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도령에게 시집가기
글 잎련
달칵거리는 작은 소리에 잠이 깼다. 온 몸이 무거운 느낌에 쉬이 눈을 뜨지 못하고 내 몸을 감싸고 있는 따뜻한 이불을 더 꼭 껴안았다. 나른한 기분을 좀 더 느끼다, 어떤 손길이 느껴지는 듯 해 천천히 눈을 떴다. 흐릿했던 눈 앞이 점점 또렷해지자, 내 머리를 조심스레 넘기는 서방님의 모습이 보였다. 눈을 마주하니, 어제의 일이 생각나 이불 속으로 얼굴을 감춰 버렸다.
"부끄러워 하는것이야? 이제 와서?"
"..아니에요!"
"얼굴 좀 보여줘."
서방님이 이불을 내리면 내가 다시 끌어올리고, 다시 내리면 끌어올리고. 그렇게 몇 번을 실랑이하고 나서야 항복하고 서방님과 마주해 앉았다. 도란도란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는데, 어제는 멀쩡했던 몸이 조금 뻐근한 게 느껴졌다. 내가 허리를 통통 두드리며 안마를 하자, 서방님이 아프냐며 걱정스럽게 물어왔다.
"몸이 조금 무겁긴 해요."
"내가 너무 힘이 넘쳤나.."
"아 서방님!!"
"알았어 알았어."
아침 댓바람부터 얼굴이 화끈거리는 농을 던지시는 서방님에 금세 얼굴이 달아오른 내가 빽 하고 소리를 지르자, 정말 즐거워 보이는 웃음으로 그만하겠다며 나를 진정시킨다. 후끈 달아오른 분위기에 안마해주겠다는 서방님의 손길을 탁탁 쳐내며 이불을 정리하려 손을 뻗었다. 뻗었는데, 서방님이 내 손목을 잡더니 가만히 있어, 하신다. 그러더니 벌떡 일어나 이불을 척척 정리하여 방 한켠에 놔둔다.
"..웬일이세요?"
"그냥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인데."
"갑자기요?"
"응."
그렇다고 하기엔 너무 두서가 없는 행동인데.. 아무렴 뭐 어떤가. 무거운 이불을 정리하는 일이 사라진 것에 홀가분한 기분으로 부엌으로 향하려 하자, 서방님이 또 나를 다급히 잡고선 어딜 가려 하느냐며 다시 방 안에 앉힌다.
"왜 그러세요 또?"
"밥은 내가 다 해 놓았다."
"..밥 할 줄 모르시잖아요?"
"어허. 나를 뭘로 보는 거야."
아주 잘 봤다고 생각합니다만..
의심스러워하는 나에게 큰소리를 뻥뻥 치며 나갔던 서방님은 정말로 밥을 차린 것인지 아침상을 들고 방 안으로 들어왔다. 어떻게 기억했는지 내가 서방님께 열심히 차렸지만 드시지도 않았던 그 날의 아침상 그대로. 감동받은 내가 정말 서방님이 차린 것이냐며 수차례 묻자 한껏 뿌듯한 얼굴로 몇번이고 대답해준다.
"손 좀 썼다."
"서방님.."
"크흠. 맛이 꽤 좋은가 보구나."
"이거 어머님께서 해주신 것이지요?"
밥을 한 술 뜨자마자 알아차렸다. 이것은 서방님이 아니라 어머님의 솜씨라는 것을. 한참 뿌듯해하던 서방님이 나의 물음에 움찔한다. 확신에 찬 내 눈빛에 우물거리며 나도 조금은 도왔다..! 하신다. 그 모습이 귀엽게 느껴져 풉 하고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진짜다!"
"알았어요."
"못 믿는 것이야?"
"아뇨! 너무 고마워서요."
다들 남자가 부엌에 들어가면 아니 된다고 하는데, 직접 부엌에 들어가 이러이러한 음식이 있었다고 설명하며 옆에서 열심히 불을 붙였을 서방님의 모습이 다 그려진다. 뭔가 귀엽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오늘따라 맛있게 느껴지는 밥을 열심히 먹던 나를 바라보던 서방님이 그렇게 맛있느냐? 하며 묻는다.
"예!"
"아이고, 놀래라."
"맛있어요 진짜진짜."
"..나들이 갈까?"
체한다며 오물오물 밥을 먹는 나를 토닥여주던 서방님이 나들이 갈까? 하고 묻는다. 아직도 입에 음식이 한가득이라 대답을 할 수 없어서, 초롱초롱한 눈으로 고개를 세차게 끄덕거렸다. 그러다가 서방님께 작게 혼이 났다. 천천히 먹으래도. 체한다고 하지 않았느냐. 짐짓 단호한 말투에도 헤헤 하고 웃어버리자 서방님의 입꼬리도 나를 따라 호선을 그린다.
"그렇게 웃어버리면 내가 어찌할 수가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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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님과 함께하는 아주 오랜만의 외출이었다. 한껏 신이 나서 가장 좋아하는 하얀 저고리와 노란색 치마를 입고, 분도 조금 바르고 서방님이 선물해준 꽃신까지 신었다. 문을 조심히 열자, 그 소리에 뒤를 돈 서방님이 나를 보며 미소짓는다. 왠지모르게 쑥스러운 느낌에 꽃신을 신으려 마루에 걸터앉으니, 어느새 다가온 서방님이 손수 신겨준다.
"어여쁘구나."
내 손을 잡고 일으켜준 서방님이 한동안 빤히 바라보더니 저렇게 예쁜 말을 들려준다. 처음 듣는 말도 아닌데 들을 때마다 나를 두근거리게 한다. 고개를 살짝 숙이고 있는 내 앞에, 언제 가져온 것인지 모를 개나리꽃을 내민다.
"가자."
개나리꽃을 소중히 쥐고, 서방님 옆에 서자 가만히 내 손을 잡아온다.
기분좋은 설레임과 함께 불어오는 따스한 바람에 손을 더 꼭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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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에요 독자님들!!
드디어 지옥같던 시험을 모두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늦게왔는데 짧아서 죄송해요 ㅠㅠ
아 그리고 시험기간에 정신없어서 저번 화 마지막즈음에 답글 다 못해드려서 죄송합니다ㅠㅠ
그렇지만 정말 꼼꼼히 다 읽고 있고 한분한분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정말 감사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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