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writing/300658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엔트리 전체글ll조회 973

 

 

 

 

아침부터 집안은 분주했다.  

 

모두들 재환의 남은 짐을 옮기기에 바빴고, 남은 가구들은 재환이 다시 올 때를 대비해 남겨둔다고 했다. 이대감댁 장남이 담양으로 갑작스레 떠난다는 소리에 동네 사람들 모두가 집주변으로 몰려들어서 재환은 꼼짝없이 사이에 갇혀 인사를 나누고 있는 중이였다. 

 

 

" 학연아! 큰도련님 이제 가신다! 이리 나와! " 

 

 

원식의 우렁찬 목소리는 멀리 떨어진 재환의 방에서도 너무나 크게 들렸다. 

 

어제까지만 해도 잘 실감나지않던 이별. 

그이별이 이제 코앞까지 덮쳐온다. 

 

 

" 안녕히 다녀오세요 큰도련님. " 

 

 

21년동안 정이 든 집안 사람들 모두와 인사를 나누는 짧은 줄의 끝에는 학연이 서있다. 

 

 

" 조심히, 다녀오세요. 기다리겠습니다. " 

 

 

학연의 목소리가 먹먹해진다. 

아무렇지 않은듯 재환또한 웃으며 그동안 고마웠다는 형식적인 인사를 나눴지만, 그 속엔 둘만 알고 있을 아린 눈빛이 담겨있었고, 따스한 온기가 서려있었다. 

 

 

 

" 얼른 들어가보세요. 저는 이제 가겠습니다.  

홍빈이 너도 아버님 어머님께 더 잘하고. " 

 

" 그래. 다치지말고 조심해서 지내거라. 필요한 것이 있으면 연락하고. " 

 

" 예. " 

 

" 몸 건강히 푹 쉬세요 형님. " 

 

 

홍빈의 어깨를 두어번 두드린후 인사를 끝마친 재환이 가마에 올라탔다. 

 

 

이제 정말, 이별이었다. 

 

 

 

 

 

{ 무소식이 희소식 입니다.  

 

아버님께서 구해주신 이곳도 무척이나 넓고 좋습니다. 이곳에 있으면 정말 아무 것도 안하고 숨만 들이쉬어도 달콤한 공기가 코를 간지럽힙니다.  

아들걱정은 마시고 언젠가 돌아올 터이니 기다리지도 마세요. 보고싶습니다. } 

 

 

 

 

어느새 눈은 녹고 벚꽃이 피는 봄이다. 

 

재환없이 맞이하는 첫번째 봄. 

 

그것은 그 의미도, 아픔도 남달랐다. 

 

 

 

" 나 오늘 아파서 그런데, 큰도련님방 청소 좀. 대충 걸레질만 하면 돼. " 

 

" 응. 쉬어. " 

 

 

참 오랜만에 걷는 길이였다. 

 

재환이 떠나간 뒤, 일부러 재환을 더 잊으려 재환과 함께하였던 그 모든 것들은 다시 돌아보지도 않았던 학연이였다. 

 

 

" 오랜만. 이네요. " 

 

 

" 얼른 연아- 하고 부르셔야지요. " 

 

 

 

사람의 손길이 끊겨 재환의 익숙한 향기를 아직 갖고있는 방은 숨을 들이쉴때마다 재환을 불러온다. 

 

 

겨우 마음을 돌려 다시 바닥을 촉촉하게 적시고 있을때였다. 

 

 

재환이 가져가지않은 병풍 뒤로 까만것이 눈에 들어온다. 

 

먼지겠거니 하고 나가려니 마음에 걸리는 것이 꼭 저런걸 놔두면 두고두고 후회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채우는 순간. 

 

 

잊고있었다. 

 

재환이 했었던 말을. 

 

 

 

이내 달려간 병풍 뒷편에는 고이 접어둔 종이와 함께 뽀얀 먼지가 앉은 돌멩이가 있었다. 

 

재환이 주었던 돌이였다. 

 

언제 잃어버렸는지도 모르던 그 돌은 그곳에 예쁘게 앉아있다. 

 

 

툭치면 눈물이 나올 것 같아서, 애써 끕끕거리며 눈물을 참고 종이를 열어보았다. 

 

 

{ 연이 보거라. 

 

네가 이걸 언제쯤 볼 지 모르겠어서 글을 못 쓰겠구나. 벚꽃 만발한 봄일지, 소화가 피는 여름일지, 낙엽이 지는 가을일지, 아님 눈오는 겨울일지. 

 

나는 잘 지내고 있을 것이다. 하루하루 너보다 편하게 좋은 옷을 입고 좋은 것을 먹고. 그렇게 살겠지. 

 

소식이 없다고 죽은건 아닐터이니 또 질질짜지 말고, 조금만 더 기다려주거라. 곧 갈테니. 

 

어디선가 이런 말을 본 적이 있어. 

 

인간이 잊지 못할 슬픔은 없다. 

인간이 견디지 못할 아픔은 없다. 

그러니 미련도 슬픔도 가질 것이 없다. 

 

그런데 난, 지금도 네가 너무 보고싶다. 

그래서 자꾸만 아프다. 

 

이걸 쓰는 내내 웃는 니얼굴, 우는 니얼굴, 빨개진 니얼굴, 살이 쪽 빠진 니얼굴. 온통 네 얼굴만을 상상하며 편지를 쓴다. 

 

같이 벚꽃보기로 했는데. 못보네. 

 

 

연아. 보고싶어. 

 

사랑해. } 

 

 

 

학연의 눈가에 촉촉히 눈물이 맺혔다. 

너무도 시린 사랑은, 그렇게 자꾸만 떨어진 둘 사이를 찌르고 있었다.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대표 사진
독자1
메.론.사.탕이에영!! 헐 결국 재환이는 가네여유ㅠㅠㅠㅠ 연이도 울고 에혀ㅠㅠㅠ 봄은 사랑하는사람이랑 맞아야 좋은대ㅠㅠ 어쨌든 언젠간 재환이가 돌아오길바라며 오늘은 1등이네용ㅎㅎㅎ
12년 전
대표 사진
엔트리
메론사탕님 안녕하세요!ㅋㅋㅋㅋㅋ일등축하드립니당!읽어주셔서 감사해용~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어떡해ㅠㅠㅠ너무짠해ㅠㅠㅠㅜ 빨리내일이왔으며좋겠어요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엔트리
ㅠㅠㅠㅠㅠ읽어주셔서 감사해요!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3
아 ㅜㅜㅜㅜㅜㅜㅜ연이랑 재환이 너무 불쌍하다 ㅠㅜㅜㅜㅜㅜㅜ
12년 전
대표 사진
엔트리
그로게요..ㅠㅠ(뜨끔)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4
실핀이예요 ㅠㅠㅠㅠㅠㅠ 재환이의 편지가 너무 마음이 먹먹해 지네요 ㅠㅠㅠㅠ 인간이 잊지 못할 슬픔은 없다 인간이 견디지 못할 아픔은 없다 그러니 미련도 슬픔도 가질 것이 없다. 이부분이 너무 마음 아파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엔트리
실핀님 안녕하세요! 재환이 편지부분에 조금 더 신경을 써서 그런지 그나마 건졌네요 헤헤:)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5
꼭만나서 이뤄졌음 좋겠어요ㅠㅠ
12년 전
대표 사진
엔트리
그러니까요ㅠㅜㅜ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6
쓰리빈 왔어요ㅜㅜㅜㅜ 엉엉 재환이 편지 아.. 울뻔ㅜㅠㅜㅜㅜㅜㅜㅜ 다시 돌려보내줘요 우이재환이..
12년 전
대표 사진
엔트리
쓰리빈님 안녕하세요! 울뻔하시다니 오모오모 오또카지????우이재환이룰 돌려보낼..까여..?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7
네ㅜㅜㅜ 다 낫고 학연이 있는곳으로ㄱㄱ 아니면 학연이 담양으로 보네줘요ㅜㅜㅜㅜ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배우/주지훈] 시간 낭비 _ #015
12.03 00:21 l 워커홀릭
[김남준] 남친이 잠수 이별을 했다_단편
08.01 05:32 l 김민짱
[전정국] 형사로 나타난 그 녀석_단편 2
06.12 03:22 l 김민짱
[김석진] 전역한 오빠가 옥탑방으로 돌아왔다_단편 4
05.28 00:53 l 김민짱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十一3
01.14 01:10 l 도비
[김선호] 13살이면 뭐 괜찮지 않나? 001
01.09 16:25 l 콩딱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十2
12.29 20:5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九1
12.16 22:46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八2
12.10 22:3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七2
12.05 01:4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六4
11.25 01:33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五2
11.07 12:07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四
11.04 14:5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三
11.03 00:21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二
11.01 11:00 l 도비
[방탄소년단] 경성블루스 一
10.31 11:18 l 도비
[김재욱] 아저씨! 나 좀 봐요! -024
10.16 16:52 l 유쏘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73
08.01 06:37 l 콩딱
[이동욱] 남은 인생 5년 022
07.30 03:38 l 콩딱
[이동욱] 남은 인생 5년 018
07.26 01:57 l 콩딱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20
07.20 16:03 l 이바라기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192
05.20 13:38 l 이바라기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번외편8
04.30 18:59 l 콩딱
/
11.04 17:54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1.04 17:53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713
03.21 03:16 l 꽁딱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7
03.10 05:15 l 콩딱


12345678910다음
전체 인기글
일상
연예
드영배
2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