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역시 모바일로 쓰는 거라 혹시나 어색한 점 있으시더라도 양해 부탁드려요 ㅎㅅㅎ Red Ocean H 콜록, 콜록. 끊임 없이 목구멍에서 기침이 쏟아져 나왔다. 머리가 핑글핑글 도는 기분이었다. 잔기침이 점점 심해지자 숨이 쉬어지지 않을 정도로 목이 턱턱 막혔다. 학연이 거친 호흡을 내쉬며 한쪽 팔로 얼굴을 가렸다. 제가 생각하기에도 단순한 감기가 아닌 것 같았다. 지독한 감기몸살. 안 그래도 약해져 있던 학연의 몸이 추위를 이겨내지 못한 것이다. 눈을 질끈 감고 있던 학연이 불현듯 다시 눈을 떴다. 제 이마에 커다란 손을 얹던, 어딘가 슬픔에 젖어있던 그 얼굴이 생각이 나서. 마치 꿈 결 같았던 방금 전의 그 상황이 놀라워서, 학연은 손을 들어 제 자신의 뺨을 꼬집었다. 아, 아파. ..꿈은 아니네. 재환이 무엇 때문에 자신을 찾아 온 걸까. 설마, 자신의 눈 앞에 보이지 않는 내가 걱정 되어서 그런 건가? 마음 한 켠에 자리 잡는 묘한 기대감에 학연이 고개를 저었다. 내가 왜 이런 기대감을 가져야 하는 거야. 이재환이 찾아 오던, 찾아 오지 않던 나랑은 상관 없는데. 게다가, 천하의 이재환이 그럴 리가 없잖아. 가슴이 아릿해졌다. 계속해서 부정하려고 하지만, 그 날 밤 이후로 앓아 누웠을 때 부터 지금까지 쭈욱. 자신의 머릿 속에는 이재환밖에 생각 나지 않았다. 어쩌면 학연을 이토록 비참하게 만든 원인이 그일지도 모르는데, 어째서 자꾸만 내 안을 웅웅거리며 헤집어 놓는 거야. ...혼란스러워진다. " 야. 차학연. " 그리고 또 다시, 꿈 같은 목소리가 들려 온다. 이재환임에 틀림 없는, 그 예쁜 목소리가. 축축이 젖어 있는 눈가를 더욱 달아 오르게 만든다. 아파서 그런거야. 내가 너무 많이 아파서, 그래서 눈물이 막 나는거야. " 밥은 먹었어? 약 먹으려면 밥 먹어야 하는데. " " ... ... " " 아닌가. 병원을 가야 하나. " " ... 너. " 입술을 질끈 깨물고 자리에서 상체를 일으켰다. 어지러운 머리를 붙잡고 올려다 본 그 곳에는, 역시나 이재환이 있었다. 어딜 뛰어 갔다 온 건지 이 추운 날씨에도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너, 갑자기 왜 이래? 그 모습을 보자 물으려 했던 질문이 차마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지금까지 보아 왔던 이재환의 모습과는 너무도 달라서, 밥은 먹었냐는 그 목소리가 평소와는 달리 너무도 따뜻해서. 왈칵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눈을 굴리며 끙, 하는 소리를 반복해서 내던 재환이 학연의 얼굴을 보고서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자신을 보며 주룩주룩 눈물을 쏟아내는 학연에 심장이 쿵쿵 뛰어댄다. 그것이 학연에게 먹일 감기약을 사기 위해 달리다 와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그저 학연이 우는 것에 마음이 저렸다. 죄책감이 또 다시 재환의 수면 위로 스멀스멀 떠오르기 시작했다. " ...울지 마. " " 으허엉. 흐윽-. " " 아, 아이.. 진짜. " " 어엉. 어흐윽. " 미, 미안. 더듬거리며 서툴게 사과하는 재환의 목소리가 전과는 다르게 살짝 떨렸다. 학연이 우는 것을 두 번째로 보는 것이다. 서럽게 흐르는 눈물에 어찌 할 바를 모르겠다. 그 동안 학연에게 모질게 굴었던 제 자신이 조금씩 후회스러워진다. 그냥, 나도 내 마음을 잘 모르겠다. 차학연에게 나는 뭐고, 나에게 차학연은 무엇일까. 이 관계를 대체 어떻게 설명 할 수 있을까. " 약 사 왔어. " " ...히끅. " 재환이 한숨을 쉬며 터덜터덜 걸어가 냉장고의 문을 열었다. 역시나 그 속은 텅텅 비어 있었다. 지금까지 뭘 먹고 산거냐. 머리가 아픈지 다시금 자리에 누워버린 학연을 힐끔 바라 본 재환이 냉장고 문을 탁, 닫았다. 아무래도 뭔가 사 와야 할 것 같았다. 자신도 요리에는 영 소질이 없었지만, 간단한 죽 정도는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습관처럼 손으로 대충 앞머리를 빗어 올린 재환이 자켓을 여미고 신발에 발을 꿰어 넣는다. 등 뒤로 학연의 시선이 느껴졌다. " 먹을 게 하나도 없잖아. " " ... ... " " 뭐라도 좀 사올게. 기다려. " 찬바람을 일으키며 문을 연 재환의 등을 하염없이 바라본다. 재환이 나가고서도, 학연의 시선은 떨어 질 줄을 몰랐다. 이재환이 자신을 위해 무언가를 해준다. 기분이 이상했다. 평소처럼 폭언을 하고, 수치스럽고 모욕적인 행동을 하던 이재환이 아니라서 적응을 하지 못하는 걸까. 왠지 모르게 한 숨이 나왔다. 곧 깨어지리라. 이재환은 그런 인간이니까. 자신 밖에 모르니까. 이것은 잠시일 뿐이야. 애써 합리화를 시킨 학연이 문득 아, 소리를 내며 머리맡을 더듬었다. 금방이라도 길가에서 쓰러질 듯 했던 그 날 밤 건네 받았던 정택운이라는 남자의 명함. 뭔가 이재환과 범상치 않은 관계인 것만 같았던 그 남자의 새하얀 명함. 그 하단에 박혀 있는 연락처. 학연이 또 다른 손으로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 저장이라도 해 놓을까. 아무 생각 없이 전화번호부를 누르고 번호를 기입한다. 맨 마지막 코스, 이름칸에 정택운이라고까지 쓴 다음 확인을 누른다. 학연이 옅은 숨을 뱉고서 휴대폰을 아무렇게나 집어 던졌다. 더 이상 눈을 뜨고 있었다간 구토라도 나올 것 같았다. 잠이 몰려왔다. -여보세요. " ... ... " -..어. 차학연? " ... ... " -뭐야, 대답이 없네.. 무슨 일 있나? 아무렇게나 집어 던져진 휴대폰이 어떻게 되어 버린지는 꿈에도 모른 채로, 학연은 잠에 빠져 사경을 헤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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