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writing/294834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백연 전체글ll조회 791


그렇게 울다 지쳐 잠이 들었다. 오랜만에 흘린 눈물에 두 눈은 팅팅 부었고 눈물이 흘러내리던 두 볼은 날아간 수분에 차가웠고 베게는 아직도 축축했다. 

평소보다 조금 일찍 잠에서 깨어나 학교에 가게 되었다. 아무렇지 않았던 백현이의 말이 마음에 걸렸다. 

다시 백현이를 보게 되면 나는 어떻게 대해야 할까. 아무렇지 않게 백현이처럼 그렇게 지내야 할까. 

머릿속은 많은 의문들로 가득차 터져버릴 것 같았다. 

  

무거운 발걸음으로 드디어 교실에 도착했다. 약간 이른 시간이라 반 아이들이 많이 오진 않았다. 

내 자리를 찾아가서 앉았고 곧 엎드려 창문에 비친 풍경들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아침이라 더 맑은 하늘과 상쾌한 바람이 나의 머리를 쓸어 넘겼다. 

그 바람에 다시 눈이 시려 눈물이 나올 것 같아 입술을 꾹물고 눈을 감아 버렸다. 

  

그 때 앞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고 백현이 일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그래서 상체를 일으켜 시선을 앞문으로 향했더니 그 곳엔 역시나 백현이가 서있었다. 

백현이는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반으로 들어와 자리에 가방을 놓고는 앉아 책을 보았다. 

그래. 김종인은 잠시 갖고 노는거지? 네 말처럼 나를 더 챙겨줄꺼지? 지금 너무 힘들고 지치고 피곤해서 나를 돌아볼 힘이 없는거지? 

그리고 다시 돌아올꺼지..? 

  

나는 다시 책상위로 엎드렸다.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도록 억지로 눈을 감았다. 

  

원래는 잠으로 보냈을 일교시가 지났다. 쉬는시간이 되자 너나 할것없이 시끄러웠다. 

그 때 멍한 나의 시선에 김준면이 들어왔다. 

김준면을 보자마자 무엇인가에 얻어 맞은듯 생각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얼마 전부터 백현이는 김준면과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 많았다. 준면이의 부모님은 모두 선생님이셨고 그 영향인지 준면이도 공부를 잘했다. 

그런 준면이와 이런 저런 공부 이야기도하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어주는 것 같았다. 

그런데 소문에 의하면 그리 질이 좋은 아이같지는 않았다. 공부는 잘했지만 야자시간에도 잘 도망갔고 숙제는 다른 아이들을 시켜서 했다. 

교복에는 담배냄세가 베어있었고 향수로 지우려했지만 섞여버린 냄새는 머리가 아팠다. 

  

김준면. 김준면을 잊고 있었다. 

아마도 이 사단을 만들어낸 장본인이 아닐까싶다. 

그랬으면 좋겠다. 차라리 누군가 원망이라고 하고싶다. 내가 매력이 없어진게 아니기를 백현이가 스스로 김종인을 사랑한 것이 아니기를 바랄뿐이었다. 

  

돌이켜보면 그런 준면이와 함께 놀면서 준면이의 무뚝뚝하고 툭툭 내뱉는 말투나. 행동, 표정, 성격들이 비슷해짐을 느끼기는 했다. 

그렇게 공부는 그저 그런 나와 함께하는 시간이 줄어갔고 준면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었다. 

보니까 사적으로도 준면이와 만난 적이 많은듯 했다. 나에게 일일이 말하지는 않았지만 툭툭 내뱉어지는 일화들에서 준면이가 빠진적이 없었다. 

마치 김준면의 개가 되어있는 듯한 느낌을 자주 받고는 했다. 

  

그렇게 여러가지 김준면과 변백현 그리고 나의 사이를 엮어가며 여러 생각들에 빠져있었고 마침내 머리가 아파 책상에 엎드렸다. 

그 때 누군가의 손이 나의 머리를 헤집었다. 

  

"아 누구야. 아 너냐? 나 밥 안먹어." 

  

"왜 안먹어. 먹으러가자 빨리." 

  

"형 얼른 일어나요. 오늘 밥 맛있단 말이에요." 

  

"아 싫어. 지금 뭐 먹으면 다 토해버릴 것 같아." 

  

"안먹고 위액 올라오는 것보다 먹고 토하는게 나아요. 얼른 일어나요 형" 

  

"빨리 가자. 나 배고파." 

  

"아오씨.. 왜 이렇게 오지랖들이야 진짜." 

  

"역시 얼른가요 형!" 

  

요즘따라 이 둘이 나를 부쩍 챙긴다. 고맙고 또 말이 이쁘게 나가지 않는 내가 실망스러웠고 미안했다. 

나의 사정을 다 알고 챙겨주고 이해해주는 아이들이었다. 얘들이 없었으면 아마 난 이 자리에 서있지 못할지도 점점 더 크게 흔들렸을 것이다. 

  

"아, 너 김준면이랑 김종인이랑 무슨 사이인지 알아?" 

  

"걔네는 왜? 걔네 엄청 친할껄? 그치 오세훈?" 

  

"네 의형제니 뭐니 해서 엄청 가까운 사이일꺼에요. 왜요?" 

  

"그냥 물어봤어. 혹시나 무슨 사이인가 싶어서.. 그렇구나. 이제 좀 알겠다." 

  

"뭘 알아?" 

  

"뭘 알아요?" 

  

"그냥. 요즘따라 준면이랑 백현이랑 자주 잘 지냈었거든.. 그래서 그런가 싶어서.." 

  

"아.. 아마도 그렇게 알게된 사이인것 같네요. 그러고보니. 알아보니까 김종인 걔도 그리 질이 좋은 애는 아닌 것 같던데. 어쩌다가.." 

  

"준면이가 공부를 잘하거든. 그래서 서로 도와주고 묻고 하다가.. 그렇게도 알게 됐나보지 뭐.." 

  

"어? 그러고보니 아까 김종인이랑 백현이형 미니 농장있는곳 쪽으로 가던데? 거기 아무도 없는... 아.. 아니에요. 내..내가 잘못봤나?" 

  

"나 간다. 맛있게 먹고와." 

  

"진짜 본거야 오세훈?" 

  

"응.. 둘이 같이 손 붙잡고 가던데?" 

  

"너 혼자 맛있게 먹고와라. 이쁜것." 

  

  

나는 무작정 달렸다. 목적지는 이미 정해져있었고 그 가는 발걸음 마다 마음의 준비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제발 변백현 네가 잠시 흔들리는 것이었으면 좋겠다. 너는 너무 아름다운 꽃이니까. 바람이 너를 시샘해서 잠시 흔들리는 중이었으면 좋겠다. 

바람도 지치겠지. 그리고 너도 지칠꺼야. 많이 힘들꺼야. 그러면 나에게 기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다시 나를 찾고 내가 필요하고 그래서 나에게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나는 네가 밀어내지만 않는다면 언제나 여기서 기다릴 준비를 끝냈다. 

  

달려오던 발걸음이 너희를 바라볼 수 있는 거리에서 멈추었다. 벽에 기대 얼굴만 내밀고 너희를 바라보았다. 

나란히 벤치에 앉아 너의 품 안에 기대 있는 김종인에게 가서 당장이라도 욕이라도 퍼붓고 싶었다. 

그래. 변백현 넌 알고 있을 것이다. 내가 아무리 강한척 하더라도 네 앞에서너 한 없이 작아지는 바보라는 것을 

그래서 넌 더 당당히 너희를 숨기고 앞에선 챙겨주는 척하며 상황적으로 그럴만한 이유를 만들었겠지. 

  

완벽하다 변백현. 역시나 넌 똑똑하네. 

서로 가까워진다. 그리고 나와 멀어진다. 

지금 이 장면처럼. 너희 둘은 딱 붙어있고 나는 이렇게 멀리 떨어져 알면서도 모르는척 너희를 바라만 봐야하는 사이가 되었네. 

누구의 잘못인지는 모르겠고. 하늘의 장난인 것만은 분명해. 

너와 나를 시험하는거야. 

  

그 때 내 눈앞이 깜깜해졌다. 나 지금 쓰러진건가? 아니면 시력을 잃었나? 뭐지. 

눈가가 따뜻하다. 누군가의 손에 가리어졌다. 그래. 뻔하지. 박찬열. 

  

"놔. 박찬열. 뭐하는거야." 

  

"이정도 봤으면 가자. 뭐하러 보고있냐. 다 알면서." 

  

"다 아니까 보는거야. 더 확인하려고 그래서 더 강해지려고." 

  

"멍청이. 좀 기대. 상관없잖아. 이제 너한테서 마음 떠난거 아니야?" 

  

나는 박찬열의 손을 거칠게 처냈다. 알지도 못하는게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야. 왜 마음대로 생각하고 난리야. 

  

"너 이제 상관하지마 우리 둘한테. 마음대로 생각하지도 말고 도와주지도마. 내가 알아서 다할테니까. 내가 결정해." 

  

"워워. 알겠어. 안할께. 그런데 힘들면 기대라고 임마. 혼자 또 끙끙 앓다가 진짜로 병만들지 말고...." 

  

어울리지 않게 말꼬리를 늘리는 박찬열이 이상했다. 뭐지. 뭔데 등 뒤의 느낌이 싸할까. 

그렇게 돌아본 시선의 끝에 있는 둘은 다시 한번 나에게 인식시켜 주는듯. 

높은 하늘 아래서 둘의 입술 사이는 0cm 아니 그 보다 더 가까웠다. 

  

그리고 돌려세워지는 내 몸. 한 번 감지도 않은 눈 앞이 뿌옇게 가려졌다. 

내 앞에 있는 박찬열이 잘 보이지 않는다. 나는 어느새 박찬열의 품 속에서 박찬열의 손길에 더 많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한차례 소나기가 내리는 중이다. 너와 나 사이에 그리고 내가 걷고 있는 어디에도 계속. 

언제 그칠지 모르는 소나기. 또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는 소나기. 

그리고 이게 장마로 이어질지. 잠시 끝나는 소나기일지. 아무도 모르게 내리는 소나기. 

  

  

그 뒤로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내가 집에 어떻게 돌아왔는지도. 

하루종일 정신이 없다. 혼이나간 사람처럼 그저 기계적으로 움직였다. 평소 해오던 것만을 할 수 있었다. 

당연하게도 책에서 한 자도 머리 속으로 넣을 수 없었다. 

소나기 인줄 알았는데 태풍인것인지. 머릿속이 어지럽다. 

  

지잉- 

  

책상에 올려두었던 휴대폰이 울렸다. 

나는 그 무엇도 받아들일 힘이 없다. 

침대에 누워있는 내 몸이 저 아래로 꺼지는 것 같았다. 

두려워. 무섭고. 어려워. 

그래서 난 눈을 감았다. 이대로 잠에 들어 언제나 울리는 그 시간에 알람 소리에 깨어나면 다 꿈이었으면 좋겠다. 

다시는 꾸지 못하게 하룻밤 자고 나면 끝인 악몽이었으면 좋겠어. 

  

  

  

  

  

  

  

으악 너무 ㅠㅠ 오랜만이에요 ㅠㅠㅠ 그것도 새벽에 ㅠㅠㅠㅠ 

죄송합니다 ㅠㅠㅠ 조회수가 높아서.. 깜짝.. 놀랐어요 ㅠㅠㅠㅠ 

관심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대표 사진
독자1
끄아ㅠㅠㅜ진짜경수왕답답하네요..ㅠㅠㅜ잘보고갑니다
12년 전
대표 사진
백연
그게 경수의 매력이조 ㅜㅜ 왕답답 ㅜㅜㅜㅜㅜ 감사합니다 ㅠㅠ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배우/주지훈] 시간 낭비 _ #016
12.03 00:21 l 워커홀릭
[김남준] 남친이 잠수 이별을 했다_단편
08.01 05:32 l 김민짱
[전정국] 형사로 나타난 그 녀석_단편 2
06.12 03:22 l 김민짱
[김석진] 전역한 오빠가 옥탑방으로 돌아왔다_단편 4
05.28 00:53 l 김민짱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十一3
01.14 01:10 l 도비
[김선호] 13살이면 뭐 괜찮지 않나? 001
01.09 16:25 l 콩딱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十2
12.29 20:5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九1
12.16 22:46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八2
12.10 22:3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七2
12.05 01:4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六4
11.25 01:33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五2
11.07 12:07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四
11.04 14:5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三
11.03 00:2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二
11.01 11:0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一
10.31 11:18 l 도비
[김재욱] 아저씨! 나 좀 봐요! -024
10.16 16:52 l 유쏘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74
08.01 06:37 l 콩딱
[이동욱] 남은 인생 5년 022
07.30 03:38 l 콩딱
[이동욱] 남은 인생 5년 018
07.26 01:57 l 콩딱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20
07.20 16:03 l 이바라기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192
05.20 13:38 l 이바라기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번외편8
04.30 18:59 l 콩딱
/
11.04 17:54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1.04 17:53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713
03.21 03:16 l 꽁딱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7
03.10 05:15 l 콩딱


12345678910다음
전체 인기글
일상
연예
드영배
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