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친을 과팅에서 만나는 게 어딨어
3.5
ⓒ전팅
"어?"
난 그 자리에서 얼어버렸다. 나쁜 짓을 했다거나 숨길 일도 아닌데 괜히 어디론가 도망치고 싶었다. 시원한 저녁이었지만 황민현을 한 쪽으로 부축을 한 탓인지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옹성우는 눈 코 입을 모두 크게 뜨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뭐야 니들?! 어제 니들 둘이 쏙 나갔을 때 부터 이상했다 했어. 이게 지금 무슨 상황이냐?!"
"야 그런거 아니니까 좀 조용히 해."
"아 근데 니네 지금 집 가는거야?"
"응. 왜."
"나랑 술 마시자!"
갑자기 나오는 술 얘기에 황민현은 갑자기 불길한 행동을 했다. 속에서 뭔가가 올라오는지 우웁- 거렸다. 얘는 두 번 봤지만 두 번 모두 취한 모습만 보는 것 같았다. 결국 옆 전봇대에서 모든 걸 게워냈다. 그 모습에 진절머리가 난 옹성우는 울상을 지었다.
"나 이새끼랑 술 마시는 것도 이젠 지쳤어! 좀 마실려고 하면 먼저 뻗어버리잖아."
"그러게 넌 왜 얘랑 자꾸 마시냐."
"니가 안마셔주잖아!"
옹성우는 억울하단 듯이 소리쳤고 하성운은 약간은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암튼 나 요앞에 황민현 집에 놓고 올테니까 여기서 딱 기다려."
그렇게, 예상치 못한 자리가 또 시작되었다. 오늘 하루 정말 너무 길다 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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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빨리 불어."
"뭐를."
난 방금까지 분명히 배가 불러서 물만 마셔도 터질 줄 만 알았는데 어느새 치킨 다리를 오물거리며 둘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성이름 하성운 무슨 관계야. 분명히 내가 그랬어, 니네 쎄하다고."
하성운은 왠지모르게 우리 사이를 말하는 걸 주저하는 듯 했고 치킨 무를 집어먹으며 난 가볍게 얘기했다. 하성운이 저런 반응이니 옹성우가 더 이상하게 쳐다보잖아.
"사실 우리 어릴 때 부터 같은 동네에서 자라서 친구였었어."
"뭐? 근데 왜 그때 존댓말하고 그랬냐?"
"그냥... 친구를 과팅에서 만난 거 자체가 좀 웃기잖아. 스무살까진 연락 잘하고 지내다가 연락 끊긴지 2년 정도 됐는데 그때 거기서 딱 만난거지 뭐."
"와.... 그랬구나. 진짜 충격."
옹성우는 맥주를 마시며 새삼 느껴지는 충격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왠지 옆에 앉은 하성운의 표정이 별로 안 좋은 것 같았다. 요즘따라 이상하게 모든 신경이 하성운에게 곤두세워져 있는 느낌이었다. 하성운은 담배를 피러 나가는 건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너도 걔 알겠네?"
"누구?"
"하성운이랑 엄청 오래사겼다는 여자애."
마시고 있던 맥주를 뿜을 뻔 했다.
"아..."
"걔 도대체 어떤 애야?"
"...뭐가?"
"아니 20살때 쯤 헤어졌단 건 알았는데 나랑 황민현이랑 얘는 21살 넘어서 좀 친해져서.. 근데 계속 술만 마시면 걔 얘기만 하더라."
"보고싶다고 보고싶다고 얼마나 노래를 부르던지. 황민현이랑 쌍으로 진상이야 아주."
예상치도 못한 말에 누군가가 내 머리에서 댕 하고 종을 치는 기분이다.
"어.. 근데 하성운 걔랑 헤어지고 다른애 사겼다던데..?"
"몰라? 그냥 헛소문 아니야? 하성운이 은근히 다른 여자들한테 인기가 많아서 누가 오해한거 같은데."
속이 답답해져서 맥주를 계속 들이켰다. 어디서부터 잘못 생각하고 있던 건진 모르겠다. 우리는 7년이란 세월이 아깝지도 않았는지 너무나 평범하게 다른 연인들처럼 서로에게 상처를 내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채 헤어졌다. 둘 다 은근히 불같은 성격이라 누구 한명이 져주지않고 맞붙기 시작하면 끝이 없었다. 그러고나서 주위에서 하성운에게 여자친구가 생겼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래, 듣기만 했다. 듣기만 했지 실제로 목격하거나 마주쳤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동안 하성운을 증오했던게 약간 후회되긴 했다.
"나도 걔 얼굴이나 좀 보고싶다."
"뭘 보려고 해, ..하성운이 뭐라고 했는데?"
"얼굴도 못나고 성격도 그지같은데,"
"미친..."
"너무 좋대. 그래서 더 답도 없대."
"무슨 얘기하냐?"
뒤에서 들려오는 하성운의 목소리에 소리를 지를뻔 했다. 내 반응에 더 이상했는지 하성운은 뭐냐며 대답을 요구했지만 옹성우와 나는 입을 열지 않았다. 그러니 하성운도 더이상 물어보진 않았다.
"야 근데 언제까지 마실거야?"
"왜?"
"나 통금있어.."
통금이란 말과 함께 엄마한테 꼰지른 전적이 있는 하성운을 세게 째려봤다. 하성운은 그런 나를 보더니 조용히 시선을 바닥으로 고정했다.
"여기서 집 머냐? 잘 가라."
"그래. 나중엔 좀 더 일찍 보자."
"보긴 뭘 봐. 데려다주고 올게."
"뭐야 그럼 나 혼자서 뭐하라고!"
옹성우가 찡찡대는 걸 가볍게 무시하고 하성운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밤이 되니 좀 더 쌀쌀해진 날씨에 자동적으로 몸을 움츠렸다.
"추워?"
"견딜만 해. 나 답답한 거 싫어하니까 옷 벗어줄 생각같은건 하지마."
"개소리야. 나 이거 한겹이야."
"...어."
괜히 설레발 쳤다는 기분에 얼굴이 약간 빨개질만큼 부끄러웠다. 하성운도 약간 추운지 혼자서 팔짱을 끼며 걸어갔다.
"근데 너 왜 우리 친구라고 했냐?"
하성운은 괜히 담담한 척하며 말했지만 하성운을 누구보다 오래 알아온 내 귀에는 살짝 긴장감이 느껴졌다.
"그럼 걔한테 뭐라고 해. 사겼다가 헤어졌다고 하냐?"
"그게 아니라,"
하성운은 걸음을 살짝 멈추더니 나를 쳐다봤다.
"내가 말했잖아. 오늘은 사귀는 거라고."
"....."
"그래서 난 완전 최선을 다했는데."
"아...."
"섭섭하네."
하성운은 주먹을 살짝 쥐어 내 이마에 콩하고 딱밤을 날렸다. 사실 난 아직도 모르겠다. 내가 과하게 생각을 하는건지 하성운이 정말로 나에게 여지를 주는 건지. 그리고 묻고싶었다. 내가 생각하는 대로 정말로 날 아직 잊지 않은게 맞는지 그게 맞다면 약간은 다행이라고 대답해주고 싶었다. 우리는 뭐 이렇게 텀이 제각각인건지, 7년을 만나 2년간 서로를 떠났고 지금은 다시 만난지 이틀만에 다시 이런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게 혼란스러웠다.
"들어가."
"그래 너도 잘가."
사소한 말 하나하나에서 예전 생각이 났고,
'술 조금만 마셔.'
그때였으면 이 말도 했을텐데, 라며 차마 뱉진 못한 말을 삼키기도 했다. 그냥, 좀 많이 하성운이 내 마음을 헤집어놓은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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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연재입니다!
글을 빨리 쓰고싶긴 한데 너무 분량이 안나와서 부득이 하게 3.5화를 내버렸네요.
이제 조금 두근두근이 보이려나봐요. ㅎㅎ!
오늘도 감사합니다 (--) (__)♡
암호닉
작소셍 나이키 코니코니 남융 쩨아리 설 제팅 자몽슈 하나둘셋 퍼퓸 운운운 체리워터 빰빰 빵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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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에선 암호닉을 받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