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홍일점] 만약 너탄이 상고 홍일점이라면.01-04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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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01 (부제 : 짱친 1, 김태형.)
오늘은 우리 학교 입학식. 주글거같아. 왜냐고? 반배정을 봤는데 세상에 같은 학교에서 10명이 넘게 왔는데 그 중에서 내가 제일 안친한 딱 한명이 우리반이야. 안친하고 안좋아하는 딱 한명.^^
이새끼가 얼마나 심란하냐면 글쎄 내 체육복을 (반강제로) 빌려가선 그 다음해에 돌려준 뭐 그런 새끼라고. 심지어 친하지도 않은 내게 삼각김밥이라는 친근한 별명까지 붙여주며 날 놀렸었다니까? 근데 그런 놈이랑 같은 반이라니, 이게 무슨 소리야..
반에 들어가서 앉아있었어. 맨뒤에 혼자. 근데 그새끼가 들어오더라고. 아, 이름은 김태형이야. 그래, 김태형이 들어왔어.
그러곤 날 보더니 씩 웃으면서 말을 거는거야!
"너 우리 학교 맞지."
"어..어."
정말 어색 그 자체.. 옆반 김남준이라고 같은 학교 나온 친구가 옆에서 도와주지않았더라면 난 아마 그자리를 박차고 나왔을거야. 김태형이 왜 뒤에 혼자 앉아있냐며 내 가방을 번쩍 들곤 자기 옆자리로 (지멋대로) 옮겼어. 그리곤 생글생글. 아오 저 미친놈.
김태형이랑 영양가 없는 이야기를 나누는데 어색한 분위는 여전했어. 김남준은 눈치를 보더니 자기는 이만 즈그반 가겠다고 사라졌어. 가지말라고 잡았는데 못 본체하고 걍 가더라. 시벌럼.
결국 김태형이랑 단둘이 남게 되서 전화번호 교환하고 이야기를 좀 더 했어.
이때까지만 해도 내가 김태형이랑 짱친이 될거라고 상상도 못했어. 이렇게 어색하게 지내다가 결국 서로 다른 친구를 사귈거라고 생각했거든...^^
EP02 (부제 : 회계금융과 홍일점)
상고인데 왜 내가 홍일점인지 모르겠어. 왜냐구? 몰라.. 진짜 몰라. 왜 이근처 여자애들은 상고를 안왔는지. 그냥 우리학교가 남고에서 공학으로 바뀐지 얼마 안되서 그런거라고 생각하지뭐. 아직도 여기 남고인줄 아는 사람들도 있더라.
그래서 나 우리반 홍일점이야. 온통 남자애들 투성이임..^^
김태형이랑은 얼굴아는 사이라서 같이 다니고 있는데 이제 슬슬 이새끼말고 다른 친구를 사귀고 싶었단 말이여? 그래서 반애들을 살펴봤지.
내가 토끼상을 되게 좋아하는데 저기 누가봐도 토끼같이 생긴 애가 앉아있는거야. 와, 저거다. 내 친구.
걔 근처에서 계속 알짱거렸어. 자리에 이름표가 붙어있는데 이름이 전정국이더라고. 아, 우리 토깽이. 친해지고 싶어서 낑낑 대는 내가 보이긴 하는지. 조금 친해진 김태형이 나보고 뭐마려운 강아지같다며, 너 지금 그거 개새끼라는거 돌려서 말하는 거냐!
전정국과 친해지고싶어서 주위에서 계속 맴돌다가 전정국이 회계문제를 잡고 끙끙 대길래 냉큼 옆에가서 앉았어. 아는 문제더라고. 다행히.
그래서 막 설명해줬지.
전정국이 고맙다고 웃어줬는데 아 심장아..
그 후로도 계속 치대고 그래서 밥도 같이 먹었어.
이때까지만해도 난 전정국이 귀여운 토끼일줄만 알았지.. 지금은 뭐.. 김태형보다 더한 또라이가 여기있네^^
EP03 (부제 : 코코X은 학교가 유일하게 허락한 마약)
우리학교는 매점이 없는 대신에 자판기가 있지. 우리반에서 제일 가깝다!
전정국이랑 김태형이랑 나랑 맨날 가서 뽑아 먹어. 코코팜. 진짜 핵맛있다. 난 코코팜을 이학교와서 처음먹어봤어. 솔직히 자판기에 사이다가 있길해 콜라가 있길해. 과일음료만 그득한 그 자판기에 판매1등 코코팜이 있지. 심지어 좀 늦게 가면 품절인 날도 있다고!
코코팜.. 알갱이 존맛.
진짜.
난 요구르트 맛 좋아하는데 김태형이랑 전정국은 핑크색먹는다. 핑크색이 무슨 맛이더라. 걍 복숭아? 모르겠다.
코코팜 한개씩 뽑아서 우리반 테라스가 있거든. 그냥 우리반이 복도 맨끝이라서 도서관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는데 거기 튀어나온데를 테라스라고 불러. 어떻게 생긴지 감안오지? 그냥.. 테라스야. 하여튼 거기서서 경치보면서 코코팜 한잔씩함. 후.. 오랜만에 코코팜이 땡기네.
테라스에서 밥도 먹고, 아침에. 우리학교앞에 먹을게 좀 많거든. 맨날 컵밥사와서 먹고.
내가 학교 일찍오는 편인데 우리반에 또 일찍오는 애가 있어. 민윤기라고.. 애가 좀 뭐라해야하지 틱틱거리는데 챙겨주고. 어, 쫌 츤데레. ㅠㅠ 귀여워.
그래서 내가 민윤기 되게 좋아해. 맨날 융기야 융기야.ㅋㅋㅋㅋㅋ 근데 민윤기는 나 되게 싫어함ㅋㅋㅋㅋㅋㅋ너무해.
아침에 일찍와서 테라스에서 컵밥먹고 있었거든? 그냥 거기 바닥에 앉아서. 민윤기도 컵밥사와서 같이 먹으려고 나오다가 바닥에 앉아서 컵밥먹는 나 보더니 한숨쉬더라.
"아 왜 사람 밥먹는데 그렇게 쳐다보냐."
"넌 여자애가 아무데나 그렇게 털썩털썩.."
하더니 교실로 다시 들어가더라. 그러거나 말거나 난 밥만 먹었지. 야! 뭐해 같이 먹게 빨리 나와! 하고 소리치는데 민윤기가 한손엔 신문지를 들고 내게 걸어왔어. 뭐야 웬 신문, 읽는 척 오지네! 하고 낄낄거리는 내 앞으로 신문이 턱 떨어졌어. 이게뭔데 하는 눈빛으로 민윤기를 올려다봤어. 민윤기가 깔고앉아, 여자애가 차가운데 앉고 그러는거 아니야. 하고 말하는데 감동...!
입에 한가득 밥알을 품고 옆에 앉는 민윤기의 목을 끌어안고 마구 부볐어. 아이고 이쁜 내 윤기! 그런 나를 민윤기가 인상을 찡그리며 머리를 꾹꾹 밀어냈어. 떨어져라 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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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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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04 (부제 : 야자)
우리학교는 알다시피 상고잖아?
그래서 야자가 정말 말그래도 야간 자율학습이야.
하고 싶으면 하는 거고 하기싫으면 안해도 되고!
나는 야자에 대한 로망이 있었기에 야자를 신청했지. 김태형 전정국 민윤기 모두!
ㅋㅋㅋㅋㅋㅋㅋㅋ사실 김태형 전정국은 하기 싫다고 그랬는데 내가 하자고 우겼어.
첫 야자를 하던 날 석식을 먹었어. 와, 석식 존맛. 점심이랑은 비교도 안돼.
김태형이랑 전정국은 축구한다고 가버리고 민윤기랑만 덜렁 남겨졌어. 아, 이대론 안돼. 민윤기랑 사이좋게 언덕을 내려와 편의점으로 향했어. 민윤기가 젤리 사줬다.ㅋㅋㅋ
그렇게 민윤기랑 먹을거 입에 물고 올라와서 교실로 향했어.
야자가 시작되고 뭐 별거 없었어. 정말 야간 자율학습. 솔직히 첫날이라서 뭘해야할지 모르겠고 그래서 그냥 내일꺼 숙제나 했지.
지겨운 두시간이 지나고 버스를 타러갔어. 김태형이랑은 같은 동네라서 같이 타고 전정국이랑 민윤기는 다른데라서 다른 버스를 탔지.
우리학교 야자가 다른 인문계에 비해 30분 일찍 끝나는 거였는데 내가 탄 버스가 인문계 학교를 지나간단 말이야. 그것도 남고.
우리 동네 근처라서 버스로 딱 30분 정도 걸려. 그 학교 야자 끝날 시간에 지나간다는 거야. 그래서 그 학교 남학생들이 엄청타는데. 와, 냄시 오져.
"아.. 뭐야.. 벌써 여기야?"
꾸벅꾸벅 졸다가 시끄럽고 냄새나서 일어났어. 김태형이 내 머리를 자기 어깨에 꾹 기대주면서 계속 자라고 했어. 남학생들을 꾸역꾸역 태우고 버스가 출발했어. 김태형이 나보다 먼저 내리는데 김태형이 내릴때까지도 버스는 남학생들로 가득했어. 김태형이 내리고 나 혼자 앉아서 갔어.
내가 내릴 정류장이 됐는데도 버스엔 사람이 겁났어. 그래서 낑낑대면서 문으로 가는데 진짜 가방으로 막혀서 지나갈수가 없는거야. 거기 문쪽에 앉아있던 남학생하나가 자기 친구였는지 통로에 서있던 애를 훅 끌어당겨서 내가 지나가게 길을 터줬어.
"뒤에 내리잖아."
EP05 (부제 : 여고생의 식탐)
학교앞에 먹을게 많으니까 아침에 올라오면서 사오게 되더라고. 편의점에 들려서 과자는 물론이고 음료수도. 편의점 2+1상품이라던지 1+1상품을 꿰고 있는 건 기본이지.
오늘도 바리바리싸서 교실로 향했어. 내 손에 들린 봉지를 보고 민윤기가 머리를 짚었어.
"돼지냐."
"뭐래. 너랑 같이 먹을거야."
"너 혹시 점심 안 먹냐?"
"먹을건데."
"야.. 진짜."
우리 윤기 누나가 많이 줄게! 하면서 윤기 머리통을 껴안았어. 아 미친 성이름 이거 안놓지?
윤기가 입이 좀 험하긴 한데, 착해.
내가 민윤기랑 짝지거든. 수업시간에 조심스럽게 과자를 터서 입에 넣고 우물거렸어. 옆에 민윤기도 주고 뒤에 김태형도 주고 앞에 앉은 전정국도 줬어.
그렇게 사이좋게 과자도 나눠먹고 사탕도 나눠먹으니까 벌써 점심시간이 되었어.
점심시간 종이 치자마자 급식실로 미친듯이 달려갔어. 다비켜! 이구역 급식왕은 나다!
"와 진짜 성이름."
"아까까지 빵도 먹고 그걸 또.."
"왜 안먹어. 제육볶음 핵맛."
민윤기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밥을 입에 넣었어.
제육볶음을 밥에 비벼서 크게 한술 넣자 민윤기가 입을 쩍 벌리곤 쳐다봤어. 맛있냐?
어, 존나.
석식도 먹고 배를 살살 문지르며 운동장을 걸었어.
"야, 배고프다."
"미친넘아. 작작 쳐먹어. 너 방금 밥먹고 나왔어."
"야 진짜 욕나오게 먹는다 너."
"임신했냐?"
차례대로 김태형 전정국 민윤기. 임신했냐는 너무 하잖아! 민윤기 정강이를 발로 찼어. 민윤기가 맞은데를 잡고 콩콩 뛰었어. 아, 존나.
EP06 (부제 : 괜찮아)
야자를 끝내고 내려오는데 계단이 되게 어두웠어. 불이 안켜져있어서. 학교 끝났다고 신나서 내려오는데 계단에서 발을 잘 못 디뎌서 발이 엉켰어. 그리고 그만...
"야! 괜찮아?"
"어? 아, 어. 괜찮아."
"진짜?"
"어어, 괜찮아."
넘어졌어...^^
거의 철푸덕..! 진짜 바닥에 쓸리듯이 넘어짐과 동시에 민윤기가 플래쉬를 켜는 바람에 넘어진 모습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마냥 비춰졌지. 민망함에 괜찮다고 추스리고 일어났어. 고개도 못 들고. 그래봤자 여자애는 나 혼자라서 넘어진거 다아는데. 심지어 지나가면서 와, 아프겠다 하는 말이 들리고. 정말.. 창피했어.
버스를 타러 정류장으로 넘어진 무릎이 너무 아프더라고. 정류장으로 나오니까 가로등 불빛에 내 무릎이 보이는데 와 양쪽이 다깨져서 피가 줄줄 나는 거야. 뜨뜻 미지근한 피가 다리로 흐르고, 눈이 화끈거렸어. 쪽팔린게 가시니까 아픔이 미친듯이 몰려 와서 김태형 팔에 매달렸어.
"야.. 진짜 아파."
"헐 뭐야. 완전 박살났네. 아프겠다."
"야, 이거."
김태형이 허둥대는데 민윤기가 옆에서 휴지를 건넸어. 학교 자판기에서 파는 휴지. 안어울리게 핑크색 포장지에 포장된 휴지를 받아들었고 민윤기는 버스 왔다며 타고 가버렸어. 와, 좀 심쿵.
멍하니 휴지를 들고 있는데 김태형이 휴지를 빼앗아 몇장 뽑더니 내 다리에 흐른 피와 무릎에 흐르는 피를 닦아줬어. 따끔거려서 아프다고 찡얼대니까 김태형이 고개를 들고 날 쳐다봤어.
"그러니까 쫌, 아. 기집애가."
"기집애가 뭐, 뭐!"
"됐다. 집가서 약발라."
이 날 하복 처음 입은 날이었는데 완전 배려쓰.
집와서 엉엉 울었던건 안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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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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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07 (부제 : 즐거운 체육대회)
오늘은 즐거운 체육대회 날이야!
두근두근하지? 사실 별로.
남자애들만 잔뜩 신났지, 나는 할게 없으니 그냥 이렇게 그늘에 앉아 쉬는 것 밖에 난 못해..
교복을 입고 등교해서 반티로 갈아입었어.
오늘도 민윤기는 일찍와서 반티를 입고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고 있길래 나도 반티로 갈아입고 살금살금 다가갔지. 놀래켜줘야지!
민윤기 등 뒤에서서 손을 뻗으려고 했는데,
"성이름, 하지마."
"예."
얌전히 옆에 앉을 수 밖에..^^
그런 민윤기 옆에 앉아서 얼굴에 열심히 찍어발랐어. 민윤기가 자꾸 얼굴에 그렇게 발라봤자 수박안된다고 뭐라하긴 했지만, 난 나만의 길을 간다. 김태형이랑 전정국도 오고 같이 사진도 찍었어. 김태형은 댄스부라서 장기자랑 연습하러가고 민윤기는 방송부라서 노동하러 갔어. 방송부는 워낙 바빠서 우리가 노비라고 부르지..^^ 윤기야 힘내.
그래서 가장 안 바쁜 전정국이랑 응원석에 앉아 운동장을 쳐다보고 있었어. 민윤기는 사진을 찍으러 이곳저곳 돌아다니고, 김태형은 여전히 연습하는지 내 옆자리를 맡아놓은 채 얼굴을 보이지 않았어. 결국 전정국이랑만 사진을 겁나게 찍었지. 하지만 전정국 승부욕이 엄청나서 전정국은 모든 종목에 참여했고 나는 본격적으로 체육대회가 시작된 후 쭉 혼자 응원석을 지켜야했어.
"전정국은?"
"연습끝났냐?"
"어.. 왜 혼자야. 애들 뭐해."
"지금 저기, 발야구."
연습끝나고 김태형이 내 옆으로 와서 부채질을 했어. 나는 바닥에 내려뒀던 봉지를 뒤적거려 음료수를 하나 건넸어. 이거 먹어. 김태형이 부채질을 하다 말고 내가 건넨 음료수를 받아들고 씩 웃었어. 고마워.
"둘이 연애하냐~"
"아 뭐래."
민윤기가 카메라를 들고 나타났어. 그리곤 우리 앞에 앉아 내게 손을 내밀었어. 나도 좀 도. 민윤기에게도 음료수를 건넸어. 그리고 민윤기가 제 목에 걸어둔 카메라를 벗어 내게 건넸어. 야 거기 봐봐, 전정국 개멋있음. 민윤기의 말에 카메라를 띡띡 눌러 전정국의 사진을 보았어. 와, 미친 포카리스웨트 광고 모델인줄. 뽀얀피부를 자랑 하며 땀을 줄줄 흘리는 전정국의 사진에 코피를 뿜을 뻔 했지 뭐야.
"나 이거 공유 좀."
"2차 가공 로고 크롭 안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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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08 (부제 : 비오는 체육대회)
첫째날 까지 우리반은 모든 종목 결승진출을 해냈어. 이건 모두 승부욕 전정국 체육부장님께서 이뤄낸 성과 겠지. 전정국은 우리반을 종합우승을 시키겠다는 목표와 의지로 활활 타오르고 있었는데 이게 웬 비.
둘째날은 전정국의 불타는 열정을 식히기라도 하듯 비가 주륵주륵 내렸어. 전정국은 아침부터 창밖을 내다보며 한숨을 쉬었고 민윤기는 방송부인 것을 티내듯 카메라로 그런 전정국의 모습을 담았어.
"비야 그쳐라 제발."
"야, 근데 비오면 어떻게 해?"
"몰라, 지금 짜증난다."
전정국은 눈을 감고 기도를 했어. 그리고 방송에선 비가 오니 체육대회 결승은 뽑기로 결정한다고 말했어. 뽑기라는 말에 전정국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우리반은 탄식을 내뱉었어. 아니 종합우승이 눈앞에 뻔히 보였었는데..! 전정국이 교탁 앞으로 걸어나가 당차게 교탁을 주먹으로 내리치며 반 아이들에게 선전포고를 하듯이 말을 꺼냈어.
"잘들어."
"..."
"종합우승은 우리다."
"..."
"무슨 일이라도 우리는 뽑기를 성공적으로 마친다."
전정국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애들이 환호를 했어. 그런 애들의 우렁찬 목소리에 나는 귀를 막았지. 민윤기는 생방송을 준비한다며 방송실로 향했어. 각 반 반장과 부반장 그리고 체육부장과 종목별 대표까지 모두 다섯명의 대표가 뽑기를 위해 중앙 현관으로 떠났어. 전정국은 떠나기 직전까지 앞문에서 종합우승을 외쳤고 부반장이었던 나는 그런 전정국과 함께 중앙 현관으로 향했어.
뽑기는 매우 간단했어. 1등부터 4등까지 적힌 종이가 들어있는 봉투를 종목별로 각 반 대표가 뽑아 1등부터 4등까지를 선출하는 방식이었어. 나는 2인 3각 경기를 맡았어. 종목별로 대표가 나가 뽑기를 했고 반에 남은 나머지 학생들은 반에 있는 티비로 그 모습을 관람했어. 축구부터 뽑기를 했고 거짓말처럼 우리는 1등을 차근차근 뽑아냈어. 하지만 농구에서 3등을 뽑았고 승부욕 전정국 체육부장님께서는 다음 종목 대표였던 내 어깨를 붙잡고 진지하게 말했어.
"부담없이 편안하게 뽑아, 이름아."
부담은 니가 주고 있그등요..
내 차례가 되어 전정국은 내 어깨를 두들기며 날 보냈고 나는 다른반 아이들과 함께 카메라 앞에 서서 가위바위보를 했어. 가위 바위 보!
아.. 망해 브러쓰.
그만 내가 꼴지로 뽑기를 하게 되었어. 그래서 다른반 아이들이 뽑고 남은 봉투를 받게 되었어. 이미 전정국은 승부욕에 눈이 멀어 허리에 손을 올리고 굉장히 떫은 표정으로 날 지켜보고 있었어. 하나 둘 셋! 동시에 봉투를 열고 안에 등 종이를 카메라에 펼쳐보았어.
옆에 다른반 애들의 종이를 보는데 3등 4등 2등, 그럼 1등은?
"이름아, 잘했어. 잘했어."
내가 1등을 뽑았어. 전정국이 바로 달려 나와 나를 번쩍 안고 막 돌았어. 정국아, 내가 1등 뽑았어!
그렇게 종합우승은 우리반이..^^
종합우승 기념 사진에서 난 땅바닥에 발을 붙이고 찍은 게 한 장도 없어.
왜냐구? 전정국이 나를 들어올리고 찍어서 그래..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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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09 (부제 : 정류장까지는 5분이면 충분하지.)
나와 김태형이 타는 버스는 무려 배차간격이 30분, 언제나 운행대기!^^
담임이 종례라도 늦게 끝내주는 날에는 종점까지 걸어가는게 일상이지 뭐. 학교에서 종점까지 거의 25분-30분 정도? 종점가면 버스 온다. 하여튼 그래서 담임이 종례를 조금만 늦게 끝내줘도 그 버스 하나 타겠다고 나와 김태형은 미친듯이 뛰어가, 진짜 정말로 미친듯이.
내가 원래 달리기가 이렇게 빠른 사람이 아닌데 그 버스 하나 타겠다고 겁나게 뛰다보니 자연스럽게 달리기가 빨라졌어.
우리학교는 큰 길에서 약간 작은 골목길로 올라가서 교문을 지나 언덕을 오르면 짜잔~ 있는 고등학교야. 그리고 심지어 집가는 버스를 타려면 그 길을 다 내려와 육교까지 건너야 해.
천천히, 여유롭게 걸어가면 음.. 약 십분정도? 하지만 우리가 겁나게 뛰어가면 오분이면 간다구..^^
"야, 버스 몇 분?"
"오분."
"아오 시벌, 담임 진짜."
이 날도 종례가 조금 늦게 끝나서 끝나자마자 미친듯이 뛰어갔어. 뛰어가면서 버스시간을 확인하고 김태형이 물어보면 대답해주고. 김태형이 내 손목을 잡고 미친듯이 뛰었어. 숨이 턱끝까지 차오르고 육교를 건너는데 저멀리 버스 머리가 보였어. 옘병, 다리가 후들거리고 금방이라도 뜀박질을 멈추고 싶었지만 저 버스 놓치면 삼십분을 기다려야하니까 엄청 뛰었지. 결국 겨우 버스정류장에 도착해서 버스를 타고 자리에 앉아 숨을 골랐어.
"이 짓을 삼 년이나 해야한다니."
"고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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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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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0(부제 : 비가오는 날엔1)
오늘은 모의고사 날이야. 상고에서 웬 모의고사람? 하고 생각했지만 이내 아, 하고 깨달았어. 우리학교에서는 취업 뿐 만아니라 대학도 가니까!
물론 나는 취업 쪽이라서 별로 크게 신경쓰이지 않았어, 그냥.. 수업 안하고 자는 날? 그 정도야 나에게 모의고사 날이란.
김태형은 취업이 아니라 진학쪽이라서 모의고사에 신경을 써야했지만 음.. 다음 모의고사부터 신경쓰시겠대!
모의고사의 아침이 밝고, 나는 늦잠을 잤어.
원래 늦잠을 잘 안자는데 늦잠을 자고 말았어. 되게 일찍 학교에 다니고 그랬는데.. 나는 일단 버스에 올랐어.
버스가 우리 학교를 약 네정류장 남겨두고 부터 하늘이 어둑어둑하더니 비가 쏟아졌어. 정말 콸콸 쏟아졌어.
누가 수돗꼭지를 틀어놓은거 마냥. 난 우산도 없는데. 나는 입술을 잘근잘근 씹었어. 같은 버스를 타는 김태형을 찾아봤어. 김태형이 웃으며 손을 흔들었어.
나는 조금 먼저 타는 편이라서 앉을 자리가 있어 앉아 있었지만, 김태형은 나보다 늦게 타서 자리가 없었어. 버스 안은 사람들로 겁나 붐볐어.
김태형의 손에 우산이 들린 것을 보고 안심했어. 내릴때가 되어 김태형과 서서 대화를 나눴어.
"우산있냐?"
"없어."
"나는 챙겨왔는데~"
"같이 써."
"옴마, 이거 근데 되게 작은데."
"괜찮아, 딱붙으면.."
버스에서 내려 김태형이 우산을 펼쳤어.
정말 두사람이 간신히 우산안에 몸을 구기고 들어갈 수 있는 정도의 귀엽고 깜찍한 우산이었어.
결국 나는 김태형에게 매미처럼 매달려 편의점까지 겨우 걸어갔어.
편의점에 들어가 우비를 샀어, 우산보단 우비가 편할것 같았어. 가방도 안젖고.. 머리도. 김태형도 나를 따라서 우비를 샀어.
우리 둘이 우비를 입고 우산을 쓰고 정말..^^ 되게 재미있었을 거야.
우비를 쓰고 우산까지 뒤집어썻지만 그래도 젖긴 젖었더라고. 그래서 우리는 교실에 도착하자마자 옷을 생활복으로 갈아입었어.
우리학교 생활복 정말 편하고 좋다. 난 사실 여름을 교복대신 생활복을 입고 견뎠어. 진짜 편해.
교복을 사물함 위에 널어두었어. 젖은 양말이랑 같이. 아까 편의점에 갔을때 양말도 샀어. 크으으 센스 만점.
민윤기가 다가와 내 머리를 털어주며 말을 걸었어.
"오늘 왜케 늦었어."
"늦잠.."
"너 평소 오는대로 왔으면 비하나도 안맞았겠다."
"왜?"
"딱 너 교실 들어올 시간부터 비 왔거든."
EP11(부제 : 모의고사와 꿀잠)
1교시 국어영역은 나름 괜찮았어. 다들 1교시에 첫 모의고사라서 그런지 양심상 삼십분은 깨어있더라고. 엄청났던건 바로 2교시 수학이지. 무려 100분 (맞나?) 아마 백분. 어떻게 수학을 한시간이 넘도록 풀어?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시험지를 받아들고 펼쳤을때, 미친. 일번부터 칠번까진 좆밥이었다. 풀만했다 이말씀. 근데 그 이후론..(절레절레) 심지어 주관식도 있네. 나는 시험지를 떠들어보며 한숨쉬다가 주위를 둘러봤는데, 아 미리 말해주지만 우리 시험지 받은지 겨우 십분 지났다.
"...와."
감탄사가 나왔다. 나와 김태형, 그리고 두 명의 학우를 제외한 나머지 스물일곱명은 죄다 책상에 엎드려 잠을 자고 있었다. 나 또한 십분안에 모든문제를 찍고 엎드렸다. 어떻게 나오든, 푼거보단 잘 나오겠지.
3교시 영어영역. 듣기평가는 내가 가장 자신있는 거였다. 그래서 듣기평가만 열심히하고 나머지는 작년에 학원에 다녔던 기억을 열심히 더듬어 풀어보고 모르는 것은 4번으로 찍었다. 모의고사는 역시 4번이지! 뿌듯하게 시험지를 내려다보곤 엎드려잠을 잤다.
드디어 마지막 탐구다. 아 지짜. 탐구는 뭐 겁나 쉬웠다. 심지어 배우지도 않은 생활윤리와 배우긴배웠는데 잘 모르는 일반사회였다. 알고보니까 탐구영역은 50점 만점에 1등급은 만점을 맞으면 나오는 것이었다.
마지막까지 끝내고 아주 꿀잠을 잤다. 맨날 모의고사만 치고싶다.
EP12(부제 : 빵점 정국)
모의고사를 모두치고 답지가 나왔다. 애들은 자신의 찍기 능력을 확인해보겠다며 채점을 시작했고 김태형은 국어영역 1번부터 비가 내려 펜을 던지고 시험지를 가방에 구겨넣었다.
전정국은 수학영역을 채점 중이었다. 민윤기는.. 여전히 자고 있었다. 민윤기에게로 다가가 학교 끝났다고 흔들어 깨웠다. 민윤기는 눈도 제대로 못 뜨고 가방을 싸곤 다시 엎드렸다. 어디서 미친 웃음소리가 들렸다. 전정국이었다.
"야! 나 수학 빵점이야!"
전정국의 말에 자고 있던 민윤기도 벌떡 일어나 박수치며 웃었다. 전정국에게 다가가 빵점 시험지를 구경했다. 옆에서 김태형이 거의 실성한듯 웃는 전정국의 어깨를 토닥였다.
"븅신새끼.. 걍 한번호로 찍지."
"그러게. 다음부턴 그래야겠다."
전정국은 번호를 요란하게 찍었고 빵점을 맞았다. 이건 전정국 평생 놀림감이다.
*
공지 올린지 지금 몇 분 이나 지났쬬..?
쿨럭(먼산)
보석이는 아니지만 우리 상고생도 많이 좋아해주세여
여러분 모두 애정해
새글에서 열심히 달려요! 하트빵야
암호닉은 새로 신청해주세요~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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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방탄 찐팬이 올린 위버스 글인데 읽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