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팀장님. 처음뵙겠습니다.
아직도 내겐 선명한 기억이다. 눈만 뜨면 내앞에 그의 잔상이 비춰지고 나날이 갈수록 선명해 지기만 했다. 그를 잊기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고. 그 오랜시간은.헛되어 졌다. 회사를 옮긴지 벌써 두번째다. 이번에 옮긴거 까지 치자면 두번째. 회사는 나의 퇴사를 왜이리 좋아하는지... 이번에도 잘할 수 있단 생각을 하며 아자아자. 화이팅을 어색히 외쳤다. 회사화장실에서 주먹을 불끈 쥔 내가 어색해 한숨을 쉬고 새로 발령난 부서에 첫발을 딛었다. 한두번해서 이제 익숙할 만도 한데 회사 선배들의 도움이나 인사들은 당최 적응이 되지 않는다. 대리님이 팀장실로 안내했다. 여긴 팀장실에 따로 배치가 되어있네. 심호흡을 했다. 김대리님 말로는 팀장님이 귀엽게 생기셨는데 성격은 말이 필요없이 얼굴값을 못한다. 라고 하시던데. 그냥 한마디로 개같다고 하지 뭘그리 길게 주절거릴까. 팀장실의 문이 열리고 책상위에 올려진 명패에 눈길을 줬다. ●●부 팀장 도경수. 도경수란 이름에 멈춰졌던 가슴이 울렁인다. 파도 마냥 한켠을 치고 빠지고 치고 빠지고. 하얀 거품이 날 비웃듯 얼른 제빠르게 자신을 감춰버리고 거품들을 찾길 포기했을때 얼른 얼굴을 들이밀었다. 고갤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내 얼굴을 커진 눈으로 바라보는 도경수에게 허릴 구십도로 숙였다. "안녕하십니까 팀장님. 처음 뵙겠습니다. 이번에 발령난 ○○○ 사원입니다. 잘부탁드립니다." 평소 같으면 덜덜 떨렸을 목소리가 오늘 따라 차분했고 부드러웠다. 평소보다 더 떨려야 했을 지금의 나인데 왜. 내 인사에 도경수는 침만 꼴깍 꼴깍 삼키다가 입을 열었다. 오랜만에 듣는 저음인 그의 목소리는 내 얼었던 두다리를 더욱 바짝 얼게만들었다. "안녕하십니까. ○사원님. ●●부 팀장 도경숩니다." 원래 팀장이나 부장들이 이렇게 인사를 하면 자신을 소개했던가. 마치 자신이 도경수란걸 내게 심어주듯 자신의 이름을 울렸다. 한참동안 눈을 마주보고 있었다. 나가거나 일을 할 생각은 서로서로 느끼지 못한채로. 곧 열리는 문소리에 우린 반응할 수 있었다. 아까 팀장실을 소개해주던, 자신을 김종대라 소개했던 김대리님이다. 김대리님이.우릴 번갈아보시더니 곧 자료를 책상에 정중히 내려놓았다. "○사원." "네" "있다가 다시 부르겠습니다. 자리로 가세요." "네." "김대리님. 부탁드리겠습니다." 있다가 다시 부른다니. 뭘 어쩌려고 도경수. 난 도경수를 씹으며 김대리님이 소개시켜준 자리로 가서 아까 들고 왔던 짐박스를 차근차근 정리했다. 옆에 입사동기인 변백현이 나를 보며 조심히 걱정스레 물었다. "팀장님.. 진짜 무서워?" "...뭐. 일만 잘하면 별탈 없겠던데." 백현은 붙임성이 좋은 사람이었다. 나랑 동갑이기도 하고. 면접볼때 약간 친해졌는데 붙은사람이 백현이라 다행이라 여겼다. 그나마 왕따는 당하지 않을것같기 때문이었다. 걱정하는 백현의 어깰 토닥여 주고 날 지나쳐 가는 백현의 뒷모습을 힐끔 보곤 마저 내 짐정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