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아래에 있는 노래 틀어주세요♡
"형 뭐하세요?"
".........."
"형!"
"어?"
"무슨일있어요?"
요 몇일새 형이 이상하긴 했다
매일 얼빠진 얼굴에 핏기가 없는게 꼭 아픈 사람처럼 보였다
태일은 집에 안가고 혼자 남아있는 지훈을 보며 웃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별일없어"
그렇게 말하면서도 펜을 놓지않았다
뭐가 그리 바쁜건지..
"우리 녹음은 언제 또 들어가요?"
"이번주안에는 들어갈꺼야 미안해 미뤄지게 해서"
"어쩔수없죠 바쁘신데"
블락비와 에이핑크 녹음이 다 중단된 상태였다
사장님한테 듣기론 미국에서 전부터 잡혀있는 곡작업때문이라 들었다
이해한다는 제스쳐를 취하는 지훈이 태일은 대견스럽게 보였다
태일의 작은손이 지훈의 뺨에 닿았고 서로의 시선이 마주치고
안경너머의 태일의 눈에 짙은슬픔이 깔렸다
곡을쓰다보니 감정기복이 심한 태일이였다
'딱 이맘때쯤 태일이형 바빠질껄? 예민하기도하고'
어제 유권이 했던말이 아예 틀린것은 아니구나 생각하는 지훈이였다
"무슨노래 쓰고있어요?"
태일이 말없이 지훈에게 악보를 건넸다
"아직 멜로디밖에 못땄어"
"들려줘요"
히히힝 웃는 지훈을 보며 태일은 복잡한 마음을 정리했다
이내 피아노 건반위에 손을 올렸다
피아노 한음한음이 태일의 마음을 대변하듯이 애절했다
가슴절절한 도입부가 마음에 든 지훈이 활짝웃었다
이거 대박인데..
"형"
지훈의 부름에도 노래가 끊기지않았다
태일의 눈가에 어느새 눈물이 고였다
태일은 흐를듯 가득 고인 눈물에 대조되게 입은 웃고있었다
정했어
삼일밤낮을 고민해도 나오지않던 제목을
"..................."
피아노 선율이 멈추자 방안은 사람이 없는듯 적막했다
아내 사각사각 연필소리가 들렸다
악보맨위에 날려쓴 필체가 눈에띄었다
사랑이아니길
지훈이갔다 아니 지훈을 보냈다
지훈이 가자마자 가사들이 떠올라 정신없이 적었다
부디 사랑이아니길 부디 그대만아니길
손톱만한 마음마저 허락치않기를
멜로디 만큼 절절한 가사들이 태일의 노트를 채워갔다
연필심이 뚝 끊어졌다 금새 새연필을 찾아 노트를 보지만
더이상 적을수 없었다 눈앞이 흐려서 글자들이 다 깨져보였다
"하...."
또 시작이다
주체할수없을만큼 눈물이 흘렀다
지긋지긋한 악순환에 진절머리가 나는 태일이었다
하지만 고개를 아무리 돌려도 그사람이 보였다
'피아노 낡은거봐'
'아직 쓸만하거든요?'
'도레미는 아직 나오냐?'
호탕한 그의 웃음소리가 들리는듯
그가 지금 내 옆에 있는듯 느껴졌다
'우리 딱 삼년만 있다가 결혼하자'
'에? 무슨결혼?'
'결혼해야지'
'나랑?'
'그럼 누구랑하게'
소파에 누워 이야기하는 나와 그가 보였다
'삼년만 기다려 나 지금 적금붓고있어'
'갑자기 무슨적금이야'
피식 웃었다
'우리 가족도 먹고 살아야될거 아니야 비록 우리 둘뿐이지만'
꽤 믿음직스럽게 웃던 그가 생각나 나도 따라 웃었다
'웃는거 이쁘다'
생각해보면 그사람도 웃는게 참 예뻤다
이렇게 자신을 추억에갇혀 늘 제자리걸음이였다
잊을만도한데 그게 안되는 태일이였다
"................"
서랍속에 묵혀둔 악보하나를 꺼냈다
툭툭 먼지를 터니 잉크가 다 번진 낡은 악보가 보였다
지훈을 처음봤을때 그가 살아 돌아온줄알았다
지훈이 말할때마다 깜짝 놀랠때가 많았다
하마터면 이름을 부를뻔했다
순간순간 눈가가 빨개지는걸 숨기려고 고개를 숙였다
그때마다 떨어지는 눈물이 야속했다
아무것도 모를 지훈에게 미안함을 느낌과 동시에
그가 보고싶어 미칠것같았다
내일이 그의 기일이였다
한번도 찾아가본적없는 그가 잠든곳을 가보고싶었다
아무도 모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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