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신부
01
납치
"옛날옛날에, 여우가 한 마리 살았어."
"그 여우는 여우들의 왕이라고 불릴 만큼 힘이 너무 세서 여우들은 그를 신처럼 따랐단다."
"심지어 여우는 죽지도, 병들지도 않았어. 여우는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요상한 요술들을 부리기도 했어."
"에이, 엄마. 이 세상에 그런 게 어디있어?"
"그런데 그 여우가 힘의 영역을 인간들에게까지 넓히기 시작했단다."
"바로 인간 신부를 찾기 시작한 거지"
"여우는 살인을 즐겼어"
"매일 한 두명씩 사라지는 사내들과 처녀들 때문에 공포에 차오른 인간들은 여우와 계약을 했지"
"....어떤 계약?"
"100일에 한 번씩 신붓감 처녀를 여우에게 바치는 거야"
"여우의 마음에 들지 않은 처녀들은 가차없이 여우에게 간을 바친 채 찢겨 죽었어"
"많은 처녀들이 제물로 바쳐졌지만 예전만큼의 살육은 없어졌기 때문에 사람들은 계속해서 제물로 바칠 처녀들을 골라냈지"
"몇 년이나 처녀들을 바쳤음에도 불구하고 여우는 그 어떤 처녀도 자신의 신부로 삼지 않았어"
"여우는 처녀들이 모두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다시 살인을 하기 시작했어"
"다시 시작된 살육에 사람들은 공포에 떨었어 이젠 여우에게 보낼 처녀도 별로 남지 않았거든"
"한 처녀가 제물로 선택이 되고, 사람들은 제발 그녀가 여우의 신부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랬어"
"사람들의 바램 덕분인지, 곱디 고운 처녀의 외모 덕분인지, 드디어 여우는 그 처녀를 자신의 신부로 맞이했단다."
"그럼 이젠 그 처녀가 신부가 된 거야? 신부가 되면 어떻게 되는데?"
"신부가 되면 보름달이 뜨는 밤, 여우와 초야를 치뤄야 해. 그렇게 되면 처녀는 불사를 얻어 영원한 여우의 신부가 된단다."
"여우는 그 처녀를 극진히 아꼈어. 한마디로 사랑에 빠진 거지."
"여우는 초야를 치룰 날까지 처녀를 털끝 하나도 건들지 않았어, 오히려 그녀를 아끼고 다정하게 대해줬지."
"그런데 보름달이 뜨기 하루 전, 처녀는 여우의 궁궐에서 탈출을 시도했어."
"결국 얼마 가지도 못하고 바로 여우에게 잡혔지만"
"여우는 매우 분노했어"
"여우는 처녀가 자신에게서 절대 도망을 못 가게 하기 위해 그녀의 손목의 요술을 불어넣었어"
"그녀가 어디에 있든 여우가 찾을 수 있도록"
"하지만 처녀는 얼마 후에 자살을 했어"
"처녀의 죽음에 분노한 여우는 인간들을 무자비하게 죽여대기 시작했어"
"결국 처녀가 살았던 마을은 여우에 의해 피바다가 되어버렸지"
"으... 좀 무섭다. 이 이야기 엄마가 만든 거야? 어디서 이런 이야기를 들었대"
"끝까지 들어"
"여우는 결심했어. 처녀가 다음 생으로 환생할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자신이 처녀의 손목에 새겨놓은 표식으로 꼭 그녀를 찾고야 말겠다고 다짐한 거지"
"300년이 지난 지금, 오랜 기다림 끝에 그 처녀는 환생을 했대."
"18살이 되는 날, 환생한 처녀의 손목에 여우의 표식이 완전해지면"
"여우는 다시 처녀를 신부로 데려갈 거야"
"지금도 여우는 어디서 계속 처녀를 찾고 있을 수도 있어, 아니 이미 찾았을 지도 몰라"
"...엄마? 표정이 왜그래..."
"....네가 내년되면 이제 열여덟이지? 왼쪽 손목 내밀어봐"
"....어? 아, 응"
".....역시"
"그 스님 말이 사실이었어"
"ㅁ,뭐가 설마 내가 그 처녀의 환생이다, 그런 말 하는 거 아니ㅈ..."
"그 여우가 널 찾지 못하게 숨겨주는 부적이야"
"오늘부터 이 팔찌 차고 다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이 팔찌 절대 몸에서 떨어지면 안돼"
"엄마는 너 지킬 거야"
"....엄마 농담하지마. 나 무서워"
"여우새끼한테 널 뻇길 순 없어"
"난 무슨 일이 있어도 내 딸 지켜낼 거야"
엄마가 준 팔찌를 찬 지도 벌써 3년, 나는 스무살이 되었다.
엄마는 1년 전에 알 수 없는 병에 걸려 돌아가셨다.
이 부적이 효과가 있는 것인지
엄마의 말이 거짓말이었는지
지난 시간동안 여우따위는 만난 적도 본 적도 없었다.
그런데
낡을 대로 낡아 팔찌가 끊어진 오늘
여우가 내 앞에 나타났다.
"...찾았네? 내 신부"
그리고 난 빌어먹을 이 여우의 궁전으로 납치당했다.
"밥 좀 먹으라니깐, 억지로 쑤셔넣을까?"
그리고 이 여우에게 납치된 지금 내 기분은 아주 뭣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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낰낰... 징챠 독방에서 안오려고 했는데...
누가 안오면 덕계못이라고 하고...
누가 윤기 워더라고 하고...
사실 독방에서 다음 꺼 쓰고 있었는데
폭풍 알림와서 ㄷㄷ
글잡오긴 했는데
.....
아몰랑
잘부탁해여
여우신부
02
집착
엄마, 내 생각엔 엄마 딸 여우한테 납치된 것 같아.
근데 말이야.
이 여우 좀 이상해.
생각보다 더 무서워
"잠자리가 불편해? 더 푹신한 침대로 바꿔줄까?"
"....집에 보내줘요"
"...."
"아, 방금 우리 색시 죽일 뻔 했어. 큰일날 뻔 했네"
"어떻게 찾은 내 색신데"
"집에 보내달라는 소리 다신 하지마'
"진짜 죽여버리고 싶으니깐"
여우가 맞나 싶을 정도로 완벽한 사람의 형태를 갖고 있지만
뭔가 느낌이 달라.
그 붉은 빛이 도는 갈색 눈
그래 그 눈을 마주칠 때마다 기분이 이상해.
특히
그에게서 풍기는 피비린내가
너무 무서워.
*
"색시야~ 어여쁜 내 색시야"
"...내가 왜 그쪽 색ㅅ"
"...."
"...왜요"
"나는 지금 너 배려하고 있는데"
"....어떤 걸 배려했는데요?"
"첫 번째로는 널 죽이지 않고 살려두는 것"
"...."
"두 번째로는 네 의견을 들어준다는 것. 아, 집에 보내달라는 것 빼고"
"...."
"마지막으로는 우리 초야를 치루기 전까지"
"...."
"너에게 손대지 않는 것"
"...."
"예전에 이렇게 했더니 네가 홀랑 도망가버렸잖아"
"...."
"....확 잡아먹어버릴까?"
몸이 바들바들 떨렸다.
나를 보며 씨익 웃는 그의 미소에 온 몸에 소름이 끼쳤다.
그가 잘게 떠는 내 어깨를 양 손으로 꽉 붙잡았다.
그의 손이 내 볼을 천천히 쓸더니 그가 자신의 얼굴을 내 목에 파묻었다.
앗-
그의 입술이 내 목에 닿았다.
소름끼치는 느낌에 나도 모르게 그를 밀어내었다.
내가 그를 밀어내자 그는 여전히 내 목에 얼굴을 묻은 채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작게 한숨을 내쉰 그는 이내 자신의 얼굴을 떼어냈다.
"....색시야"
"...."
"왜 이렇게 떨어"
"....ㅇ,이것 좀 놔요"
"내가 무서워?"
내 어깨를 잡은 그의 손에 힘이 점점 들어갔다.
고스란히 전해지는 고통에 작게 신음을 뱉자 그는 빨간 빛의 눈을 번쩍이며 나를 쳐다봤다.
"....너 처녀 아니지?"
"ㅇ,어떻게..."
매서운 눈으로 날 노려보던 그는 문을 부서질듯이 열고 방을 나갔다.
그날 밤 그는 더이상 내가 있는 방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단지 어디선가 들리는 기괴한 비명소리와
피비린내만이 내 감각을 자극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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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2화 들고 왔어요~
저번에 이동이 되어서 정말 당황했었는데
제가 문의해보니 음란성이라고 하더라고요
근데 글잡에서는 키스까지는 허용이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선 성적인 행위조차 나오지 않았구요.
내용을 수정도 해보고 다시 써보기도 했는데
분위기도 깨지고 마음에 들지 않아서
우선 그대로 가지고 왔습니다.
또 이동이 된다면 뭐 어쩔 수 없죠.
근데 저 말고도 다른 작가님들도 많이 이동되신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어떤 작가님은 전혀 그런 내용이 담기지 않은 메일링 글인데 이동이 된 경우도 있더라고요.
누군가 악의적으로 신고를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2화를 몇십 번을 넘게 반복해서 읽어도 이동될 정도의 음란성은 없다고 생각하게 되어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그동안 다른 글잡에서 이 것보다 더 높은 수위의 글도 봤어서 저는 2화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혹시나 또 이동될까봐 1화에는 합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1화랑 같이 이동되면 정말 난감한 상황이 오니까요.
만약에 이 글도 이동이 된다면
2화를 아예 갈아엎고 1화와 2화를 따로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