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교육과 황민현에게 사랑받는 법
네 번 째
언제 술을 마셨냐는 듯 여주는 아침에 개운하게 일어나선, 제 옆에 있는 숙취해소 음료를 보았다. 반듯하게 적혀져있는 민현의 글씨가 눈에 띄였다. 왜 자꾸 이러는거야... 여주는 한숨을 푹 쉬다가, 포스트잇을 떼어선 자신의 공책 한 쪽에 붙혔다. 그리고선 음료를 입에 털어 넣었다. 숙취해소 음료는 안 마셔도 될만큼 개운했지만, 민현의 성의를 봐서 마신 여주였다. 휴대전화를 켜고선, 곧바로 민현에게 카톡을 넣었다.
(사진)
고마워, 민현아. 덕분에 개운해진 거 같아.
넣자마자 1이 사라져서 살짝 놀란 여주였다. 보고 있었나? 여주는 민현의 답장을 기다렸다.
민현이
잘 잤어? 어제 진짜 잘 자더라.
응, 누구덕에.
너는?
민현이
나도 잘 잤지. 교양 수업 때 보자, 여주야.
1 알겠어. 발표 파이팅! (이모티콘)
여주는 카톡을 넣고선 기지개를 펴며 시계를 쳐다보았다. 오늘은 민현과 겹치는 교양 수업 밖에 들은 날이었다. 찌뿌둥한 몸을 스트레칭으로 풀고선 아침을 먹으려고 주방으로 향하는 여주였다.
유아교육과 황민현에게 사랑받는 법
네 번 째
"형, 형 민현이 형!"
"어? 왜 재환아."
"형 진짜 그거 사실이에요?"
전공책을 캐비넷에 넣고선 정리하던 민현에게 재환이 다급하게 달려오며 묻길래, 민현은 고개를 갸웃하며 되물었다. 대체 뭘 말하는 거지. 흘러내리는 가방을 고쳐매고선 재환은 숨을 고르며 민현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그리곤 침을 꾸울꺽 삼키더니 아직까지 고르지 못한 숨소리로 물었다.
"어제 술 취한 여주 누나 데려다줬다고 해서요."
"아, 난 또 뭔 대수라고."
"에? 미, 민, 민현이 형 여주 누나 좋아해요?"
"좋아하는 사람만 데려다주고 그러는 건 아니잖아."
민현의 꽤 단호한 어조에 재환은 처음에 당황하다, 금세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꼭 좋아하는 사람만 그러는 건 아니지. 민현은 표정 변화 없이 책 정리를 다 하고나서 캐비넷을 닫으며, 예전ㅡ성격이 바뀌기 전ㅡ말투로 재환에게 물었다. '누가 그래?' 재환은 그런 민현의 말에 두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렸다. 지금 그 누군갈 말하게 된다면 민현은 곧장 찾아가서 따질 거 같았기 때문이다. '아, 그, 그게 있잖아요...'라며 재환은 말을 더듬으며 주저리주저리 변명을 늘여놨다.
"재환아, 형 거짓말 별로 안 좋아하는 거 알잖아."
"그, 그게... 아이씨. 형 찾아가서 뭐라하기 없기다?"
"어, 약속."
"그, 체교과 17학번... 다니엘이요."
재환의 말에 민현의 표정은 더욱 구겨졌다. '어떻게 말하던데?' 민현이 묻자 재환은 이제 식은땀까지 흘리기 시작했다.
"저, 원래 여주 누나 CC 나가는 거 알고 있었거든요... 근데 보니깐 다니엘이 그 CC에 나간 거고... 저는 원래 다니엘이랑 친했어요. 고등학교 동창! 그, 그래서... 여주 누나 잘 들어갔나... 니엘이가 어디 해코지 하지는 않았나... 싶어서...요."
"그래서 뭐라하던데."
"형 이름 말하던데요... 집에 데려다줬다고..."
"......"
"......"
민현은 어제 일을 되돌아 보았다. 단호한 얼굴로, 딱딱한 어조로 민현을 보고선 여주에게 허튼 짓하지 말라던 다니엘이 떠올랐다. 굳어져있는 민현의 얼굴을 눈치보며 살피던 재환은 자신의 휴대전화 알람 소리에 화들짝 놀랐다. 그러다가, 현빈에게서 온 문자를 핑계로 민현에게 현빈과 학식을 먹으러 간다는 변명 거짓말을 하고선, 빠져나왔다. 현빈을 만나러 가는동안 재환은 여로모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진짜로, 정말로, 민현이 형이 여주 누나를 좋아하는걸까... 가면서 곰곰히 생각하다가, 금세 잊어버리는 재환이었다.
유아교육과 황민현에게 사랑받는 법
네 번 째
재환이 떠나고 민현은 휴게실로 가 캔 하날 뽑고선 들이마셨다. 멍하니 소파에 앉아서 사색에 잠긴 민현이었다. 제가 정말로 여주를 사랑해도, 좋아해도 되는 걸까. 그렇게 모질게 대해놓고선. 민현은 아무런 생각없이 다 마신 캔을 쳐다보았다. 한동안 그렇게 생각을 하던 민현을 깨운건 다름이 아닌 여주와 다니엘의 대화 소리였다.
"다니엘, 학식 먹어?"
"아, 네. 저희 학식 맛있잖아요."
"하긴. 또 알아주긴 하지. 휴게실 들렸다가 가자."
"네, 그래요, 여주누나......"
다니엘은 여주를 바라보며 웃다가, 휴게실 한 켠에 앉아있는 민현을 발견하고선 얼굴이 굳어졌다. '아, 맞다. 다니엘. 그래서, 내가 아까 전에...' 옆에서 쫑알쫑알 말을 하는 여주를 뒤로 한 채 다니엘은 창문을 통해 민현을 쳐다보았다. 그러다가, 고개를 드는 민현에 눈이 마주쳤다. 다니엘은 눈을 홱, 피하고선 여주와 함께 휴게실에 들어갔다. 휴게실에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민현에 여주는 출입문에 서서 멀뚱히 쳐다만 보다가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하이, 민현아. 발표 준비는 다 됐어?"
"어, 어..."
"아, 그래? 그럼 됐어. 다니엘, 그래서 내가 음료수나 사달라고 했거든? 그러니깐 뭐라는지 알아?"
"뭐라는데요?"
"시간 없다고 내가 알아서 사 마시래. 진짜 뻔뻔하지. 근데, 걔 가고 보니깐 동방 탁자에 천원있더라. 사먹으라고 준 거지."
"아, 그래요?"
다정스레 얘기를 나누는 다니엘과 여주를 소파에서 앉아서 멍하니 바라보던 민현은 괜히 캔을 만졌다. 마시지 말고 그냥 줄 걸... 아까 전까지 음료를 원샷하던 자신을 자책했다. 여주는 다니엘과 대화를 하며 자판기에서 음료수 두개를 뽑아서 하나는 다니엘에게, 하나는 제가 가졌다. 그런 모습을 보던 민현은 눈이 커졌다. 내껀? 왜 다니엘만 주는 거야. 캔을 잡고 있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제껀 왜 안 주냐고 말할 틈도 없이 다니엘과 여주는 휴게실을 빠져나가려는 듯 출입문 쪽으로 향했다. 민현은 침을 꿀꺽 삼키고선, 입을 뗐다.
"여주, 여주야. 내 내껀?"
"너 마셨던 거 아니였어? 그래서 안 뽑았는데."
"...아. 마, 맞아. 마셨지."
어색히 하하, 웃는 민현을 보던 여주는 어느새 출입문 손잡이를 잡고 절 기다리는 다니엘을 발견하고선 얼른 가자고 말했다. 그런 둘의 모습에 민현은 벌떡 일어서서 혀를 적시고선 말했다.
"나도, 나도 같이 먹자."
그런 민현을 한 번, 제 옆에 있는 다니엘을 한 번 쳐다본 여주는 다니엘에게 물어봤다. '괜찮아, 다니엘?' '저는 상관없어요.' 여주의 물음에 다니엘은 웃으며 대답했다. 여주는 그런 다니엘의 대답에 민현에게 같이 먹자고 했다. 여주는 말하다 말고선 제 손에 들려있는 캔을 바라보다가 민현에게 던졌다. 민현은 얼떨결에 받고선 여주를 보자, 여주는 '너 먹어라고.' 라고 말하고선 어서 나오라고 한 후, 다니엘과 함께 휴게실을 빠져나왔다.
여주와 다니엘이 빠져나가고 휴게실 안의 민현은 눈이 커진채로 여주가 건넨 캔을 바라보았다. 귀가 터질듯이 붉어진 민현은 재빨리 캔을 제 가방에 넣고선 휴게실에서 빠져나와 이미 저만치 가있는 다니엘과 여주에게 갔다. 잔뜩 부풀어버린 여주에 대한 마음을 이젠 외면할 수가 없는 민현이었다.
유아교육과 황민현에게 사랑받는 법
네 번 째
같은 탁자에 앉은 민현과 다니엘, 그리고 여주 셋 사이에는 정적만 돌았다. 물론 여주는 아랑곳하지 않고 밥만 먹을 뿐이었지만, 다니엘과 민현 사이엔 묘한 기류가 흘렀다. 다니엘은 민현을 아니꼽게 쳐다보다가 곧이어 수저를 들고선 밥을 먹었다. 여주는 밥을 먹다말고, 절 바라보는 민현의 시선에 고개를 들었다.
"너 학식 안 좋아하냐?"
"어? 아, 아니."
"그럼 빨리 먹어. 왜 안 먹고 계속 날 쳐다봐... 사례 걸리겠다."
여주의 말에 민현도 이제서야 수저를 들고선 밥을 먹기 시작했다. 그렇게 말없이 밥만 먹고 있었을까, 갑자기 옆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 쳐다보니, 재환과 현빈이 식판을 들고 서있었다. 분명 아까전에 먹는다고 했지 않나... 민현은 눈을 깜빡이며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 민현이 상황을 파악하고 있을 때, 여주는 제 옆으로 온 애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ㅡ물론, 저번에 돈 빌린 거 갚으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ㅡ다니엘 역시 재환과 인사를 나눴다. 다니엘과 해맑게 인사를 나누다가, 민현의 얼굴을 이제 본 재환은 화들짝 놀라, 다니엘에게 귓속말을 했다.
"야, 너랑 여주 누나밖에 없다며."
"아, 그러기로 했는데... 같이 먹자고 해서."
"...망했다."
재환은 웃으며 아무도 없는 민현의 옆에 앉아 웃으며 인사를 했다. 민현은 재환을 바라보다, 나지막히 물었다.
"너, 2판 째냐?"
"에? 아, 마, 맞아요."
"다이어트 중이라면서, 임마. 살 쪄."
민현이 웃으며 말하자, 한 박자 늦게 재환도 웃었다. 그런 사실도 모르는채, 현빈이 눈치 없이 '무슨 소리야, 너 아까 전까지 나랑 놀다왔으면서.'라고 말하자 민현의 얼굴이 급격히 굳어졌다. 재환은 그런 현빈의 말에 식은땀을 삐질 흘리며 민현을 쳐다보았다. 민현은 재환의 머리를 세게 쓰다듬으며 '그럴 수 있지.'라며 괜히 호탕하게 웃었다. 그런 민현과 재환을 바라보던 여주는 처음보는 민현의 모습에 당황했다. 원래라면 화내고 남았을텐데....
"아, 맞다. 여주 누나, 노트북 들고 왔어요?"
"헐, 아니."
"좀 있으면 교양이잖아요, 그 교수님 되게 엄격하시던데."
"아, 망했다."
여주는 밥을 먹다말곤, 다니엘의 물음에 식판을 들고 일어섰다. 가방을 황급히 맨 여주는 먼저 가보겠다며 식판처리대로 향했다. 그런 여주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민현은 일어서서, 어색한 말투로 '아, 배, 배. 배가 부르네?'라며 여주를 뒷따라갔다. 민현과 여주가 떠나자 재환은 둘을 멀뚱히 바라보다, 현빈과 다니엘에게 물었다.
"니들이 보기엔 어떤 거 같냐. 민현이 형 말이야, 여주 누나 좋아하는 거 같지 않아?"
재환의 물음에 현빈과 다니엘이 동시에 재환을 쳐다보았다. 재환은 반찬을 먹다말고선 사례가 들려 켁켁거렸다. 그렇게 쳐다보면 약간 부담스러운데... 현빈은 재환의 물음에 반찬을 집다말고선 고개를 갸웃거렸다.
"민현이 형이 생각있다면 안 좋아하겠죠, 형."
"......"
"다니엘 형은 어떻게 생각하는데요?"
현빈이 다니엘에게 묻고선 반찬을 입에 집어넣었다. 그래, 자기도 생각있음 안 좋아하겠지... 근데 너무 티가 난다고. 다니엘은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나는 잘 모르겠어.'라고 대답했다. 다니엘의 말에 재환은 고개를 끄덕이며 밥을 먹었다. 만난지도 얼마 안 됐는데, 물어보기엔 이르지. 그렇게 생각한 재환은 반이나 밥을 남기고선 자리에서 일어섰다. 현빈과 다니엘이 갸웃거리며 쳐다보자 재환은 그저 '그냥.'이라고 대답만 하고선 잔반 처리대로 갔다. 재환을 쳐다보던 현빈 역시 자리에서 일어섰다.
"다니엘 형, 솔직히 말하면 형은 맞는 거 같죠."
"어?"
"다니엘 형이 거짓말하고 있는 거 같아서요."
"아이씨... 티 나?"
"네, 저만 그런 거 일수도 있는데요... 제가 워낙 눈치가 없어서요. 재환이 형보다 없을 걸요."
"그럼 재환이는 내가 거짓말한 거 알고 있다, 이거네?"
"그렇긴 하죠. 재환이 형도 거짓말하는 거 싫어하는 거 아시지 않아요?"
현빈의 말을 듣고선 다니엘은 머리를 쓸어넘기다가 현빈에게 물었다.
"사실은 다 티가 나잖아. 안 그래?"
"저는 잘 모르겠어요. 민현이 형이 아무리 생각없이 산다고 해도 그런 건 안 할 걸요."
"......현빈아, 황민현 그 선배 있잖아, 정말 이여주 선배한테 그렇게 모질게 대했어?"
"말도 마요. 재환이 형이 처음 친해진 여선배가 여주 누나였는데, 재환이한테 많이 상담도 하고 그랬다고 들었어요. 아, 저기 온다, 재환이 형."
잔반을 정리하고선 물을 마시는데, 저 멀리서 뛰어오는 재환이 보여 현빈은 손을 흔들었다. 다니엘은 옆에서 있다가 저희에게로 온 재환을 쳐다보았다. 재환은 숨을 고르며 말했다. 그리고선 자신의 휴대전화를 꺼내어 사진 하나를 내밀어온다.
"야, 내가 뭐라했어. 민현이 형 여주 선배 좋아하는 거 같다고 했지?"
재환이 건넨 휴대전화 액정 속에는 민현이 붉어진 귀로 여주와 함께 있는 게 보였다. 다니엘은 '그냥 같이 있는 거 일수도 있잖아.'라고 말했지만, 재환은 손을 저으며 좋아하는 게 맞는 거같다고 말하였다. 하지만, 곧이어 들려온 꽤 단호한 현빈의 말에 그저 수그린 재환이었다.
"형... 민현이 형 귀보고 한 말이에요? 그 형 '우주를 줄게' 부를 때도 빨게요!"
유아교육과 황민현에게 사랑받는 법
네 번 째
"여주야, 내가 도와줄게. 같이 가."
빠른 걸음으로 식당을 벗어나는 여주의 뒤를 쫓아가던 민현이 말하자, 여주는 뒤를 돌아봤다. 고민한 겨를 없이 여주는 고개를 끄덕였고, 민현과 여주는 같이 빠른 걸음으로 여주의 자취집으로 향했다.
여주의 자취집에서 노트북을 꺼내오고선 여주는 천천히 걸으며 숨을 고르고 있었다. 안 하던 운동을 하니깐 피곤해 죽겠다. 그런 여주를 바라보던 민현은 여주의 노트북을 잡아서 자신의 가방에 넣었다. '고마워.' 여주는 손부채질을 하며 짧막히 말했다. 민현과 여주는 천천히 걸으며 학교로 향했다. 여주와 민현은 아무런 대화 없이 걷고 있었는데, 같은과 여후배가 갑자기 여주를 잡아서 진지한 어투로 물어온다.
"언니, 체교과 강다니엘이랑 사겨요?"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아니, 누가 언니랑 걔랑 같이 술 마시고 데려다주는 걸 봤다고 해서요. 아니죠?"
"어, 당연하지..."
여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런 여주를 보고선 여후배는 알겠다며 갑자기 잡아서 죄송하다며 떠났고, 민현과 여주는 그런 후배를 쳐다보다 동시에 고갤 갸웃거렸다.
"민현아, 네가 데려다 준 거 아니야?"
"맞는데... 걔가 업고 있었거든, 처음엔."
"아... 오해했네, 걔가."
여주의 말에 민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얼굴은 굉장히 평온해보였지만, 속으론 그런 소문을 누가 퍼트렸는지 굉장히 생각하고 있었다. 내가 데려다줬는데... 민현은 계속 생각하다말고선 뜬금없이 여주에게 '유치원으로 봉사활동 안 나갈래?'라고 물어왔다. 민현의 갑작스러운 물음에 여주는 발걸음을 멈추고선 민현을 쳐다보았다. 여주를 바라보던 민현은 웃으며 말했다.
"여주 너랑 데이트 할 겸, 봉사할 겸해서."
"그건 또 무슨 소리야..."
"농담이야, 농담."
민현의 말에 여주는 눈동자가 거세게 흔들렸다. 아, 진짜... 또 왜이러는 거야. 애써 당황하지 않은 척을 하려 여주는 뒤를 돌아서 갈 길을 가려고 했지만, 가다가 스텝이 엉키는 바람에 그만 넘어질 뻔했다. 아마, 넘어졌음 아픔보다는 쪽팔림이 제일 크게 느껴졌겠지. 천천히 뒤를 따라가던 민현이 넘어질 뻔한 여주를 보자마자 한 걸음에 달려가서 여주의 어깨를 잡고선 괜찮냐고 물었다. 여주는 고갤 푹 숙이며 손을 휘저었다.
"아, 안 아퍼..."
"놀랐잖아. 얼굴을 왜 숙이고 있어?"
"그냥... 아 제발, 황민혀언..."
여주는 앓는 소리를 내며 꽤 가까이 온 민현을 밀어냈다. 이건 진짜 불공평하잖아! 이렇게 자꾸 사람을 흔드는게 어디있어. 여주는 자기가 꼭 민현의 손바닥 안에 있는 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또, 민현이 제 생각을 읽고선, 절 골탕먹으려고 그러는 거 같았다. 안 그럼 어떻게 이렇게 사람 마음을 쥐었다 폈다하냐고...
민현은 저만치 앞으로 간 여주의 뒷통수를 쳐다보았다. 그리고선 낮게 홀로 웃다가, 빠른걸음으로 가선 여주의 옆에 서선 여주와 같은 걸음거리로 걸었다. 꼭 이렇게 걸으니 꽤 커플같다고 생각한 민현이었다. 왜, 이렇게 좋은 걸 사귈 때엔 생각조차 못했을까. 민현은 자신을 자책하고, 또 자책했다. 그러다가 민현은 아직까지 듣지 못한 여주의 대답에 되물었다.
"근데, 여주야, 대답 안 했는데. 같이 갈 거지?"
"...어, 근데 꼭 가야 돼?"
"실습도 할 겸 가는거지. 애기들도 보고싶고."
민현의 대답에 여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저도 애기가 보고싶었다. 추석마다 가족들끼리 모이면 늘상 자신이 막내였다. 그래서, 약간은 애기가 보고싶기도 했다. 민현이 애기를 좋아하는 모습도 보고싶기도 했고... 아, 또 민현이 생각이다. 고쳐야하는데... 또 생각나버린 민현에 여주는 확신했다. 아직까지 좋아하는 게 맞다고... 빨리 마음을 접어야겠다고 다짐을 했다.
민현은 따라서 걷다가 갑자기 홀로 고개를 끄덕이며 비장한 모습을 하는 여주에 푸핫,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길 한가운데 서서 그러는 여주의 모습이 웃겼기도 했고, 귀엽기도 했다.
"갑자기 뭐하는 거야?"
"마음 다짐."
"에? 그게 뭐야, 여주야."
"그런 게있어. 민현이 너 앞으로 나한테 가까이 오지마."
"그건 또 왜?"
"그냥, 다니엘처럼 소문 날까봐."
됐어, 말을 말자. 여주는 손을 휘휘 젓고선 다시 느릿하게 학교로 발걸음을 옮겼다. 민현은 그런 여주를 따라가며 곰곰히 생각을 하다 혼잣말로 중얼거리듯 무어라 중얼거렸다. 그 말을 들은 여주는 또 당황하는 수 밖에 없었다. 성격이 바뀌고 나서의 민현은 표현에 거침없는 거 같다,라고 생각했다.
"난 소문 나도 괜찮을 거 같은데."
정말로 자신을 쥐었다폈다 하는 민현에 여주는 어찌할 줄을 몰랐다. 그저, 제 마음을 훤히 꿰뚫어보고 있는 거 같은 민현이 불공평하다고 느껴질 뿐이다.
유아교육과 황민현에게 사랑받는 법
네 번 째
"오늘 수고 많았어, 민현아. 발표 잘하더라."
"너가 자료 잘 찾고, PPT 잘 만들어줘서 그렇지."
"야, 그거 반은 네가 했어."
교양 수업이 끝나고서 여주와 민현은 아까 전 발표한 거에 대해 시덥지않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민현은 아까전 여주가 제게 준 음료를 가방에서 꺼내더니 따서 한 모금 하고선 여주에게 건넸다. 여주는 아무런 거부 없이 민현이 준 음료를 받아서 한 모금 길게 마셨고, 다시 민현에게 쥐어주자 민현은 이런 여주의 태도를 생각하고 있는 게 아니었는지 뻥져있었다.
"왜?"
"아, 아니... 그냥."
"설마, 간접키스 막 그런 생각한 건 아니지?"
"...아니거든."
그래, 그럴리가 있나,하고선 여주는 휴대전화에 떠있는 시각을 바라보고선 민현을 바라보았다.
"봉사 언제 갈 거야?"
"내일, 내가 찾아봤어."
"와 황민현 준비성 봐."
"이정도 쯤이야."
"그럼 그때 몇 시에 만나는데?"
"아마도 7시?"
"그렇게 일찍? 아... 유치원 가지."
여주는 혼자서 말하곤 혼자서 고개를 끄덕이다 알겠다며, 말했다. 민현은 '네가 더.'라고 말하다가 울리는 제 휴대전화에 쳐다보니 오늘 같이 마트가기로 한 종현이 보낸 문자인 걸 깨닫고선 먼저 가보겠다고 하였다. 여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흔들자 민현은 베시시 웃어보였다. 그리고선 민현 역시 손을 흔들며 농담투로 말했다.
"내일 데이트 하니깐, 예쁘게 입고 와야 돼. 알겠지, 여주야?"
*********************************
여러분의 너무나도 많은 관심에 빨리빨리 찾아오려고 노력하는 작가가 왔습니다 ㅜㅅㅜ
너무 큰 관심을 주셔서 몸둘바를 모르겠어요! 항상 좋은 글로 보답하고 싶은 마음은 가득한데, 그게 또 마음처럼 안 되더라고요...
댓글 하나하나 읽으면서 감동받아서 울기도 하고, 좋은 댓글이 있음 캡처해서 보관하기도 한답니다...
또, 감사한 댓글에 하나하나 답글을 달아주려고 노력도 한답니다!
초록글 된 것도 캡처해서 보관하는데 볼 때마다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어요! ㅜㅜㅜ
너무나 과분한 사랑에 행복에 빠져서 요즘 나날 보내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독자님들 요즘 일교차가 심한데 감기는 안 걸렸는지 모르겠어요... 요즘 감기가 그렇게 오래간데요... 감기 안 걸리게
몸 조심하구 다녀요, 알겠죠?
사랑하는 암호닉 여러분들
[유교과_김여주] [숮어] [민현아 어디봐][황팔구] [0226] [쩨아리] [황민현] [빈럽] [핑핑핑핑][☆탱글☆]
[89] [천의 얼굴] [쿱뜨] [덧니참새] [하나둘셋] [하람] [해령] [밍밍❤] [새벽달빛] [うみ] [17학번] [러버] [테투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