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나쁜 나의 인내심 기록기02
나의 멘붕을 멈춰준 것은 엄마의 비서 덕이었다. 엄마께 휴가 받은 그녀가 내 앞에 있자 바로 정신 차린 내가 상황을 물으니 데이트 하던 도중 왠 청년이 사람을 업는데 낯설지 않은 모습이라 다가가 얼굴을 봤는데 나여서 일단 우리 재단의 병원으로 옮겼다고 했다. 나는 소년이, 내가 그렇게 쓰러지고 나서 당황했지만 침착하게 내 상태를 확인하고 신속히 병원에 옮겼다는 말에 신기해서 소년을 보았다.
“왜,왜요. 왜 그렇게 빤히 봐요.”
너무 노골적이게 봤나 생긴 거와 다르게 숙맥인지 얼굴을 붉어졌다. 그 모습이 뭔가 마음 한구석을 간질간질 자극하는 것 같아 심술을 부리고 싶었지만 참았다.
‘토낀가?. 아니, 그거 생각나는데.. 되게 잘 놀래는 동물.. 눈도 크고.. 뭐였지..’
“아니, 그 상황에서 침착했다는 게 신기해서 이런 경험 많이 해보셨어요?.”
“저보다 연상이시니까 존댓말 안 쓰셔도 되요. 그냥 제가 체육하는 쪽이라 이런 교육 많이 받았거든요.”
아직도 선량한 척 존대를 썼더니 부담스러운지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살갑게 말한다.
‘참 신기한 애야. 보통 사람들은 첫인상부터 겁먹어서 오래 알지 않으면 이렇게 대화하기 어려운데 말야.’
나는 소년이 매우 신기했다. 아무리 내가 선량한 척 예의바른 척 해도 숨길 수 없는 게 있는지 날 처음 대면하는 사람들은 나를 매우 어려워했다. 그래서 여태껏 싸이코나 둔하다 못해 눈치없는 인간들을 제외하고 처음부터 태연히 대화를 이어가는 사람은 없었었다. 오직 소년을 제외하고. 그것이 못내 흥미로워 대화를 이어가려 쓰잘데기 없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래요?. 그럼 체교과 인가요?.”
“아니요. 전 검도해요. 그리고 존댓말 쓰지 마세요.”
“어,알았어. 근데 검도 하는데도 안전교육 같은 걸 배우는 구나.”
“경찰을 목표로 했어서 될 수있음 다 배우고 있어요. 그래서 유도도 하고 태권도도 하고 여러 가지를 했는데 지금은 검도로 굳어서 경찰을 할지 아님 이쪽으로 계속 나갈지 고민 중 이에요.”
“그렇구나. 몇 살인데?.”
“얼마전에 생일 지나서 18살이에요.”
“아,그래?. 생일 축하했어. 그나저나 고2면 한참 고민할 때네.”
“풉. 축하했어는 뭐에요.”
내 말이 웃겼는지 크게 웃는 소년은 굉장히 화사해서 심장이 철렁했다.
‘뭐지?.’
내 반응에 내가 이해가 안가 고개를 갸웃하자 소년이 웃음을 멈추고 눈치를 본다.
“아니..비웃었던게 아니라...”
“크,크흠.”
“아,잊고있었다.”
“너무해요,아가씨. 제가 데이트도 포기하고 회장님께 말씀도 안 올리고 보호자로 왔는데...너무해요. 어떻게 그렇게 냉정해요....”
비서가 구석에 찌그러져 하소연을 하든 말든 무시하고 소년의 얼굴을 보았다. 왜 그런 기분을 느꼈는지 알기 위해 바라보는데 소년의 얼굴이 당혹감으로 살짝 일그러진다. 그런 소년의 얼굴을 관찰하다 그제야 알것 같았다.
‘아..쟤 예쁘지. 작품을 보고 감탄하는 게 이런거구나.’
이성이라곤 회사에 방문할 때 스쳐보거나 업무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을 제외하고 없어 이상형이 없는 나에게도 소년은 꽤나 준수한 얼굴이었다. 아니, 그래서 일거다. 한 번도 이성과 가까운 적 없던 내게 장시간, 그것도 잘생긴 사람이랑 대화를 하니 면역이 약해질 수 밖에 없었다.
‘진짜 예쁘네. 맑은 눈, 긴 속눈썹. 단단한 얼굴선과 짙은 눈썹, 오뚝한 코. 곱상한듯 단단하게 생겼네. 근데 남자여서 그런가. 입술이 거칠어 보이네.’
이제는 삐질 땀이라도 흘릴 것 같은 소년이 내 눈빛을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지른다.
“왜,왜 그렇게 봐요!!.”
“아,예뻐서요.”
화악.
“네?.아가씨?.”
솔직한 내 답변에 순식간에 얼굴이 빨개진 소년과 경악어린 비서의 말을 뒤로하고 조용히 병실 벨을 눌렀다. 그러자 바로 들어온 간호사와 의사가 간단히 진찰하고 퇴원시켜줬다.
**
나는 병원 앞에서 헤어지기 위해 말을 시작했다.
“비서님은 이만 가보셔도 되요. 고마워요. 나중에 연말 보너스로 갚을게요.”
“아,감사합니다. 근데 아가씨.”
“왜요.”
“혹시...”
비서가 답지않게 말을 끈다.
“빨리 말해요.”
“아,아니에요. 안녕히 들어가세요!.”
그에 짜증이 확 올라 날카롭게 말하자. 움찔한 비서가 퍼드득 떨며 인사하고 간다.
소년과 둘이 남았다. 더 이상 흥미도 없지만 도와준 보상은 해야겠다 싶어서 저녁을 사준다 했더니 흔쾌히 승낙했다.
**
“어서오세요. 자리에 안내하겠습니다.”
소년이 승낙하자마자 내 차가 있는 곳으로 가 차에 태우고 우리 계열사의 레스토랑에 갔다. 아무 연락없이 갔어도 날 알아본 직원이 예약석으로 안내했다. 당연하단듯이 걷다가 입구에서부터 조금씩 걸음이 느려진 소년이 신경 쓰여 그제야 안부를 물었다.
“아, 혹시 양식 싫어해?. 못먹는 거 있어?. 해산물 알러지라든지.”
“아뇨. 매운거 빼고 다 잘먹어요.”
“그럼?.”
“뭔가 멋있으셔서요.”
자세히 보니 소년은 소녀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이런 상황은 약간 할리킹 같은 요소가 있으니까 소년도 그걸 느꼈는지 쑥스러운 얼굴을 하며 기분좋게 웃어보였다.
“그래?. 그럼 내가 연상으로서 더 잘 에스코트 해야겠네.”
능글맞게 웃으며 손을 정중하게 내밀었다.
“제게 에스코트할 영광을 주시겠어요?. 소년분?.”
화악.
소년의 얼굴이 수줍게 물든다. 흰 얼굴이 점점 분홍빛으로 물드는 게 여럿이 모여 만개한 벚꽃 같았다. 나는 다시한번 감탄했다.
“정말 예쁘네요.”
“네,네?.”
“아니에요. 손, 안주실 건가요?.”
“어,올려도 되요?. 닿는거 싫어하지 않으셨어요?.”
“내가 허락한건 괜찮아. 무안하니까 어서 손 올려줘.”
“아,네,네.”
겨우 손을 잡고 소년을 안내했다. 솔직히 나도 안내받는 입장이니 그냥 손을 잡은 것에 불과하지만. 소년의 손은 손바닥의 굳은살이 아니었다면 운동한다는 것을 모를 정도로 고왔다. 마디도 안 튀어나오고 크고 굵지만 긴 손이 참 신기했다.
‘이게 남자 손인가?.’
자리에 도착하고 나는 자연스럽게 소년을 의자에 안내해 앉혔다.
“어,괜,괜찮은데..”
“에스코트한다고 했으니까. 주문하는 거 도와줄까?.”
“어어.네.”
“알았어.”
나는 눈짓으로 직원을 불렀다.
“네.”
“오늘의 메뉴로 하는데 하나는 매운 맛을 내는 요소가 아예 없었으면 좋겠군요. 후식은...단거 좋아하니?.”
“어,네.”
내가 주문하는 모습을 멍하니 보던 소년이 내 질문에 격하게 반응한다. 그리곤 본인도 민망했는지 잔에 따라져있는 물을 마시며 큰눈을 또륵 굴리며 눈치를 본다. 웃음이 나올 것 같았다.
“그럼 후식도 단걸로 알아서..큽.”
나는 웃음을 참으려 애쓰며 말을 했지만 마지막엔 터트리고 말았다. 결국 터져서 테이블에 엎어져 끅끅 거리니 소년의 표정이 뾰로통 해 있다.
“미안. 귀여워서 그랬어. 내 주변에선 볼 수 없는 모습이라 신기하기도 했고 사과의 뜻으로 번호 좀 줄래?.”
사실 삐진 소년의 모습의 계속 웃음이 터질 뻔 했지만 꾹 참고 아까 전에 당황하느라 못했던 일을 끝맺으려 말을 꺼냈다. 그러자 소년도 그제 알았다는 듯이 눈을 크게 뜨고 입을 헤 벌린다.
“아..잊고있었다.”
“크흠. 그러니까 지금이라도 교환하자. 아, 난 성이름아. 잘 부탁해.”
“어?. 그러고 보니 통성명도 안했네요. 저는 최승철이에요.”
“그래. 승철아 잘 부탁한다.”
그뒤 나와 승철이는 활짝 웃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
“마지막엔 보기보다 훈훈하게 끝냈네. 그 후로 활짝 웃은 적도 없는데 요 깜찍이는 내 어디가 좋아서 울면서 고백한 걸까.”
간단한 회상을 끝내고 내 품 안에서 자는 승철이의 얼굴을 보다 눈가에 살짝 뽀뽀했다.
‘하아...얜 언제까지 자는 걸까. 벌써 머리에서 눈으로 왔다고... 최승철, 이 둔한 깜찍아. 이러다 너 큰일 나. 어휴... 진짜, 죽겠다.’
나는 다시 한번 한숨 쉬고 애기의 머리칼에 입맞추는 걸로 자신을 달랬다.
“후... 장하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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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후기
참고로 이 시리즈의 프롤과 01화는 조금 수정했어요. 내용이 바뀐게 아니라 오타라든지 문맥에서 매끄럽지 않던 부분 그리고 치환설정 부분을 바꿘을 뿐이니 안 읽으셔도 무방해요. 오늘도 읽어주신 분께 감사합니다. 괜찮다면 상냥한 말 한줄 부탁해요. 아, 그녀는 그의 내숭을 모른다 도요. 그럼 이만 언제나 좋은 날 보내세요.
오늘도 고마운 분들---[로운]/[호시기두마리치킨]/[긍데렐라]/[독방팬1호]/[슈오]/[유다안]/[귤쟁이]/[돌하르방] 감사합니다. 항상 힘이 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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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역드 차무희 전지현한테 대본 갔던거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