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이야기: 크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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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창문을 통해 햇살이 비춰들어오고있었다.
"잘잤어요?"
방 문을 열고 들어온 그는 앉아있는 내게 안부인사를 건넨뒤, 한손으로 내 얼굴을 잡고 입안을 혀로 휘저었다.
그는, 반항하지 않고 가만히 있던 내가 의외였는지 놀란눈으로 쳐다보다가
"이제 포기한거에요?"
라며 가벼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하얀 와이셔츠에 까만 정장바지를 입은 그를, 당장이라도 한대 치고 싶었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는것이 아니였다.
할수있는것이라곤 그저 경멸스로운 표정으로 쳐다보는것 단지 그뿐이였다. 하지만 그것조차 힘이 들어 금방 포기하게 되었고 끝내는 눈물만이 고였다.
그런 내가 맘에 들지않았는지 크리스는 창가에 기대어 인상을 찌푸리고 있다가, 내게 천천히 다가왔다.
"그 표정... 짓지마요. 당신은 웃는게 예뻐.
금방 식사가져올께요"
귓속으로 타고들어오는 낮은목소리와 숨소리에 작은 두려움을 느꼈지만, 등 뒤로 문닫는 소리와 함께,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가 없어졌다고 할 수있는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의자에 앉아 멍하니 있을수밖에 없었다.
똑똑-
"배고팠지? 식사가져왔어."
다른의자를 끌어당겨 내앞에 마주보고 앉았다.크리스는 무릎위에 쟁반을 올려놓고는 한숟갈의 밥을 떴다.
"불편해도 좀 참아. 니가 자초한 일이잖아. 믿음이 생기면 그때 풀어줄께. 밥은 내가 주면 되니까
아 해봐"
"..스케쥴 늦었잖아요. 나혼자 먹을께요."
"내 걱정해주는거야? 되게 기쁜데?
근데 괜찮아. 너 식사하는것만 보고 갈꺼니까"
밥먹을때 만큼음 묶인 줄을 풀어줄꺼라 생각했는데, 조금이나마 품었던 기대는 역시나 실망으로 돌어왔다.
평소같으면 절대 먹지 않을꺼였는데, 오늘은 왠지 반항할 힘조차없어 역시 순순히 먹고만 있었다.
다른날과는 다른 내 모습에 크리스는 옅은 미소를 띄며 날 바라봤다. 귓가에 사랑한다는 한마디와함께 빈그릇과 쟁반을 챙겨 나갔다.
'또 정신을 잃겠지'
아마 지금부터 밤까지 크리스는 들어오지 않을것이다. 그리고 나도 잠깐 정신을 잃고 나면 하루종일 크리스가 나오는 티비만 보고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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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크리스를 만난건 12월 초였다. 엑소 실물영접이 소취였던나는 팬싸인회도 도전해보고 콘서트도 도전해봤지만 모두 광탈이였다. 그러던 어느날
S통신사의 이벤트중 하나로 엑소 팬미팅이 있었는데, 생각지도 않게 당첨 된것이다.
나는 찬열과 크리스와의 팬미팅이였는데, 인원이 20명밖에 되지않아 작은 까페같은 곳에서 팬미팅을 시작했다.
실물을 보게되면 누구나 무릎꿇을수밖에 없다는 크리스의 실물은 가히 그럴만하다고 느끼면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첫번째 엑소 실물 영접에 나는 그저 들뜨고 기뻤다.
유독 크리스와 눈을 많이 마주쳤는데, 그냥 인원이 적어서 그런가보다 싶었다. 눈 마주칠때면 수줍은 미소를 보여주던 크리스를 보며 쉴새없이 셔터를 눌러댔다.
팬미팅이 끝날때쯤 작은 싸인회를 했는데, 남들은 "팬이에요" 또는 "사랑해요" 이런말 잘하더만 정작 나는 아무말없이 싸인만 받았다.
"처음이신가봐요?" 오히려 말없는 내게 말을 걸어주는 크리스를 보며 또 한번 입덕하게 되었다.
앨범을 접어 다시 내게 돌려주는 그를 보며 "가..감..감사합니다"라고 덜떨어진 바보같이 말한 내가 후회됐다.
어필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한 내가 너무 바보스러웠다.
팬미팅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온 나는 , 옷도 안갈아입고 침대에 누워서 앨범을 펼쳐봤다. 찬열이 사진한번보고 싸인한번보고.
크리스 사진 한번 보고 싸인한번보고, 흐뭇해하며 다시 앨범을 정주행했다.
그런데 중간쯤 넘기다보니 곱게 접혀있는 조그만 종이한장. '난 이런걸 끼워놓은적이없는데' 조심스레 펴보니
「연락해요. 010-xxxx-xxxx」딱 이말만 적혀있었다. 설마 설마 엑소일까? 순간 심장박동이 빨라졌다. 물론 내가 앨범을 매일 들고 다니는 탓에
친구가 장난 쳐놓은것일수도 있고, 말도안되는 소리지만 나를 좋아하는 누군가가 끼워놓은 종이일수도 있었다.
하지만 머릿속에는 '혹시 엑소가..?' 이런생각밖에 들지않았다. 얼른 폰을 켜서 번호를 저장하니 카톡에 친구 한명이 추가 되어있었다. 그런데 이름도 .이고
프사도 상태메세지도 비어있었다.
'누군지도 모르는데 연락해도 되나? 이상한사람이면 어쩌지' 생각하며 한참동안 고민했지만, 그래봤자 상대방은 내번호도 모르고 프사도 없애고 이름도 이니셜로 바꿔놓으면
내가손해볼건 없다고 생각되어 말을 걸었다.
[나: 누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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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재밌게 읽으셨나요?? 그럼 다행이당:)
그렇다면 댓글 하나는 적어주고 가시면 ..진짜 작가가 사랑할텐데 ㅠㅠㅠㅠㅠㅠ
+나도 실물영접이 소취에요 ㅠㅠㅠ팬미팅 제발 ㅠㅠㅠㅠㅠㅠㅠㅠ R=V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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