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쑨환] 우리같이살래요?
04.
태풍에 대처하는 쑨양의 자세
" 태환!! 얼른나와봐요!!"
주말이라 낮이 되도록 침대에서 뒹굴고 있던 태환을 쑨양이 다급한 목소리로 불렀다.
" ...으응..잘꺼야..."
태환이 이불 속으로 더 파고들었다. 보다못한 쑨양이 방으로 걸어와서 이불을 확 들췄다. 갑작스럽게 찬공기가 닿아 태환은 몸을 더 웅크렸다.
" 뭐야...덮어줘,추워..."
" 안돼요!! 지금 뉴스봐요!! 태풍이 오고있대요"
" 괜찮아.."
" 안돼요!! 얼른 나와요 빨리-읏차!"
쑨양은 아직 눈도 못뜨고 있는 태환의 팔을 잡고 거실로 끌고 나왔다. 거실에 있는 티비에선 한참 태풍관련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태풍 산바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태풍 산바는 많은 비와 강한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 봤죠!"
쑨양은 여전히 호들갑을 떨며 거실바닥에 퍼져있는 태환을 봤다.
" 좀 위험하긴 하겠네..근데 있잖아.."
" 왜요?"
" 배고파..ㅎㅎㅎ"
태환이 배를 가르키며 이쁘게 웃었다.
" 으응..태풍 이름이 산바라고?"
태환은 양쪽 볼에 밥을 빵빵하게 넣고 우물거리며 물었다. 쑨양의 얼굴엔 여전히 걱정이 묻어있다.
" 네! 볼라벤 때보다 더 강하대요! 이번엔 저희 쪽이 헬게이트에요!"
" 헬게이트..? 너 언제 그런말 배웠어ㅎㅎㅎ한국사람 다 됬네~"
쑨양이 답답한 표정을 지으며 아니 그런게 문제가 아니구요-!라고 할 쯤에 딩동-하는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 누구왔나봐~손님보러 갔다가 밖에 태풍와서 날아가면 어떡해 우리 쑨양이~"
태환은 여전히 느긋한 표정으로 쑨양의 엉덩이를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 쑨양은 갑자기 얼굴이 확 빨개지며 아-진짜!하고 현관문 쪽으로 걸어갔다.
요즘들어 쑨양이 많이 귀여워 진 것 같다고 느끼는 태환이었다.
" 누구세요?"
" 저에요! 태풍온다는데 준비는 하셨어요?"
쑨양이 현관문을 살짝 열자 그 사이엔 얼굴을 내밀며 활짝 웃고 있는 차두리가 있었다. 두리가 태풍얘기를 하자 쑨양은 동지라도 만난 듯 기뻤다.
" 태풍오는 거 맞죠! 근데 태환이 안 믿어요.."
잠깐 기뻤다가 태환얘기를 하자 그새 입이 삐쭉튀어나온 쑨양.
" 그 표정 지으면 주름 생긴다고 했을텐데요~크림은 잘 바르고 계시죠ㅎㅎ?"
" 네, 잘 바르고 있어요. 근데 어쩐 일로 오셨어요?"
두리는 아참!하고는 마법의 가방을 뒤적거렸다. 쑨양도 여러번 보는 가방이지만 볼 때마다 신기한 가방이었다.
자신의 가방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쑨양의 시선을 느꼈는지 두리는 쑨양 쪽을 힐끔보고는 눈이 마주치자 웃으며 신뭉지 뭉치를 꺼냈다.
" 이거 때문이죠~티비 보셨죠! 젖은 신문지를 창문에 붙이면 창문도 안깨지고 좋대요, 태풍 피해 없길 바랄게요. 저는 이만!"
여전히 할 말만 하고 손을 흔들며 사라지는 두리였다. 두리는 옆집으로 가서 초인종을 누르고 있었다. 쑨양은 두리를 향해 고마워요!하고 외친 후 다시 식탁으로 돌아왔다.
태환은 이미 밥을 다먹고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쑨양의 눈에 앞치마와 고무장갑을 끼고 실룩실룩거리며 설거지를 하는 모습이 귀엽지 않을 수가 없었다.
" 태환ㅎㅎ이거 봐요.이거 창문에 붙이고 물뿌려서 붙이면 태풍와도 괜찮대요."
태환은 자신의 뒤에서 허리를 감싸안은 쑨양을 쳐다보지않고 웃었다. 아까부터 덩치에 안맞게 태풍태풍 걱정하는게 아이같았다.
" ㅎㅎㅎ그래? 그럼 오늘 밤에 붙이자 이거~알았지?"
" 네ㅎㅎ!!"
마치 유치원선생님과 유치원생의 대화 같았다.
그날 밤.두 사람은 소파에 앉아 뉴스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뉴스에선 여전히 태풍을 소재로 한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쑨양은 태풍소리만 나와도 움찔움찔거리며 손에 신문지를 꼭 쥐고 있다. 그런 쑨양의 손등 위로 태환의 손이 겹쳐졌다. 손만 겹쳤는데도 안심이 되는 것 같았다.
" 뭘 자꾸 그렇게 떨어. 괜찮아, 이거 더 보고있다가는 너 기절할 것 같아.신문지 붙이고 자러가자."
쑨양이 네..하고 대답했다. 베란다쪽 창문은 전부 다 신문지를 붙였다.
신문지 한장한장 붙일 때마다 물을 뿌려야해서 번거롭긴했지만 태풍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 것 보단 낫다고 생각하는 쑨양과 태환이었다.
" 이제 안심이지?ㅎㅎㅎ"
" 네, 마음이 좀 놓여요!"
두 사람은 그렇게 조금 더 수다를 떨다가 잠이 들었다. 1시간 쯤 지났을까 태환은 편하게 잘 자고 있는데 쑨양만 눈뜨고 멀뚱멀뚱하게 누워있다.
쑨양은 지금 아직 오지도 않은 태풍때문에 온갖상상을 하고있었다.
/쑨양의 절대 있을 수 없는 상상/
' 태환~ 잘 잤어...요? 태환!!! '
침대에서 상큼하게 눈을 뜬 쑨양은 옆의 태환을 깨우다 깜짝 놀랐다.
자신의 아파트 윗층이 다 날아가버렸기 때문이다.
1년뒤
' 태환..오늘 비온대요.. 지붕 덮어야겠어요.. '
초췌한 몰골의 쑨양과 태환이 침대에 멍하니 앉아있다. 티비에선 지직-지지직거리며 일기예보가 나오고있다.
비온다는 소식에 태환과 쑨양은 1년 전 날아가버리고 없는 천장을 천막으로 덮는다. 천막도 작아서 겨우 방만 덮을 정도이다.
방을 제외한 두사람의 집에는 비가 추적추적내리고 있다.
/쑨양의 절대 있을 수 없는 상상 끝/
쑨양은 말도 안되는 상상을 하다 머리를 휙휙 저으며 상상을 끝낸다. 그 바람에 침대가 살짝 흔들렸다.
그 후 10분 정도 가만히 누워있다가 안되겠다 싶어서 베란다 창문 쪽으로 갔다.
" ...?! 이거 왜이래"
베란다 창문 앞에는 물기가 다 말라서 떨어진 신문지들 뿐이었다. 떨어진 신문지 때문에 보이는 바깥은 아직 평온한 듯 했다.
쑨양은 하는 수 없이 다시 물뿌리개와 신문지를 들고 창문에 붙였다. 그마저도 3분쯤 지나자 다시 툭툭 떨어질 듯 했다.
신문지가 떨어질 때마다 쑨양의 머리엔 아까의 말도 안되는 상상이 떠올랐다. 쑨양이 비장한 표정을 짓고는 베란다 창문 앞에 털썩 주저앉았다. 손에는 물뿌리개가 마치 총인양 진지하게 들려져 있었다.
" 태풍이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보자!"
그 후 쑨양은 신문지의 끝이 약간만 떨어져도 벌떡 일어나 물을 뿌리고 앉았다가 또 일어나서 물 뿌리고,뿌리고,계속 뿌렸다.
테이프로 고정시키고 물을 뿌려도 될 것을 괜한 승부욕으로 밤을 불태우고 있는 쑨양이었다.
바람은 그 날 새벽에서야 심하게 불기 시작했지만 쑨양은 그 전에 이미 거실에 뻗어있었다. 창문 앞에는 물이 흥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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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사담*
안녕하세요 뿌뿌빠빠입니당
저번화에 실수로 필명을 입력하지 않고 글을 올렸더니 신알신이 안간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ㅠ
3화 쓰고난 뒤로 자꾸 쑨양을 아기처럼 귀엽게 쓰는 것 같네요ㅠㅠㅠ
제 똥손으로 쑨양선수를 망치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쓰다보니 자꾸 이상한 방향으로 가네요..ㅁ7ㅁ8
쑨양선슈는 왜 태풍을 무서워 할까요?=인터넷에서 너무 많은 정보를 봐서그래요ㅋㅋㅋㅋㅋㅋ
실제로도 이번태풍이 무섭긴했죠.. 피해입으신 분들 빨리 원래대로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예고편부터 쭉 댓글달아주시고 봐주신 분들 너무너무 감사해요!S2
((((((((((암호닉)))))))))) |
저번화에 댓글 다신 분들만 적을게요ㅎㅎㅎ!!
양양이님/밧짱과국대들님/깡통님/음마님/비둘기님/허니레인님/태환찡님/피클로님/마린페어리님/무슈님
댓글에 항상 감동받고있어요 사랑합니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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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 왜 일본에서 미모 원탑으로 자주 거론되는지 알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