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어리더 부 부장 정세운
W.체리맛토마토
일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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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인상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나름 자부심을 가지고 하는 부 활동인데 그저 날 보러 가입했다는 게 달갑지 않았다. 그래서 조금 차갑게 대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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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과 선배랑 밥을 먹는데 누가 옆에 앉길래 살짝 쳐다봤더니 대각선엔 주가, 그 앞엔 주의 친구가 앉았다. 밥을 먹는데 자꾸 힐끔 힐끔 쳐다보는게 조금 거슬렸다.
"아이고, 우리 주가 입이 귀에 걸렸네. 오빠가 그렇게 좋아? 오구오구~"
"하하, 좋지. 그럼, 아주 좋지!"
그냥 친구인 줄 알았는데 아닌가... 조금 신경쓰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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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있어서 그런데 주가 안무를 대신 알려줄 수 있냐는 동기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가르치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꽤 잘 따라왔다. 치어리딩은 처음이라고 했는데 처음하는 것 치곤 잘했다. 안무 습득 능력도 좋았고 세세한 안무를 잡아내는 것도 잘 했다. 내 걱정과 다르게 집중해서 배우는 모습에 꽤나 예쁘다고 생각했다.
한 시간정도 계속 알려주고 같이 연습했던 것 같다. 조금 거칠어진 숨소리에 잠시 쉬자고 하니 커피를 사와도 되냐고 물었다. 그렇게 같이 카페에 가게 되었다.
잠시 선입견을 가진 것이 미안해서 계산은 내가 했다. 제가 계산하려했다며 말 꼬리를 늘리는 모습에 다음에 사라고 말했다. 나도 모르게 다음을 바라고 있던 건가... 내 말에 주는 환하게 웃으며 다음에 꼭 사겠다고 말했다. 살며시 올라가는 입꼬리에 빨리 자리를 찾았다.
"여주!"
주의 이름을 부르며 달려 온 남자는 주에게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왜 앉는 거지. 눈치가 없나... 아, 내가 눈치가 없는 건가. 전에 밥 먹을 때 둘의 대화가 생각이 나 자리에서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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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아, 동한이 봤어?"
"네?"
"그 주랑 같이 다니는 남자 애!"
"아, 카페에 있어요. 주랑."
"아휴, 잠깐 보자고 했는데 연애하기 바쁘구만!"
내게 고맙다고 말 하곤 카페로 뛰어가는 재환 선배를 바라보았다. 연애? 진짜 사귀는 거였구나. 아까 먼저 일어나길 잘 했네. 근데 그럼 난 뭐지. 나 좋다고하지 않았나... 괜히 설레발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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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저 이것 좀 알려주세요!"
"아, 내가 좀 바빠서 미안."
"선배 오늘 시간 되세요? 저번에 커ㅍ..."
"미안, 오늘은 선약이 있어서."
"선ㅂ..."
"재환선배 같이가요."
그 날 이후로 의도적으로 주를 피했다. 애인있는 애랑 자주 붙어있어봤자 좋을 게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 좋다고 그럴 땐 언제고, 좀 얄밉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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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부탁한 걸 들어줘서 고맙다며 커피 한잔 사겠다는 재환 선배의 말에 카페로 왔다.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재환 선배에 시선을 따라가니 정말 주가 있었다. 혼자 왔어? 같이 앉아도 되지? 네, 그럼요. 남자친구 두고 왜 혼자 온 거지. 쓸데없는 궁금증이 생겼다.
주문하러 재환 선배가 사라진 이 공간은 많이 어색했다. 어색한 공기에 그냥 핸드폰만 만지작 거리며 주를 힐끔 힐끔 쳐다봤다. 자꾸 빨대를 잘근 잘근 무는 모습에 전에 빨대 무는 게 안좋다는 얘기를 들었던 게 생각이 나 빨대 씹으면 안 좋다고 말했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내 말을 못 알아들은 건지 턱을 괴고 계속 빨대를 잘근 잘근 무는 모습에 다시 한 번 말했다. 그만 물라는 소리야.
"선배."
"응."
"왜 저 자꾸 피했어요?"
빨대를 씹으며 한 생각이 저거였나... 갑자기 치고 들어오는 질문에 잠시 당황했다가 말했다. 남자친구 있는데 자꾸 같이 있는 건 아닌 것 같아서. 아, 조금 찌질했나...
"저 남자친구 있어요?"
"그 저번에 카페 같이 왔을 때 만난 같은 과 남자 애."
"제가 김동한이랑 사겨요?"
"안 사겨?"
"선배, 지금 그것때문에 저 피한거예요?"
말 하나 할 때마다 눈이 점점 커지며 일그러지는 얼굴이 퍽 웃겼다. 귀엽네... 절대 아니라며 손사래치는 모습이 꽤나 귀여웠다. 극구부인하는 모습에 오해해서 미안하다며 사과했더니 줄줄 말문이 터졌다.
"선배, 이제 저 피하면 안 돼요. 알겠죠? 제가 왜 이 학교에 왔는데 선배가 저 피하면 온 이유가 없어져요."
나 지금 고백받은 건가...? 아닌가...? 결국 그냥 새끼 손가락을 들어 이제 안 피하겠다는 말로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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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김동한 제발!"
"싫다고."
"아, 왜! 너 밥 먹을 친구 나 밖에 없잖아! 혼자서 닭 찌찌 살 먹기 싫다고~"
"다이어트 너나 많이 하세요. 그리고 나 친구 많거든?"
지금까지 피해서 미안하다는 핑계로 주에게 밥을 사줄 생각이었는데 주를 찾아 강의실로 오니 다이어트를 한다는 말이 들려왔다. 그럼 같이 밥 못 먹겠네... 입꼬리를 축 늘어뜨리고 발을 돌렸다.
"어, 선배! 여기 어쩐 일이에요?"
아이고, 들켰다. 나를 향해 다가오는 주의 모습에 그냥 거절 당하고 말자라는 생각으로 입을 열었다.
"같이 밥 먹을래?"
"저랑요?"
"응."
"헐, 저야 좋죠!"
아까 분명 다이어트 한다고... 다이어트는 어디가고 선배가 사는 거냐고 자기는 돈까스가 먹고 싶다며 어깨를 들썩이는 주의 모습에 피식 웃고 걸음을 옮겼다. 그래, 다이어트 같은 거 안 해도 예쁘니까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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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돈까스 집을 안다며 내 손을 이끄는 주를 따라 왔다. 기본 돈까스 한 개, 치즈 돈까스 한 개, 음료주 하나를 주문하고 기다렸다. 먼저 나오는 음료수에 주가 컵에 먼저 따르고 내 컵에 따랐다. 내 손길 하나하나에 따라 움직이는 눈이 귀여웠다. 음식이 나오고 가만히 날 쳐다보는 주에게 왜 안 먹냐고 물으니 선배가 먼저 드셔야 제가 먹죠!라는 말이 들려왔다. 한 살 차이밖에 안 나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라는 생각과 동시에 되게 예의 바른 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볼수록 예쁘네.
같이 밥을 먹은 다음 날엔 같이 영화를 봤다. 같이 영화를 본 다음 날엔 전화도 했다. 여름이 다가오는 이 계절에 봄바람이 부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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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작년에 왜 번호 안 줬어요?"
"미성년자 같아서."
"그래봤자 한 살 차인데!"
"그땐 정확한 나이를 몰랐지."
"만약 알았으면 줬을 거예요?"
"글쎄."
"아, 뭐예요~"
주에게 미안하지만 작년 일은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래서 대충 어려보여서 그랬다고 둘러댔다. 만약 제 나이를 알았다면 번호를 줬을 거냐는 말에 글쎄-라고 대답했다. 이미 그건 지나간 과거고 지금 내 옆에 네가 있는데 굳이 생각할 필요가 있을까싶었다. 내 대답에 주는 뭐냐며 투덜거렸다. 귀엽네, 귀여워. 입을 내밀고 투덜거리는 모습에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 주었다.
"선배, 자꾸 웃으면 저 죽어요."
"앞으로 자주 볼 건데 익숙해져야지."
"그쵸, 익숙해 져야ㅈ...어, 그거 무슨 의미예요? 완전 오해할만한 문장인 거 알죠?"
큰 눈이 더 커지며 다다다 내뱉는 주가 웃겨서 자꾸 올라가는 입꼬리를 억지로 내렸다.
"선배, 제가 좋아하는 거 알면서 자꾸 그러면 곤란해요~"
네가 날 좋아하는 건 알지 근데 내가 널 좋아하는 걸 넌 아직 모르는 것 같은데? 눈을 맞췄다.
"사귀면 곤란할 필요 없는 건가?"
"네?"
"나랑 사귈래?"
그렇게 쌍방의 짝사랑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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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핫. 이렇게 외전까지 끝났슴미다... 제목은 치어리더 부인데 치어리더 관련 얘기는 거의 없는 미스테리한 사실...
외전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