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We Want
Written by.백지
*
가을이었다.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이 소복이 쌓였다. 그 밑의 돌멩이도 담배꽁초도 낙엽은 그 어떠한 것도 보이지 않도록 모두 덮어버렸다. 떨어지는 낙엽 잎을 바라보며 병원 앞 벤치에 소년이 앉아있었다. 손에 어깨를 쥐면 바스러질 정도로 유약한 체구를 한 그 소년이. 한 걸음에 달려가, 그 아이를 부둥켜안고 내가 몰라주어서 미안하다고 너 어떻게 지금까지 견뎌왔냐고 물어보고 싶었다. 아파할 거면, 슬퍼할 거면 그거 다 나한테 풀어버리지 그랬어. 백현이 눈물을 머금고 병원 밖으로 뒤돌아섰다. 우리가 행복했던 그 때의 시간은 이제 없었다. 다시 다가가고 싶어도 나를 거부하는 그 아이를 억지로 돌려세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경수야, 다 나을 때까지 기다려줄게.’
네가 언제 다 낫는다는 보장은 없지만. 그래도 지금으로써는 이게 최선인 것 같았다. 아니면 그전의 저를 다 모두 지워버리고, 새롭게 나타날까. 안녕, 나는 변백현이야.
우리 낯이 좀 익은데, 처음 보는 거 맞지? 티 안 나게 웃으면서 그리 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만큼 그 아이를 많이 좋아해서. 여전히 그 아이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얼마나 길었는지 모른다. 경수가 다시 학교에 나오기 시작했을 때, 백현은 경수를 멀리서 지켜보았다. 지켜보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과거의 상처가 되어 트라우마가 되어 경수를 아프게 짓누르고 짓이겨냈을 거다. 그 상처조차 모르고 있었던 제가 다시 경수에게 다가간다는 것은 무척이나 죄책감에 시달리는 일이었다. 그런 일이 있었는데. 몰라줘서 미안해. 내가 제일 먼저 알았어야 했는데. 내가 네 하나밖에 없는 연인이었는데. 보고 싶었어. 경수야. 짤막하게 터진 음성이었지만, 경수와 저의 거리는 제법 있었다. 아무도 듣지 못해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찰나의 순간, 경수와 눈이 마주쳤다. 아무것도 담고 있지 않는 눈, 멍하게 자신을 잠깐 바라보다가 이내 고개를 다시 돌리는 경수. 그런 경수의 뒤통수를 쫓았다.
‘혹시 너도 나를 조금은 보고 싶어 했을까.’
*
집으로 돌아온 세훈이 습관적으로 담배를 빼물었다. 나 원래 골초 아닌데, 골초 된 거 같아. 이게 다 김종인 너 때문이야. 며칠 째 하지 않아, 팩 째 그대로 쌓여있는 약을 바라보다가, 이게 얼마짜린데 버릴 순 없고, 세훈이 한 숨을 쉬다가, 다시 창고에다 돌려두기로 했다. 그리고 점점 마약에서 손을 뗄 것이다. 아버지의 회사사람들이 알면서도 마약유통을 말리지 않은 것은 주 고객층이 몇 안 되는 대주주들의 가족들과 연관이 되어있기 때문이겠지. 그 대주주들 중에 하나는 중국대기업의 한국본부장으로 있는 크리스의 아버지였다. 크리스는 한국에서 몇 년 전부터 방목되어 키워져 왔다. 중학교 2학년 때 왔다고 했나? 크리스는 학교에서 이름을 제법 날렸다. 제법 독한 마약을 여러 번 받아가면서도 한 순간도 흐트러짐 없이 행동했다. 크리스는 자기보다 못한 아이들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괴물, 약자보다도 못한 강자였다. 그를 다룰 수 있게 된 것도 아마 타오를 세훈이 무리에 끌어드리면서부터였지.
“또 줄담배, 문다. 너 폐 썩는다니까?”
"마약보단 낫잖아.”
“…혼자 죽을상 쓰면서 피지 말고 나랑 같이 펴.”
“너 줄 담배는 없거든.”
걱정 어린 잔소리란 걸 알았지만 세훈은 주지 않으려고 했다. 너는 왜 자꾸 나 때문에 흡연자 되려고 하냐. 인상을 찌푸리자, 종인이 세훈의 이마를 꾹꾹 누른다.
울퉁불퉁한 표면이 들쑥날쑥했다. 너 주름 생긴다. 빨리 늙는 짓만 골라서 하지? 어쩐지 그 타박이 나쁘지 않아서 표정을 풀었다.
“넌 아직 어린애가 뭐가 그렇게 생각이 많아?”
“나랑 동갑인 네가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
“동갑이긴, 너만 아니었어도 나 지금 고3인데.”
“…그 얘기가 아니잖아. 미안하게.”
몇 초안되는 어색한 정적을 뒤로 한 채, 종인이 대화화제를 돌려버렸다. 뭐야, 담배 바꿨네? 속이 답답해서 시원한 것 좀 피려고. 대꾸하자,
그래. 나도 답답해서 시원한 게 당겼어. 하면서 멋대로 제 담배를 무는 종인을 봤다. 라이터도 바꿨네? 그래, 바꿨다. 네가 하도 답답해하기에.
뒷말은 감춘 채, 말없이 담배를 태웠다. 잇새로, 담배필터를 깨무는 종인을 바라본 채였다.
“얼굴 뚫리겠네.”
“…언제는 담배 혼자 피지 말라면서.”
“그래도 그렇게 계속 보고 있을 것 까진 없잖아.”
"알겠다”
치사해서 누가 네 얼굴 더 보고 싶어서 보는 줄 알아? 그냥 멍 때리고 있었을 뿐이야. 속으로만 열심히 변명을 해댔다. 사실 정말 맞는 말이었다.
멍 때리고 있었지. 널 보려고 본 건 아니란 말이야. 종인이, 쉽게도 담뱃불을 붙인다. 라이터가 바뀌고 난 뒤에도 변함이 없었다. 왠지 속이 뒤틀리는 느낌이었다.
쟤 언제 담배 배웠지? 나보다도 빠를까? 또 경쟁 심리였다. 이제 얘한테 그런 거안하려고 했는데.
“근데 전부터 궁금하던 거 있어.”
“뭔데?”
“너 담배 언제 배웠냐?”
“…중학교 2학년 땐가. 근데 그 땐 배우기만 하고 장기간 안 폈어.”
그럼에도 익숙한 건, 그냥 단순히 라이터를 잘 키기 때문인가? 역시, 계속 담배를 피우는 애들과는 다르구나 생각했다.
그럼 너 지금은 왜 담배 펴? 묻자, 종인이 고개를 가로젓는다. 몰라. 그냥 네가 피고 있으니까. 피고 싶네. 공짜라 그런가?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종인에 세훈이 실소한다. 걱정 없어서 좋겠네. 그렇게 생각했다.
“담배, 나는 펴도 너는 안 피면 좋겠다.”
“무슨 소리야. 여태 계속 줘놓고.”
“넌 몸 망치지 말라고.”
“…그럼 네 몸은 몸 아니고?”
종인이 어이없단 투로 말한다. 너 요즘 진짜 이상해. 자꾸 내가 걱정해주면 역으로 나 걱정하려 들고, 매점에서도 내가 계산해도 되는 거 네가 사준다고 계산해버리고.
그리고, …그리고. 할 말을 잇지 못했다. 사실 더 생각나는 말도 없는데, 억지로 끄집어내려고 하는 것 자체가 웃겼다.
보통 형제들이 다 이래? 형제가 없어서 모르겠지만, 너도 물론 형제가 없지만. 그래 좀 이상한 거 같아. 뒷말은 감춘 채 물었다.
그냥 복잡한 머릿속이 자꾸만 해답을 달라고 요구했다.
“글쎄? 필요이상으로 내가 너한테 잘해준다는 생각, 나도 했어.”
“…왜 그런 건데.”
“그동안 못 쏟았던 감정 다 쏟아보려고.”
내가 너무 정을 안 주고, 너한테만 너무 못되게 굴어서 그게 다 쌓였나봐. 미안한 마음, 못 준 정.
그리고 그게 단순히 나쁜 의미만은 아니라, 관심 이였고 사랑 이였다는 걸 깨달았어. 나는 아마도 너를. 내가 널 좋아하고 있었나?
마음속엔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정리가 안 되어 두서없이 말이 막 쏟아져 나올 것 같았다.
그냥 딱 한 마디만 하자.
“네가 필요이상으로 좋아졌는데. 어색해지긴 싫어.”
“…뭐야. 그거.”
“고백인데, 무시해도 되는 거.”
“너 나 좋아해?”
갑자기, 정신이 팍 들었다. 내가 무슨 말을 한 거지. 담배를 많이 피워서 잠시 정신을 놓았나.
재떨이를 살펴보니, 종인이 피운 담배 2개를 빼니, 도합 10개는 족히 되는 것 같았다. 근데, 얜 또 뭐래. 내가 널 좋아하냐고? 무슨 말을 해야 해?
이렇게 직구로 물어올 줄은 몰랐는데, 세훈이 착잡한 심정으로, 혀로 입술을 축였다.
“그래, 좋은데. 강요는 안 해.”
“…뭐야. 별 거 아니잖아.”
“뭐? 별게 아냐?”
“강요 안한다며. 그러니까 별 거 아니지.”
“…야, 김종인. 너 내가 너 좋아하는데 그게 별거 아니라고?”
“…그건 별게 아닌 게 아닌데, 무튼 신경 쓰지 말라며.”
…아 이게 아닌데, 세훈이 답답한 속을 참아내지 못하고 또 담배를 물었다. 진짜 폐 썩는다니까? 걱정하는 종인의 목소리도 다 원망스러웠다. 이럴 거면, 왜 걱정을 해가지고. 맞았으면 반항이라도 하던가, 왜 매일 반항 없이 내 말을 다 들어줘놓고 마음이 없나? 나한테 마음이 없어서. 그래서 이렇게 돌려서 거절하는 건가? 종인이 무어라고 하는 거 같은데 잘 들리지 않았다. 아득하게만 들렸다. 자꾸만 머릿속 생각들이 복잡하게 뇌를 울렸다.
“…이상하잖아. 그래, 동성애까지 이해해. 근데 우린 형제야.”
“…뭐?”
아, 맞다. 잊고 있었다. 김종인하고 매일 보는 이유가 형제였기 때문이었지. 역시 내가 널 좋아하는 건 말도 안 되는 거였나?
세훈은 괜히 발을 꼼지락 거리며 슬리퍼를 짓눌러 꺾어댔다. 부드러운 소재의 슬리퍼가 힘없이 뒤로 꺾였다.
“매일 볼 건데,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런 말을 했냐?”
“야, 김종인 너, 좀 조용히 좀 해.”
짜증나게 까인 것도 서러워죽겠는데, 자꾸만 잔소리까지 해대는 김종인의 목소리를 듣자니, 미쳐버릴 것 같았다. 그래, 그런 말해서 미안하니까. 그만해.
세훈이, 다 태워버린 담배꽁초를 재떨이에 던지다시피 떨어뜨리고 뒤돌아서서 베란다 문을 확 열고 나가버렸다. 종인은 남아있는 담배를 세어보다가, 혼자 담배를 물었다.
'오세훈, 이 바보가.'
종인이 자조적인 웃음을 띠며 담배를 태웠다. 위험한 게임은 애초부터 할 생각이 없었다. 그게 사랑이던 뭐든, 연애 놀이던 소꿉놀이든.
지금까지 제가 어떻게 악착같이 살아왔는데. 오세훈은 알 리가 없었다. 그래, 널 좋아하는 것도 어렵진 않지만, 일단 우리는 한집안에 있어.
우리는 호적상 가족으로 등재되어 있고. 너는 모르겠지만, 우린 피 한 방울 안 섞였지만. 그래도 형제니까.
그래 나도 관심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는데, 사실 좀 좋아했는데.
그래도 이건 아니다. 싶어서 감정보다는 이성을 우선시했다.
*
어느 때와 다를 바 없이 학교로 가는데 웬일로 뒷좌석이 조용했다. 두 도련님들이 싸우기라도 한 건지, 서로 창밖만 바라보고 있었다.
기사아저씨는 뒷좌석 눈치를 보다가 이내, 눈을 돌려버렸다. 그래, 형제인데, 싸울 수도 있지.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학교를 가서도 세훈은 말없이 제 반에 들어가 버렸고 종인도 제 반으로 들어갔다. 그 놈의 친목허용인지 뭔지는 아침부터 종인을 귀찮게 했다.
민석이 달려와서는 오, 친구! 하면서 달갑게 반겼다. 어제부터 별로 기분은 좋지 않았지만, 반가워하는 민석을 냉대할 수는 없어서 같이 살갑게 웃어주며 안녕. 하고 대답했다. 민석이 흐흐, 웃음을 흘리며 물어왔다.
“덕분에 너하고도 말할 수 있게 돼서 기쁘다.”
“응, 뭐가?”
“그 세훈이가 허락한 친목허용.”
“…아.”
“완전 편해, 진짜.”
이거 너 때문이지? 살갑게 웃으며 말하는 민석에게 결국 미안한데 오늘은 오세훈이랑 싸워서 기분이 안 좋은데. 하고 말해버리고 말았다. 민석이 멋쩍게 웃으며 그래, 그럼. 하고 뒷자리로 향했다. 뒤에는 루한과 타오가 있었다. 자유롭게 둘은 대화하고 있었다. 타오는 우리반 이 아니라, …오세훈 반인데. 거리가 멀어서 둘이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꽤나 유쾌한 듯 했다. 그 들의 대화에는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무슨 얘기지? 궁금했으나, 종인은 딱히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나와는 관련 없을 테니까.
1교시, 2교시, 3교시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를 만큼 무색하게 시간들이 지나갔다. 어이없게도 나는 신경 쓰지 말아야지, 내가 왜? 의문점을 가지면서도 계속해서 오세훈을 생각하고 있었다. 얘가 날 언제부터 좋아했을까. 내가 자길 밀어내서 혹시 상처받았을까? 자길 찼다고 등 돌려서 다시 예전처럼 불편한 사이가 되면 어쩌지?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미안하다고 사과라도 했어야하나? 수업이 귀에 들어올 리가 없었다. 어젯밤부터 계속 세훈과는 한 마디의 대화도 하지 않았다.
아침에 학교등교까지 쭉, 그리고 다른 반이니까 만날 일도 없었다. 점심시간엔 어차피 만나게 되어있는데.
칠판위로 복잡한 식들이 줄지어 이어졌다. 원래 이맘때쯤이면 찬열이 옆에서 엎어져 있어야하는데, 웬일로 찬열은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오세훈이랑 무슨 일 있었나? 저번에 그 말한 뒤로. 표정이 안 좋던데…. 종인은 생각을 하다가 멈췄다. 왜 박찬열에서 오세훈생각으로 넘어가? 신경 쓰지 말자. 정말. 그렇게 멍한 시선을 돌려 칠판의 식들을 이유 없이 바라보다가 잠이 들어버렸다. 종치는 소리에 눈을 비비며 깨어나니, 눈앞에 민석이 있다. 가자, 소매끝을 잡고선 끌어당기는 탓에 종인이 어쩔 수없이 일어섰다.
같은 반인 루한이 둘을 바라보다가 뒷문으로 나갔다. 아니나 다를까, 옆반인 세훈과 타오 역시도 나와 있었다.
“가자.”
어제까지만 해도 세훈의 옆에서 걸었는데. 뒤에서 세훈의 뒤통수만 보고 걸으려니 좀 이상했다. 민석이 어색하게 앞으로 밀려다가, 아 맞다. 싸웠댔지. 하고 다시 제 옆에 종인을 세웠다. 민석의 옆에는 루한도 함께였다. 늘 붙어있었지만, 딱히 신경 쓰지 않았던 종인이 곁눈질로 둘을 살폈다. 나랑 가는게 불편하지 않은가, 그 걱정이었다. 앞에 가는 세훈은 예전과 다를 바 없이, 무리에서 유일하게 같은 반인 타오와 같이 걸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같이 걸었었는데. 서운해질 무렵, 식당에 도착했고 그와 동시에 세훈이 돌아본다. 잘 껴있나? 확인하려는 듯했다. 그게 싫어서 일부러 민석에게 말을 걸었다. 저번에 만두 좋아하는 거 같던데. 오늘 만둣국 나온데. 아? 진짜? 근데 나 오늘 아침도 만두 먹었는데…. 풀이 죽은 민석의 표정에 종인이 자연스레 웃었다. 웃기네. 급식에서 먹은 거 또 나오면 슬픈데. 하고 그 대답에 동조해주면서.
“근데 루한은 왜 말이 없어?”
“너랑 종인이랑 말하고 있었잖아.”
“에이, 그래도.”
“둘이 하도 재밌게 얘기해서 끼어들 틈이 없었어.”
불편해? 묻지 않았지만 민석이 제 감정을 그대로 얼굴에 드러내자, 루한이 무어라고 귓속말을 했다.
그 내용을 종인이 알 리 없었다. 종인은 그냥, 못 본 채 했다. 봐도 무슨 말 하는지 모르니까.
줄이 줄어들어 어느새, 식판을 받을 차례가 되었다. 식판을 받고 자리에 앉으려는데 세훈이 갑자기 제 손목을 확 낚아챘다.
뭐야. 엎을 뻔 했잖아. 종인이 애써 태연한 척 말했는데, 너 오늘 나랑 따로 먹어. 하는 세훈에 알겠어. 하고 대답했을 뿐이다. 왜 따로 먹자는 거야?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결국 세훈의 뜻대로 자리에 앉아, 세훈과 단둘이 밥을 먹었다. 둘 주위로는 앉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한 테이블을 모두 빌린 것 마냥, 옆 테이블에서는 널려있는 이 테이블의 의자를 빼다가 앉을 정도였다.
종인이 수저를 들지 못하자, 세훈이 밥 먹어. 하면서 수저를 쥐어줬다.
“…왜 갑자기 따로 먹는 거야. 불편해.”
“잔말 말고 밥 다 먹고 따로 얘기 좀 하자.”
우리는 그 뒤로 한 번의 대화도 하지 않고 식판에 고개를 묻듯, 밑만 내려다보면서 밥을 먹었다. 물론 종인은 긴장이 되고 초조해서, 밥을 잘 먹지 못했다.
먹는 둥 마는 둥, 눈치만 보며 밥을 우겨넣었다. 세훈은 금세 다 먹은 듯 보였다. 빠르게 비워진 식판에, 눈치를 보며 일어나자, 더 먹고 싶으면 더 먹어. 하고 앉히려 했다.
아니, 입맛 없어. 종인이 일어서자, 같이 일어선 세훈이 식판을 비운 뒤, 종인을 끌고 식당 뒤편으로 향했다. 선선한 가을 공기에, 나무가 우거져 그늘 진 곳으로 오자, 날씨가 언제 이렇게 추웠는지 몸이 덜덜 떨렸다. 종인은 저도 모르게 몸을 잘게 떨었다.
“…불편해.”
“….”
“너랑 하루 종일 아무말도 못하니까 완전 불편해.”
“….”
나도. 라고 말해야하는데 쉽사리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나에 대한 세훈이의 마음을 알아버려서 간단한 대답조차 쉽게 할 수 없었다.
나도 불편했어. 말을 해야 하는데. 꿀 먹은 벙어리처럼 그렇게 한참을 서있었다.
“미안한데, 한 번만 안아 봐도 돼?”
정적을 깨고 다시 그가 말을 했다. 종인은 아무 말도 못하고 땅으로 시선을 떨어뜨렸다. 한발자국, 두 발자국, 가까이 다가온 세훈의 발이 보였다.
다시 고개를 들자, 세훈이의 어깨가 보였다. 널찍하고 마른 어깨, 그 품속으로 들어온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밀어내지도 못했다. 나도 네가 좋아. 세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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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정말 그 한번이, 이번 딱 한 번이라면 나도 너를 마주 안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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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글5글.. 망했다.
상속자 괜히 봤어.오세훈 김탄이세여? 그럼 김종인은 차은상씨세여?
헐.. 망했어..상속자 때문이야. 이게 다.ㅜㅜㅜㅜㅜㅜ엉엉.
9편을 써놓고.. 도망갔다가.. 10편들고 또 금방 올게여.. ^^
이번편은 정말이지..원래 김종인이 밀어내는 건 예정되어있엇는데... 포옹은 예정에 없던건데 $#%^&$%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결국 투입..^^;;; 아직 사귀지도 않는데. 세종 개미지옥에나 빠져라. 헉헉 더워 ;
아 장편안쓰려고 했는데. 분량왜이러디.. 빨리 끝내야하는데.. 백도도 먼산이거(#$%#$%$)
근데 저 글쓰는 속도 왜이렇게 경이로워 졌죠...?ㅋㅋㅋㅋ 이거 8페이지인데.. 2시간 걸렸어요..
손이 풀렸나... 정신까지 풀리면 안되는데.. 어제 두편쓸때까진 좋았는데.
점점 상속자냄새가 난다.. 오그리토그리 드라마냄새가..
암호닉 끌고올게여!
72% 잉여 리마 파레라님
aa님 백백님 정모카님 모모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