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온다."
지은이가 잠기던 눈을 감고 옆에 있던 성우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다.
오랜만에 만난 지은이가 자연스럽게 성우의 옆에 앉을 때부터 나는 기분이 묘했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지은이의 옆 자리에 내가 아닌 성우가 있다는게 썩 기분이 좋지 않았다.
만약...내가 이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이 모습들을 계속 보는건가.
이때 미리 예상했던거 같다. 성우와의 싸움을 피할 수는 없다는걸.
친구에서 연인까지
"미안하다."
참 허무하다.
"정말...정말 미안하다."
"...괜찮아요"
카페를 나가시는 은서선배의 어머님을 보며 나는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은서선배가 도서관에서 지은이와 함께있는걸 본 날. 선배는 참지 못하고 또 자해를 했다. 그걸 우연히 은서선배의 어머니께서 발견해 병원으로 이송했다.
어머님께서는 은서선배의 절친으로부터 지금까지의 일들을 듣고 충격을 받았고 바로 나에게 연락을 했다.
미안하다. 어머님께서는 계속 미안하다고 하셨고 나는 애써 괜찮다고 했다.
사실 괜찮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에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어머님은 은서선배의 치료가 모두 끝나면 유학을 보내겠다 하셨다. 정말 미안하다고 앞으로 보는 일은 없을꺼라고 하셨다.
"참 허무하네."
이제 진짜 끝인건가. 이렇게 쉽게 끝날 일이 었나.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지. 복잡한 머리가 정리되지 않았다.
지은이도 생각났고 성우도 생각났다. 그리고 버림받았던 아빠도 생각났다.
한시간을 앉아있어도 정리되지 않는 생각에 걸어다니면 좀 괜찮을까 해서 밖으로 나가 무작정 걸었다.
일단 지은이에게 이 사실을 말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분명 지은이는 자신을 위해 내가 이런 일을 당했다고 자책 할 것이다.
내 마음을 고백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이제와서 사랑한다고 하면 지은이가 어떻게 생각할까.
성우에게는 뭐라고 말하지.
그런 생각을 하고 걷고 있었는데 멀리서 지은이가 보였다.
그 많던 생각들이 사라지고 지은이를 불렀다.
"이지은!!"
몇번을 불러도 대답이 없어 걱정이 됐다.
차에 부딪힐뻔한 지은이의 손을 꼭 잡으며 지은이의 얼굴을 보니 하얗던 얼굴이 더 하얗게 질려 찡그리는게 뭔가 문제가 있는게 분명했다.
"괜찮아? 무슨 생각을 하길래 차가오는지도 모르고 다녀."
걱정이됐다. 무슨 일이 있었던건지. 혹시 나때문일까 불안했다.
한참을 날 쳐다보다 나오는 너의 목소리는 익숙치 않은 화가 난 목소리였다.
"넌 나한테 아무감정없어?"
"...어?"
화난 목소리와 달리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꺼같은 너의 눈에 내 마음이 약해진다.
"성우가 나 좋아하는거 왜 말 안해줬어?"
어떻게 알았지. 성우가 드디어 고백한건가.
용기를 낸 성우가 부러워 이때가지 참았으면서 왜. 라는 이기적인 생각이 든다.
"내가 너한테 뭐야? 친구이긴해? 나는 그냥 아무것도 아닌거 아냐?"
"그런거 아냐. 성우는..."
"넌 왜 항상 니 생각만해? 내가 너 좋아하는 거 알면 나 헷갈리게 친절하게 굴면 안되는거잖아."
"..."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다 맞는 말이다. 내 이기심이 너에게 상처를 줬다.
그렇다고 내가 앞으로 어떻게해야 할지 결정도 하지 않아는데 무턱대고 너에게 고백할 수도 없었다.
어쩌면 이 고백이 널 더 상처받게 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성우가 나 좋아하는거 알았을때 무슨 생각했어??
"...지은아."
"성우가 나 좋아한다니끼 나 떨궈낼 수 있다고 좋아했어?"
"그런거 아니야!"
"그런데 왜 모른 척 가만히 있었는데!!! 내가 성우랑 잘되든 잘못되서 친구도 못하게 되든 너는 아무 상관이 없었다는 거잖아!!!"
"..."
지은이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내 가슴에 꽂혔다.
내가 오해하게 만들었지만 그래도 속상한건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제일 속상한건 지은이가 힘들어한다는게 제일 속상했다.
물기를 머금고 있는 눈에서는 원망과 이때까지 받은 상처가 느껴진다.
"이제 됐어. 나 이제 너 안 볼꺼야. 이제 헷갈리게 하는 니 행동도 지겹고 떠나는 니 등보면서 아파하는 것도 안 하고 싶어."
"..."
"갈게."
돌아서서 빠르게 걸어가는 널 보면서 많이 망설였다.
니가 성우와 사귀게 된다면 모든게 끝나는 일이었다. 성우는 절대 널 힘들게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하지만...
나는 급하게 뛰기 시작했다.
도저히 성우 옆에 있는 널 상상할 수 없다.
상상만으로도 이렇게 가슴이 아픈데 어떻게 널 포기 할 수 있을까.
졸업 후 이렇게 뛰어보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뛰면서 머리가 상쾌해지는걸 느꼈다.
빠르게 계단을 올라가 성우앞에 서있는 너의 입을 막았다.
"나 정했어. 정리는 덜 했는데 너랑 같이 하면 쉽게 정리될꺼같아."
"...이지은"
"...하"
다행히 늦지 않았나보다.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이지은... 왜 내 말도 안듣고 너 혼자 생각해."
",,,"
"성우야 미안해. 나 애 데리고 갈게"
내 등장에 놀라하던 성우에게는 미안하지만 지금이 아니면 이 오해를 영영 풀 수 없을거 같아 지은이의 손을 잡고 나올려고 했다.
하지만 지은이를 놓지고 싶지 않은건 성우도 마찬가지 였다.
"...아니. 여기서해."
"..."
"옹성우"
"나 이제 더 이상 양보 안해. 애기하고 싶으면 내 앞에서 해."
"..."
"성우야"
"황민현. 나 이제 들을 자격 충분하지 않아?"
성우야. 우리가 왜 이렇게 된걸까. 내가 널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
아니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걸까. 앞으로도 친구 할 수 있겠지?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우리의 미래를 예측할 수 없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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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죠? 몇일 못 봤다고 이렇게 보고싶을 줄이야ㅠㅠㅠ
놀러 가서도 내용 생각한다고 힘들었어요ㅋㅋㅋㅋ
생각한거에 비해 좀...별로죠?ㅠ 작가의 한계라고 생각해주세요ㅋㅋㅋ
은서선배는 이렇게 마지막이...아니고 다음편에 또 나올꺼같아요ㅋㅋ
분량이 좀 짧죠?ㅠ 열심히 쓴다고 썼는데 제가 봐도 좀 짧네요ㅠㅠㅠ 다음편은 더 열심히 쓸게요!!
아 그리고 암호닉은 마지막편에 정리해서 올릴꺼에요.
자주 오시지 않는 분들은 암호닉에서 뺄 예정입니당!
오늘도 비가 오네요!!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하세용!!
+깜빡하고 투표를 빼서 추가합니다! 투표부탁드려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