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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mas Rose 전체글ll조회 1040l
ML LITTLE SERVANT 

 

 

 

 

 

W.christmas rose 

 

 

 

 

세훈×준면 

 

 

 

 

 

 

 

 

 

 

"아니,제가 이겼다니까요?" 

 

준면과 부장은벌써 몇십분째 제앞에놓인 화투판의승패를 가리는중이였다.제가 맞다니까요,우리동네에서는 이게맞아요! 아니,김준면씨.이건누가봐도 저의승리네요. 

두사람의 치열한눈빛이 공중에서맹렬하게 부딪히며서로를 탐색했다. 

 

"저희동네는 이렇게하는게맞아요!!" 

 

"김준면씨,나는김준면씨상사고 김준면씨는 부하직원이야.알아들었어?" 

 

"그,그런건 부정행위에요,부장님!" 

 

"곧있으면 도련님오실시간인데....그럼전준비하러바빠서.이만." 

 

그녀가발밑에놓인 화투판을흘겨보더니,이내 일어서면서슬쩍 판을뒤집어버린 것이였다.부장님!!.홀로넓은거실에남겨진 준면이애타게 그녀를불렀지만돌아오는것은 아무것도없었다.상사면 다인줄아나.준면이 입을삐죽거리며 이리저리흩어진 화투패들을정리했다.현재까지 화투실력으로는 아무도준면을 이긴적이없는점은, 그야말로 준면이고수임을증명하는 것중에하나였다. 

 

"김준면씨,빨래안하십니까?" 

 

"잠깐만요,이것만좀 정리하고....." 

 

에이씨,바닥에붙어 잡혀지지않는화투패를 집으려애써도 집어지지않자.준면은 어제가지런히깎아진 둥글둥글한손톱들을 원망했다. 

그렇게 몇분동안을 남겨진것들과 씨름하고있을때,준면의 반쯤가려진시야로 허옇고잘빠진손이들어왔다. 

 

"넌이거하나 못해서이러고있었냐?" 

 

"벌써 운동다녀오셨어요?" 

 

"병신.나간지 세시간째거든.시간개념좀 챙기고살아라." 

 

그런것만하지말고.세훈이준면의 머리통을 손가락으로툭툭치며 말했다. 

 

"화투가 치매예방에얼마나 도움이되는지모르세요?" 

 

"치매건뭐건 일농땡이치고 뭐하는짓이야" 

 

"일농땡이 아니거든요.부장님도 같이했거든요." 

 

"유모는 유모고,너는 너고.변명하지마" 

 

주방너머에서 누군가의뜨거운시선이 느껴진건왜일까.등뒤가 왠지모르게따가웠다.이게 아주 오냐오냐해줬더니 발랑까졌어,김준면. 

아니거든요! 준면이 버럭하며세훈을 째려보자 뒤에서부장이지켜보고있다는 사실을자각한 준면이,몇번헛기침을하더니 시선을내리깔았다. 

 

"일두배로더 늘려버린다?" 

 

"싫어요,그런게어디있어." 

 

"여기있지.김준면한테." 

 

"싫다니까요~안해요안해" 

 

"그럼 난고용주이니까 널짜르면되겠네." 

 

"말도안돼,뭐에요.그건더싫은데" 

 

"너한테는 선택권이없어.왜냐하면 내가갑이니까." 

 

세훈이 준면의머리를 아프지않게 주먹으로치고는,자신이쥐고있던 화투패를모두 공중으로던졌다.파르르,하고날라가는 화투패들이 준면의얼굴위로 보기좋게낙하했다. 

 

"알아서치워라,김준면" 

 

 

 

 

*********** 

 

 

 

 

그이후로도 세훈과부장의 갈굼은끝나지않았다. 

 

"준면씨,이거 다시해놓으세요." 

 

하루는 부장이 깨끗해빠진 시트를다시빨라고하거나, 

 

"야,화장실에 곰팡이끼였잖아.다시해놔 김준면." 

 

또하루는 세훈이 멀쩡하다못해 새것이나마찬가지인 화장실을 트집잡거나, 

 

"가정부총각.나지금 바빠서그런데 이것좀저리로 옯겨주면안될까?" 

 

심지어는 정원사아저씨가 묘목나르는일을 부탁하신적도있었다. 

 

"꼴이그게뭐냐.싼티나가지고." 

 

그것으론모자라서 복장에대한자유를 박탈하다니.정말로 사표를낼까 고민하고 고민해봤지만 결론적으론 자신을받아줄 곳은아무도없다는 기정사실에 준면이좌절했다.대학때좀더 노력을할걸그랬다.대책이없으니 무조건군대를가는것은 나쁜해결책이다,라고 군대를나온후에 드디어통달했다. 

 

"옷좀 바꿔입을순없냐." 

 

"이게제일 편하거든요.그리고 울엄마가사주신 거거든요." 

 

"어머님안목이 참특이하시네." 

 

"도련님도 패션센스가 참대단하시네요." 

 

"알지.그걸이제야 알았나보네." 

 

 

가정부총각! 여기좀와봐!  

정원사아저씨의 우렁찬고함이들리자,준면은 기겁했다.저번에 멋도모르고 도와드린다고나섰다가 두팔이떨어져나가는듯한 고통을맛보았기때문이다.아직도 그때의아픔이 남아있어 손목에파스를붙이고다니는 중이였다.그때생각만하면 얼얼해지는통증이 소름끼치도록 찌릿거렸다.정말로 할아버지가 다되어간다는생각에 서글퍼진준면이 축쳐진어깨를하고 정원으로걸어나갔다.요즘엔 일찍디스크가 온다던데....그게내가될지도몰라. 

 

"총각!! 왜이리걸음이느려." 

 

"죄송해요..." 

 

"오늘은 여기있는것들한테 물한번가볍게주면돼.오늘도 미안하게됐어,총각." 

 

 

"아니에요,제가하죠.뭐." 

 

하지만 아저씨가말한 그'가볍게'가 보통가볍게가 아니였음으로,벌써부터 까마득해 괜히정원에예쁘게피는 꽃들을만지작거렸다.지들은 물이랑햇빛만주면 자라는데,준면은 

차라리 지금이순간 자신도정원의꽃이 되버렸으면하고 생각했다. 

 

혼자남겨진 넓으면서도온통 풀들로채워진빽빽한 우림속은 잡음하나없이 고요했다.물뿌리개를들어 하나하나씩물을 뿌려주자,더욱생기있어보이는것이,일에지쳐있던 준면을기쁘게했다. 

온통녹색에 둘러싸여있으니 마음이편안해지는것같기도했다.봄의가벼운 바람이준면의머리칼사이로 스며들자,준면이굳어있던 허리를피며 어깨를주물렀다.아무도없는 평화로운공간에있으니 절로졸음이왔다. 

안돼,졸으면안돼.라고다짐을 해보았지만 준면의의지와는다르게 준면의발걸음은 어느새정원한켠에놓여진 의자로향하고있었다. 

 

의자에 앉으면서도 쌓여진빨래와 저택에서 기다리고있을 부장과세훈이생각나 등골이서늘했다. 

그럼에도 솔솔날아드는 잠의기운은 떨쳐내기힘들었다.춘곤증이라도 앓고있나,라는잡다한생각을할때쯤.준면의 두눈이서서히감겼다. 

 

 

 

 

 

********* 

 

 

 

 

"뭐야 김준면......" 

 

눈앞에서 가까이마주한 준면의얼굴은 영락없는여자의 이목구비였다.몇십분이지나도 저택으로돌아오지않길래,혹시나해서 정원으로나가보았더니 이놈의토끼가 곤히잠들어 있는것이였다.놀래켜서 깨울까도 생각해보았지만 그건예의가아니것같아 그만두었다.-세훈은 자신이 평소에도준면에게 푸대접을하는것을 자각못했지만말이다. 

 

진짜 잔다.그것도 골로갔어.세훈이 침까지흘려가며 잠에깊이빠져든 준면을보고선 재밌는걸발견한마냥 바지주머니에서 살며시핸드폰을 꺼내들었다.찰칵-하고 카메라셔터음이 들리자 부시럭대는 준면을보고 멈칫한그였지만,눈을까뒤집어도 아무런반응이없는 준면에안심했다. 

 

 

"이거봐라.주인님이앞에계시는데 자고있어." 

 

찍혀진 사진들을확인하던 세훈의손가락이 어느부분에서 정지했다.준면의 사진이였다.전에 루한이세훈에게 애인의친구라며 소개해줄때 카톡으로보냈던 사진이였다.그땐그냥 아무생각없이 저장해두었는데,지금보니 준면의통통한볼살이 빠져있는것같기도했다.아무리보아도 허여멀건한 얼굴은만져주고싶을정도로 말랑해보였다.나보다 네살이나많은주제에,유치하기는. 

 

"김준면." 

 

세훈이 조심스레준면의 이름을불렀다.그러나 아무대답이없는 준면을보고선 헛웃음을뱉어냈다.방금전까진 깨우고싶지않았지만,또쓸데없는 괴롭힘욕구가발동한 세훈이였다. 

 

"야,김준면." 

 

 

야,야.하인.세훈이 불러도 정말로아무런반응이 없는준면에게 벌을주고자 사악한미소를지었다.니가 일어나지않는다면,내가 깨워줘야지. 김준면은 내하인이니까. 

 

괜스레쓸데없는 논리로자신을 합리화한세훈이다. 

 

 

 

********* 

 

 

 

 

 

세훈이 준면을괴롭히려는 생각을마칠때쯤,준면은 달콤한꿈에빠져드는중이였다.무슨꿈이였냐면,남자는 저혼자고 나머지들은 다여자로둘러싸인 흐뭇한꿈이였다.저절로 웃음이나오며 착한일을해온 자신을칭찬했다.왼쪽으로고개를돌리면 한예슬누나,오른쪽으로고개를돌리면 한지민누나였다.행복해서 입꼬리가귀까지 걸리는듯했다. 

 

"평생을착한일을하니까,내가복을받나봐요 엄마....." 

 

준면이 환호하며눈부신 누나들의품에안겨 버둥댔다.꿈이니까 즐길꺼 다즐기자는 심보였다.그렇게 오랜만에 웃음꽃을피우며즐기려는 찰나,누군가가준면의 목덜미를부드럽게 쓸어내렸다.참으로 이상야릇한 느낌이였다.그자는 귀에 바람을 훅,하고불더니 낄낄거렸다. 

 

"으아....뭐야....." 

 

준면의 예민한부위인 목과귀가 연신자극을받자,준면이 몸을부르르떨며 신음했다.하얗고긴손이 계속해서준면의 얼굴을진득히 만지작댔다.두눈이가려져 볼수가없었지만,형용할수없는 느낌이였다.누군가해서 뒤를돌아보니,맙소사.준면이 그렇게도밤마다 씹어댄세훈이였다. 

 

'알아서 치워라.김준면.' 

 

그것도 준면의얼굴에 화투패를날리며등장한것이였다 

 

 

 

 

******** 

 

 

 

 

 

"으아아아아! 민석아아.!" 

 

 

-시끄러.우리루루자고있어.그리고어디한밤중에 술쳐먹고전화질이야. 

 

"니가..그랬으면서...너무하다!" 

 

-조용히하라니까! 루루잔다고! 동네방네 술쳐먹고꽐라된거 홍보하고다니니? 

 

"내가술....술먹었었나.....술.." 

 

-너 꽐라됬어.그만끊어.나중에쪽팔려서 죽을려고하지말고.너저번에 술쳐먹고 기물파손한거 생각안나냐? 

 

사실 준면은일년전,끝없는취업난에 고달파몇일동안을 술로배를채웠던 짧았다면짧을 폐인시절이 있었다.멋도모르고 술도약한주제에 술을몇병이나먹어가지고는,가게옆에서 흔들거리던 사람모양의흔들인형을 잡고흔들어 종국엔인형의 하반신에 보란듯이 커다랗게빵꾸를내버려 가게주인에게 뼈빠지게알바해서 모은준면의 눈물인돈들을 죄다뺐겨야한 적이있었다.그이후론 준면도 술을먹는것을자제해 크게술에취해본적도없었다.민석은 그때의일을 떠올리고는 지끈거리는머리를 감싸쥐었다. 

 

-알았어.알았어.남은이야기는 니숙취깬후에하자.응? 

 

"뭐!!! 너는나보다 조룬가뭔가하는 새끼가더중요하니? 야!! 이친구라는 새끼가....." 

 

-몇번이나말해줬지만 루한이거든.너지금 제정신아니야.준면아.그리고 우리루루 조루아니다. 

 

"그래..뭐.뭐??너네진도를..그..그거까지 뺀거야?" 

 

-반년이나만났는데 당연한거아니야? 

그정도로 진전안한게이상한거지.게다가 우리둘은남잔데. 

 

"어아.....뭐...뭐그렇지..." 

 

-술다깨면전화해라.끊는다. 

 

 

그쪽덕분에 숙취가해소됐어요.방금전의 민석의말은 몇개의숙취해소제보다도 더욱강렬했다.아무렇지도않게 그것...까지애기하는 민석이 신기할지경이였다.몽롱하던정신이 날아감을느낀 준면은,지끈거리는머리라도 깨우려화장실로 발걸음을옮겼다.차가운물이 피부를감싸오자 저절로소름이돋아 수건으로재빨리 얼굴을감싸둘렀다.시계를언뜻 쳐다보니 새벽2시였다.혼자서 청승맞게술을마시다보니 어느새새벽이훌쩍 넘어가버린것이다.저택의일을하려면 적어도7시엔기상해야했다.준면은 자신의뱃속으로 고이잠들어버린 안주들의처참한 광경을보며 어떻게처리할지 고민했다.대학생때에는 안주가과자여도 끄덕없었는데,이젠 밥아니면안되는것같았다. 

 

"어윽.....갑자기머리가아프네......." 

 

그렇게 대충 고독한술판의잔해들을 처리하고나니,갑자기 머리가띵-하고아파왔다.이런게바로 선해장후부작용이란것인가.준면이 올라오려는것을참으며 메스꺼운속을진정시키려 물을먹으려 주방으로조심스레 걸음했다.분명 이광경을 히스테릭부장이 발견한다면 제게온갖 지랄지랄을해댈것이 뻔하였다.직장에서 무슨술을먹냐는 잔소리이거나, 술냄새난다는둥하겠지.이씨,내집이아니여서 내맘대로못해. 

 

"어욱...진짜토할것같다." 

 

"너술마셨냐." 

 

"윽...아! 깜짝이야! 놀랬잖아요,도련님." 

 

"뭔 귀신이라도봤냐? 왜이리놀래." 

 

"그야.....그게부장님이시면 전 잔소리를 날샐때까지 꼬박들어야하기때문에...." 

 

"그래?....그럼..." 

 

준면이 재빨리세훈의 다음행동을예측해 세훈의입을막아보려애썼다.하지만 준면의작은몸집과 키로는세훈에게닿기란 무리였다. 

 

"유모!!!!.하인이술쳐먹었어!!" 

 

"좀 조용히좀하실래요? 부장님깨시잖아요!" 

 

"깨라고 하는건데??" 

 

준면은 세훈의얼굴에 주먹을갈기고싶은 충동을꾹꾹눌러담으며 양손으로 허리를짚고선 세훈의앞에섰다.부장님깨시면 저죽어요.죽어! 최대한볼륨을낮췄음에도 그녀의귀에들어갈까 소근소근말하는준면이였다. 

 

 

"병신아.어젯밤에 유모본가로불려나갔잖아." 

 

"뭐?뭐 본가요? 부장님이요?왜요?" 

 

"몰라.불보듯뻔하지.아빠가 나어떻게살아가나 물으려고 유모가본가에 올라간거야.넌병신이냐? 어제유모가애기안했어?" 

 

"아니,어제 제휴가일이길래...늦게들어왓죠." 

 

"요즘세상이 어떤세상인데 그시간에싸돌아다녀? 너미쳤어?" 

 

"뭐어때요,제가 기집애들도아닌데요." 

 

"그건그렇지만.니하고다니는꼬라지를보면 기집애들같잖냐" 

 

"제꼬라지가 뭐가어때서요!" 

 

세훈은 삐딱하게준면을 몇번보더니 이내답이없는지 고개를휘휘저었다.준면에딴에는 굉장히재수없는얼굴로 세훈을바라보았다.물론세훈의 눈에는그것이 준면을놀려먹는재미중에 하나지만. 

 

 

"됐고,나랑같이 게임이나하자." 

 

"게임이요?" 

 

"그래.게임." 

 

꼽냐?세훈이 비아냥거리며물었다.우리의 약하고약한 사회적약자인준면은 눈물을머금고그것에 따를수밖에없었다.이미부장이지시한 집안일들은 준면의머리속에서 지워진지오래였다.정신을차려보니,자신은신난얼굴로 세훈의손목을 때리고있었던것뿐이지 절대로잘못은 도련님의책임이라 전가했다. 

 

"아!야! 아프잖아.씨발" 

 

"도련님도 저아프게때리셨으면서 무슨." 

 

"그거랑 이거랑같다고생각해 지금?" 

 

"저도 아프거든요." 

 

"너때문에 내잘생긴손목이 빨개졌잖아.어떡할꺼야.이거." 

 

"잘생긴손목도있어요? 처음들어보는이야기네." 

 

"당연하지.난 머리부터발끝까지 다잘생겼으니까." 

 

문제있어? 세훈이그잘난면상을 준면의앞에들이밀며 물어왔다.그...그러니까 게임을제안하신 도련님의잘못이시죠.준면이애써 세훈의부담스러운시선을피하며 손목만만지작댔다.생각해보니 자신이무슨 첫사랑에빠진수줍은 여자애도아니고.준면의정신이 깨어나는순간이였다. 

 

"나 가까이서보니까 더잘생겼지?" 

 

"아,아니요.전혀." 

 

사실은 어떻게해서든 그얼굴을뺏고싶을정도로 잘생겼다느꼈었다.그렇지만 지금준면의 멘탈은방금전들은 기집애취급에 조금금이간상태였다.나도 군복무까지하고온 건장한대한민국의 남자라고!.하지만준면의그런다짐은 세훈에의해서 보기좋게무너졌다.인정하기정말싫지만 욕나오도록 남자답게잘생겼다. 

 

 

"가까이서보니까...조금...잘생기셨네요." 

 

"너는 가까이서보니까 더못생겼다.역시 김준면은멀리서봐야...." 

 

뭐요!.준면이 빽소리를지르자,세훈이 새끼손가락으로 귀를쑤시며말했다.역시,난 모태잘생김이라니까.라니.남들이했으면 매우재수없었을말이였다.하지만 그새미운정이들었는지,그것마저도 그냥그러려니하고넘긴 준면이였다.벌써 준면이저택에서고용인으로 일한지도 네달쯤에가까워져갔다. 

 

"야 너설마 그런일로삐진건아니지?" 

 

"아니거든요." 

 

"삐지면 김준면찌질이인증하는거야." 

 

"아니라니까요." 

 

"너도 꽤곱상하게생기긴했어.여자로태어나는게 좋았을껄." 

 

"전 남자라니까요!!" 

 

"솔까 니외모를보면 천상여자지.안그러냐? 피부도허여멀건한게,키도작으니까.게임오버네." 

 

"아씨,저군대도 다녀왔다고요." 

 

"생긴건 면제받게생겼는데,의외다 너." 

 

세훈은 준면의후드집업사이로 드러난목덜미를 슬쩍보며 진짜로여자가아닐까,하는 이상한생각도들었다.처음의준면의 첫인상은 비쩍말라서 일도안하고빈둥빈둥 놀아제낄것만같은 기생오라비나 다름없었다.그러니 막상그를겪어보니 준면은 하루종일을저택안을 뽈뽈거리며 누볐다.그러던것도 하루이틀이니,하고 넘겼었는데 이젠집안일을 척척해내는녀석을보면서 괴롭히고싶어졌다.뭔가 좋아하는여자애를 괴롭히고싶어하는 남자아이의 심리도이해가될것만같았다.그상대가 남자란것이문제지만.물론 김준면을 좋아한다는말은절대아니다. 

 

 

"야 김준면." 

 

"또 뭐가요." 

 

".나중에 내가기업이어받으면 한자리내줄게.인심썼다." 

 

"누나가 있으시다면서요.그럼 누나분은?" 

 

"누나는 어차피회사에관심없어.연애랑 도피라면모를까." 

 

"외국에살고계시는것 같던데." 

 

"외국은무슨,누나영어못해.그냥 패션쇼보러 통역사달고몇달동안 잠깐갔다온거야." 

 

"그럼 도련님도여행다녀오신거에요?" 

 

"아니.아빠가강제로 보낸거라니까.해외유배모르냐.해외유배." 

 

"....그런것도있어요?" 

 

"아빠가 4년전쯤인가,나를유학보내셨어.그것도 나혼자" 

 

"뭐야,그런아빠가 어디있어요." 

 

"여기있지 어디있겠어." 

 

"분명히 도련님이잘못하셨겠죠." 

 

"너진짜......." 

 

준면이 뿌루퉁하게튀어나온 세훈의옆볼선을보며 뿌듯해했다.시간이지나다보니 준면도세훈을놀리는법을 터득하는중이였다.이두남자들은 자신이초딩같단걸 알고있을까.이건마치 서로의형이나 누나가서울대7학년이라며 싸우는것과똑같았다.준면의입꼬리가 찢어질듯이올라가며 콧노래를불렀다. 

오늘은 저재수도련님에게 한방을먹었다.현재스코어는 준면이우세였다. 

 

 

"됐다,됐어.내가너같은초딩이랑 뭘하겠다고.사원자리 무를거야." 

 

"진짜 비열해.어떻게 그건걸가지고그럴수가 있으세요!" 

 

"초딩같은게어디서 일을하겠다고.김준면이왜 면접고자인지알겠어." 

 

아싸,세훈이 속으로승리의미소를 흘리며 포커페이스를유지했다.그래,눈은 내리깔고,입꼬리는내리고. 

 

"근데 아까는왠 게임이에요?" 

 

"그냥.야밤에 졸리지도않고,심심해서." 

 

"설마....야동이라거나." 

 

"아니거든요 김준면씨." 

 

"아,그럼.죄송하고요." 

 

"경고한번.다섯번먹으면 모가지짤릴줄알어." 

 

 

넵.준면이 재빨리꼬리를내리며 기었다.자존심이 상하지만이건 남들다하는사회생활이라 스스로에게위로했다.경고5/1.저개같은 오세훈. 

 

 

 

******** 

 

 

 

 

"세게좀부쳐봐." 

 

안그래도 팔떨어져나갈것같으니까 조용히좀해요.준면이 소리없는아우성을치며 붉어진얼굴을하고선 쉴새없이손을 푸드덕거렸다.준면의 손에쥐어진부채가 사방팔방으로정처없이 흔들렸다.클래식음악소리가 흐르는평화로운거실안에서의 평온하지않은사람은 오직 전투적인기세로 부채를부치고있는 가련한준면이였다. 

 

"아,추워.좀살살." 

 

"알겠습니다아." 

 

"이번엔 너무춥잖아.제대로부쳐라." 

 

"알겠다고요" 

 

"야 좀더세게.사내새끼가 그렇게힘이없어가지고 쓰겠나." 

 

"하고있잖아요.충분히 힘드니까조용히좀 하시죠,도련님." 

 

"아~추워." 

 

세훈이 못들었다는듯 한손으로귓구멍을 후비며소파에 길게늘어졌다.근데졸려.세훈의 눈꺼풀이점점늘어지자,준면은환호했다.이날씨에 이지랄이라니.부채를열심히흔든지 이십분만에 준면은 자신의손이 더이상자신의것이아니게되는 인체의신비를경험했다.안그래도 묘목이나빨랫감을 잔뜩날라서 손목이저릿저릿한데,거기다 부채를무려이십분동안이나 쉬지않고 부치다보니 이젠비가올때마다 뼈가시리다는 할머니,할아버지들의 말씀을이해하는 지경에까지이르렀다. 

도련님이 다시해외로유배가버린다면 소원이없을텐데.준면은 더이상감각이없는 팔을움직이며 해탈했다. 

 

 

"하지만 나를위해 이렇게까지 열심히부채질을해주는데.자면안되겠지." 

 

자,준면아.난안자니까 계속해! 뻔뻔하다못해 뺀질뺀질하게 윤이나는그녀석의얼굴에 기름을부어버리고싶은 충동이순간들어버렸다.이런 기름에튀겨버릴년! 

 

"아-날씨가 디게좋네.그치,준면아?" 

 

"예,예.그렇고말고요." 

 

준면이 대충고개를끄덕이며 세훈의말에답했다.왜 옛말에 몇번참으면 화를면한다잖아.참자,참아.온몸의열이 머리꼭대기까지 타고올라가서 폭팔직전인것같아 준면의부채를잡는손끝으로 힘이들어갔다.퍼덕퍼덕-하고 펄럭이는부채가 계속해서움직였다.그에따라 준면의검은머리칼사이로 떨어지는땀방울도 따라서위태하게흔들렸다. 

 

"아,덥다" 

 

세훈이 이죽대며 준면이열심히 부채를흔드는모습을 감상했다.한번부채가 펄럭일때마다 준면의머리칼과 팔꿈치까지깔끔하게 겉어붙인소매가 같이팔랑거렸다.그러다가 더워졌는지,준면이 손으로이마를쓱닦아서 머리를쓸어올렸다.비스듬히책을덮어놓은 세훈의시야위로 준면의모습이들어오자,제일먼저 부들부들거리는부채를잡은 손이눈에들어왔다.처음엔 준면을놀리려 시작했지만,내가심했나싶어 약간은후회감이들었다. 

그렇지만이제와서 그만하라고할수도없는 노릇이였다. 

 

세훈은괜히머쓱해져 뒷머리를긁적였다.존심에 말은못하겠고,그렇자니 준면에겐미안했다.자신이너무심했나싶어 준면에게그만두라말하려 덮고있던책을들었을때,세훈의얼굴위로 무언가가꽃혔다. 

 

"야,너이따구로 살지마.오세훈" 

 

준면은 참다못해씩씩대며 거실을뛰쳐나갔다.세훈은 절대로이런결말을 바라지않았는데,뛰쳐나가는준면을 보고하염없이멍을때렸다.제얼굴밑으로 떨어지는부채를보고서도 한동안세훈은 멍하니준면이떠나간자리를 응시하고있었다. 

 

 

 

 

 

 

 

************* 

 

 

 

 

오늘이야기의끝은 세준이들의 첫싸움이네요.하지만 내가화해를시켜줄꺼니 걱정안해도됩니다.ㅎ.ㅎ본격 이런소재로세준이없어서 내가직접쓴글이네요.한밤중에 끓어오르는욕망을 주체못하고 써지른게벌써4화...짧다.원래 장편으로생각하고있었는데 최대한노력해봐야죠.뭐.연재텀이 긴건착각이아니라 제시험기간때문입니다 여러분.ㅜ.ㅜ시험끝나면 오디션도보고해야해서 좀늦..나 아무틎 전엄청난잉여라서 시간이남아돌듯....근데재내들은 고작 부채하나갖고싸우다니,내가만들어놓은캐릭이지만 정말유치뽕짝이네요.걱정말아요.앞으로 더그럴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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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으앙 저 이거 기다렸어요ㅜㅜㅜㅜㅜㅜ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ㅠㅠ첫싸움인가요ㅠㅠㅠㅜㅜㅜㅜㅜㅜㅜㅜㅜ싸워라(짝)싸워라(짝)니디티(짝)약간 거슬리는게 있다면 띄어쓰기를 좀 맞춰주셨음 해요ㅠㅠ그러면 더질 높은 글이 될수있을것같아요 잘보고갑니다 다음편기다릴게요!
10년 전
Christmas Rose
제가 모티로픽을써서 띄어쓰기못맞췄나봐요 ㅜ.ㅜ근데컴퓨터가고장나서..소금소금...
10년 전
독자1
아니 무슨 싸움이 저렇게 귀엽데요ㅠㅜㅠㅠㅠ귀여운 것들 근데 왜 제 옆구리에 바람이 불져 분명이 이불을 덮고있는데 말이죠...하..
10년 전
독자2
싸움이어도 정말 귀여워요!ㄱㅋ두초딩의 존심싸움이란ㅋㅋㅋㅋㅋ항상 잘 보고 가요!
10년 전
독자3
기다려왔습니다ㅠㅠㅠ 아쫌 세훈이가 준면이의노고를 알아야할텐데!ㅠ 담편도 기대할게요!
10년 전
독자4
아이구 ㅠㅠㅠ부채때문에 이렇게 확 돌아서 버리다니ㅠㅠㅠㅠㅠㅠ분위기는 심각할지모르겠는데 저는 커플이 싸우는것같아서...^^ (왠지 미소가 난다고 한다....) 그래도 세훈이가 준면이 고생하는걸 알라야 할텐데... 그저?
10년 전
독자5
오구오규ㅠㅜ준며나 진짜 많이 참았댜ㅠㅠ준며니는 전생에 브처였나바여ㅠㅠ진짜 잼써요 긋굿
10년 전
독자6
진짜 댓글들 말대로 이정도면 정말 오래 참은거에요ㅜㅠㅠㅠ 오구오그ㅠㅠㅠㅠ 고생이 많다ㅜㅠㅠ 싸우는것 마저 초등학생같아요ㅠㅜ
10년 전
독자7
아준면아ㅠㅠㅠㅠ 그래 많이 참았어ㅠㅠㅠ 그래도 준면이 삐졌으니까 이제 세훈이가 뭔가를 하겠죠 뭘할까욯ㅎㅎㅎ 이번화도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10년 전
독자8
아쫌달달하나싶더니역시싸워도긔엽네요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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