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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eirs      

      

      

      

W.Christmas Rose      

      

      

세훈×준면      

      

      

      

      

      

세훈의 기억속의 자신의어머니는 늘불안했고,불운했다.언제부터 그녀의하늘이 집안의천장으로변해버렸는가.세훈은 영국으로 유학을가기전날,자신을끌어안고우시던 어머니를기억했다.세훈아,세훈아.엄마는 너하나면돼.그러니까 조심해서돌아와야한다.세훈아.세훈은 유학에서돌아오면 그녀를지키겠다고다짐하며 그녀의작은몸을끌어안았다.엄마,걱정마요.빨리돌아올테니까 여기서기다리고있어.세훈은 아직도엄마의 작고가녀린몸만생각하면 눈시울이붉어졌다.자신의유학생활동안 그녀가얼마나 눈총을받고,불안감에떨며 살아야했는지 안봐도뻔한일이였다.하지만 애석하게도.세훈은 몇년간의유학생활끝에 다시집으로돌아온그날저녁을 자신의어머니와 함께하지못했다.      

      

"네,아버지.제가그리로갈게요."      

      

세훈은 전화너머로들려오는 중저음의사내의목소리를들을때면,마치 아무것도하지못하는 어린아이가된기분이였다.흔히들 아버지라고하면 좋은기억만을떠올렸지만,세훈에겐 사랑을받고 자랐어야할유년시절에 어머니와 함께한기억은있어도 절대로아버지와함께한기억은 찾아볼수없었다.세훈의친어머니는 흔히돈많은재벌들이 하나씩둔다는 첩이나다름없었다.그래서 제국그룹의둘째인 세훈을낳고서 오랜시간이지난지금까지도 세훈의아버지의옆자리에는 늘공식적인정부인인 세훈의양어미인 그녀가자리했다.세훈의 친어머니와 다르게,세훈의양어머니는 세훈에게관심따윈주지않았다.어찌보면 당연한일이였지만,세훈은 늘자신을벌레보는것마냥 끔찍한눈빛으로내려다보는 그녀가싫었다.세훈은 자신의아버지를 친자식답게 놀랍도록쏙빼닮은외모를가졌다.남을깔보는것같이보이는 그서늘한시선은 전부세훈의아버지를 닮았고,하얀피부와 웃을때서글한인상으로 변하는얼굴은자신의 어머니를닮았다.      

      

세훈은 어느새하나둘씩 주름이져가는그녀의 얼굴을바라보며 자신이성장한것을느꼈다.그래도여전히 세훈의친어머니는 아름다웠고,나이에비해 더없이고운외모를 가지고있었다.세훈은 가끔씩힘들어질때마다 그녀의품에안겨 아이처럼 서럽게울고만싶었다.그러나 자신은지금다커버린 성인이였고,이제는 그녀의울음을닦아줄 나이가되버렸다.세훈은 아버지와의약속에 점점가까워질수록 땅이꺼지도록 한숨만나왔다.분명 회사의 미래애기라거나,주가애기라거나하는것들을 늘어놓겠지.세훈은안봐도뻔한 아버지와의무료한대화에 늘지겨움을느꼈다.      

      

"형도.....온다구요.예,예.거의다왔어요."      

      

      

그런세훈이 집안에서 자신의친어머니를빼고 유일하게좋아하는 사람이있었는데,바로세훈의 이복형인 루한이였다.루한,그는 제국그룹의첫째로써 몇십년전병이들어 죽어버린첫번째부인의 친아들이였다.첫번째부인은 중국인이였다.그다음에맞아들인 부인이바로지금의 양어머니인 이사장이였고,또그다음에 회사직원과바람이나서 맞아들인부인이 세훈의친어머니였다.남들이본다면 그야말로콩가루집안이 아닐수가없었다.루한은 그런위태로운집안속에서 위태롭게자라난 잡초였다.루한은 돌아가신 어머니의뒤에서있던 뛰어난배경덕에 어머니의성을 따를수있었다.비바람과 풍랑을맞아 억세고억세서 뽑기도힘든 그런풀.루한은 위태로운집안속에서 힘들게피어난꽃같은 세훈을지키려애를썼으나,그마저도 그룹경영상속권과 주식지분율이라는 거대한벽앞에 가로막힐수밖에없었다.      

      

결국엔 작고여리기만했던 어린날의세훈은 서자라는이름앞에 무자비하게짓밟혔고,루한과세훈은 서로를적대시할수밖에없는 상황이되어버렸다.세훈은 다커서성인이되었지만,아직도 어릴적에 루한이자신에게 읽어주었던책의내용까지 똑똑히기억했다.어린왕자.세훈은 루한이 꼭어린왕자같다고 종종생각했었다.세훈은 자신의지갑속에 가지런히꽃혀진 루한과어머니의 사진을부적지니듯이 가지고다녔다.사진속의루한은 지금보다 앳된소년의모습이였다.막장의끝을달리고있는 집안덕에 루한의웃는얼굴이담긴사진은 이것뿐이였다.형은 그땐행복했던거야? 세훈은 가만히루한의사진을 바라보며입술을깨물었다.      

      

이게얼마만에 만나는형이던가,세훈은차의유리창의 자신의모습을슬쩍비추어보았다.그동안 이것저것문제가겹쳐서 루한을만나지못했었다.오늘도 루한을만나게되리라곤 생각치못했었는데,세훈은 단둘이서 삭막한부자간의 대화를하지않게된것만으로 감사했다.그래봤자 거기서거기겠지만,루한의품과 얼굴이 그리웠다.아무리이복형제라도,둘은 친형제냐고말을들을만큼 서로를빼닮은구석이많았다.서로를닮았기때문이라도 더욱정이가는것일지도몰랐다.세훈은 목적지에가까워질만큼 빠르게뛰어오는심장을부여잡으며 눈을감았다.      

      

차창밖으로 눈덮인풍경들이 세훈을휙휙 스쳐지나갔다.거리엔벌써 트리가앞다투어 세워져있었고,불빛가득한 거리를걷는연인들의얼굴엔 웃음이가득했다.세훈은다시고개를앞으로돌려 그것들을외면했다.자신이그룹의서자라는것이 변함없는사실인이상,저런평범한생활은 기대조차하지못했다.그저때가되면 어른들이정해주는 여자를만나결혼을하고,자신을닮은아이를낳게될것이였다.      

      

세훈은 그런삶이 치가떨리도록싫었다.왜 정해준사람과만나 기업과기업간의 약속이라는둥,상대방의재력과 능력을따지고 결혼을해야하는건지.세훈과 루한은 많다면많을 여섯살차이였다.현재 세훈의나이는 스물두살,루한의나이는 스물여덞이였다.세훈은 루한이혼기가꽉찬것을빌미로,곧있으면 아버지의입에서나올 그말을알았다.해야지,결혼.세훈은 루한이그것을거절하면 계속해서루한을 족쇄처럼죄어올 자신의매정한 아버지를그누구보다잘알았다.차리리 자신과루한이 일반가정의 평범한형제였다면 이지독한현실은 달라졌을까.세훈은 마음같아서는 당장이라도 모든것을버리고 도망치고싶었지만,그러기에는 남겨질사람들을 포기하고싶진않았다.      

      

"도련님,도착했습니다."      

      

"수고하셨어요.길어야 한시간이니까 여기서기다리세요."      

      

세훈은그대로 차의문을닫고는 그가기다리고있을 건물의위층을올려다보았다.그의재력답게 건물은으리으리했다.세훈은 입구앞에서 깔끔하게쓸어올린머리가 흐트러질정도로 손으로머리를부스스하게 만들었다,제모양으로 다시만들었다를반복했다.루한도,오회장도 모두자신을 기다리고있을것이였다.세훈은 깊게심호흡하며 엘리베이터의가장 꼭대기층을눌렀다.한층한층올라갈수록 자신의목에 단정히걸쳐진넥타이가 목을옥죄어오는것만같아,세훈은넥타이를 손가락으로살짝당겼다.띵,엘리베이터의알림음이 울리자 기다렸다는듯 엘리베이터의바로앞에 아버지의사람들이보였다.세훈의옆으로 종업원이한명따라붙으며 그들이 기다리고있을자리로안내했다.      

      

"왔느냐,좀늦었구나."      

      

"죄송해요,오는길에 차가좀막혀서."      

      

세훈이 안내해준자리에앉아 곁눈질로 맞은편에앉아있는 루한의얼굴을확인했다.여전히 형의아름다운외모는 그대로였다.세훈은 자신의바로옆에앉은 아버지가불편해 시계를확인해보니,아직은 장소에도착한지 오분조차흐르지않았었다.세훈이 계속해서루한을바라보자,은연중에 루한의시선이 세훈의눈과마주쳤다.자신과시선이마주치자마자 재빨리피해버리는 형의모습은 충분히세훈을 실망하게만들었다.세훈은 냅킨을만지작거리며 점심에있었던 준면과의 약속을떠올렸다.저녁은잘먹었을까.루한은 여전히자신을모르는사람마냥 취급했다.세훈은 그에게무관심함을느끼고선 풀이죽어있었다.      

      

"루한형,오늘은바쁘지않았어?"      

      

"어.별로"      

      

"그동안많이 바빴다고들었는데....어,몸조심해.형"      

      

"오랜만에 가족끼리의식사구나."      

      

"이사장님도 오시는겁니까?"      

      

이사장,루한에게 이사장이라고불리우는 여자는현제국그룹의 안주인이자 법적으로 세훈과루한의어머니되는 사람이였다.루한은 그런이사장을싫어했고,세훈역시 그녀를그닥반기진않았다.세훈은 어릴때종종 그녀가자신의어머니를 야단치거나,쏘아보는것을 목격할때가있었다.그녀가 세훈의어머니에게 화를부릴때면,세훈의어머니는 아무런말도없이 울음을참을수밖에없었다.그러다가 세훈이 머리가커지고 중학교에입학했을때쯤에는,아버지를따라 가끔씩 주주총회에나갔다.거기서 이사장의지분을보고선 세훈은 자신의어머니도 그녀만큼의주식을가진다면 감옥같은집을나와서 자유롭게살수있지않을까,하는 생각을했다.어쨌거나 그녀는정부인이였고,자신의어머니는 첩이나다름없는 집안에쳐박혀진 서자신세였다.다행히도 루한과 어머니의노력으로인해 세훈이서자로써 공식적인삶을살아가진 않았지만,여전히세훈의어머니는 첩이였다.법적으로 혼인신고를하지않아서 언제집에서 밖으로내쳐질지도모르는 일이였다.그때문에 세훈의엄마는 세훈이 다른나라로유학을가있는동안,늘 다른이들의 시선에쫓겨살아야만했다.      

      

"루한,넌언제까지 네엄마되는사람을 이사장이라고부를꺼냐.오세훈,너도마찬가지야"      

      

"그분은 제국대학교의이사장이시지,제어머니는 아니에요.제어머니는 이미돌아가셨습니다."      

      

"이녀석이 말버릇하고는....."      

      

"용건이나 간단히말해주세요.급한일이있습니다."      

      

"루한형,누구만나러가는거야?"      

      

"자,자.다들그만하거라.곧이사장도 이리로올거다."      

      

"거보세요,지금아버지께서도 이사장이라고하시잖아요."      

      

세훈은 지금도충분히 위태위태한이공기에,만약 그녀까지낀다면 오늘의모임은파토가날거라고 예상했다.루한은 그만큼이나 그녀를싫어했다.세훈은 루한의어머니가 병이들어죽어버린탓에 만나보진못했지만,왠지 루한을닮았을거라고 생각했다.저고집스러운 성격은세훈의아버지를,유순한외모는 루한의어머니를.루한은 여전히그굳게다문입술을 열지않았다.세훈은 조금만있어도 식은땀이흐르는 분위기에,한숨을쉬며 습관처럼 발을위아래로 까딱까딱움직였다.째깍,째깍.세훈이 시계바늘의리듬에맞추어서 발장난을한지 몇분이지났을까.길고긴정적이지나고 문이열리며 그녀가방안으로들어왔다.      

      

그녀가들어오자,루한은 얼굴을굳히며 물을들이켰다.고요한방안에 오직 그녀의구두소리가 울려퍼졌다.또각또각,그녀의재력에비례한 굽의길이에 누구라도알수있을만큼 루한이인상을찌푸렸다.그녀가다가오면 다가올수록,가까이풍겨오는 향수냄새에 세훈은머리가어지러워지는것을 느꼈다.      

      

"오랜만이구나,얼굴이왜이리 창백해."      

      

"......."      

      

"그무뚝뚝함은 회장님을닮았나,여전하네."      

      

루한은 그녀의물음에 아무말없이 물이담긴물잔만 만지작거리자,세훈의아버지가 혀를차며 그녀에게앉으란 제스쳐를취했다.이저녁은 그들의 가족모임을빙자한 미니주주총회나다름이없었다.세훈과루한의 친아버지이자 제국그룹의 최대주주인 제국그룹의회장 오남윤과 제국대학교의 이사장이자 제국그룹의안주인인 정지숙,그룹을이어받게될시에 영순위인장자 루한과 차남오세훈.그리고 이자리에는없고 주식도없지만 세훈을낳아준친어미인 한기애.이렇게다섯명이 언제무너질지모르는 아슬아슬한관계를 유지해오고있었다.      

      

"그래,오랜만에 가족끼리의식사인데.즐겁게보내야지."      

      

"세훈아.오늘 스타일이멋지네.내가봐도 반하겠어"      

      

"고맙습니다,이사장님."      

      

"회장님,오늘은 이렇게오랜만에모였으니.특별한것을 해야하지않겠어요?"      

      

"그래.우선 식사가끝난후에 천천히애기하자꾸나."      

      

곧이어 방안으로여러개의 음식이담긴트레이가 들어오며,그들의식사가시작되었다.가족간의대화가없이 그저식기들이부딪혀서 찰그락거리는소리만이 방안을채웠다.세훈은 소화되려는것도올라올것만같은 살얼음판을걷는분위기에 입맛이자동으로없어져 그만들고있던포크를내려놓았다.세훈의맞은편에앉은 루한도입맛이없는지,이내들고있던 나이프와포크를 자리에내려놓으며 물을들이켰다.그럼에도 그녀는표정하나바꾸지않으며 자기앞에놓인 고기를썰어나갔다.그녀가 나이프로고기를썰자,세훈은 가득쏟아져나오는 육즙이마치 그녀의입술색과같다고 생각했다.이지루하고도 무료한마라톤에 지칠대로지친 세훈은,그대로자리에서일어서려했다.      

      

"전이만 먼저가볼게요."      

      

"앉아라.난 너에게가라는말따윈 하지않았다."      

      

".....아버지.여기서이렇게먹으면 먹던것도 다시올라올지경이에요.가시방석에 앉아있는것같아요"      

      

"오세훈.자리에앉아."      

      

"....알았어요,앉으면돼잖아요."      

      

"오늘내가 너희들을이리로부른이유는,집안의중요한 행사때문이다."      

      

세훈은 그저다음주주총회가 이번달이였나,하는잡다한생각을하며 귀찮다는듯이 그를바라보았다.그렇다고 아버지가쓸데없이 자신들을한데로모을 위인은아니였다.세훈은 이번에또어떤 폭탄발언을하실까,상상하며 무표정으로 테이블을응시하는 루한을주시했다.목적이없으면 협동도없다.이것이 세훈의아버지의 인생의모토였다.처음장소에 도착한시간보다 삼십분이지난시각이였다.루한도 그런상황이지겨운지,연신 불만스러운표정으로 이사장을째려보기바빴다.이런 지겨운드라마는 도데체언제까지 반복될런지.      

      

"세훈이 너도알꺼다,네형의혼기가 가득찼다는걸."      

      

"......혼기라뇨,아버지."      

      

"스물여덞이면 인생의배우자가 필요한나이지.결혼해야지,루한."      

      

"그래,너도 왠만하면회장님말씀에 따르는것이좋을거다."      

      

"저아직 결혼같은거,생각없어요 아버지."      

      

"네가 결혼할생각이없데도 해야한다.그것이만약 한기업의생사를 결정하는중대한일이라면 더더욱."      

      

"아버지,이건형한테 너무하시잖아요."      

      

"시끄럽다.세훈이 너도어차피 몇년후에하게될 과정중의하나야.그것을네형이 먼저하는것뿐이야."      

      

"아버지,언제까지 제게이러실생각이세요.전이만 일어나보겠습니다.정말로 목적수단안가리고 사시는분이시네요.좀 실망했습니다."      

      

루한이자리를박차고 방을나가버리자.세훈도아버지의 눈치를보며자리에서일어섰다.그에반해 이사장은,흔들림없이 페이스를유지하며 스테이크를씹었다.오회장은 그런아들들의모습에 혀를차며고개를저었다.저 한심한놈들 같으니라고.      

      

"놔두세요 회장님.어차피 엔딩은다짜여진거나 마찬가지인데요,뭐."      

      

      

**********      

      

      

오늘은 그래도연재텀이좀줄었죠? 아하핳&햄볶아라.지금또 드라마패러디짧게쓰는중인데 기빨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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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돈 때문에 결혼 하는거 짱시룸ㅠㅠㅠㅠ야메로 정략결혼 모 야메룽다ㅠㅠㅠ
10년 전
Christmas Rose
그쵸.역시재벌물의정석은 정략결혼아니겠어요?(찡긋)
10년 전
독자2
루한의 과거도 세훈이처럼 순탄하게 항해하지 못했던거 같아 괜스레 안쓰럽네요 ㅠㅠㅠㅠㅠㅠㅠ 준면이의 상처도 세훈이와 함께 치유되었으면 좋겠어요 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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