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김남준/정호석] 직장 상사와 담배의 상관관계
w. superwoman
08
내가 미쳤다. 틀림없다.
"..이름씨?"
"..."
"성이름씨."
"에?네?!"
"집중 안합니까."
같이 처음 술을 마신 날 이후로, 그러니까 팀장님을 처음 섹시하다고 생각한 바로 어제 이후로 팀장님을 보는 내 태도가 달라졌다. 내가 스스로 인식할 수 있을 만큼. 회의시간인데, 팀장님을 보는게 아니라 화면과 발표하는 선배를 봐야하는데.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나의 시선은 팀장님에게로 향한다. 살짝 걷어올린 셔츠 덕에 보이는 시계와 남자다운 손. 왠지모르게 섹시하다. 그렇게 멍하니 쳐다보다 팀장님의 얼굴로 시선이 옮겨갔는데, 팀장님도 나를 보고있다.
..나를 보고있다..?
팀장님이 나를 부르는지도 모르고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데 그제서야 퍼뜩 정신이 들었다. 집중 하라는 팀장님의 말에 민망함이 훅 밀려와 얼굴은 물론 귀까지 빨개졌다. 회의가 끝나고 나서도 기가 쭉 빨리는 느낌에 터덜터덜 내 자리로 향했다. 망했어, 회의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다. 앞길이 막막해 한숨을 푹 내쉬었다.
"선배 아직도 아파요?"
"어? 아 아니야 막내야 일해."
"안 괜찮은거 아니에요..? 이거 드시지.."
"..."
정국이가 아직도 내 책상 위에 놓여있는 쌍화탕 두개를 가리키며 말한다. 이건 또 어떻게 처리하지. 이것 저것 골머리를 앓게 하는 주위 환경들에 혼이 쏙 빠져나가는 기분이다. 고개를 세차게 젓고 다시 업무에 집중하려는데, 성사원, 팀장님이 부르셔. 하는 선배의 목소리가 들린다. 하..진짜..
"..부르셨어요."
"아. 여기 좀 앉아요."
팀장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긴 다리를 꼬고 앉아있는 팀장님이 보였다. 또 자연스레 시선이 가려는 걸 겨우 붙잡고 조용히 의자에 앉았다. 오늘은 뭐라고 혼나려나.. 앞으로 집중 잘 하라고? 아니면 벌로 어떤 업무 해오라고? 잘못은 알아서 고개만 푹 숙이고 있는데, 의외의 말이 들려왔다.
"내가 그렇게 섹시합니까?"
"네??"
"내가 얼마나 섹시하면 회의시간에 나 보느라 정신을 못차려요."
아 세상에. 저런 멘트가 나올 줄이야. 순식간에 얼굴이 후끈후끈. 식은땀이 나는 것 같아 손부채질을 하자, 더워요? 하며 에어컨을 키려 하는 팀장님이다. 아니요!!하고 얼른 손사래를 쳤다. 차라리 엄청나게 소리치면서 혼내세요 팀장님.. 담배가 땡기는 날이다.
*
드디어 퇴근시간. 업무가 많이 바빴던 모양인지 팀장님은 더이상 나를 놀리지 않았다. 아, 못 봤다는 말이 더 정확하려나. 점심도 안 먹은 것 같은데 팀장실에서 나오질 않으셨다. 선배들은 여섯시가 되자마자 다들 칼퇴근을 하고, 야근인생인 나는 목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스트레칭을 했다. 막내도 정리를 끝낸건지 자리에서 일어난다. 선배 저 가볼게요- 하고 조용히 인사를 하는 정국이를 덥썩 붙잡았다.
"막내야 잠깐만"
"네? 왜여?"
"약 제대로 챙겨먹어. 코맹맹이 소리내고 다니지 말고. 아가야?"
"에, 선배. 저도 어른이에요-"
"네네 알겠습니다- 얼른 가서 저녁먹고 약 먹고 자. 알겠지?"
"넵! 선배 수고하십시오-"
정국이에게 감기약을 꼭 쥐어주고 얼른 가라고 손을 흔들어줬다. 뭔가 저런 남동생이 있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이게 기억조작이라는건가. 그렇게 흐뭇하게 웃다가 다시 컴퓨터 화면으로 고개를 돌렸는데, 어디선가 시선이 느껴진다.
"..으헉."
"뭘 그렇게 놀랍니까?"
"당연히 놀라죠, 그렇게 서있으시면!"
"됐고, 집에 갑시다."
네..? 저 한달동안 야근이라면서요.. 이라는 표정으로 팀장님을 바라보자, 오늘 회사 보안 점검 날이여서 빨리 비워줘야 된단다. 그제서야 납득한 내가 주섬주섬 가방을 챙기고 컴퓨터를 끌 때까지 팀장님은 그 자세 그대로 내 행동을 지켜봤다. 조금 부담스러워 얼른 인사를 하고 빠른 걸음으로 사무실을 빠져나왔다. 얼른 집에 가려고 걸음을 더 재촉하는데, 뒤에서 이름씨. 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하.. 제발 그냥 보내주세요.. 표정관리를 하고 천천히 뒤를 돌았다. 답답했는지 넥타이를 살짝 끌르며 나에게 걸어온다. 아 진짜. 다리는 또 왜 저렇게 길어.. 성큼성큼 걸어오는 모습이 오늘따라 조금 달라보인다.
"데려다 줄게요."
"아,아니 저.."
"왜 그럽니까?"
저 담배..사러 가야되는데... 팀장님한테 어떻게 말해요..
"약속 있어요? 거기까지 데려다 줄게요 그럼."
"아니에요 제가 혼자 갈.."
"비오는데. 우산 없잖아요."
애석하게도, 창 밖으로는 빗방울이 주륵주륵 흘러내리는 중이었다. 비 맞는거 싫은데.. 담배는 사야하고.. 잠시 고민을 하던 나는, 팀장님이 부모님도 남자친구도 아닌데 뭐 어떤가 하는 결론에 도달해 당당하게 대답했다.
"그냥 비 맞고 갈게요. 이 앞에 편의점에서 우산 사면 되요."
"그냥 편하게 타고 가요."
"...저 담배 사야해서."
"..아."
의외로 팀장님은 별 말을 하지 않았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담배 끊어라 끊어라 잔소리를 해댔으면서. 아. 하는 짧은 대답과 함께 아무 말도 없길래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가려는데, 팀장님이 또 한번 나를 부른다.
"받아요."
"..? 이게 뭐.."
"무릎이 그게 뭡니까. 좀 발라요."
나에게 휙 날아오는 것을 받아들고 보니 약이다. 멍 빼는 약. 아, 내 양 쪽 무릎에 자리잡고 있는 멍을 보셨나보다. 팀장님과 처음 술을 마신 날 나도 모르는 사이에 생긴. 이건 또 언제 보셨대.. 먼저 갑니다. 하고 차에 타는 팀장님을 바라보다 약을 만지작거렸다.
조금.. 설레는 것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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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썼더니 뭘 쓴건지 모르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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