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이후로 넘 오랜만에 왔나요??
ㅜㅜ 저번화에 댓글 달아주신 분들 다들 감사하구 사랑해여..!!
댓글 다들 넘 귀여우셔서 혼자 읽고 또 읽는건 모르실거야 ㅎ
이번 화도 재밌게 읽어주세요 !! 재미는 별로 없지만..;ㅅ;
정주행 혹은 재탕 하시는 분들 위해서 포인트 낮췄어요 !
[카디] 청춘만세 04
w. 써틴
급식을 받으면서도 김종인은 아무런 말이 없었다. 평소였으면 촐랑대는 아이들의 말에 몇번 웃고 맞장구를 치고도 남았을텐데, 김종인은 그냥 묵묵히 밥을 먹었다. 김민석이 내게 귓속말로 쟤 왜 저래? 라며 물어봤고 나는 그저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고개를 저을 수 밖에 없었다. 박찬열이 기분이 저조한 김종인을 눈치채고 김종인 식판의 고기를 훔쳐 먹었다. 박찬열은 잠깐 눈치를 봤으나 아무 반응 없는 김종인의 얼굴을 보고 궁금한 얼굴을 했다. 평소였으면 밥을 다 먹고도 남았을 시간이었지만 김종인은 반 이상 급식을 남긴채 젓가락을 내렸다.
김종인의 그 상태는 계속 됐다. 아까는 억지 아닌 억지를 써 가면서 앉았던 내 뒷자리도 원래의 주인에게 되 돌려 주고 자기 자리로 돌아갔고, 항상 수업이 끝나고 축구부 훈련 가기 전에 김민석과 나에게 간다고 말했었는데 오늘은 그냥 아무 말 없이 사라졌다. 오늘 처음 같이 집에 가기로 했는데, 이렇게 어색해서 어떻게 같이 걸어가지. 김민석이 나를 자습실에 데려다 주면서 그렇게 말했다.
"쟤, 이소정 얘기 나오고 나서부터 그랬지?"
"어.. 그런것 같다."
"쟤 눈 크고 동글동글 하게 사람 좋아한다고 하긴 했는데, 이소정 좋아하나?"
뭔가 머릿속에서 확 지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런가? 내 물음같은 대답에 김민석은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 이소정 예쁘거든, 눈 진짜 크고 진짜 막 하얗고 동글동글 귀엽게 생겼어. 몰랐다고 대답하면서 나는 자습실 문을 열었다. 김민석이 손을 흔들었고 나도 잘가- 라며 인사를 했다. 자습실에 12라고 적혀진 책상에 내 가방을 올려놨다. 자리에 앉아 한참 김종인을 생각 하고 있었는데 종이 쳤다.
-
자습이 끝나는 종이 쳤고 나는 가방을 챙겼다. 자습실 창문 밖으로 운동장에서 어수선하게 움직이는 축구부가 보였다. 종이 침과 동시에 그들도 이제 집에 갈 준비를 하는 듯 보였는데, 그 사이에서 오직 김종인 만이 계속해서 운동장 위를 뛰고 있었다. 김종인의 새까만 축구화에 밟힌 운동장 잔디들이 힘 없이 쓰러졌고, 김종인은 높이 선 조명의 빛을 받으며 공을 가지고 화려하게 뛰었다.
그 모습을 그저 물끄러미 쳐다만 보고 있다가 가방을 매고 자습실의 밖으로 나왔다. 학교 건물을 나오면서 숙직실 아저씨와 마주쳤고 나는 김종인의 생각에 인사도 하지 못 한채 아저씨를 지나쳤다. 그러곤 운동장 쪽으로 걸어가서 운동장과 학교 사이에 위치한 스탠드에 앉아 김종인이 뛰는 모습을 지켜봤다. 한참 뛰고 있던 김종인은 날 보고 멈춰 서서 크게 숨을 고르더니 내게 들리게 소리쳤다.
"10분만!"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김종인은 땀이 뚝 뚝 떨어지는 머리카락을 손으로 헤집었다. 공중에 김종인의 땀이 분무기로 뿌린 것 마냥 흩어졌다. 김종인은 내가 신경이 쓰였는지 뛰던 속도를 점점 줄이더니 마침내 운동장에 널브러진 새빨간 콘들을 쌓아 올렸다. 하나로 겹쳐 올려진 콘을 들고 체육관 쪽으로 걸어가는 김종인의 뒷모습을 보자니 벅차게 달려가 꼭 안아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종인은 곧 운동장으로 돌아와 내게 말했다. 가자.
응. 나는 그렇게 말하고 스탠드에 엎어진 김종인의 까만 가방을 집어 들어 김종인에게 건넸다. 김종인은 아무 말 없이 손을 내밀어 가방을 받아 맸다. 어색한 분위기가 맴돌았고 나는 침 삼킬때 마저 김종인의 눈치를 봤다. 사박 사박, 운동장 잔디가 신발에 밟혀 쓰러졌고 걷는 소리가 조용했다. 학교를 나란히 걸어 나오다가 교문을 지나면서 내가 김종인에게 말했다.
"...이소정, 좋아해...?"
내 목소리에 김종인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쳐다봤다. 나는 김종인이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자 말을 더듬었다. 아니, 아,아까 니가. 이소정 이야기 나오, 니까 막 기분이 이, 이상한 것 같길래. 나는 멋쩍게 머리카락을 긁적였고 김종인은 내 말을 듣고서는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렸다.
김종인이 다시 앞 쪽을 보더니 입술을 쭉 내밀곤 고개를 약간 끄덕였다. 김종인이 고민할때 나오는 표정. 김종인은 아이들이 밥을 먹으러 밖으로 무단 외출 하자고 부추길 때도, 또 김민석이 다음 시간이 무슨 과목이냐고 물을때도 저런 표정을 지었다. 내가 김종인을 좋아해서 그런게 아니라, 김종인의 저 표정은 참 귀엽다. 고민을 다 끝냈는지, 김종인은 나를 다시 보더니 조용하고 낮게 말했다.
"좋아하지... 그래, 맞아. 좋아해."
나즈막하게 흘러나온 김종인의 목소리에 순간 울컥하는 감정이 내 안에서 올라왔고, 나는 간신히 그것을 꾹 꾹 눌러 담았다. 나는 자기를 좋아해서, 명확한 이유도 없이 화를 내길래 하루종일 눈치를 봤는데 그 다운된 기분의 원인이 이소정을 좋아해서라니. 김종인에게 왠지 모를 배신감이 들었다. 김종인은 붉으락 푸르락 하는 내 얼굴을 보고 웃더니 '무슨 생각하냐? 꼬맹이' 라며 내 볼을 꼬집었다. 나는 으으 거리는 소리를 내며 김종인이 손을 흔드는 대로 얼굴을 따라 흔들었고 김종인은 답지않게 커다랗게 웃음을 터트렸다. 김종인의 짙은 눈이 예쁘게 휘어졌다.
김종인이 갑자기 내 가방 아랫쪽에 손을 대더니 가방을 확 들어올렸다. 어우-. 김종인이 손을 확 빼자 교과서와 보충 교재가 가득 찬 가방이 떨어지다가 어깨에 걸려 둔탁한 소리를 냈다. 갑자기 무겁게 내려앉은 가방 때문에 내 몸이 뒤로 휘청했다. 김종인이 내 어깨에 있던 가방 끈을 손으로 걷어 내더니 고리를 잡아 자기 쪽으로 가져갔다. 나는 가방이 사라져 허전한 내 등 뒤를 돌아보고 김종인을 다시 쳐다봤다. 김종인은 내 머리 위에 손을 얹고 말했다.
"이렇게 무거운 가방을 매고 다니니까, 키가 안 자라지."
"그럼 안 매고 다니면 커?"
"그건 아닌것 같다. 미안."
김종인이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말했다. 앞으로 내가 계속 니 가방 들어줄게, 꼬맹이. 나는 꼬맹이라는 말에 반사적으로 김종인을 살짝 째려봤고 김종인은 입모양으로 뭐, 뭐 거리면서 내게 도발했다. 밤바람이 우리 둘을 휩쓸고 지나가자 김종인이 운동하느라 흘렸던 땀 때문에 약간 떨며 두 팔을 감쌌다.
"아... 춥다."
그 말을 끝으로 우리 둘은 어둑어둑한 밤 거리를 아무 말 없이 걸었다. 나는 이어폰을 끼고, 김종인은 핸드폰으로 페이스북을 하면서 우리 집에 다 와 갈 때 까지 그렇게 걸었다. 아무래도 아까 했던 이소정 이야기 때문인지, 아무리 무마하려고 해도 어색함이 가시지를 않았다. 한 10분쯤 걷자 내가 사는 아파트 단지가 나오고, 정문의 경비실 앞에서 김종인은 내 가방을 내게 돌려줬다. 내 귀에 꽂힌 이어폰을 손으로 당겨 빼내고는 잘 들어가라며 인사해주는 김종인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일부러 더 신경질 적으로 말했다. 귀 아파, 멍청아.
김종인은 약간 건성으로 내게 사과하고서 돌아섰다. 그 무심한 등에 여태까지 참아왔던 원망이 터졌고 나는 김종인이 보지도 못 하지만 화난척 머리가 날릴정도로 빠르게 돌아서 아파트 단지 안으로 걸어갔다. 그와 동시에 휴대폰 페이스북 알람이 뜨면서 김종인이 쓴 글이 휴대폰 상단바에 떴다.
-김종인님이 회원님과 같이 있었다고 글을 올렸습니다.
: 도경수 꼬맹이 가방 개 무겁다. 안 그래도 작은 키 더 작아진다 도꼬 ㅋㅋㅋㅋ
지극히 김종인 같은 그 말투에 나는 나도 모르게 웃음을 흘렸다.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
어제 딸이 성심당에 가서 빵을 많이 사와서 친정엄마한테 좀 드렸는데.thre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