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라는 말에 벙쪄있던 로이는 격하게 거절을 했지만서도 자신이 먼저 게임을 하겠다고 자청했기 때문에 더 이상 자신은 노예를 할 수가 없다라는 것에 대해 논리정연한 이유를 댈 수 없었다. 워낙에 다들 장난끼가 많은 형들이라 어떻게 반응해야할 지 몰랐다. 걱정되는 마음이 너무나도 컸기 때문에. 여기저기서 '축하합니다~ 축하합니다~ 당신의 노예생활 축하합니다~' 자기들끼리 낄낄거리며 떠드는 소리가 귀에 울렸고 온 몸이 화끈 달아오르는 기분에 쇼파에 고대로 가만히 앉아있었다.
“야, 노이. 노이.”
가람 형의 장난(노예+로이=노이)에 다들 뭐가 웃긴지 배꼽을 잡고 웃는다. 여기저기 둘러봐도 나를 동정해주는 사람은 하나 없다. 믿었던 정환이형마저 웃고 있으니 점점 기분이 이상했다.
“로이, 자 오늘 하루는 이걸 착용하고 있어.”
방에서 뛰어나온 재흥이형이 이상한 털뭉치를 손에 쥐고 오는가 싶더니만 자세히 살펴보니 여자가발이었다. 아, 뭐 이정도 벌칙과 노예 생활이라면 당연히 받아들여야지요. 형들이 준 벌칙 치고 약하기에 가만히 가발을 썼다. 그리고 눈을 감싸는 긴 앞머리를 옆으로 쓸어넘겨 좀 정리했더니 다들 뭐가 좋다고 베시시 웃는데. 아… 변태들 정 떨어진다.
“올, 예뻐. 예뻐, 예쁘다!”
“…아니.”
“로이 여신이네.”
내가 말할 틈도 주지 않고 떠들어대는 걸 보면 아마 나를 원래부터 몰고 가려는 게 틀림없다. 이 형들 진짜 언젠가 두고 봐. 가발을 쓴 채로 머리를 계속 만지작 거렸다. 다들 눈빛이 음흉하다. 도대체 무슨 생각인거야, 저 표정들은.
“로이야… 어, 가만히 있어봐. 형이 작가 누나들한테 화장품 빌려왔거든.”
“아니, 무슨 화장이에요. 가발 썼음 됐지.”
“노예가 말 안 들으면 어째야 되니, 얘들아.”
“일주일 연장을 권해드립니다.”
정환이 형이 장난스럽게 군대식으로 대답을 하니까 다들 재밌다고 웃는 게 영 기분이 이상하다. 작가 누나들이 카메라로 찍겠다고 다가오는 게 아, 안 할 수도 없고 그냥 가만히 있기로 했다. 작가 누나들도 조금 조금씩 도와가며 만든 내 여장은 나름… 예뻤다.
“작가 누나보다 더 예쁘네요.”
준영이 형의 오글거리는 말에 발가락이 뽀그라드는 줄 알았다. 휴, 이대로 하루종일 있으라는건가 느낌은 이상했지만 한 손으로 자연스레 긴 머리를 어깨 뒤로 넘기니 다들 '이열' 하며 나를 띄워주는 게 기분이 그리 썩 나쁘지만은 않다.
“여장으로만 끝내긴 아쉬운데 더 쎈거 없나.”
현우 형의 말에 다들 크게 공감하듯 나를 쳐다보았다. 아니, 지금까지 했으면 됐지, 뭐. 그렇게 자기들끼리 회의한답시고 둥그렇게 모여서 회의를 하는데 정말 가관이다.
불마크는 다가오지 않았다....!!!!!!
하지만 희소식을 하나 들려드리자면 이번에는 5화로만 끝ㅇ날 것 같지가 않네ㅔ요 ^^!
암호닉 ㅡ "강냉이", "흰토끼", "은밀" 님 항상 감사드립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