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아리는 05
-쵸코-
"당장 그년 데리고 와."
"네, 알겠습니다."
"죽은 체로."
"...네?"
"죽이라고. 알아들었어?!"
"네, 마담."
"아아, 데려오지 않아도 돼. 그냥 죽여."
니년이 감히 나를 벗어나려고 해?
어림도 없지.
[우리 동아리는 05화]
시끄러운 알람 소리에 잠에서 깨버렸다.
부스스한 머리를 손가락으로 대충 빗으며 정리를 하고 씻으러 화장실에 들어갔다.
어제 호석이 덕분에 집에 무사히 들어갈 수 있었고 집에 들어서자 문 앞에 서 있는 민윤기에 놀라 소리를 질렀다.
소리 지른 나와 눈이 마주친 민윤기는 별말 없이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표정이 심상치 않아서 살짝 쫄았었는데 별말이 없었기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방으로 재빨리 들어갔다.
뭔가, 조금 서운했지만 서운한 감정은 잠시뿐이었다.
내 주제에 무엇을 바랄까. 따뜻했던 감정을 느끼고 좋아했던 내가 너무 바보 같았다.
교복을 입고 나오니 민윤기가 밥을 차리고 있었다.
"빨리 와서 밥 먹어. 지각하겠다."
"너 맨날 지각하잖아."
"...아닌데."
"맞던데. 항상 수업 중간에 들어왔어 너."
"너 나한테 관심있냐?"
밥을 먹는 나를 빤히 바라보던 민윤기가 턱을 괴고 씩 웃으며 말도 안되는 말을 해왔다.
순간 입에 있던 내용물을 뿜을 뻔했지만 간신히 참았다.
"미쳤어? 아니거든?"
"미칠 거 까지야. 격한거보니까 맞는 것 같은데."
"허, 착각도 자유지."
"그럼 착각하지 뭐."
"...어?"
"난 옷 갈아입을 테니까 천천히 먹어. 그러다 체할라."
"......"
...저기요, 난 지금 너 때문에 체할 것 같거든요?
민윤기가 손을 뻗어 내 머리를 쓰다듬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갑자기 얼굴에 열이 올라오는 게 느껴졌다. 뭐야, 나 왜 이래...?
슬그머니 민윤기가 쓰다듬었던 내 머리에 손을 올린체 살짝 웃고 있는데 민윤기의 방문이 벌컥 열렸다.
놀라서 손을 내리고 밥을 황급히 먹으니 민윤기가 다시 내 앞에 앉았다.
"깜빡했네. 너 혼자 먹는 거 싫어하지."
"...괜찮다고."
"내가 안 괜찮아."
그래, 지금 내가 안 괜찮아.
교복을 갈아입다가 급하게 나온 것인지 와이셔츠 단추가 다 안 닫혀있었고 넥타이가 삐뚤어져 있었다.
근데 문제는 와이셔츠 사이로 보이는 민윤기의 쇄골이었다.
괜히 나쁜 마음을 먹게 하는 민윤기의 쇄골에 고개를 더 숙이고 밥을 빨리 먹었다.
남자가 뭔 여자보다 피부가 하얘.
내가 급하게 먹자 민윤기가 물을 떠다 주며 천천히 먹으라고 타박했지만 나는 그 말을 듣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밥을 다 먹었고 양치를 마친 후 민윤기와 같이 집을 나섰다.
"...어?"
"왜."
내가 잘못 본 건가?
민윤기와 같이 학교를 가는 도중 골목길에서 검은 옷을 입고 검은 마스크를 낀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놀라서 가던 걸음을 멈추고 골목길을 쳐다보자 아무도 없었다.
고개를 갸웃거리자 민윤기가 왜냐고 물으며 나와 같이 골목길을 쳐다봤다.
"누가 있던 것 같아서."
"아무도 없는데?"
"...내가 잘못 봤나 봐."
"정신 좀 챙겨라."
이상하네. 분명 본 것 같았는데.
민윤기가 장난식으로 내 머리를 살짝 밀었고 그에 웃어 보이며 다시 학교로 향했다.
.
.
.
"탄소야 안녕. 어제는 잘 들어갔어?"
"응. 덕분에."
동아리실에 들어서자 호석이가 웃으면서 내게 인사를 건넸다.
나도 인사를 하고 웃으며 호석이 옆에 앉으려는데 누군가 내 목을 감싸 안았다.
"탄소야, 나한테는 인사 안해?"
"...놔라."
목소리를 들으니 딱 김태형이네.
웃던 표정을 굳힌 체 김태형의 품에서 벗어나려고 버둥거리자 김태형이 낮게 웃으며 나를 더 세게 끌어안았다.
"그렇게 버둥거리면 더 안 놔주고 싶은데."
"...놓으라ㄱ,"
"놓으라잖아."
안되겠다 싶어서 명치를 치려고 팔을 들었는데 전정국이 나타나서 나와 김태형을 때어놓았다.
무서운 표정으로 김태형을 째려보는 전정국을 가만히 쳐다보자 김태형이 툴툴거리며 말했다.
"치, 정국이 너무해."
"......"
"태태 삐져써."
"아오, 저새끼를 그냥!"
"참아라. 참아."
입술을 내밀며 고개를 옆으로 돌린 김태형이 꼴 보기 싫었는지 전정국이 주먹을 들며 때리려고 하자 호석이가 자리에서 일어나 황급히 전정국을 말렸다.
호석이의 말림에 화를 삭힌 전정국이 이내 나를 돌아봤다.
그에 당황한 눈빛으로 전정국을 쳐다보자 나를 빤히 내려다보더니 곧 나에게 초코우유를 건넸다.
"...뭐야?"
"그냥, 마시라고."
"고마워..."
고맙다고 받아들며 웃는데 전정국의 얼굴이 빨개졌다.
하지만 곧 이런 훈훈한 분위기는 김태형에 의해 깨져버렸다.
"고맙다 정국아!"
"......"
"......"
김태형이 내 손에 들고 있던 초코우유를 뺏어서 마셔버린 것.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졌고 전정국의 얼굴을 말로 허용할 수 없을 만큼 무섭게 변했다.
"...김태형."
"응? 왜 정국아?"
"너 오늘 뒤졌어."
김태형이 분위기를 느꼈는지 슬금슬금 뒤를 향해 걸었고 전정국은 살벌한 말을 마치고 김태형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곧 둘의 정신없는 추격전이 반 안에서 일어났다.
헛웃음을 흘리며 그 둘을 쳐다보고 있는데 어느새 책상 위에 누워 잠을 청하고 있는 민윤기가 보였다.
쟤는 언제 저러고 있었데...?
고개를 으쓱이며 창문 쪽으로 걸어가 등교하는 애들을 구경하고 있는데 나무 뒤에서 오늘 아침에 봤던 남자를 발견했다.
"...어?"
"시발."
"......"
더 자세히 보려고 창문을 여는데 뒤에서 민윤기의 욕설이 들려왔다.
나 때문인 줄 알고 천천히 고개를 드는데 민윤기의 시선은 전정국과 김태형을 향해 있었다.
아, 내가 아니구나.
"좀 닥쳐라. 어? 잠 좀 자자."
"아니, 김태형이 내가 김탄소한테 준 초코우유 뺏어 먹었다고."
"흥. 나는 그냥 먹고싶어서 먹은 것 뿐이야!"
"이새끼가 진짜!"
"고작 그것ㅍ때문에 소중한 친구의 멱살을 잡다니. 정국이 쪼잔이!"
"뭐? 쪼잔? 쪼자안?"
민윤기가 잔뜩 인상을 쓰고 머리를 헤집었다.
"김태형이 뺏어먹은 건 잘했네."
"...뭐? 그게 뭐가 잘한 거야!!"
"김탄소."
"어?"
"초코우유 마시고 싶어? 내가 사줄게."
"....ㅇ,어. 그래 고마워."
"자, 끝. 이제 닥치자 얘들아. 응?"
빠른 속도로 말을 마친 민윤기는 다시 책상에 누워 잠을 청했다.
전정국이 민윤기의 어깨를 흔들며 뭐가 잘한 거냐며 소리를 쳤지만 곧 뒤통수를 한 대 맞음으로써 상황은 일단락됐다.
나는 다시 창문 쪽으로 고개를 돌렸고 그 남자가 있었던 나무를 보는데 그 남자는 보이지 않았다.
이상하다. 분명히 봤는데.
아, 모르겠다.
.
.
.
"근데 우리 수업 안 들어가도 돼?"
점심을 먹고 한가롭게 동아리실에 앉아있는데 갑작스럽게 드는 생각에 질문했다.
점심시간은 훌쩍 지났고 수업을 하고 있을 텐데 아무도 교실로 들어가지 않았다.
내 질문을 들은 애들이 각자의 할 일을 멈추고 다 나를 쳐다봤다.
오우, 이런 시선은 좀 부담스러운데...
김남준이 씩 웃으며 책을 덮고 나에게 말했다.
"안 들어가도 상관없어."
"왜? 수업일수 못채우면 졸업 못하잖아."
순간 말을 내뱉고 아차 했다.
우리는 지금 졸업이 목표가 아니라 자살이 목표니까.
내 말에 김남준이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쳐다봤다.
"내가 무슨 말을 할지 알고 있지?"
"...응. 대충."
아, 괜히 말을 꺼냈다.
분위기가 살짝 어두워졌다.
내가 슬쩍 눈치를 보고 있으니 지민이가 내 옆에 앉아 웃으며 애들에게 말을 했다.
"아 이 분위기 뭐야~"
"넌 뭔데 갑자기 김탄소 옆에 앉아."
"헐, 전정국 왜 이래? 앉을 수도 있는 거지!"
전정국이 박지민의 말에 입을 꾹 닫고 휴대폰을 했다.
분위기가 더 이상해지자 박지민이 어색하게 웃으며 내 어깨에 팔을 올렸다.
"얘들아 내가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우리 오늘 놀자!"
"...갑자기 왠..."
"그냥 우리들끼리 추억 좀 만들어보고 싶어서..안돼?"
박지민이 울상을 지으며 말하자 애들이 고민을 하며 서로의 눈치를 봤다.
추억이라. 추억 만드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
"그래, 난 찬성."
"헐! 탄소야 사랑해!"
내가 먼저 박지민에게 찬성한다고 말하자 박지민이 나를 껴안으며 웃었다.
"나도 찬성."
"헐? 윤기가 웬일이래!"
"근데 너 떨어지지?"
민윤기가 인상을 찌푸리며 나와 박지민에게 다가와서 박지민을 떨어트려 놓았다.
박지민이 입을 삐죽이다 민윤기의 살벌한 표정을 보고 입을 집어넣었다.
차례대로 좋다며 수긍을 해왔고 김석진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지금 나가자고 말해왔다.
...나는 김석진이 학생회장이라서 모범생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보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학교 밖으로 나왔다.
나온 것 까지는 좋은데...
"근데 어디가?"
"......"
다시 내가 애들에게 질문을 했고 이번에는 아무도 내 물음에 대답을 해주지 않았다.
그렇게 서로 멍때리며 시내 한가운데에 서 있다가 참다못한 내가 애들을 이끌었다.
"나 가고 싶은 곳이 생겼어. 가자!"
"...어딘데?"
"노래방!"
"뭐?!"
"헐, 좋다. 가자."
"완전 오랜만이네."
"싫어. 안가."
"...노래방은 좀..."
내가 가고 싶은 장소를 말하자 상반되는 반응이 나왔다.
좋다는 사람과 싫다는 사람.
김태형과 박지민은 좋다면서 오히려 잘 아는 노래방이 있다고 나를 이끌었다.
그리고 의외로 전정국도 반대를 하지 않았다.
김석진과 김남준은 내키지 않아 하더니 내가 가자고 조르자 알겠다며 김태형과 박지민을 따라갔다.
호석이야 내 말이면 다 들어주니까 그게 그렇게 가고 싶었냐고 웃으면서 말한 뒤 내 머리를 두어 번 쓰다듬고 둘의 뒤를 따라갔다.
문제는 민윤기.
"왜 안 간 다는 건데!"
"시끄러운거 질색이야."
"..제발 가자 응?"
"......"
"응? 응? 내 평생 소원이야!"
"...싫다니까."
"그럼 같이 가면 내가 소원 들어줄게!"
너희들끼리 놀라며 뒤를 돌아가는 민윤기를 재빨리 붙잡으며 꼬드겼다.
소원 들어준다는 말에 민윤기가 멈칫하더니 나를 가만히 내려다봤다.
"정말?"
"응! 진짜!"
"...거짓말이면 혼나."
아싸. 곧 민윤기가 노래방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노래방에서 신나게 놀면서 웃고 즐겼다.
행복했다. 행복이라는 감정을 느껴본 게 언제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에 웃음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얘들아 잠시만 나 화장실 좀 갔다 올게"
"오냐. 빨리 와! 태형님이 널 위한 세레나데를 불러줄게!"
"...지랄하네."
전정국의 욕설을 듣고 흐뭇하게 웃으며 화장실로 향했다.
볼일을 보고 손을 닦고 거울을 보는데 내가 달라져 있었다.
어두운 내가 아니라 밝은 나로.
이게 모두 그 애들 덕분이지.
처음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애들이랑 함께한다면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이 애들이라면.
얕게 웃고 화장실을 나오는데 내 앞에 아침에 봤던 남자가 서 있었다.
검은 옷에 검은 마스크를 쓴 남자.
움찔거리며 뒤로 살며시 물러나자 남자가 마스크를 내려 나에게 웃어 보였다.
"미안한데 저 좀 도와주시겠어요?"
"...네? 그게 무슨."
"오늘 아침에 저 봤죠? 골목길에서."
"...네."
"사실 제가 윤기랑 친한 형이거든요. 윤기가 저를 만나주지 않아서요."
"......"
"오해를 풀고 싶은데... 그래서 아침부터 계속 쫓아왔어요. 놀라셨다면 미리 사과드립니다."
"...ㅇ,아니예요."
아, 나를 쫓아온 게 아니었구나.
괜히 쪽팔려져서 얼굴이 붉어졌다.
"저 괜찮으시다면 자리 좀 옮겨도 될까요? 여기서 말하면 윤기가 볼까 봐."
"앗, 네! 밖으로 나가요!"
"감사합니다. 착하시네요."
남자가 고맙다고 웃으며 고개를 숙였고 노래방 밖으로 나가 골목길로 들어섰다.
음, 조금 깊게 들어온 것 같은데...
"...저기, 어디까지 들어가시는 거예요?"
"아, 다 왔어요. 여기라면 아무도 모르겠죠?"
내 말에 남자가 혼자 중얼거리더니 걸음을 멈추고 웃으며 나를 돌아봤다.
"근데 민윤기랑 무슨 오해가 있으시길, 억!"
"......"
"...ㅇ,이게, 무슨. 커헉,"
남자에게 질문을 하는 순간 날카로운 쇠가 내 배에 꽂히는 게 느껴졌다.
떨리는 손으로 내 배를 움켜잡자 남자가 괴이하게 웃으며 나를 내려다봤다.
"뻥이야. 순진하긴."
"...ㅇ,아...아아..."
배에서 느껴지는 엄청난 통증에 움직이지 못하고 그 자리에 가만히 있자 남자가 내게 가까이 다가왔다.
"그러게. 왜 도망갔어."
"......"
"왜 혼자 명줄을 줄여?"
"....아,아아..."
"아파? 내가 빼줄게 걱정마."
남자가 미친 듯이 웃으며 내 머리를 두어 번 쓰다듬더니 내 배에 박힌 칼을 망설임 없이 빼냈다.
그에 내 배에서는 피가 뿜어져 나왔고 나는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쓰러졌다.
"....하아,하,"
"좀 깊게 쑤셨으니 살 가망성은 없겠지. 그럼 잘 있어라."
남자가 내 얼굴을 발로 슬쩍 밀더니 골목길을 빠져나갔다.
점점 희미해지는 눈가에 눈을 비비려고 손을 들어보았지만 그러지 못했다.
의식이 사라져 가고 눈이 감기는데 골목길에서 누군가 나를 향해 급하게 달려왔다.
그 모습을 보고 나는 눈을 감았다.
"...김탄소!!!!!!!!"
그렇게 빨리 죽고 싶다고 소원을 빌었을 때는 안 들어주더니 이제 죽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니까 들어주는 건 무슨 경우인데.
역시, 하늘은 믿을게 안돼.
평범하게 더 놀고 싶었는데.
평범하게 웃고싶었는데.
이제...
조금은 살고 싶었는데.
나의 운명은 결국 이거였네.
우습다. 내가 너무 우스워.
그래도 이건 고맙네.
살 마음이 조금 생겼을 때 죽여줘서.
내가 그 아이에게 더 큰마음이 생기기 전에.
접해보지 못한 감정이 생기기 전에 죽여줘서.
모두 안녕.
+에필로그+
[1년 후]
한 무덤 앞에 일곱 명의 남자들이 정장을 입고 서 있다.
그들의 표정은 모두 슬픔에 가득 차 있었다.
"우리한테 왜 이러냐. 김탄소."
윤기가 무릎을 꿇고 무덤에 손을 올리며 말을 했다.
그에 지민이는 고개를 숙이며 눈물을 참았다.
"우리 동아리가 왜 만들어진 건데. 죽으려고 만들어진 건데. 왜 자꾸 못 죽게 해."
"......"
"왜 자꾸 죽으려고 할 때마다 나와서 괴롭혀!!!!"
결국 윤기가 눈물을 흘리며 오열을 했다.
석진이가 윤기 곁에 앉아 윤기의 어깨를 토닥이며 눈물을 삼켰다.
"...시발. 내가 김탄소 죽인 새끼 꼭 찾을 거야."
정국이가 입술을 짓이기며 꽃을 던지듯이 놓고 먼저 무덤가를 빠져나왔다.
그 날이 마지막이었다. 살아있는 탄소를 보는게.
호석이 맑은 하늘을 올려보며 그 날의 일을 생각했다.
그 날 탄소는 윤기의 발견으로 빠르게 병원으로 이동되었지만 살지 못했다.
피를 너무 많이 흘린 게 사망 원인이었다.
윤기와 남준이가 힘을 합쳐서 탄소를 죽인 사람을 찾아보았지만 찾지 못했다.
분명 엄청난 실력자임이 틀림없었다.
탄소가 죽었지만 아직도 학교는 지옥과 다름없었다.
무리들은 창년이 잘 죽었다며 비웃었고 선생님들 또한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그렇게 탄소의 존재는 학교에서 사라졌다.
졸업식 날 호석이와 아이들은 예정했던 대로 죽으려고 만발의 준비를 했었다.
그러나 죽지 못했다.
탄소 때문에.
모두 고통 속에서 죽지 않으려고 수면제를 먹고 잠이 들었다.
그런데 호석이는 꿈을 꾸었다. 탄소의 꿈을.
"호석아 안녕."
"...탄소야. 너...!"
탄소가 흰색 원피스를 입은 체 자신에게 밝게 인사를 해왔다.
그에 호석이가 눈을 크게 뜨며 탄소를 쳐다보다가 눈물을 흘렸다.
"뭐야. 왜 울어!"
"...너,너 진짜...."
"울지마. 나 괜찮으니까."
"뭐가 괜찮아!!!"
호석이 울자 탄소가 당황한 표정을 짓더니 곧 호석이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호석이 탄소를 껴안았고 탄소는 호석이의 등을 토닥이며 희미하게 웃었다.
"호석아."
"......"
"죽지마."
"...뭐?"
"죽으면 안돼. 너도. 애들도."
"...무슨 소리야."
"말 그대로야."
탄소가 호석이의 눈을 자신의 손으로 가렸다.
꿈인 게 분명한데 탄소의 온기가 느껴졌다.
곧 탄소의 온기가 사라졌고 눈을 떴을 때 자신은 멀쩡했다.
죽지 않았다. 호석이가 넋을 놓고 자리에서 일어나자 애들이 서서히 눈을 뜨기 시작했다.
모두 죽지 않고 살았다.
"시발."
윤기가 욕을 내뱉었고 곧 모두 눈물을 흘렸다.
호석이가 얘기를 들어보니 모두 자신과 같은 꿈을 꾸었단다.
탄소의 꿈을.
호석이는 아직도 탄소의 온기를 기억한다.
절대 잊을 수가 없다. 너를.
너가 너무 보고 싶다.
호석이는 꽃을 무덤가에 살며시 내려놓고 그곳을 빠져나왔다.
더는 버틸 수가 없었기에.
그건 다른 애들도 마찬가지였는지 호석이의 뒤를 따라 나갔다.
석진이 오열하는 윤기의 어깨를 토닥이다 자리에서 일어나 애들을 따라나섰다.
"....왜, 왜 자꾸...!"
윤기가 주먹을 들어 땅을 세게 쳤다.
윤기의 주먹이 곧 피로 물들었다.
"윤기야."
"...시발, 김탄소 너!"
"안녕."
"안녕이고 나발이고. 어떤 새끼야. 어떤 새끼가 너 죽였어!!!"
자살을 결심한 날 윤기도 호석이와 마찬가지로 꿈을 꿨다.
탄소를 보자마자 윤기가 탄소의 어깨를 잡고 소리쳤다.
탄소를 죽인 사람을 정말로 잡고 싶었지만 잡히지가 않았다.
윤기의 외침에 탄소가 슬프게 웃고 윤기의 손을 잡았다.
"죽지마."
"무슨 개소리야."
"죽으면 안돼. 너도. 애들도."
"지랄하지마. 어차피 죽으려고 했어. 그래서 들어 온 동아리야."
탄소가 말없이 윤기를 보다가 윤기의 뺨에 손을 올렸다.
"내가 먼저 죽어보니 알겠더라."
"너가 뭘 알아."
"글쎄, 그건 너가 더 잘 알지 않아?"
"......"
탄소가 죽어가는 과정을 하나도 빠짐 없이 본 윤기였다.
점점 식어가는 그녀를 보고 윤기는 자신의 온 몸을 바쳐서 그녀를 껴안았다.
이러면 따뜻하겠지 이러면 괜찮아지겠지.
윤기의 교복은 이미 탄소의 배를 지혈하느라 붉게 물들어 더는 하얀색이 보이지 않았다.
"소원 들어준다며. 내 소원은 너가 사는 거야. 죽지마. 제발 눈 떠 김탄소!"
"......"
"거짓말 하면 혼난다고 했지. 빨리 일어나. 빨리!!!!!"
살아달라고 제발 눈을 뜨라고 계속해서 빌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 소원을 들어주지 않았다.
"윤기야."
"...너 나한테 거짓말했어."
"미안해."
결국 윤기가 참아왔던 눈물을 흘렸다.
윤기의 눈물이 ㅇㅇ의 손을 따고 흘러내렸고 탄소는 엄지손가락으로 윤기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그새끼 못 찾았어. 미안해."
"미안하면 내 소원 들어줘."
"...그게 뭔데."
"너가 사는거."
"......"
"살아줘 윤기야."
탄소가 웃으며 윤기의 입에다가 키스를 했다.
갑작스러운 입맞춤에 윤기는 눈을 크게 뜨다가 이내 눈을 감았고 더 적극적으로 리드를 했다.
달콤하면서도 짭짤하고 애틋한 키스가 끝나고 탄소는 조용히 윤기의 귀에 속삭였다.
"사랑해."
탄소가 윤기의 눈을 자신의 손으로 가렸고 윤기는 꿈에서 깨어났다.
꿈이었음에도 느껴졌던 탄소의 온기에 윤기는 입술을 매만졌다.
그렇게 일 년이 지났다. 일 년이 흘렀음에도 윤기와 애들은 아직도 그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눈물을 흘리며 윤기는 자신이 가져온 꽃은 무덤에 내려놓았다.
"그 날 내가 대답 못 했었지."
"......"
"나도 사랑해. 김탄소."
한참 동안 무덤을 바라보고 있던 윤기는 이내 뒤를 돌아서 그곳을 빠져나왔다.
[작가 주저리]
네....(눈물을 닦는다.)
아쉽게도 여기서 우리 동아리는을 끝마치겠습니다.
이게 완결이예요! 크흡!
해피 엔딩으로 만들까 세드 엔딩으로 만들까 정말 고민을 많이했었는데 이야기의 흐림이 세드로 가버리고 말았네요.
지금까지 제 글을 봐주신 독자분들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싶습니다.
그리고 댓글을 써주신 BBD님과 꾸기부님도 너무 감사했어요.
댓글을 보고 힘을 받는 저인데 두분께서 써주셔서 저 힘 많이 얻었습니다.
제 글에 댓글이 달렸으니까요 그것도 2개나!!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감동...
그럼 여기서 말을 마칠게요.
지금까지 제 우리 동아리는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방탄소년단] 우리 동아리는 05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04/01/23/383910e468d6eb31ba860333d7c1dd94.jpg)
는 뻥이지!!!!!!!!!!!!!
오늘이 만우절이여서 저 장난 한번 쳐보고싶었습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죄송해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뜬금포로 끝나서 당황하셨죠? 아님 안속았을려나ㅠㅠㅠㅠ
하지만 쓰면서 저는 매우 즐거웠습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방탄소년단] 우리 동아리는 05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04/01/23/1162ad5b70237cc68b2c4d0fe1020330.jpg)
그럴싸하게 쓰지 않았나요?
저는 그럴싸하게 썼다고 생각했는데 후후후후후. 자뻑.
아니셨다면 제 뺨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러분 글을 읽으셨다면 댓글 달기 귀찮으시겠지만 댓글 한번씩 달아주세여ㅠㅠㅠㅠ
앞에서 말했듯이 저는 댓글로 힘을 얻고 글을 쓴답니다...헤헤.
소심한 저를 위해 댓글 한번씩 남겨주세요!!
남김. 남겼다. 잘읽었음. 이런거라도 괜찮아요!!!
그럼 진짜 정말로 5화에서 만나요!!
[암호닉분들♥]
BBD님, 꾸기부님, 윤기나서민윤기님, 김지팡님, 라바님, 용용님.
암호닉 신청은 다음화까지 받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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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제발 연하남 만나 연하남..ㅋㅋㅋ ㅠ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