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Ocean F " … …. " " 우리, 호텔에서 봤었나? " " … …. " 가물가물 저 얼굴이 기억났다. 먼저 운을 뗀 택운이 느릿하게 학연을 발 끝 부터 훑어올리다 시선을 한 곳에 멈추었다. 형편 없이 찢긴 입가가 어두운 밤 하늘 아래에서도 또렷이 보였다. 얼마나 울어 제낀 것인지 눈두덩이도 퉁퉁 부어있다. 어디서 뭘 했기에 얼굴이 저 지경까지 된 걸까. 호기심이 인 택운이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입술을 달싹이다 이내 다시 꼬옥 다물었다. 학연이 자신을 서슬 퍼렇게 바라 보고 있었다.학연이 입술을 꼬옥 깨물었다. 자신의 추측이 맞다면, 이재환이 계속해서 언급하던 ' 다른 남자와의 관계 ' 가 아마 이 남자와 연관이 있을 것이다. 아버지의 기일 전 날, 술에 잔뜩 취해 필름이 끊겼고 눈을 떠 보니 호텔이더라. 눈 앞의 이 남자에 의해. 그러나 관계를 가졌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재환이 대체 무슨 소리를 들었기에….학연이 택운을 향해 한 발짝 더 다가갔다. 자신을 느릿하게 쫓는 시선이 여전히 나른한 고양이 같다. " 당신. 이재환이라고 알아? " " … 이재환? " " 알아, 몰라? " 택운이 눈을 끔벅였다. 대뜸 자신에게 이재환을 아냐니. 알기야 당연히 안다. 그러나 거의 초면과 다름 없는 이 시점에서 갑자기 그걸 묻는 이유가 뭘까. 학연의 말에 대답 하지 않고 곰곰히 생각하던 택운이 이내 아-. 하고 짧은 탄식을 내뱉었다. 이재환과의 대화 내용이 생각났다. 「 차학연이랑 잤냐? 」 「 잤다면, 어쩔건데? 」 그 또라이 같은 이재환이 내 말을 정말 곧이 곧대로 믿고서, 차학연에게 그 분풀이를 했다. 이건가? 택운의 머릿 속에서 상황이 퍼즐 마냥 착착 맞추어 졌다. 역시 이재환은 단순하다. 한 번 빡 돌아버리면 주위는 일체 신경 쓰지 않고서 자기 내키는 대로 행동 하는 거. 고치라고 그렇게 말 했는데도 안 고쳤네. 택운이 다시금 학연을 바라 보았다. 자신의 대답을 기다리는 듯 저를 올려다 보는 그 눈이 제법 처량 맞았다. 저 동글 동글한 눈매, 보면 볼 수록 강아지 같네. " 알아. " " … …. " " 얼굴에 그 상처들, 이재환에게서 얻은거야? " " … 안다고? " 자신의 물음을 흘려 보낸 채 학연이 약간은 떨리는 음성으로 되물었다. 택운이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그 와중에도 점점 더 부어오르는 학연의 입술이 신경 쓰였다.학연이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 이재환한테, 그 쪽이랑 나랑 잤다고. 그렇게 말했어…? " " … 그게. " " 나랑, 너랑 잤다고? 그렇게 말했어? " 학연이 꽉 쥐어져 있던 주먹에서 스르르 힘을 풀었다. 아까의 악몽같은 상황이 떠올라 또 다시 구역질이 밀려 올라왔다. 애써 식힌 것이 무색하게 다시 눈시울이 뜨거워진다.택운의 얼굴이 미안함으로 뒤덮였다. 따지고 보면 자신이 재환을 골려 주기 위해서 ' 차학연과 잤다. ' 라는 거짓말을 했기 때문에 학연이 이 꼴이 난 것이므로.미안. 택운이 사과를 건네려는 찰나, 꽤나 커다란 마찰음이 길거리를 울렸다. 짜악-. 택운의 하얀 뺨에 붉은 손자국이 서서히 드러난다. 갑자기 맞은지라 눈도 채 감지 못한 택운이 돌아간 고개를 추스리지도 않고 멍하니 있다. 지금, 나 뺨 맞은 거야?미친 새끼-. 학연이 곱씹듯 욕설을 내뱉었다. 알지도 못하는 이 미친 놈 때문에 제가 그런 꼴을 당했다. 게다가 미안하다는 말 하나 없다. 지금 너 때문에 내 심정이 얼마나 좆 같은 지 알아?택운이 습관처럼 눈을 깜빡이고서 고개를 돌렸다. 어느 새 차학연이 울고 있었다.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으나 어깨가 사정 없이 흔들리고 있었기에 눈치 챘다. 택운이 작게 한 숨을 쉬었다. 이재환이 엄청나게 갈궈댔나보다. " 미안해. " " … 흐윽. 허. " " 울지 마. " " 히끅-. " " … 이재환이랑 나랑, 그러니까…. 앙숙인데. " 앙숙이라고 내 입으로 말 하기도 우습다. 학연이 눈물을 그치지 않는다. 우는 거 딱 질색인데…. 머리가 아파왔다. 한 손을 들어 뺨을 문질렀다. 그닥 부어 오르지는 않았다. 뺨 맞은 자국이 있는 사장을 보며 여직원들이 유언비어라도 흘리고 다니면 골치 아픈데 다행이다. 차학연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까. " 이재환 골려 주느라… 쨌든, 미안해. " " … …. " " 이재환이 무슨 짓 했어? " " … 흐어엉. " " 울지 말고. " 계속해서 눈물이 났다. 상황을 이렇게 만든 괘씸한 놈이면서, 목소리는 왜 이렇게 따뜻하고 난리야. 부드럽게 울려 퍼지는 택운의 목소리에 학연이 더욱 서럽게 울었다.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도 재환의 얼굴이 한 가득 머릿 속에 채워졌다. 정말 제 자신이 이해가 되지를 않았다. 이재환이 뭐길래, 이재환이 대체 자신에게 무엇이길래.왜 나는 자꾸만 이재환에게 먹혀 들어가려고 하는 걸까. 택운이 슬그머니 발걸음을 옮겨 학연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서럽게 울고 있는 머리통은 여전히 정리 되지 않아 바람에 나부꼈다. 망설이다 천천히 왼 손을 들어 학연의 등에 가져다 댔다. 쓰담 쓰담. 택운의 커다란 손이 작디 작은 학연의 등을 쓰다듬었다. 미안해. 그러니까 울지 마. " 울음 그쳤어? " " … 히끅-. " " 딸꾹질 하네…. " " … …. " " 이재환이 무슨 짓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 " 히끅! " " 미안하다. 정말로. " 학연은 울음이 멈추자 들이닥치는 창피함에 고개를 들지 못했다. 내가 미쳤지. 아무리 그래도 처음 보는 놈 앞에서 이렇게 질질 짜기나 하고….택운이 머리를 긁적였다. 흐음-. 여린 미성으로 앓는 소리를 내던 택운이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더니 자켓 주머니를 뒤적였다. " 이거, 내 명함. " " … 명함? " " 응. 그냥. 뭐… 받아 놔. 혹시 모르니까. " … 혹시 모르니까. 택운이 미간을 좁히고서 뒤돌아섰다. 그러니까…. 차학연이 치료를 해야 하거나, 뭐 그럴 때. 필요 할 테니까. 손에 명함을 받아 든 학연이 뒤돌아 걷는 택운의 뒷모습을 바라 보다 시선을 떨어뜨렸다.스노우 화이트지에 심플하게 적힌 글자들이 눈에 들어온다. [ 정택운 / J&B 대표이사 ] 정… 택운. J&B… 대표이사? 1다음 글[VIXX/켄엔택] 레드오션 Red Ocean - G12년 전이전 글[VIXX/켄엔택] 레드오션 Red Ocean - E12년 전 소리꾼 l 작가의 전체글 신작 알림 설정알림 관리 후원하기 이 시리즈총 0화모든 시리즈아직 시리즈가 없어요최신 글최신글 [VIXX/택운총수] 왕의 남자 결말 79년 전위/아래글[VIXX/켄엔택] 레드오션 Red Ocean - I 7712년 전[VIXX/택운총수] 왕의 남자 33편 7012년 전[VIXX/켄엔택] 레드오션 Red Ocean - H 6612년 전[VIXX/켄엔택] 레드오션 Red Ocean - G 6312년 전[VIXX/택운총수] 왕의 남자 32편 (+중요한 소식이 있어요! ㅎㅅㅎ) 8912년 전현재글 [VIXX/켄엔택] 레드오션 Red Ocean - F 7412년 전[VIXX/택운총수] 왕의 남자 31편 9312년 전[VIXX/켄엔택] 레드오션 Red Ocean - E 7512년 전[VIXX/택운총수] 왕의 남자 30편 (+알아 두시면 좋을 사담) 9212년 전[VIXX/택운총수] 왕의 남자 29편 10812년 전[VIXX/택운총수] 왕의 남자 28편 9112년 전공지사항잘 지내셨어요? 5410년 전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무탈한 한 해 기원합니다! 1310년 전[VIXX/켄엔택] ㅎㅅㅎ 레드오션 메일링 ㅎㅅㅎ 35312년 전[VIXX/택운총수] 왕의 남자 19편 (+암호닉 공지) 11912년 전[VIXX/택운총수] 왕의 남자 11편 (+암호닉 공지) 11912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