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이 끝나고 일찍 하교를 하게 되는 날이면 항상 백현이와 함께 맛있는 것도 먹으러가고 놀러도 많이 갔었다.
그런데 이젠 다른 사람과 함께 어딘가를 가고 나는 찬열이와 함께 있는 이 모습이 참 어색하고 아프다.
찬열이와 함께 백현이와 종인이를 미행했다. 도대체 어떤 이유로 둘이 함께 나를 버리고 가야만 했는지 알아야겠다.
아무리 내가 남자라도 이건 이상한 직감이다. 마치 낙엽에 떨어질 것을 아는 듯한 그런 직감.
백현이와 종인이는 그냥 친구처럼 이야기를 하며 걸어갔다. 당연히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 속에 있지만
아직까지는 그 어떤 연인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그냥 내가 의심하는 것으로 끝났으면 좋겠다.
그래서인지 둘을 따라가는 나의 발걸음이 무겁다. 두려움에 떨면서도 확인하지 않으면 의심만 키워갈 내가 싫었다.
"야.. 저 둘 근데 정말로 뭔가 있기는 한거냐? 아무것도 없어. 어딜가는거지?"
"영화관.."
"뭐라고? 어디?"
"영화관 가는거라고."
"오 데이트 좀 해보셨다 이거지? 뭐 영화를 볼 수도 있고 그런거 아니야?"
나름 나를 위한답시고 옆에서 뭐라고 하는데 사실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그냥 조용히 해줬으면 좋겠었고
대답을 하는 것 자체가 나에겐 1000m 달리기를 하는 것과 같았다.
그리고 나에겐 그저 둘이 영화를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나와 함께 했어야할 이 시간에 나에겐 별도의 말도 없이 단 둘이 이렇게 영화관에 왔어야할 이유가 무엇이며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을 듣고 싶었다. 당장이라도 표와 팝콘을 손에 들고 들어가는 백현이의 팔목을 잡고 돌려세워 묻고 싶었다. 너 지금 여기서 뭐하는거냐고 바람피는거냐고.
표를 끊어주는 직원에게 물어 둘이 끊은 영화로 정하고 둘이 잘 보이는 뒷자리에 앉았다. 영화가 눈에 들어올리 없었다.
그저 그 번쩍임에 눈이 아팠고 온 벽을 치며 날아들어온 소리들이 소음이 될 뿐이었다.
"야, 쟤네 뭐 아무것도 안해."
"아 닥쳐 제발. 나 지금 아무런 대답도 못하..."
"....."
드디어 박찬열이 입을 닫았다. 그리고 나의 입이 말없이 벌어졌고 박찬열의 큰 손이 나의 두 눈을 덮었다.
"이거놔.."
"그냥 가만히 있어라. 내가 보고 말해줄께."
툭- 박찬열의 손을 치웠고 내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했다. 둘이 입술을 부비며 영화는 온데간데 없고 서로에게 집중하는 그 모습을.
나에게 더 충격이었던 것은 변백현이 밀어내지 않고 김종인의 뒷목을 잡았다는것.
"나쁜새끼..."
그리고 나는 한 번도 해보지 않은 비련의 여주인공처럼 영화 중간에 빠져나왔다. 그리고는 말 없이 걸었다.
그 때 나를 따라오는 발걸음이 느껴져 더 빠르게 걸었다. 귀찮은 놈. 데려오는게 아니었어.
"야야 잠시만.. 같이가.. 같이 왔으면 같이 가야지 혼자가냐?"
"이제 그만 가라. 너도 확인했잖아. 진짜인거."
"그래서.. 이제 헤어질꺼냐?"
"몰라. 지금 생각하면서 걷고 있잖아. 그러니까 방해말고 제발 꺼져줄래?"
"....."
"하.. 미안. 지금 내 마음이 엄청난 폭풍에 얻어 맞아서. 말이 곱게 안나간다. 도와줬는데 미안. 그만 가봐. 힘들겠다."
"폭풍맞은 친구를 혼자 나두면 쓰나. 내가 데려다 줄께. 말 안하고 옆에만 있을테니까. 가자."
"됐어. 내가 애냐? 너나 집에가."
"에이- 애기야 가자!"
하고는 나의 어깨를 잡고 나의 집까지 데려다 주는 찬열이에게 고맙고 또 미안했다.
"고마워. 잘가라."
"울지말고. 잘 생각해서 해결해. 감정적으로 하지말고."
"알어. 잘가."
하고는 집으로 들어왔다. 그래. 사랑만 감정적으로 나머지는 차갑게 이성적으로 생각해야한다.
방문을 열고 들어가 가방을 툭 떨구고는 옷도 갈아입지 않은체 침대로 달려가 엎드려 누웠다.
이불에 베어있는 집냄새가 마음을 안정시키는듯 했다. 이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앞이 깜깜하다.
혹시나 내가 본 것을 알고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알면서도 그렇게 한 것이었을까. 아니면 알아서 그렇게 한 것이었을까.
이게 지금 무슨 상태인지 조차도 알아낼 수 없었다. 현재 사귀고 있는 사람은 나였지만 함께하는 것은 김종인이었고 입을 맞춘 것도 김종인이었다. 이게 권태기가 온것인지 아니면 마음이 돌아선 것인지 모르겠다.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인거지.
이게 단감인지 홍시인지는 찔러보면 알 수 있는 것처럼 한 번 찔러보기로 했다. 오랫동안 쉬고 있던 휴대폰 홀드를 열고 카톡을 보냈다.
![[EXO/백도] alumette - 10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a/7/a/a7a75f7d7a0d2c7367847895adfe65e7.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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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젠 확신이다. 너는 지금 김종인과 나 사이에서 저울질하고 있는것 같다. 나와 헤어지기는 싫고 새로운 김종인은 재밌고 그렇게 잠시 오래된 장남감을 내려놓고 새로운 장난감과 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는 다시 돌아올까 너는? 나는 이대로 널 기다려야 할까?
거짓말인 것 같은 너의 말들을 너를 드러내놓지 않는 너를 이대로 믿고 기다리는게 옳을까?
헐 ㅠㅠ 너무 오랜만에 왔죠? 새로운 범인도 연재하고 또 바쁘고 그래서ㅠㅠ 못썼는데 ㅠㅠ 드디어 이제 틀이 완전하게잡혔어요 ㅎㅎ
더 재미있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재밌게 보세요! 구독료는 무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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