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align='center'> 안녕하십니까 팀장님. 처음뵙겠습니다.
아침 출근길에 만난 백현과는 어색했다. 그 일이 있고 난 후라 그런지 서로 쉽사리 입을 열 수가 없었다. 어색해서 백현의 눈치를 봐야했다. 힐끗 백현을 보자 그때의 눈은 어디갔는지 없고 싱글벙글한 순한 강아지로 돌아와 있었다. 조금 당황스러웠다. 그때의백현이 이 백현이 맞는 것인지. 우린 사무실에 들어가면서 까지 나눈 이야긴 안녕. 응 안녕 밖에 없었다. 사무실에 들어와서 백현을 피한다고 팀장실에 들어갈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반투명한 유리로 사람의 인영을 보았다. 분명도경수 일것이다. 오늘 꾼 꿈도 있고 하니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정릴 다하고 내 자리에 앉자 팀장실의 문이 열렸다. 백현과 난 문이 열리는 소리에 그쪽을 봤다. 아이를 안고 있는 여자의 뒷모습과 아일 보며 웃고 있는 도경수. 도경수와 그녀의 아이일까. 그녀 일까? 뒷모습 만으로는 구별이 가질 않았다. 심장이 점점 빨리 뛰기 시작하고 호흡이 거칠어 졌다. 그녀가 나가려고 몸을 돌릴땐 난 숨이 턱턱 막혀 책상이 숙여 가슴을 퍽퍽 쳐야했다. "...○○아?" 백현이 의아하게 내게 다가오며 내 이름을 불렀다. 그 목소리엔 힘이 실려있었다. 마치 도경수가 들으라는 것 처럼. 도경수가 날 보고 있는진 모른다. 차라리 보지 않고 있었으면 좋겠다. 관심 끄고 나의 삶에서 벗어나버렸으면. 도경수는 나의 기대를 깨어버리고 책상에 엎드려 숨을 헐떡이는 나의 등에 손을 얹혔다. 나의 등엔 두개의 손이 느껴졌다. 길고 가느다란 차가운 손과 조금은 묵직하지만 따뜻한 도경수의 손. 숨이 골라진 난 책상에 엎드린 몸을 일으켜 도경수를 바라봤다. 도경수의손이 자연스레 떨어지고 백현의 손이 내 어깨에 걸쳐있었다. "○사원. 괜찮아요?" "네 괜찮습니다 팀장님. 죄송합니다." "아…. 아닙니다. 병원은 안가봐도 괜찮으신겁니까?" "괜찮습니다." 눈을 뚫어져라 보고 이야길 하는 버릇은 여전했다. 시선을 피하지 않는 도경수에 난 시선을 피했다. 여러 형식적인.대화가이뤄지고 도경수는 자릴 찾아 갔다. 어느새 내 옆에 앉아 날 빤히 바라보고 있는 백현을 봤다. 곧 백현은 내 이름을 불렀고 불안한 마음에 침을 꿀떡 삼켰다. "너도 봤겠지만. 다봤어." "응." "무슨 사인지 물어봐도 될까?" "..." "강요는 하지 않을게. 대신에 우리가 조금 더 서롤 알수 있을땐 말해 주지 않을래?" "서롤 알 수 있을때가 무슨 때야...?" "글쎄." "..." "니가 날 팀장님을 보는 눈으로 바라봐 줄때?" 그 말을 마치고 백현은 일어나며 물한잔 떠오겠다며 자릴 떠버렸다. 머리가 지끈거린다. 고백의 하나라고 본다. 백현이 한말. 그러나 나의 머릴 지끈거리게 만든 일은 백현의 고백이 아니라, 내가 도경수를 보는 시선이 남달랐다는 것이었다. 책상에 양팔꿈치를 세워 지끈거리는 머릴 괴었다. 순간 여러 장면들이 필름처럼 눈앞을 스쳐갔다. 그의 손바닥에 올려져있던 두개의 반지가 그의 손을 벗어나는 순간. 그가 내 앞에 무릎을 꿇은 순간. 그가 나의 눈물을 보고도 닦아 주지 않은 그 순간. 생애 처음, 그의 눈물을 본 순간. 나의 집 한 구석에 걸려진 검은색 코트. 그 필름들의 끝은 어디일까. 그리고 나도 모르게 생각했다. 만약. 아주 만약... 나랑 그가 손을 마주 잡을 수 있는 날이 올까. 첫 회식이었다. 우리 부서만 뭉쳤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인원은 아니었지만 이 자리가 불편한건 누구나 마찬가지었다. 제일 편한건 도경수 일테지. 일이 잘 풀렸다니, 신입사원 환영회를 안했다니 뭐라니 해대며 회식자릴 만들었다. 덕분에 백현과 난 모두의 표적이 되었다. 그래도 술하난 잘먹는 나였기에 술걱정은 없었다. 문제는 백현이었다. 백현의 주량을 모르는 나였기에 괜시리 걱정이 되는건 사실이었다. 주는 잔을 족족 받아먹어도 취기가 올라오긴 커녕 간에 기별도 안가 짜증이 날 뿐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안좋은 일이 있거나 좋은일이 있을때 빨리 취한다던데 난 그 반대다. 평소에도 잘 취하지 않건만…. 상사들이 자신들보다 나이가 적게 먹은 도경수에게 딸랑 거리는 꼴을 보니 여간 웃긴게 아니다. 도경수가 학교 다닐때도 엘리트 였지. 쓰게 웃으며 오늘 따라 달달한 소주 한잔을 들이켰다. 내게 귓속말로 백현이 물었다. "무슨 생각해." "아 깜짝이야..." "무슨 생각 하냐니까?" "..." "야." "ㄸ,똥싸고 싶어서." 딱히 할말을 생각할 수가 없었다. 집에 강아지 생각? 강아지 안키우는데. 남자생각? 날 좋아하는 사람한테 그렇게 말하는건 아니라고 생각 해서 고작 말한게 배변감을 좋아하는 남자에게 알리는 것이었다. 아, 미쳤나봐 씨발. 뒤늦게 밀려오는 후회에 머릴 쥐어뜯고 싶었다. 그래도 눈치 빠른 백현이 내가 둘러댄 것을 알았는지 바람 빠지는 소릴 내며 웃곤 내 머릴 슥 쓰다 듬고 술잔을 들었다. 창피해 열이 올라 손으로 부채질을 하고 있었을까 고갤 들자 눈이 마주쳐 버렸다. 도경수와. 난 그자리에서 멈출 수 밖에 없었는데 도경수는 나와 달리 옆 사람들과 이야길 하며 간간히 크게 웃기도 했다. 눈은 나에게 고정을 하고서. 난 얼른 눈을 피하고 술을 털어 넣었다. 이차로 가자는 팀과 이차를 안가는 팀이 나눠져서 갈라졌다. 도경수와 나, 그리고 백현은 안가는 팀에 속했다. 신입사원이 저런 자리에 안껴도 되나 싶었는데 신입사원은 일찍 들어가라는 선배님들의 말에 안껴도 되게 되었다. 다들 헤어지고 난 백현을 책임져야 했다. 적당히 취한척 하려했는데 도경수가 날 잘 알기 때문에 그건 피해야만 했다. 내 옆에 딱 붙어서 어지러움에 한숨을 뱉는 백현에게 핫팩을 쥐어주고 벤치에 앉히고 난 후 택시를 잡으러 가려했다. "어디가." 내 손목을 잡은 백현이 날 올려다 보며 핫팩을 자신의 볼에 부볐다. 난 잡힌 손목을 빼내며 멋쩍게 웃었다. "택시 잡아야지. 너 집에 가게." "나. 니 집에 갈래." "...응? 뭐라고 했어 너?" "장난이야. 택시 잡지마. 한잔 더하자 여기서 앉아 기다려." 날 자신이 앉은 벤치에 앉히고 앞쪽에 보이는 편의점으로 들어갔다. 몇분 지나지 않아 백현은 검은 봉지를 손에 들고 내게로 다가와 내옆에 앉았다. 백현은 검은 봉지를 뒤적 거리다 내게 맥주 한캔을 쥐어줬다. 자신도 곧 한캔을 잡고 탁 하는 경쾌한 소리를 내며 캔을 뜯었다. 바로 마실줄 알았던 예상외로 그 캔을 내게 주며 마시라 하고 내가 잡고 있던 캔을 가져가 따 자신이 마셨다. 매너 있네. 전부터 생각했던 건데 백현은 매너가 몸에 베여 있는것 같다. 고맙다고 인사한 후 나도 맥주를 한 모금 들이켰다. 목에 넘겨지는 탄산이 크... 하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그런 내 모습을 본 백현은 날 따라하며 웃었다. 곧 무거워진 분위기가 연출이 되었고 백현의 취기는 갈수록 더해졌다. 아마 소주와 맥주를 같이 먹어서 그런건지 싶다. 백현은 고갤 돌려 날 봤다. 그 시선이 느껴짐에도 난 일부로 그 시선을 피했다. 시선을 피했던게 언제였냐 하며 난 백현을 봐야했다. 백현은 눈이 반쯤 덮혀 굉장히 섹시했다. 강아지 같은 인상과 달리 섹시한 모습도 많았다. 그런 모습이 익숙치 않아 난 어색했다. 백현은 벤치위에 올려진 내 손 위로 자신의 손을 겹치며 내게 점점 다가왔다. 난 당황해 몸이 움직여 지지 않았다. 백현의 고개가 천천히 옆으로 돌려져 갔고 거린 점점 가까워 져만 갔다. 만난지 며칠이나 되었다고. "○○○!" 우리 둘 사이의 정적을 깨는 것은 다름아닌 도경수 였다. 다가오던 백현은 멈췄고 짜증을 내는 듯했다. 알코올 향이 나는 입김만 내 입술위로 퍼졌다. 내게서 떨어진 백현은 화가난듯 보이는 도경수에게 일어나 고갤 숙였다. 천진난만한 아이처럼, 팀장님이 여긴 어쩐 일이 시지? 하고 민망한듯 머릴 글적였고 멋쩍게 웃어만 보였다. 도경수는 가까이 다가와 내 손목을 잡고 일으켜 백현에게 "○사원은 제가 집에 데려다 주겠습니다. 두분다 많이 취하 신것 같으니." 단호한 도경수의 음성에 백현과 난 어찌할 수가 없었다. 게속 싱글벙글한 백현을 뒤로 하고 도경수의 손에 붙잡혀 끌려가 택시에 구겨져 넣어져야만 했다. 같이 탈줄만 알았는데 택시기사에게 익숙히 나의 집주소를 부르고 돈을 건냈다. 택시에 상체만 집어넣고 있던 도경수가 빠져나가며 택시 번호판을 중얼 거리며 읊조렸다. 곧 창문으로 내게 들어가. 한 마디만 하고 바지 주머니에 손을 꽂아넣고 바삐 움직였다. 그를 마지막으로 본게 공원으로 들어가는 코너길로 들어가는 도경수의 옆모습 이었다. 아픈 머릴 한손으로 받치고 아침에 지나간 필름을 하나하나 감고 있어야만 했다.
휴. 모바일 이란.... 암호닉 받을게요^^!... 신청해주시는 분이 있으시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