 / 코카콜라 / 꾸잉진 / 코넛 / 뚜루뚜뚜 / 진미진 / 우왕굿 / 돌돌 / 블루라임 / 솔선수범 / 석진센빠이♡ / 도식화 / 스카이 / 씨쏘 / 설렘사 / 이사 / 넌봄 / 딸기장미 / 이끼 / ★껌★ / 썸월 / 0622 / 봄바람 / 감자요정 / 낭자 / 52 / 지니 / 슈비두밥 / 사랑현 / 공중전화 / 시에 / 겨울의꽃 / 세븐판다 / 영감 / 나나뚜 / 똥맛카레 / 제리젤리 / 켓흐 / 아르망 / 미역 / 쀼쀼 / 민윤기 / 슈보 / 밤이죠아 / 만개 / 충전기 / 슈징슈징 / 빙그레 / 망개침 / 하나비 / 유지비 / 쿠잉 / 누누슈아 / 첸첸걸 / 쿨밤 / ♥자몽주스♥ / 이좋은걸왜안해 / 와다 / 달토끼 / 플라스틱 / 곰지 / 모닝빵 / 복분자 / 하늘토끼 / 빵빠레 / 망나니 / 바움쿠헨 / 페스츄리 / 1 / 에이블 / 츄파츕스 / 피자호빵 / 버블티 / 일게수니 / 랄랄 / 세상마상 / 망고 / 11시 58분 / 연두 / 777 / 태쮸 / 당근 / 사과폰 / 퐁당 / 굥기형 / 프레시 / 낮누 / 리리아 / 미키부인 / 베어베어 / 자몽소다 / 젤리말랑 / 노닝 / 아야어여 / 슈가 / 쿱쿱 / 슙뚜뚜루슙슙섀도 / 자몽 / 소리 / 감자감자의감자농심클레오파트라호잇 / 매직핸드 / 아담 / 소뿡 / 유리꽃 / 호루라기 / 1230 / 덜RUN / 꾸엉 / 모찌부 / 홈매트 / 707 / 돌이돌이돌이 / 버뚜 / 늉늉기 / 민꿉 / 준나 / 두둠칫 / 새벽 4시 / Ban / 챈 / 촤롸뢍 / 미학 / 광어회 / 몬무이 / 원늘보 / 앨리 / 미성년 / 마이홉 / 십칠원 / 비바 / 디기 / 홍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