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김태형] 태권도 국대와 동네 등신의 갭이란
W.superwo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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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딩 에그-내게기대
"으.."
이른 아침부터 시끄럽게 울려대는 벨소리에 끙끙거리며 기지개를 폈다. 천근만근인 눈꺼풀을 힘겹게 올리고서 바라본 핸드폰 화면엔 '태태♥'라는 글자가 떠있었다. 올림픽이 끝나고 긴장이 풀려서인지 아침잠이 많아진 나를 위해 매일 아침 모닝콜을 해주는 김태형이다. 여전히 비몽사몽한 상태로 여보세여..하고 말하니 목소리가 제대로 갈라진다. 처음 듣는 것도 아니면서 뭐가 그렇게 웃긴지 오늘도 낮은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일어나 이름아.'
"으응.."
'일어나, 학교 가야지. 눈 뜨고.'
잠결에 나온 내 잠투정에 또다시 푸흐흐 웃은 김태형이 다정함이 뚝뚝 묻어나오는 목소리로 나를 달랜다. 애써 눈에 힘을 주며 가만히 그 목소리를 듣고있으니 다시 잠든줄 알았는지 조금 크게 내 이름을 불러온다. 고마워, 나 일어났어. 하는 대답을 들려주자 잠시 아무 말 없던 김태형이 연인 사이에서만 할 수 있는 오글거리는 말을 내뱉고선 전화를 뚝 끊어버린다.
"빨리 준비하고 나와. 보고싶으니까."
먼저 전화를 끊어놓고선 귀가 빨개져있을 김태형의 모습이 상상되어 기분좋은 미소를 지었다.
*
학교에서도 우리가 사귄다는 사실이 다 퍼지자, 제대로 유명인사가 되었다. 어쩌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다는 사실보다도 더. 뭐, 다들 시시콜콜한 연애얘기에 얼굴을 붉힐 나이 아닌가. 학교에서는 되도록 김태형이랑 마주치지 않으려 하는데, 나도 모르게 나오는 자연스러운 행동은 친구들 앞이라도 숨기기가 힘들었다. 그 덕에 우리의 일화가 전교에 널리널리 퍼졌지만. 뭐 남을 통해 들려오는 우리 둘의 모습이 어떤지 듣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왜. 또 뭐."
"너 어제 형이랑 둘이 놀았다며?"
"남준오빠랑? 응. 맛있는거 사줬어 오빠가."
"어쭈? 그래서, 재밌었다 이거냐?"
우리 관계가 들키자마자 남녀 분반인 우리 학교에서 여자반인 우리반에 들어오는 것도 스스럼없어진 김태형은, 갑자기 교실에 들어와선 내 앞에 앉아 뚱한 표정을 지어보인다. 뭐가 문젠가 싶어 물으면 어제 남준오빠와 둘이 놀았던게 서운했던 듯 나를 밉지않게 째려본다. 연습을 마치고 집에 들어왔다가, 슈퍼가는 길에 퇴근하는 오빠와 만나서 근처 분식집에서 떡볶이 먹은게 다인데. 그게 뭐가 그렇게 질투가 났는지.
"그냥, 오빠가 요즘 좀 힘든가봐. 우리 중에서도 어른역할 도맡아 했고."
"..."
"그래서 그런 얘기 들어주고 한건데. 그것도 질투할래?어?"
내 말에 반박할 말을 못찾고 입을 꾹 다물어버리는 김태형이다. 심통난 어린애처럼 툴툴대다 금세 얌전해진 모습이 강아지 같아서 웃음이 새어나왔다. 언짢은 표정으로 머리를 만지작거리던 김태형은 다음엔 나랑도 같이 만나자고 조용히 말해온다. 웃으며 알겠다고 대답하니 완전히 풀린건지 흐흐 등신같은 웃음을 보여준다. 정말 에전엔 나랑 있어도 다른사람 있으면 안 웃더니 다 소문났다고 아주 표정이 가지각색이다. 이렇게 대놓고 질투도 하고. 그렇게 김태형과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는 와중에 입이 심심해졌다. 어제 김태형이 준 사탕이 생각나 가방에서 꺼내 입에 넣으니 흐뭇하게 웃으며 쳐다본다.
"맛있다."
"예뻐."
"..갑자기 뭐래."
"너무 예뻐, 성이름."
*
남준오빠는 어렸을 때부터 늘 의젓해야할 위치에 있었다. 집에선 장남이자 외동아들이었고, 같은 동네에 또래라곤 자기보다 어린 동생들 뿐이니 언제나 형,오빠였다. 남준오빠의 부모님은 그런 부분을 조금은 안타까워 하셨지만, 일찍도 철이 든 오빠는 의젓하고 바르게 잘 자라주었다. 우리는 비록 한살 차이지만 의젓하고 점잖은 오빠에게 자연스럽게 늘 의지했다. 고민이 생기거나 부모님과 다툴때면 제일 먼저 달려가는 사람이었다. 우리의 이야기는 그렇게 많이 들어주면서 정작 자신의 이야기는 잘 하지 않았다. 시간이 흘러가며 깨달은 점은, 오빠가 일부러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지 않은 게 아니라 털어놓을 사람이 없었던 게 아닐까 하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도 남준오빠가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주길 바라고 있었으니. 며칠 전에 내게 떡볶이를 사주던 남준오빠도 힘겹게 이야기를 꺼냈을 것이다.
"내가 일 할때마다 느끼는건데,"
"응?"
"너랑 태형이랑 지민이 참 대단한 것 같다. 정말로."
"..."
"나는 너네보다 더 나이가 있을 때 시작한 일이고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인데도 가끔은 너무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거든."
매일 나를 보면 잔잔히 웃어주던 오빠였는데, 이렇게 굳어있는 표정이 생소해서 아무 말 않고 오빠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었다. 자신의 심정을 털어놓을 사람이 필요했던 건지, 내 눈을 마주치지도 않고 그저 테이블만 바라보며 중얼거리는 오빠의 말은 꽤 오래 이어졌다. 가만히 듣고만 있으니 내가 지루해했다고 느꼈는지, 내가 너한테 무슨 얘기를 하는건지 참.. 미안해 이름아. 라는 말을 하고선 떡볶이 값을 계산하는 오빠였다. 조용히 걷다, 우리 집 앞에 도착하자 들어가, 오늘 미안했어. 괜한 애 잡아두고. 하며 쓰게 웃는 오빠에게 난 아무런 말도 해줄 수 없었다. 생각해보면 아직 오빠도 어린 나이인데. 우리는 오빠의 입장을 생각해보지도 않고 철없이 굴었던게 미안해서.
간만에 스케줄이 비었다는 지민이의 연락에 난 저녁에 남준오빠네 집을 쳐들어가기로 계획을 세웠다. 노을이 막 지는 시간에 김태형과 지민이와 군것질거리를 한가득 싸들고 오빠네 집에 무작정 들어섰다. 언제나 우리를 친 자식처럼 맞아주시는 오빠의 부모님께 꾸벅꾸벅 인사를 하고 오빠의 방에 쿠당탕, 큰 소리까지 내며 들어갔다. 연락도 없이 쳐들어온 우리를 보고 잠깐 놀라던 오빠는 이내 픽 웃으며 바닥에 앉았다.
"왠일이래, 어린이들."
"헐, 어린이래 우리보고."
"아 네네- 할아버님-"
나름 애정담긴 오빠의 호칭에 우리가 닭살스러워하며 웃기 시작했다. 과자를 까고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던 우리는, 순간 갑자기 찾아온 정적에 드디어 모인 이유를 말했다.
"오빠. 우리 몇살이게?"
"..? 열 아홉살이지 뭐. 왜 물어봐 갑자기."
"오빠랑 한 살 차이야!"
"응.근데."
"성인이랑 미성년자라는게 차이가 있긴 하겠지만, 나름 우리도 어른들 사이에서 지내면서 들은 말들도 많고 그래!"
"형, 우리가 이런 말 하기엔 좀 그렇지만 우리도 나름 철 들었다?"
"그래서 어린이들. 하고싶은 말이 뭔데?"
"힘든거 있으면 우리한테 말해도 된다고!"
"..."
"솔직히 여태까지 형만 우리 얘기 들어줬잖아."
우리의 말에 조금 놀란 듯 말없이 우리를 쳐다보던 오빠는 작게 웃으며 시선을 내려 과자만 바라보았다. 한참을. 우리는 오빠가 편히 입을 열때까지 조용히 기다려주었다. 누구하나 닦달하는 사람이 없었고, 누구하나 지루해하는 사람이 없었다.
"다 컸네, 어린이들."
우리는 꽤 긴 남준오빠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었다.
우리만의, 위로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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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누야ㅠㅠㅠㅠㅠ힘드러하지마ㅠㅠㅠㅠ엉엉
남준이 글은 태태 글 완결내고 나서..!! 연재할게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이제 곧 완결을 앞두고 있어서, 암호닉은 다음화(13화) 업데이트 전까지만 받을게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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