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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오세훈] merry christmas 下 | 인스티즈


《merry christmas》

written by.허니찬











 

 

 

 

 

 

 

"진짜 학교 안 갈 거야?" 

"혼자 가라고 몇 번을 말해." 

"오세훈." 

"진짜 그만 좀 하자. 가기 싫다고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어. 지겹지도 않냐, 너는." 

 

 

 

 

 

등교를 위해 말끔하게 교복을 차려입은 수정이 세훈의 곁에서 떠날 줄을 모른다. 평소 같았으면 세훈도 이미 신발을 고쳐신고 현관을 나서야 할 시간이었으나 교복은 커녕 그는 집 밖에 나갈 생각조차 없어보였다. 수정은 그런 세훈의 곁을 졸졸 쫓아다니며 계속해서 학교에 같이 가기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었다.  

 

 

 

 

 

 

세훈은 등교 시간에 늦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옆을 떠나지 않은 채 계속해서 고집을 피우며 소파에 앉아있는 수정을 바라보며 미간을 좁혔다. 정수정, 가라고. 낮게 깔린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 세훈을 쳐다보는 수정. 그녀는 세훈의 이런 태도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가 OO를 좋아하는 것도, OO와 사귀는 것도. 그리고 세훈에게 있어 자신보다 OO가 항상 우선순위가 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도 않았다. 세훈을 먼저 좋아한 것은 자신이었다. 

 

 

 

 

 

"같이 가." 

 

 

부모님의 재혼으로 인해 남매라는 이름 아래 묶인 그들이었지만 수정은 그보다 훨씬 오래 전부터 세훈을 좋아하고 있었다. 부모님에게 받지 못한 애정을 자신에게만은 항상 다정했던 세훈에게서 채우고 있었기에. 수정이 세훈에게 품은 마음이 집착으로 변질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었다. 그만큼 OO와 세훈의 관계는 수정에게 더없이 큰 상처가 됐음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정수정." 

"너 안 가면 나도 안 가." 

 

 

 

결국 메고있던 가방마저 내려놓고 자신도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수정. 막무가내인 수정의 행동에 세훈의 얼굴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구겨진다.  

 

 

 

 

 

 

 

"적당히 해." 

 

수정의 얼굴을 무섭게 노려보며 멱살을 잡는 세훈.  

그리고,

 

 

 

"내가 네 남자친구냐, 뭐냐. 왜 너 하나 때문에 OO가 상처를 받아야 하는 건데. 왜 내가 OO랑 헤어져야 되는 건데. 왜!" 

"…오세훈." 

"왜. 씨발, 너같은 거 때문에 왜." 

 

 

 

 

제 손에 쥐었던 수정의 와이셔츠를 놓고 차갑게 뒤돌아서 방으로 가버린다.  

쾅 소리와 함께 닫힌 방문, 꾹꾹 눌러 담아왔던 수정의 마음이 무너져내린다. 

 

 

 

 

 

 

 

 

 

 

 

 

 

 

 

"할 말 있어서." 

 

다소곳이 의자에 앉아있는 수정을 향해 걸어간다. 뚜벅뚜벅 교실을 울리는 발자국 소리에 덩달아 미친듯이 뛰기 시작하는 심장. 말없이 제자리에 앉았다. 참으로 당당한 얼굴이었다.  

 

 

 

 

 

"용건만 간단히 해." 

"OOO." 

"나 너랑 1분, 아니 1초도 마주보고 앉아 있기 싫거든. 할 말이 뭔데?" 

"세훈이랑…." 

"헤어진 거? 너한테 잘된 일 아니야? 네가 바래왔던 일이잖아. 세훈이랑 헤어지라며."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결국 눈치없는 눈물이 두 볼을 타고 흐른다. 툭툭, 겉잡을 수 없이 쏟아지는 눈물이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수정은 결코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세훈이 좋아하는 것은 OO라고, 세훈이 함께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OO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비난을 수정은 이해할 수 없었다. 

 

 

 

 

 

 

 

 

 

 

 

 

 

'너랑 헤어졌다고 학교 안 나오겠대.' 

'대체 네가 뭔데 오세훈을 저렇게 만들었어?' 

'내가 너보다 먼저였어. 먼저 좋아한 것도 나고, 그 애한텐 늘 내가 우선이었어.' 

'근데, 네가 나타나고나서부터 모든 게 다 뒤틀렸어. 알아?' 

 

 

 

 

그 말을 내뱉던 수정이 한참을 울던 모습이 머리 속을 맴돌았다. 그 일이 있은 직후 수정은 학교에서 자취를 감췄다. 소문엔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고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어느새 그와 헤어진지 일주일이 다 되어가고 있었으며 그토록 고대하고 기다리던 크리스마스였다. 

 

 

 

 

 

 

"OOO! 메리 크리스마스!" 

 

 

 

방학 시작 전부터 크리스마스 파티를 입에 달고 살던 진리의 성화에 못 이겨 영화관으로 나섰다. 왜 하필이면 여기야. 또 그가 생각나 못내 짜증이 났다. 세훈이와 꼭 보기로 했던 영화까지. 생각보다 잘 견뎌내고 있다고 믿었는데 함께 있었던 곳에 온 것만으로도 울컥 눈물이 치솟는다. 이 머저리. 진리는 내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영화를 볼 생각에 그저 신이 나 웃고 있었다. 그런 진리를 두고 울 수는 없었다. 

 

 

 

 

급격히 어두워진 내 표정에 걱정스런 표정으로 괜찮냐고 물어오는 진리를 향해 고개를 끄덕거렸다. 괜찮아, 괜찮아. 고작 이런 거 가지고 울 거였으면 왜 헤어졌어. 괜찮을 거야. 입술을 또 꾹 깨물었다. 영화 시작까지 남은 시간은 20분. 영화 입장권과 팝콘을 내 손에 쥐어주며 잠시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는 진리를 보내고 홀로 의자에 앉았다. 헤어진지 한 달은 더 된 것 같은데 이제 고작 일주일 밖에 되지 않았다니. 착잡해졌다.

 

 

 

 

 

"아, 최진리. 왜 안 와…." 

 

휴대폰 액정화면과 상영관 쪽을 번갈아 쳐다보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사람들은 벌써 줄을 지어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고 나는 또 혼자였다. 그때. 손에 쥐고있던 핸드폰이 울렸다. 

 

 

 

[나 금방 들어갈게, 먼저 가있어ㅠㅠ!] 

 

화장실에 간다던 진리의 카톡이었고 하는 수 없이 발걸음을 옮겨 상영관으로 향했다. 

 

 

 

 

 

 

 

 

 

 

 



 

 

 

"…세훈아." 

 

사람들로 가득 찬 상영관 안에서 너를 만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진리의 자리에 앉아있는 남자에게 다가서 비켜 달라고 말을 붙이려 하자 보이는 얼굴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멍하니 자신을 쳐다보는 내 손을 이끌고 자리에 앉히는 세훈이. 이 자리를 몹시 불편해하는 나를 느꼈던 걸까. 세훈이가 말을 건네왔다. 

 

 

 

 

 

"영화 보러 온다길래." 

"…." 

"네가 보고 싶어했던 거잖아." 

"같이 보고 싶었어." 

 

 

 

 

 

 

 

 

 

 

 

 

 

 

 

 

영화를 보는 내내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옆에서 같이 영화를 보던 세훈이는 영화보다 내 울음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듯 했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감과 동시에 상영관의 불이 켜지고 차츰차츰 사람들이 일어서기 시작한다. 한참을 우느라 퉁퉁 부어버린 눈이며, 얼굴을 손으로 가리고 조심스럽게 상영관을 빠져 나왔다. 그때까지도 세훈이는 아무 말이 없었다. 

 

 

 

멀치감치 떨어져 걷는 우리. 앞장 서서 걸어가는 나와 그런 내 뒤를 따르는 세훈이. 엘리베이터 앞에 서서 버튼을 누르고 멍하니 서있었다.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뜬지 오래였고 그 덕분에 나와 세훈이 단 둘이 공간에 남았다. 일주일만의 일이었다. 둘 사이의 어색한 침묵을 먼저 깬 것은 세훈이었다.

 

 

 

 

"OO아." 

"잘 지냈어?" 

 

나를 부르는 목소리에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곧바로 대답을 해버렸다. 

 

 

 

"왜 그렇게 울어." 

"그냥. 슬프잖아." 

 

 

순전히 핑계였다. 눈치 보느라 마음껏 쏟아내지 못했던 서러움을 토해내고 싶어서였으니까. 

 

 

 

 

 

"미안해." 

"뭐가?" 

"네가 그렇게 외로울 줄 몰랐어. 너는 다 이해해줄 수 있을 줄 알았어." 

 

 

말문이 턱 막힌다. 

 

 

 

 

 

"나는 네가 괜찮을 줄 알았어. 아무렇지도 않을 줄 알았어. 미안해." 

"네가 너무 좋은데, 좋은만큼 어떻게 표현해야 되는지 잘 몰라서. 그래서." 

"…세훈아." 

"내가 잘 할게." 

 

 

 

 

기어코 참았던 눈물이 다시금 터졌다.  

 

 

 

 

 

"한 번만, 마지막으로 딱 한 번만 기회 줘." 

 

 

끅끅거리며 소리내어 울음을 토해내는 나를 꼭 끌어안는 세훈이.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거리는 나. 보고 싶어 죽는 줄 알았어, 세훈아. 후회했어. 세훈이의 목을 꼭 끌어안았다. 

 

 

 

 

 

"이제 다 울었어?" 

 

얼마를 울었는지 토끼눈이 된 나를 바라보며 작게 미소짓는 그를 바라봤다. 엘리베이터가 다섯 번이 넘어가도록 멈췄다 섰다를 반복하고 있을 때까지 나를 끌어안아주는 품이 따뜻하다. 이대로 영영 시간이 멈춰버렸으면 하고 바랄 정도로.

 

 

그리고 이내 그가 내 귀에 나지막히 속삭인다. 

 

 

 

 

"merry christmas." 

 

 

사랑해. 

 

 

 

 

 

 

 

-the end- 



허니찬♡

merry christmas, 제목에 감춰진 비밀 발견하셨나요.

크리스마스 특집 단편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마지막에 보이는 세훈이의 대사가 메리 크리스마스이기 때문이었어요.

수정이를 너무 집착녀로 만든 것은 아닌지.

재밌게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써놓고도 결말이 참 그렇네요..


ㅜㅜ저 수정이 진리 엄청 좋아하거든요 싫어하지 않아요

이런 역할로 만들어서 미안해...ㅜ_ㅜ...

음, 다시 한 번 말씀 드리지만 이건 제가 제 공간에서 작년 크리스마스에 올렸던 글입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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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새드엔딩을 바랬다면 제가 못된걸까여ㅋㅋㅋㅋㅋㅋㅋ쨋든 세훈아 그러디마라ㅋㅋㅋ수정이도 뭔가 안타깝네여ㅜㅠ재밌게보구가여bb
10년 전
독자2
재밌게 보고가여ㅋㅋ 크리스마스에 조금이나마 위로가.....ㅠㅠㅠㅠ
10년 전
독자3
눈물샘이에욬ㅋㅋㅋㅋ나망상쩌넼ㅋㅋㅋㅋㅋㅋ맨날 무슨글을 봤던거얔ㅋㅋㅋㅋㅋㅋㅋ하여튼 다행이다..하지만 이건 순전히 오세훈잘못임 종인이만 불쌍하게 됐네여
10년 전
독자4
새드 아니라 다행에예요 ㅠㅠㅠ 대박 ㅠㅠㅠㅠ
10년 전
독자5
홀ㅜㅜㅜㅜㅜㅜㅜㅜㅜ잘돼서다행이예요ㅜㅜㅜㅜ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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