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가 엑소 200일.... 벌써... 흡...☆
어제 200일 기념으로 티저복습하고 열심히 짤줍하다가 지쳐서 잠들었어요 껄껄.
늦었지만 엑소 200일 추카염 ^*^....
독자님들이 자꾸 금손이라고 사랑해주시니까 부끄러워서.... 더 잘쓸거예요.... 하트하트.
새로운 독자님들을 맞이하고 기존 독자님들도 ㄲ꽁꽁!! 묶어둬야지....
벌써 10화ㅠㅠㅠㅠㅠㅠ 벌써 힘ㄷ..들... 어...
댓글, 추천, 신알신, 암호닉 신청은 사랑입니다... 하트.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사랑해요. 받아주세요. 깔깔....♥
10
꿈 속에서의 악몽은 계속 이어졌고, 죽일 듯이 날 노려보며 비웃는 표정의 종인에게 밀쳐지는 순간 악! 소리를 내며 깨어났다.
시야가 뿌옇다가 이내 초점이 돌아온 듯 눈 앞에 종인이 아른거렸다.
무서운 꿈 꿨어? 종인도 아직 잠에서 덜 깼는지 눈을 비비며 연신 하품을 했다. 덜 깬 낮은 목소리가 오히려 안정적이게 들려왔다.
경수가 거친 숨소리를 내몰아 쉬다가 식은땀을 손등으로 대충 문질러 닦아냈다.
종인이 자신을 빤히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경수가 왜- 하고 그 연유를 묻자 나랑 같이 보초서자. 나 차롄데 심심해.
종인이 다시 한 번 눈을 꼭 감고 비비적 거렸다. 잠에서 덜 깬 새끼사자마냥.
"...나 깨운거야?"
"어. 자꾸 식은땀 흘리면서 나쁜 꿈 꾸는거 같길래."
"...알았어. 같이 서자."
경수가 꿈을 다시 떠올려보려 했지만 금방 거품처럼 머릿 속에서 사라졌다. 기분이 좋지 않은 꿈이였다는 여운만 강하게 맴돌았다.
깊게 잠들었었나- 경수가 까치집이 되어 버린 머리를 매만지며 책상 위에서 내려 왔다.
다들 고이 자고 있는 듯 코고는 소리 하나 없이 새근새근 숨소리만 약간 들려오는 듯 했다.
경수가 연신 다행이다. 를 중얼거리며 조금은 맑아진 듯한 머리로 다시 예전 일을 기억해보기로 했다.
밖에선 여전히 어둑하게 비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고,
경수가 문 앞에 앉아 있던 종인의 옆으로 가 똑같이 털썩 주저 앉았다.
살짝 몸을 기대자 다시 하품이 끊임 없이 밀려 왔다.
종인이 낮게 웃으며 몸에 기대고 있는 경수 위에 다시 자신의 머리를 기댔다. 둘 다 남자란 것만 제외한다면 영락 없는 길거리에 흔한 연인들의 자세였다.
종인이 마음에 들었는지 그 자세 그대로 손을 들어올려 경수의 머리를 살짝 가슴께로 끌어 껴안았다.
아 미친. 경수가 징그럽다는 듯 살짝 짜증을 부리다가 나쁘지 않은 듯 또 한 번 입을 크게 벌리고 하품을 했다.
종인이 입에 손가락을 넣는 장난을 할까 생각했지만 그만 두기로 했다. 경수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계속 자신을 보고 있는 종인을 한 번 흘끗 올려다 봤다.
"뭘 그렇게 쳐다봐. 얼굴 닳아-"
"허, 뭐?"
"너 얼굴 진짜 까맣다."
"..."
"다른 애들이 보면 어두워서 잘 안 보이겠는데."
"넌 그럼 백인인줄 아냐. 인종차별 쩌네. 똑같은 황인종이면서."
"근데 까맣잖아."
"..."
"야."
"...."
"종인아."
"...."
"나 그만 쳐다봐. 예쁘냐?"
"...그 근거없는 자신감은 어디서 나와?"
"나 좋다고 할 땐 언제고- 식었네, 식었어. 실망이다, 김깜종."
"미친, 도경수 이 새끼 당돌해진거봐."
경수는 윗입술이 유난히 도톰했다.
종인은 항상 경수의 입을 보면 얼굴이 확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어... 그... 동해물과 백두산이...
진정하려 애쓰던 종인은 생각해보니 어차피 어두워서 경수가 보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고 티를 내지 않았다.
그 생각에 오히려 용기가 났는지 경수의 얼굴을 더 똑바로 쳐다봤다.
니가 날 싫다고 하면, 빤히 마주 볼 수 있을 때는 지금뿐이겠지. 넌 부담스러워 할테니까.
종인의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마음이 까마득히 내려앉는 것 같았다.
좋아해, 좋아해. 속에서 장난이 아닌 진심이 자꾸만 우러나와 목을 타고 넘어서 입 밖으로 뱉어질까 조마조마했다.
분위기도 분위기인지라. 종인은 고민하고 있었다.
아예 한 번 더 진지하게 말하고. 시원하게 뻥 차이는 게 나으려나.
그 때, 종인과 눈을 마주치고 있던 경수의 얼굴이 발갛게 물들었다.
종인과 상반되게 유난히 피부가 하얘서 볼이 발갛게 변하는 것이 어두운 곳에서도 구별이 갔다.
종인이 흐흐하고 낮게 웃었다. 경수도 돌연듯 흐흐하고 종인을 따라 웃기 시작했다.
"왜 따라 웃어."
"김종인 얼굴 진짜 빨개졌어."
"...어? 뭐야? 보여?"
"응. 보이는데? 안 보일 줄 알았냐?"
"어두워서 잘 안보인다고 했으면서."
"난 아니야. 이제 익숙하거든."
"...."
너 예전엔 표정이 없었잖아 별로. 종인이 묵묵히 경수가 작은 입으로 종알종알 거리는 것을 가만히 듣고 있었다.
종인은 경수의 말에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작은 제스처도, 간단한 대답도.
그저 조용하게 웅얼거리는 경수만 바라보면서 지금의 대화가 무슨 방향으로 흘러가는 건지 갈피를 잡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예전엔, 솔직히 니가 싫었어. 종인아. 넌 내가 상대하기엔 너무 무뚝뚝했거든. 근데, 어느 순간 너랑 갑자기 친해졌잖아.
말도 안 되게 대답하는 횟수도 늘고, 다른 사람 눈에 별로 큰 변화는 없겠지만 니가 소소하게 웃고 찡그리고, 있잖아.... 나...
"이제는 니가 무표정하게 있어도 다 무슨 기분인지 알거 같아."
"...도경수."
"종인아. 나도 너..."
"...뭐?"
"아니. 아직 잘 모르겠어, 아직은."
"..."
"근데,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해."
"..."
"음... 나중에, 확실해지면 말해도 되지?"
"..."
"응? 종인아-"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해. 경수의 말갛게 피어오른 미소와 부끄러운 듯 꼼지락 대는 모습이 언제나 그렇듯이 좋았다.
"경수야."
"응?"
"나는 너."
"..."
"예전에도 좋아했고, 지금도 좋아하고."
"..."
"앞으로도 쭉 좋아할거 같아. 니가 친구로 지내고 싶다고 해도."
*
종인이 옆에 분명 있었는데, 눈을 떠 보니 혼자 벽에 누워 기대 있었다. 잠시 잠이 든 것 같았다.
아까 있었던 일 때문에 얼굴이 확 달아오르는 것을 느끼고 입술에 손을 가져다댔다. 으- 미쳤나봐 내가. 잠결에 그런거야, 잠결에.
나 혼자 끙끙 앓던 진심을 말하자마자 가까이 다가오는 종인의 얼굴을 차마 밀칠 수가 없어 그대로 뽀ㅃ... 아, 내가 미쳤지.
나 아직 좋다고 한 거 아닌데...
그나저나, 김종인은 어디로 간거지?
경수가 이상한 느낌이 세차게 고개를 돌려 주변을 확인했지만, 교실 안에는 종인이 없는 것 같았다.
아이들을 깨울까 생각했지만, 너무 곤히 자고 있어서 차마 깨울 수가 없었다. 많이 피곤할 텐데, 조금 더 자게 냅두자.
그러고보니, 준희도 보이지 않는 듯 했다.
기분이 많이 이상했다.
걱정이 물 밀듯 밀려왔다. 애들이 깨지 않게 조용히 문을 열고 복도로 나갔다.
끔찍하게 고요하고 어두움이 깔린 복도가 길게 이어졌다. 대체 김종인은 어딜 간거야. 경수가 신경질을 내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귀신이 나와도 전혀 이상할 거 같지 않은 교실들과, 복도. 계단을 내려 갈 때는 자신의 발소리를 듣고 흠칫 놀랄 정도 였다.
누군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단 느낌이 강하게 들어 뒤를 슬쩍 돌아보면, 걸어온 복도가 자신을 집어 삼킬 듯 칠흙같이 어두웠다.
경수는 식은땀이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어서 종인을 찾고 아이들이 있는 반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어떡하지, 그러고보니 자신과 종인이 보초를 서고 있었는데-.
"경수야, 왜 여기 있어?"
경수가 눈을 번뜩 떴다. 당황한 표정으로 돌아보자 소름끼칠 만큼 억지로 웃고 있는 준희가 보였다.
입꼬리를 얼마나 들어올렸는지 입 주위가 덜덜 떨리는 것이 보였다.
경수가 하, 하고 실 없이 웃으며 준희에게 다가갔다. 아, 종인이 못 보셨어요. 누나?
내 이름은 언제 외워서 친한 척 하는거야. 경수가 속으로 이죽거렸다.
종인의 이름이 나오자마자 준희의 입꼬리가 내려갔다. 표정이 얼음장같이 차갑게 굳어지는 것이 눈에 확 들어왔다.
마치 자신을 죽일 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종인이는 왜."
"아니, 갑자기 사라졌길래요..."
"글쎄? 나도 못 봤는데? 따라와. 일단 애들 있는 데로 돌아가자."
"누나 먼저 가세요. 종인이 좀 찾아 볼게요."
준희가 이상하게 웃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은 웃음같지 않았다. 그렇다고 짜증도 아니고, 화를 내는 것도 아니였고, 우는 것도 아닌 것 같았다.
보통의 사람에게서 나올 수 없는 느낌이였다. 마치 희노애락이 다 담긴 듯한 느낌, 설명할 수 없는 무언의 협박 같았다.
이질적이게 웃던 준희는 종인이? 김종인? 계속해서 기분 나쁘게 종인의 이름을 의문형으로 불렀다.
"화장실 갔겠지."
"얘기하고 갔을 거예요. 제 옆에 있었는데..."
"니가 다 어떻게 알아, 걔 일거수 일투족을. 그냥 따라와. 내 옆에 있어."
"누나 가보세요. 전 종인이..."
"미쳤어? 따라오라니까? 경수야 너 김종인이랑 무슨 사이인데 그래 너!! 어?"
"왜 이러세요, 이것 좀 놓고..."
준희가 경수의 팔을 있는 힘껏 잡고 끌어 당겼다. 흰 피부 주변에 빨갛게 피가 몰리고 준희의 손은 경수와 반대로 하얗게 질리도록 힘을 주었다.
여자치고는 만만치 않은 힘이였다. 손톱이 살갗에 파고드는 듯 눈물이 찔끔 날 만큼 아파오기 시작했다.
경수는 그 와중에도 강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김준희는, 우리 둘에게 강하게 집착하고 있다. 아니면 우리 둘 중 하나.
경수가 팔을 강하게 뿌리치고 나서야 고통에서 해방 될 수 있었다. 팔이 까진 듯 손톱 모양을 따라 피가 살짝 베어 나와 있었다.
약간의 신음과 함께 아픔을 호소하며 팔을 털었다. 짜증나.
준희의 표정에서는 살기가 느껴졌다.
경수가 준희를 보며 이를 악 물었다가 몸을 다시 돌려 종인을 찾으러 나섰다.
따라올 줄 알았는데, 자신의 발자국 소리 밖에 들리지 않았다. 괜히 소름 돋는 느낌에 뒤를 돌아보지 않고 계속 걸었다.
고개를 돌리면 준희가 자신의 바로 뒤에서 노려보며 웃고 있을 것 같았다.
"종인아-"
복도에 목소리가 울려퍼졌지만, 어디에서도 기척은 들리지 않았다. 화장실에도, 그 어디에도.
종인이 없어졌다니. 흔적도 없이.
1층까지 내려가서 종인의 이름을 불렀지만 들리는 거라곤 자신의 거친 숨소리와 쉴 새 없이 뛰어다니는 발자국 소리였다.
무슨 해코지라도 당할까 두려워 자꾸만 눈물이 나올 거 같았다.
아까까지 같이 있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도 했는데... 근데 어디간거야. 종인아.
자꾸만 파도처럼 마구 들이치는 생각 속의 종인은 이미, 끔찍하게 죽어있었다.
"경수야, 도경수..."
김종인? 종인의 목소리가 작지만 귓속에 강하게 파고 들었다. 안도감에 한숨을 푹 쉬고 서둘러 종인의 목소리가 들리는 곳을 찾았다.
소리가 희미해서 어딨는지 잘 모르겠어, 경수가 외쳤다. 복도에선 경수의 목소리만 크게 울려퍼졌다.
갑자기 종인의 목소리마저 뚝 끊기고 경수는 다시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앞에 있던 보건실이 강하게 눈 앞에 파고 들었다. 여기가 아니라면, 교실에 있다는 건데...
어제 보건실은 백현이랑 찬열이가 왔다가 갔으니까,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진 않겠지.
경수가 혹시 모르는 긴장감으로 손이 축축해지는 것을 느끼고 문고리를 돌렸다.
잡음 하나 없이 가볍게 열리는 문. 종인이 춤추다 자주 다쳐서 경수는 종인을 따라 많이 와서 익숙한 듯 보건실을 눈으로 슥 훑었다.
그리고 제일 구석에 있던 침대 하나에선 지친 듯 말 없이 붕대에 여기저기 묶여 있는 종인이 경수를 거친숨을 몰아쉬며 올려다봤다.
종인은 몸은 물론이고, 팔 다리와 입에 까지 붕대가 묶여 있었다.
얼마나 세게 묶은 건지 피가 몰려 있는 건 기본이고,
저항했던건지, 입 양 쪽 끝에선 찢어 진 것 같이 피가 붕대에 베어 들고 있었다.
경수는 눈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곧 떨어질 것 처럼 눈물 방울이 달랑달랑 눈 끝에 매달렸다.
종인은 그저 표정 변화 없이 경수만 쳐다봤다.
경수가 풀어줄게, 미안해. 라는 말만 반복하며 강하게 묶인 붕대를 풀려고 했으나 풀리지 않았다.
결국 선생님의 책상 서랍에 있던 가위를 가지고 붕대를 잘라냈다.
제일 먼저 입에 있던 것 부터 잘라내고 차례로 발목에 묶인 것까지 잘라냈다.
종인은 한숨을 쉬며 입이 쓰라린지 입 주변을 문질렀다.
종인의 손가락에도 핏물이 묻어나왔다. 종인의 인상이 잔뜩 일그러졌다.
"종인아.. 괜찮아?"
"...응. 괜찮아."
"...설마 그 김준희.... 그 여자가 그런거야?"
종인이 계속 숨을 몰아쉬었다. 대답이 없었지만 긍정의 뜻이라는 것을 잘 알고있었다.
경수가 구급상자를 뒤져 연고를 찾아서 입가에 발라주기 시작했다.
목 주변과 손목과 발목에 빨갛게 자국이 남았다. 약간 파란 빛도 도는 것을 보니 멍이 지려고 하는 것 같았다.
경수가 인상을 찡그리며 그 부분을 살살 문질렀다. 아프지. 아니. 아닌 척 하지마, 허세야. 어쭈, 도경수.
"어떻게 된거야 대체."
"그러니까 그 여자가..."
종인의 미간이 좁혀졌다. 까만 눈썹이 일그러지더니 말을 다시 이어갔다.
니가 내 어깨에 기대서 자고 있고 난 혹시 몰라서 안 자고 있었는데.
갑자기 언제 일어났는지 날 보고 따라오라고 하길래 나는 그냥 쳐다만 보고 있었지. 근데 심각하게 니 얘기를 할게 있다고.
안 내키는데 자꾸 니 얘기를 하길래 화가 나서 그만하라면서 따라갔지.
그런데 보건실까지 오길래 멈춰서서 왜 여기까지 온거냐니까 웃으면서 손수건을 꺼내서 입을 막은 것 같아.
깨어나보니까 니 목소리가 들리길래 계속 불렀는데, 목소리가 잘 안나와서.. 내가 멍청했지, 왜 그 여자를 따라갔지? 마치 홀린 듯 따라갔는데.
"손수건? 그럼 약물이라도 묻혀서 기절시켰다는거야?"
"그런거겠지. 아무리 힘 센 여자라도 그 정도 체격이 남자인 나를 못 이길테니까."
"대체 정체가 뭘까."
"..."
"어쩌면, 그 여자가. 범인일지도 몰라."
"...응."
"상식적으로 학교안에서 구할 수도 없을 뿐더러, 가지고 다니는 게 이상하잖아. 액체 수면제를."
"...어..."
"야. 좀. 심각한 상황이거든?"
"..."
"못살아 내가."
경수가 종인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헛기침을 두어번했다.
오묘한 정적이 오가고 난 후 종인의 손을 잡은 경수가 이제 나가자며 제촉했다.
종인이 경수가 모르게 씨익 웃었다. 저럴 때 보면 멍청하다니까.
크고 까만 손에 하얗고 작은 손이 겹쳐 지듯 꼭 잡히고 손을 내려다본 종인이 기어코 소리를 내고 작게 웃었다.
경수가 종인을 돌아보고 잡은 손으로 시선을 옮기고 얼굴이 새빨게져서는 으악- 하고 괴상한 소리를 내며 손을 놓았다.
"아, 그... 야 김종인. 미안."
"아 왜 놔. 다시 잡아."
"...시..싫어. 게이 같은 소리 말고 빨리 따라와."
게이? 아까 좋아한다고 한 게 누군데.
아직, 아직 좋아한다고 안했어. 아직 그런 사이 아니야 우리. 누가 뭐래? 종인이 한 쪽 입술을 살짝 올려 씩 웃었다.
어? 내가 제일 좋아하는 표정이다. 경수가 종인이 눈치채지 못하게 속으로 생각했다.
종인이 경수의 뒷목을 꽉 잡고 앞으로 밀며 걸었다.
뒤에서 미는 힘에 더 빠르게 걷던 경수가 으이씨, 하고 뒤를 돌며 목을 잡은 종인의 손을 잡아 챘다.
종인이 웃으며 경수의 손을 꽈악 잡았다.
"이번엔 안 놔준다?"
*
"야 니네 어디갔었냐?"
"잠시..."
"종인아 너 얼굴이 왜그래?"
어머, 어디 다쳤어? 준희가 돌아온 둘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 처럼.
그 모습을 보고 흠칫 놀란 경수가 종인의 손을 꼬옥 잡았다.
준희의 시선이 미묘하게 손으로 옮겨가는 것을 본 경수는 준희의 일그러진 표정을 보고 입술을 깨물었다.
확실해. 저 여자는, 우리를.
"경수야, 종인이 화장실 갔을거라고 했잖아. 보초서기로 하고 사라지면 어떡해?"
"..."
"그러다가 애들 다치면 어쩌려고."
"..."
"거기에 난 여자잖아?"
준희는 마치 농담을 한 것 마냥 깔깔대며 웃기 시작했다.
분위기가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싸해지자 준면이 고개를 저으며 둘에게 개인행동은 하지 말라고 일침했다.
종인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들 혜인의 시체를 뒤로 하고 한숨을 쉬며 밑층으로 이동했다. 4반으로 옮기기 위해서였다.
이젠 정말 지긋지긋하고 끔찍하다는 듯 몸서리를 치며 4반 앞에 섰다. 아직도 실마리가 하나도 풀리지 않은 것 같아 마음만 답답해왔다.
죽은 친구들과, 왜 인지 자꾸만 회상하려고 할수록 잊혀져가는 추억.
4라는 숫자가 도드라지게 보였다.
불안한 느낌이 가시지를 않고 자꾸만 주위를 맴돌았다.
같은 기분이였는지 모두 한참이고 그 앞에 서서 들어가지를 못하고 있었다.
종인은 범인이 방송으로 말했던 것을 은연 중에 자꾸만 곱씹고 있었다.
힌트가 있을 지도 몰라.
'나한텐 황홀한 숫자죠. 기억해보세요.'
'함께 했던 4년, 아니 그 이상의 추억들을.'
'주인공은 따로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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