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도령에게 시집가기
글 잎련
마음이 절로 따뜻해지는 입맞춤 후 서방님을 쳐다보지도 못하고 있자 나와 나란히 앉은 서방님이 내 고개를 자신의 어깨에 기대게 한다. 힘을 빼니 느껴지는 편안함과 설레임에 기분좋은 미소가 지어졌다. 어느새 어두워진 하늘을 조용히 바라보다가, 괜히 찔러보듯 물었다.
"제가 싫어지신 건 아니지요?"
"다시 입을 맞추어 달라는 뜻이야?"
"아,아니에요.."
"앙큼하긴."
먼저 도발했다가 되려 당해버렸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하자 내 볼을 톡 건드리며 앙큼하다고 놀린다. 민망해 서방님의 시선을 끈질기게 피했는데 그런 내 눈을 끈질기게 쫓는다. 결국 서방님이 양 손으로 내 얼굴을 잡고 짧게 입을 맞추고서야 그만두었다.
"저 놀리는 맛에 살죠?"
"응."
"..이제 반응 안할 거에요."
"그때마다 혼인 정말 잘 했군 하고 생각하지."
"아 서방님!!"
진지한 얼굴로 또다시 날 놀리기 시작한 서방님이 내가 버럭 소리지르고 나니 그제서야 웃으며 알았다 알았어, 한다. 그 모습에 나도 그만 웃어버렸다. 기분좋은 웃음소리가 마당을 울렸고 시원한 밤공기와 어우러져 우리는 한참을 이야기 나누었다.
#
오해를 풀고 난 후, 우리는 서로에게 애정표현이 늘어났다.
"서방님!"
"응."
"은애합니다!"
특히 예전과 다르게 거침없이 그리고 갑작스레 표현하는 내 모습에, 서방님이 당황하면서도 항상 만족스러워했다. 내가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애정을 나타낼 때마다 마치 아버지같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안아주었다.
"내가 더."
물론 서방님도 나를 뛰어넘을 만큼의 마음을 항상 전해주었다.
그렇게 우리는 진짜 부부처럼, 때로는 친구처럼 같은 일상을 공유하고 하루하루를 서로로 채워나갔다.
행복하다.
어찌보면 단순한 이 한마디를 온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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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따라 비가 굉장히 많이 왔다.
"서방님 비 맞으셨어요??"
"아, 조금."
"고뿔이라도 걸리면 어쩌시려고!"
평소보다 조금 일찍 집으로 들어온 서방님이 비에 젖은 모습으로 눈 앞에 나타나자, 놀란 내가 작지않게 호통을 치며 잔소리를 해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서방님은 젖은 옷을 벗지도 않고 헤벌쭉이다.
"지금 웃음이 나오세요?"
"곱다, 우리 부인."
"..됐으니까 얼른 옷이나 갈아입으셔요!"
"응.알았어."
아직도 저렇게 뜬금없이 사람을 두근거리게 한다. 아직도 나는 익숙해지지 못하고 되려 쑥스러움이 담긴 호통을 친다. 몸을 분주히 움직여 따뜻한 국과 밥으로 한 상 차렸다. 배가 고팠는지 이것저것 잘 먹는 서방님의 모습이 보기좋아 어느새 빤히 바라보았다.
"오늘따라 멋들어진 내 얼굴에 감탄하는 중이냐?"
"네."
"어?"
"멋있어요."
정말로 오늘따라 빼어난 서방님의 모습에 진심을 가득 담아 말했더니, 예상 외의 답변이었는지 국밥을 떠먹던 숟가락까지 멈추고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연아."
"네?"
"나 방금 심장이 쿵 했다."
이건 또 무슨 표현이지. 서방님도 자기의 말이 웃겼는지 먼저 풉 하고 웃음을 터트린다. 저절로 터져버린 내 웃음도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밥상을 앞에 두고 우리는 한참을 웃었다.
식사를 마친지 한 시진(2시간)이 되어서야 밥상을 정리하고 잘 준비를 마쳤다. 밖에서 들리는 잔잔한 빗소리 때문인지, 갑자기 말이 없어진 서방님 때문인지 약간은 긴장되고 약간은 두근거리는 분위기가 방 안을 맴돌았다. 무슨 말이라도 꺼내야 하나. 뭔가 어색한 느낌에 나는 애꿎은 머리만 만지작거렸다.
그때 서방님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나의 바로 옆에 앉아 내 손을 잡는다. 괜히 긴장한 내가 눈만 깜빡거렸다. 손 잡는건 매일 하던 행동인데, 오늘따라 왜이리 흠칫하고 놀라게 되는지. 지금 우리를 감싸고 있는 이 분위기 때문인가.
"..항상 은애하고 있어."
"..."
"네가 느끼지 못하는 순간에도."
내 손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조곤조곤 낮은 목소리로 전해오는 서방님의 진심이 어느 때보다 더 내 마음을 울렸다. 천천히 고개를 들어 서방님을 바라보았다. 나를 놀릴때에만 나오는 장난끼 짙은 표정은 온데간데 없고 금방이라도 안아버릴 것만 같은 사랑스러운 눈빛이 전해졌다.
"연모한다."
끝까지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말로 나를 감동시킨 서방님이 천천히 내게 입을 맞춰왔다. 나를 감싸는 따뜻하고도 조심스러운 느낌에 웃음이 새어나왔다. 확실히 느끼고 있었다. 내 앞의 이 사내가, 나를 이렇게도 많이 아끼고 있구나.
잠들 때에도 꺼지지 않던 작은 호롱불이 서방님의 입바람에 꺼지고, 쿵쿵 하는 북소리는 나의 마음인지 서방님의 마음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아니, 중요하지가 않았다. 그저 내 앞에 있는 이 사람을 내가 사랑하고 있다. 그것이 제일 중요했다.
"서방님.."
처음 느끼는 감정에 약간은 긴장한 내가 조금 울먹거리자. 서방님이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요물."
온통 우리로 가득찬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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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도면 신고당하나요...? (겁쟁이작가)
갑자기 급 삘이 와서 이렇게 업로드를..!
경☆★초록글 1페이지☆★축
저 지짜 감동머것서여ㅠㅠㅠㅠㅠ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암호닉을 신청해 주셨어요!
말씀도 다들 너무 예쁘게 하세요 8ㅅ8 감동이야..
항상 고마워요 내 사람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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