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대] 손흥민 대학생활기 1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a/a/6/aa64704dd9007aea1378ab4b73b2535b.gif)
[축대] 손흥민 대학생활기 1
"거기 흰 옷 입은 학생. 학생이 대답 해 봐."
순간 나에게 꽂혀오는 많은 시선들에 할 말을 잃었다. 여긴 어디. 나는 누구... 분명 나는 내가 신청한 강의를 듣다 너무 졸려서 잠시 잠이 들었는데 눈을 떠보니 왠 모르는 사람들과 처음 보는 교수님이 나에게 집중을 하고 있다. 설마 내가 듣는 강의는 끝나고 그 다음시간 강의를 듣고 있는건가. 멍하니 상황파악을 하기위해 열심히 머리를 굴렸다. 아오 이럴줄 알았으면 친구 좀 많이 사겨둘껄... 어차피 대학은 내게 축구를 하기 위해 온 곳일 뿐이니 별로 사람들과 친해질 생각을 하지 않아서 나랑 같이 축구부에 들어가는 김영권하고만 친하게 지냈다. 그러다보니 오늘같이 김영권이 땡땡이를 친 날에 내가 낭패를 보는구나. 그래도 같은 과동기인데... 나 좀 깨워주고 가지. 매정한 것들. 속으로 과동기 녀석들을 욕하고 있자 교수님은 내게 다시 질문을 해왔다.
"프로이드의 정식분석이론에서 리비도는 뭘 뜻하냐고 물어봤는데."
"아... 저... 그... 죄송합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학생 이름이?"
내게 이름을 물어오는 교수님에게 선뜻 대답을 하지 못했다. 내가 사실대로 내 이름을 대답하면 이 강의를 신청하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될테고 그럼 또 곤란해질테니 우물쭈물거리자 교수님은 내가 점수때문에 말을 못한다고 생각하셨는지 점수반영은 하지 않겠다고 말해보란다. 어떡하지. 으어떡해. 이리저리 눈을 굴리고 있자 내 대각선 앞자리에 책을 펴 놓은체 자리에 없는 사람의 이름이 눈에 띈다. 화장실 간건가. 옆에 아무도 앉지 않은거 보면 혼자 듣는건가. 어차피 교양과목이니까 모르는 사람들뿐이겠지. 열심히 머리를 굴리다 교수님의 압박적인 눈빛에 에라이 모르겠다 싶어 그 책 위에 써있는 이름을 말해버렸다. '...지..지동원이요.' 내 말에 교수님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음 시간까지 과제로 해오란다... 주옥됬다. 젠장. 망할 과동기. 망할 김영권. 망할 교수님. 하는 수 없이 멍하니 강의를 듣고 있자 이름의 주인공이 화장실에 다녀온건지 상체를 숙이고는 들어와 앉는다. 와. 키 크네.
그나저나 저 사람한테 말해야하나. 제가 그 쪽 이름을 도용했는데 과제를 해오래요...라고 나는 절대 말할 수 없다. 으. 손흥민 너 오늘 진짜 꼬이는 날이구나. 지동원이라는 그 남자는 강의에 집중하기 시작한다. 필기를 꼬박꼬박 받아적고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하고 있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내가 왠지 저 남자의 성적을 망치는게 아닐까 걱정이 된다. 멍하니 그 남자를 쳐다보고 있자 그와 아는 사람인지 한 남자가 조용히 들어와 그의 옆에 앉는다. '출석은?' 입모양으로 묻는 친구의 말에 그는 '끝나고 부른대.'라고 조그맣게 말하였다. 오마이갓. 쒯뎀. 갓뎀. 아 어떡하지. 도망가야하나. 으아아아아. 머리를 쥐어뜯으며 소리라도 지르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 두 주먹을 꾹 쥐었다. 이제 끝날때까지 20분 남았는데. 긴장감때문에 등 뒤로 땀이 흐르는 기분이다. 하는 수 없이 앞에 있던 공책을 북- 찢어서 글씨를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저기요. 정말 죄송해요.' 다짜고짜 죄송하다 적고 꾹꾹 눌러접어 그 사람 책상으로 휙 던졌다. 쪽지가 날아오자 그 사람은 쪽지를 들고 주위를 두리번 거리다 내 눈과 마주쳐 나라는 듯 손가락으로 날 가르키자 뭐냐는 듯 쳐다본다. 와 인상 한번 무섭네. 이제 막 졸업 앞둔 복학생 선배는 아니겠지. 마음을 졸이고 있자 그는 쪽지를 펴 보고는 날 한번 쓱 쳐다보고는 쪽지를 구겨서 버려버린다.
"저기요... 저기..."
목소리를 낮춰 조용히 부르는데도 그는 미동조차 않는다. 완전 대놓고 씹네. 사람이 쪽지를 줬으면 답장이라도 하든가 저렇게 버려버리는건 무슨 경우람. 아무리 불러도 답장이 없어 다시 쪽지를 던져봤지만 그는 내가 던지는 족족 바닥으로 버려버린다. 으으. 망했다 망했어! 내가 머리를 부여잡고 책상에 머리를 박고 있자 그의 친구가 날 뭐냐는 듯 이상하게 쳐다본다. '저기요.. 그 쪽 친구 좀 불러주세요...' 내가 입모양으로 작게 말하자 그 친구는 '친구 아닌데?'하고 내게 말해온다. 내가 벙쪄서 그저 가만히 쳐다보자 그의 친구는 내가 웃긴지 큭큭 웃으며 자기가 형이란다. 생긴건 저 남자가 훨씬 많아보이게 생겼는데 의외네. 완전 노안이였구만. 내가 두 손바닥을 맞대고는 부탁한다는 듯 고개를 숙여가며 불러달라고 말하자 내게 왜냐고 묻는다. 뭐라고 설명해야하지... 아무말도 못하고 우물쭈물 하고 있자 지동원이란 그 남자가 고갤 돌려 날 한번 쓱 쳐다보고는 옆에있는 형에게 수업이나 들으라며 고개를 앞으로 돌려버린다. 우이씨. 완전 대놓고 날 무시하시겠다. 에이씨 나도 몰라! 배째라 싶은 심경에 수업 끝날때까지 가만히 팔짱을 끼고 그의 행동만 쳐다봤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출석부르지."
교수님은 책을 닫고는 출석부를 들어 부르기 시작했다. 한 명 한 명 호명해갈때마다 손에 땀이 난다. 으... 어떡해. 소름이 돋아 두 팔을 비비고 있는데 '윤석영'하는 소리에 그 옆의 형이라는 사람이 손을 번쩍 들고 대답한다. 이제 그도 부르겠다. 지동원이라고 부르면 내가 대답해야하나. 어떡하지. 그가 대답하기 전에 내가 먼저 해버릴까. 어떡해어떡해.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다 교수님의 목소리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제발 그보다 내가 더 먼저 대답하길. 주먹을 꼭 쥐고 손들준비를 마친 후 기다리고 기다렸다. '지동ㅇ...' '네!!' 누구보다 빠르게 교수님의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먼저 손을 들어 대답했다. 그러자 그는 어안이벙벙한 표정으로 날 쳐다봤다. 교수님은 내 급한 대답이 웃겼는지 피식 웃고는 뒷 말까지 붙여왔다. '다음주까지 리비도 과제해오는거 잊지마. 지동원.' 교수님의 말에 어정쩡하게 네네... 대답하고 있자 그의 얼굴이 구겨진다. 그의 시선이 무섭도록 뜨겁다. 교수님은 출석을 다 부르고는 곧장 나가셨고 다른 사람들도 짐을 싸서 나가기 시작했다. 도망. 도망가야해! 머리에 번뜩 생각이 떠올라 후다닥 가방을 챙겨 빠르게 뒷 문으로 향했다.
"야. 리비도!!!"
그의 부름에 차마 더이상 도망가려는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 뒷문으로 채 나가기 전에 얼어붙었다. 낮게 깔린 그의 음성이 참으로도 무섭다. 인상도 사나운데 목소리까지 무섭네. 내가 가방을 두 손으로 꼭 부여잡고 가만히 서있자 그는 성큼성큼 내 앞까지 와선 날 내려다본다. 내게 뭐냐는 듯한 시선에 눈을 바닥으로 내리 깔았다. '니가 왜 지동원인데.' 차갑게 물어오는 그의 물음에 아무말도 못하고 있자 그는 내게 얼른 대답하라며 대답을 재촉한다. 진짜 잘못했다간 한 대 맞을것만 같은 얼굴표정에 눈도 못마주치겠다. 생각보다 많이 굳은 분위기에 윤석영이라는 사람이 내 앞의 남자를 붙잡고는 웃으며 표정 풀라고 한다. '그.. 그게요...' 내가 우물쭈물하자 그는 내가 답답하다는 듯 뒷머리를 거칠게 비빈다.
"그니까... 제가 계속 불렀잔아요..."
"그래서 니가 왜 지동원이냐고. 니 이름 지동원이야?"
"아니요... 그건 아닌데요... 어쩌다보니까..."
"나 나갔다 올동안 뭐한건데. 교수님이 왜 널 지동원으로 알고 있는데. 리비도 과제는 또 뭔데."
"야야-, 동원아 애 울겠다. 배고픈데 밥이나 먹으면서 얘기할까? 밥먹자. 밥!"
절대 싫다는 듯한 그의 표정에도 옆에 있던 남자는 밥을 외치며 한 쪽팔을 내게 반대쪽 팔은 그에게 팔짱을 끼며 구내식당으로 향한다. '이놈의 밥차는...' 그는 싫다는 듯 억지로 끌려가며 남자를 한번 찌릿 째려보고는 포기했다는 듯 터덜터덜 향했다. 나는 이 사람들과 왜 밥을 먹어야하는지도 모르겠지만 그냥 무작정 끌려갔다. 구내식당에 도착해서도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르겠다. 내 앞에 이 남자때문에. 윤석영이란 남자는 식당아줌마에게 조르고 졸라 밥을 한가득 받아 먹기 바쁘고, 지동원 저 남자는 밥을 먹고 있는건지 날 째려보고 있는지 모르겠다. 내가 식판에 고개를 박고 국만 쪼록쪼록 떠마시고 있자 그는 들고 있던 젓가락을 탁-소리나게 내려놓고는 팔짱을 낀다. 자, 이제 말해보시지.라는 듯한 그의 표정에 나도 숟가락을 내려놓고는 최대한 불쌍하게 그를 쳐다봤다.
"저... 사실은... 제가 그 수업을 듣는 학생이 아닌데요..."
"그래서."
"그 전수업에 잠들어서 그 때 깼는데... 교수님이 저한테 막 질문을 하시고.. 이름을 물어보고... 그러셔서..."
"그래서 뭐."
"근데 하필 딱 그 쪽 책이 눈에 들어와서... 저도 모르게.. 진짜 죄송해요! 진짜요!"
내 말에 그 남자는 어이가 없다는 듯 허-하고는 숨을 내뱉었다. 내가 들어도 진짜 어이가 없고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지경인데 당사자는 어쩌겠나 싶다가도, 내가 지금 남걱정할 때가 아닌것만 같아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그에게 불쌍한 눈빛을 열심히 보냈다. 그 남자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생각에 잠겨서 한참이나 말이 없었다. 무슨 사형선고 받는 죄수의 마음도 아니고 내가 왜 그의 대답을 이렇게 무섭게 기다리고 있는지 모르겠다. 생각을 하다 이내 얼굴이 팍 찡그려지면서 날 째려보는 그의 표정에 급히 눈을 깔아내렸다. 가뜩이나 무섭게 생긴 사람이 무섭게 분위기를 잡으니 안 무서울리가. 어떻게든 그의 화를 누그려뜨려야겠단 생각에 혼자 열심히 주절주절 말을 늘어놓았다.
"과제는 꼭 제가 해올게요! 점수에도 절대 반영 안하신다고 그러셨거든요...
혹시나 저때문에 학점이 낮게 뜨면 제가 교수님께 메일을 보내서라도 어떻게든 해볼게요..."
"당연한 소릴. 그럼 앞으로 네가 이 강의 들어."
"네?"
나의 되묻는 말에 그는 못 들은거 맞냐며 인상을 구기고 물어왔다. 아니 분명 듣긴 했는데요. 그게 너무 말도 안되서... 가만히 어버버 거리는 모습에 그는 '이미 교수님이 나를 너로 알고 있는데 내가 가는게 무슨 소용인데.' 헐. 멍하니 입만 벌리고 쳐다보고 있자 그는 진심이라는 듯 표정 하나 바뀌지 않는다. 아, 젠장. 그냥 교수님께 사실대로 말할껄. 괜히 다른 사람 학점 챙겨주게 생겼네. '야야- 그러무 나으 어어하아고.' 옆에 있던 석영이라는 남자는 입 안에 밥을 가득 담고는 자신은 어떡하냐고 말하고 있는것 같았다. 그러자 그는 아무렇지 않게 자기 대신 나랑 들으란다. 게다가 내가 출석은 꼬박꼬박 하는지, 과제는 제대로 해오는지 감시하란다. 이 사람 진심이네. 진짜로 진심이네. 와, 진짜 내가 잘못한거라 뭐라 말할수도 없고. 관심도 없는 심리학수업을 듣게 생겼다. 그의 말에 밥 많이 먹는 형은 마음에 안드는지 이내 입 안의 음식을 꿀꺽 다 삼키고는 미간을 좁히고 말한다.
"이 의리없는 새끼야! 니때문에 신청했는데-"
"어차피 수업도 제대로 안들어오면서. 수업 듣고 얘랑 밥먹고 와."
"이게 누굴 진짜 밥차로 아나! 너때문에 신청한거라고 나쁜 새끼야."
"어차피 맨날 보면서. 야 리비도, 너 이름 뭐야. 무슨 과야. 학번은."
그는 내가 도망이라도 갈까 의심한건지 나에 대해 이것저것을 물어온다. '사체과 손흥민이요... 도망 안 가요...' 내 기죽은 말에 '그 과목 A 밑으로 떨어지면 죽어.' 그는 마지막까지 내게 으름장을 놓고는 먼저 식판을 들고 일어났다. 그러자 밥차형도 따라 식판을 들고 일어나 다음주에 보자고 내게 밝게 말하고는 간다. 아, 진짜 꼬였다 꼬였어. 이젠 나도 모르겠다싶어 밥 맛도 없어 식판에 있던 밥을 다 버리고는 과방으로 향했다. 아진짜 김영권 가만 안 둬. 너만 있었더라도. 과방으로 향하면서 영권이에게 전화를 하자 자기 오늘 대리출석 해줬냐고 먼저 물어온다. 내가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절대 안해줬어 이 나쁜놈아. 괜히 심술이 나서 안해줬다고 하자 녀석이 내게 안해주면 어떡하냐고 버럭 소리친다. '했다. 했어! 이 나쁜새끼야!' 하도 바락바락 소리 지르는 녀석에게 나도 따라 소리를 치자 녀석이 그제서야 목소리가 풀어지면서 되도 않는 애교를 부린다.
"꺼져. 너때문에 나 오늘 진짜... 어휴-"
"친구야~ 너밖에 없다-"
"넌 진짜... 됐어. 넌 내일 오면 죽었어."
"에이- 왜그래~ 야. 맞다. 내일 축구부 첫 모임 있는거 알지?"
"그래...? 알겠어."
한 대 쥐어박아주고 싶지만 대충 알겠다 대답하자 녀석은 축구부에 어쩌고 저쩌고 조잘조잘 말하려는걸 대충 알겠으니까 끊으라고 말하고는 먼저 끊어버렸다. 정신이 하나도 없네. 과방에 들어가자마자 소파에 길게 누웠다. 아, 오후수업 안 듣고 그냥 집에 가고 싶다. 오늘따라 김영권이 왜이렇게 부러운건지 모르겠다. 잠이나 잘까하다 아까 하도 많이 자서 잠이 안와 핸드폰을 뒤적였다. 재미있는것도 없네. 오늘따라 연락도 없고. 갑자기 날 부르던 그의 목소리가 떠올라 초록 검색창에 쳐봤다. '리비도' 이게 뭔데 나한테 질문을 한거야. 그 사람은 이게 뭔지나 알고 날 부른건가. 검색을 누르자 촤르륵 많은 정보들이 쏟아져 나와 찬찬히 읽어 나갔다. 정신분석학 용어라느니 어쩌느니는 대충 패스하고 정확히 뜻이 뭔가를 살펴보고 있자. 헐뭐야, 이딴거였다니. 성본능... 성충동... 한마디로 성욕. 이게 그런 뜻이였다니. 이런 뜻인지 알고 날 리비도라고 부른거야 뭐야. 괜히 또 짜증이 나려한다. 대학에 들어오자마자 일이 꼬인다 꼬여.
끙 |
아마 등장할 사람들은 흥민이 지참치 밥차 홍정호 영권이 기식빵 구자봉 정도가 될 듯...? 가끔 박츄 까메오도...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아무생각도 안해놓고 쓴거라는거...ㅋ 리비도가 나왔다고 불마크를 상상하시면 절대안되욬ㅋㅋㅋㅋ 그럴일은 없을거예요ㅋㅋ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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