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쑨환] 우리같이살래요?
08
추석이당..
" 태환 어디가요?"
태환이 아무표정도 말도 없이 여행가방에 옷을 넣고 있다.
쑨양은 여행가방에 말도 없이 짐을 싸고 있는 태환의 팔을 붙잡고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태환에게 물었다.
" 어디가요? 가지마요, 잘못했어요 네? 가지마요.."
쑨양은 혼자 찔리는 것이라도 있는 건지 태환의 팔을 꽉 붙잡으며 울먹이는 표정으로 말했다.
태환은 그런 쑨양을 바라보다 짐을 싸는 것을 멈추고 쑨양의 얼굴을 감싸고 웃으며 말했다.
" 쑨 왜 그래? 왜 울려고 그래 울지말고 이 손 좀 놔 봐 팔 아파."
그제야 쑨양은 태환의 팔을 놓고 자세를 고쳐 앉았다. 태환은 '착하네-'하며 쑨양의 양손을 잡고 위아래로 흔들었다.
쑨양은 부끄럽다는 듯이 웃었다.
" 추석이요? "
" 응 추석, 한국의 명절이야."
태환은 쑨양을 데리고 식탁에 앉혔다. 그리고 추석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쑨양은 '아..그렇구나'하며 고개를 끄덕이다 갑자기 식탁을 쾅 치며 태환을 바라봤다.
태환은 움찔거리며 '왜..?'하고 물었다.
" 그런데 왜 혼자 짐싸요!!! 저는!!!?"
" 명절인데..부모님 보러가는건데..명절 몰라? 명절?"
쑨양은 '명절..명절이 뭐지?명절?'하고 생각하다 생각났는지 헛기침을 하며 태연한 척했다. 하지만 이미 표정에 생각하는게 다 드러나는 쑨양이었다.
" 명절 알죠! 명절!..알죠.."
" 진~짜~? "
태환이 쑨양을 능글맞게 쳐다봤다. 점점 다가오는 시선에 쑨양은 애써 시선을 돌렸다.
" 알죠 명절..명절.."
" 아~그래? 알겠어 그럼."
이번 한번만 져준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는 태환. 쑨양은 마음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 근데 나 가면 너 혼자 있어야 되잖아, 심심하겠다."
" 괜찮아요~제가 뭐 애도아니고 혼자 있으면 되죠! "
" 아니야. 너 주방에서 요리하면 큰일나, 음..어쩌지.."
태환은 진지하게 턱을 괴고 걱정했다. 그러다 좋은 생각이 났는지 저번에 선물받은 앞치마 주머니를 뒤적였다.
앞치마 주머니 안에는 아직 쓰지않은 '기성용1회이용권'이 있었다.
" 이거써 이거! 성용씨도 분명히 할 짓 없이 혼자 뒹굴거리고 있을거야 "
실제로 지금 성용은 두리씨의 집에서 아직까지 자고 있었다. 자면서도 귀가 가려운듯 했다.
" 혼자 있어도 되는데.. 태환이 쓰라니까 쓸게요."
" 착하다,착해. 오늘따라 엄청 착하네 우리 쑨양이~"
태환은 쑨양의 머리를 쓰담쓰담해주었다. 쑨양이 싱글싱글 웃었다.
" 아~ 꼭 안따라와도 되는데 "
" 좋으면서 그러지마요 "
" 들켰네 "
쑨양과 태환은 손을 꼭 잡고 웃으며 아파트 복도를 걸어갔다. 복도에는 드르륵-드르륵-하는 여행가방 소리와 태환의 웃음소리만 들렸다.
쑨양도 겉으로는 웃고있었지만 속은 그렇지 못했다.
" 아-벌써 다왔다. 계단 너무 가까워, 그렇지? "
" 그렇네요.."
" 왜그래~ 웃으면서 보내줘야지~ 어차피 내일볼껀데~"
" 그래도.."
태환은 손으로 쑨양의 입꼬리를 잡아 올리며 '웃어,스마일!'이라고 했다.
계속 자신을 뚫여저라 쳐다보는 쑨양의 시선을 애써 피했다.
" 나 이제 여기 계단만 내려가면 돼, 인사해줘."
" ..잘가요"
태환은 '마지막에 웃어주니까 기분좋다!'하고는 가방을 들고 계단을 내려갔다. 쑨양은 태환이 안보일 때까지 지켜보다 나가는 걸 확인하고는 한숨을 푹푹 쉬었다.
자신의 부모님이 보고싶기도 했고, 방금전에 떠나보낸 태환이 보고싶기도 했다. 쑨양은 '심심한거 싫은데..'하며 두리의 집으로 갔다. 손에는 '기성용 1회 이용권'이 있었다.
쑨양이 두리의 집 앞에 왔다. 힘차게 벨을 눌렀다. 잠시 후 '아,식빵-'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누가봐도 방금 일어난 모습의 성용이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머리를 헝클이다 쑨양을 보고는 '어? 일!!!!!!!!!!!!!!'하며 갑자기 웃었다. 쑨양의 얼굴이 빨개졌다. 성용은 한참 더 웃다가 그제서야 궁금했는지 물었다.
" 아..근데 왜왔어요?"
쑨양은 손에 들고있는 종이를 펼쳐 보여주었다. 종이를 본 성용은 잠깐 굳었다가 다시 웃으며 말했다.
" 이거 태환씨 생일선물인데 왜 들고왔어요-"
" 태환이 저보고 이거 쓰라고 했어요, 성용씨도 오늘 집에 혼자있죠? 저도 그래요."
성용이 '아-들켰네'하고 뒷머리를 긁적이더니 '그럼 들어와요.'하고는 쑨양을 집으로 안내했다. 같은 아파트라 그런지 두리의 집도 쑨양의 집과 별 다를게 없었다.
성용은 주방으로 가서 자기집인 것처럼 냉장고를 열어 주스를 꺼냈다. 그리고 컵에 담아 들고와 쑨양에게 주었다. 주스를 다 마실때까지, 집안은 정적 그 자체였다.
" 뭐할까요.근데 1회이용권이에요, 딱 1번만!"
혹시나 자신을 계속 부려먹을까 싶어 걱정되는 성용이 신신당부하듯이 쑨양에게 말했다. 쑨양은 '알겠어요,알겠어요.'하고는 곰곰히 생각했다.
" 태환이 오늘 추석이랬어요."
" 그래서요?"
" 추석에는 송편만들어야 된다고 그랬어요."
쑨양이 말을 끝내자마자 성용이 '프흐흐흐'하고 웃었다. 당황한 쑨양이 '왜그래요?왜요?'하자 성용은 '무슨 애도 아니고 송편을 만들어-'라며 쑨양을 놀렸다.
그러면서 곰곰히 생각해보다가 자신도 해보고 싶었는지 '그래도 뭐 추석이니까 해보는 것도 좋지'하고 만드는 방법을 찾아보려는 듯 핸드폰을 들었다.
" 아, 그리고 나 말 놔도 되지? 존댓말하니까 영 어색하네."
" 그러세요."
" 그런데 멤?멥쌀가루? 이거뭐야. 그냥 밀가루로 하면 안되나?"
" 그걸 중국에서 온 사람한테 물어보면 어떡해요 "
" 혼잣말이야 혼잣말. 아 속에 넣는 것도 많아.. 콩있는데 그냥 콩넣을까?"
정작 송편을 만들자고한 쑨양은 가만히 있는데 성용은 혼자 들떠서 검색해보고 주방도 뒤져봤다. 대충 재료가 모이기는 했다.
재료가 많다너니 준비한 재료는 밀가루와 고구마 뿐이었다.
" 쑨양! 넌 고구마를 쪄, 나는 익반죽인가? 그거 할꺼야."
" 익반죽이 뭔데요?"
" 몰라 익히는거겠지,뭐. 어떻게든 송편만 만들면 되지 안그래?"
" 그렇긴 하네요 "
30분 뒤, 식탁에는 아까와 다르게 삶은 고구마와 반죽이 올라와있었다. 쑨양과 성용 둘 다 알수없는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런 뿌듯한 기분 덕분인지 둘은 5분동안 반죽과 고구마만 바라보고 있다가 '아! 만들어야지,이제'하는 성용의 말을 시작점으로 본격적으로 송편을 빚기 시작했다.
" 쑨양."
" 왜요? "
" 우리 대결하자, 누가 더 기발한 모양 만드는 지."
" 그래요,그럼."
그 후로 성용과 쑨양은 반죽을 이쁘게 하는데 집중했다. 별모양으로 하려고 했다가 터지기도 하고, 하트모양을 하러했다가 갈라지고, 얼굴을 만들려했다가 터지고..
터진 것만 해도 벌써 산더미였다. 제대로 만들어진건 한 개 찾아보기도 어려웠다. 둘은 지치지도 않는지 눈을 반죽에 고정하며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 쑨양.. 너 좀 잘만든다?"
쑨양은 피식웃으며 반죽에 집중했다. 그새 실력이 늘었는지 쑨양의 반죽에선 토끼의 형태가 나타나려 하고 있었다. 성용도 안되겠다 싶었는지 반죽을 왕창 가져갔다.
" 뭐 만들려고 그렇게 반죽을 많이 가져가요? 조금만 남겨놔요, 저 거북이도 만들껀데."
" 거북이는 터진걸로 잘 만들어봐, 난 보름달 만들거야."
" 보름달요?"
" 추석엔 역시 보름달이지."
쑨양은 '태환과 전혀 다른 형이다'라고 생각하며 다시 토끼를 만드는데 집중했다. 그사이 성용의 손에선 거대한게 탄생하고 있었다.
쑨양은 원래 말을 잘듣는 성격인지 순진한건지 터진송편반죽 중에서 살아남은 반죽만 조금씩 모아서 거북이 만들 준비를 했다.
" 다 만들었다! 성용형 이거봐요, 이거 진짜 거북이 같.."
토끼와 거북이 반죽을 이쁘게 만들어 세워둔 쑨양이 뿌듯한 표정으로 성용을 바라보다 깜짝 놀랐다. 성용의 앞에는 차례상에 올라가는 배처럼 큰 보름달, 아니 송편 반죽이 놓여있었다. 성용은 승리의 표정을 지으며 손가락으로 브이를 했다. 그리고 보름달과 기념 셀카를 찍었다.
" 형 근데.. 이거 어떻게 쪄요? "
" 아..헐.. 괜찮아 큰 냄비 있겠지 뭐, 니가 만든거부터 해. 근데 두개밖에 안만들었냐.."
" 원래 귀중한 작품들은 한개아니면 두개밖에 없어요."
" 뉘예~뉘예~"
" 아 ,형! "
어느새 편한 사이가 된 성용과 쑨양은 장난을 치며 웃었다. 성용은 웃는 와중에도 송편을 어떻게 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쑨양이 먼저 송편을 쪘다. 두개 뿐이라 냄비가 텅 빈듯 했다. 식탁에서는 성용이 자기가 만든 반죽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다음 날 아침 쑨양네식탁에는 이쁜 토끼와 거북이 송편이 놓여있었지만 두리네 식탁에는 성용이 어떻게든 찌려고 하다가 포기한채 그대로 놔둔 보름달이 햇빛을 받아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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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사담*
안녕하세여..뿌뿌빠빠입니다..
추석 다 끝났는데 무슨 뒷북이냐구요? 죄송해요..
추석끝나고 온댓는데 또 너무 늦게왔네요
죄송합니다
저 시험 4일남았어요 신난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인티에서 멀어질 수가 없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마성의 인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안녕 성적..잘가..
저 보름달은 나중에 어떻게 될까요
보름달을 저렇게 놔둔 성용은 그날 아침에 두리씨한테 맞았다는 소문이..ㅁ7ㅁ8
추석 잘 보내셨죠? 맛있는거 많이 드셨나요? 전 너무 많이먹었네요ㅠㅠㅠㅠㅠㅠㅠ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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