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dyguard
w.클로이(Occulumency)
'32층 입니다.'
문이 열렸다.
[3201호]
삑삑삑삑
민석이 도어락의 비밀번호를 누르자 문이 열렸다.
"들어와"
"몇 번을 와도 이사 온 형네 집은 적응이 안 돼."
경수는 짐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민석의 집은 깔끔한 민석의 성격을 그대로 드러내는 듯 했다.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가구도 심플했다.
"루한, 여기가 니 방이야."
원목 가구를 들여 놓아서 그런지 엔틱한 느낌이 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의 방이었다.
"손님용 방으로 만든 방이야. 여기 이사 온 지는 얼마 안돼서 니가 첫 손님이야. 소속사 식구를 제외하면. 히히. 이 방에서 머무르는 사람도 니가 처음이야. 첫 손님이 장기 투숙을 하게 될 줄은 몰랐지만."
머쓱한지 콧등을 긁적이며 말하는 민석이었다. 방 분위기도 마음에 들었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콧등을 긁적이며 말하는 민석도 마음에 들었다. 괜히 기분이 업되어 광대와 입 꼬리가 저절로 승천했다.
"고마워요 민석"
"어?...어!! 짐 다 정리하고 나와. 점심먹자. "
뒤돌아 나가는 민석의 귀는 빨갰다. 그의 동그란 뒤통수가 귀엽다고 여겨져 올라간 광대와 입 꼬리를 주체하질 못했다. 한참 혼자 방긋거리고 있다가, 문득 정신이 들었다. 침대에 털썩 앉았다. 내가 왜 민석의 뒤통수를 보며 방긋 거리는가. 나보다 작으니까, 내가 지켜야 할 대상이기 때문일 것이라 스스로 단정 지었다.
**
민석과 함께한지 약 1주일 정도 되었다. 민석의 집에서의 생활은 나쁘지 않았다. 아파트 밑에는 팬들이 우글거리긴 했지만 경비가 철저한 덕에 그들이 아파트 내로 들어오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보디가드로서 할일은 무(無)에 가까웠다. 민석도 당분간 스케줄이 없었기 때문에 집에서 대본을 검토를 했다. 창문을 내다보니 하늘이 어둑어둑해졌다. 한 건 없지만 시간이 빨리 갔다. 민석의 대본을 손에 쥐었다.
"야이 가시나야. 증신이 있나읍나. 그래 말하면 우짜노."
"뭐가, 그럼 내가 걔한테 뭐라고 말해야 되는데."
".......루한아 너는 연기 하지 마. 나 몰입이 안 돼."
"미안해요.....민석은 왜그렇게 사투리를 잘해요?"
"친구 중에 사투리를 쓰는 친구가 있어. 차학연이라구 지금은 빅스라는 그룹의 리더."
"아 그렇구나. 민석씨는 어떤 장르를 하고 싶어요?"
"그냥 닥치는 대로 다하고 싶지만 저랑 제일 잘 어울리는 배역이 최고지!!!"
"그렇죠. 민석 정말 연기 잘해요. 저 원래 TV 별로 안 좋아하는데 민석이 출연한 방송 재방송은 보게되요. 역시 대세"
"아 하지마 부끄러워. 맥주 마실래?"
씻고 나서는 맥주가 최고라는 민석이 맥주를 가지러 갔다. 젖은 머리를 털며 냉장고로 걸어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흰 샤워가운이 투스텝 때문에 펄럭였다. 그의 하얀 발목이 눈에 들어왔다. 정신이 멍해졌다. 발목....발목.....온 머릿속을 그의 하얀 발목이 지배했다. 번뜩 드는 정신에 TV를 보며 멍청히 채널을 돌렸다. 내가 왜 민석의 발목을 보고 멍해지는가. 발꿈치도 핑크색이고 예뻤던 거 같...아 뭐라는 거야.
"그거, 그거 틀어놔 내가 출연한 거야."
민석이 맥주를 건네며 내 옆에 털썩 앉았다. 그의 체취가 나의 코를 자극했다. 남자의 체취가 이리도 달콤할 수 있었던가. 나도 모르게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맥주 캔으로 붉어진 볼을 진정시키기 위해 볼에 갖다 댔다.
"앗 차거."
"찬걸 갑자기 볼에 대니까 그렇지 너 표정지금 되게 웃겨"
젖은 머리칼로 낄낄거리며 웃는 그를 보자 심장이 발끝으로 툭 떨어지는 것 같았다.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평소 침착한 성격이라 자부해 왔는데 꼭 그런 건 아니었나보다. 어버버 거리면서 맥주 캔으로 정신없이 볼을 문질렀다.
"저때 내가 뛰다가 속옷 매장 나와서 당황해 가지고 어휴 들어 갔었으면 안 잡혔을 텐데....비비안이 문제 였어 비비안이."
TV를 보고 있는 그를 보았다. 다리를 꼬고 다리위에 팔꿈치를 올리고 TV를 보고 있었다. 자신의 모습을 보며 끌끌 거리다, 맥주가 들린 손을 들어 올려 맥주를 한 모금했다. 젖은 머리칼과 젖혀진 머리, 울렁이는 목울대를 보고 있자니 색정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입안이 바싹 타는 것 같았다. 서둘러 맥주를 따 한 모금 삼켰다. 시선을 어디 둬야 할지 몰라 약간 사선으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내 시선의 끝에는 꼬아진 민석의 다리의 끝에 있는 앙증맞은 발가락이었다. 나도 모르게 발가락에서 시선이 점점 올라갔다. 다리를 꼰 탓에 종아리 뿐만 아니라 허벅지 반이 드러나 있었다.
"풉"
"너 왜 뿜냐, 지금 웃긴 장면도 아닌데. 사래 들렸어?"
"아니, 아니요."
"휴지 줄게 닦아."
휴지를 건네받고 맥주가 흐른 곳을 닦았다. 그는 다시 다리를 꼬았고 다리는 다시 드러났다.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샤워가운으로 다리부분을 여며 주었다.
"아이 남자끼린데 뭐 어때."
다시 풀어 헤치며 씨익 웃는 얼굴에 심장이 미친 듯 뛰었다. 이유는 모르겠다. 얼마 전부터 그를 보면 떨렸다. 눈을 마주치기 힘들었다. 오므라이스를 해주겠답시고 앞치마를 두르고 부엌에서 프라이팬을 휘두를 때, 집중해서 대본을 읽어볼때. 그 모습이 미치도록 섹시 해 보였고 문득 마주치는 눈빛에 심장이 부들부들 떨렸다.
"ㄱ...그래도 보기 안 좋으니까 그냥 여미고 있어요."
"왜에? 왜에? 나 섹시해? 우"
실실 웃으며 서서히 다가왔다. 그의 체취도 점점 진해졌다. 미치도록 아찔했다. 그가 계속 다가오자 나는 뒤로 점점 누울 수밖에 없었다. 샤워가운 사이로 그의 가슴팍이 보였다. 뽀얀 살결이 눈에 들어왔다. 눈을 질끈 감았다. 그의 숨소리가 귓가에서 들려왔다.
"루한아, 눈은 왜 감아?"
그의 웃음기 가득한 목소리가 미치도록 황홀했다. 또 지독히 색정적이었다. 본능이 이성의 끈을 놓으라고 자극했다.
"민석이 너무 섹시해서요."
그를 눕혔다. 그리곤 위에 올라탔다. 민석의 눈은 동그래졌다. 쌍꺼풀이 없는 눈이 더욱 커져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내 아래에 갇힌 민석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TV에서는 웃음소리가 흘러 나왔고, 커튼이 쳐져 있지 않은 창문에서는 달빛만이 우리를 비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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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석이가 기분좋을때 투스텝으로 걷는 버릇은 제 버릇이에요ㅋㅋㅋㅋㅋㅋㅋ
기분좋으니 투스텝이 절로 나오더라구요.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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