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조금만 쓰시고 포인트받아가셔요...♥ 학연은 설레는 마음에 날밤을 꼴딱 새고 거울앞에 서서 울상을 지었다. 아 왜이렇게 까매!피곤해서 그런가 더 까만것 같기도 하고...안되겠어!수분크림!도움!으앙 계속 까매!립밤!어떡하지! 학연은 많이 남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거울앞에서 떨어지지를 않았다. 좋은 자리 가려면 빨리 가야해!앞머리도 그렇고 피부색도 그렇고!어떡해!으아앙...옷은 뭐 입지...한참을 거울앞에 서서 발을 동동 구르던 학연은 일단 가장 현명하다고 생각되는 결정을 내렸다. 마스크를 쓰고가자.남팬인것도 쪽팔린데 얼굴이 알려지면 더 쪽팔리잖아?거기다 재환이가 내얼굴도 못보고!얼마나 좋아! ************ 학연은 지금,새벽부터 극도의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었다. 자그마한 학생들과 가끔씩 보이는 제 또래의 여성들. 어머?저긴 누구셔? 남팬인가? 헐,대박. 나 남팬 처음봐. 몇시에 온거야? 키 되게 크다- 최애 누굴까? 얼굴 되게 궁금하다.그치? 자신에게 쏟아지는 수많은 관심이 학연은 낯설었다. 흑...재환이 보고싶엉...시간은 왜 이렇게 안가... 학연은 번호표를 배부하기로 한 서점 앞에 조공을 위해 사온 홍삼을 양 옆에 끼고서 자리를 깔고 앉아 웅크려있었다. 새벽부터 나온탓에 학연의 앞에는 두어명 밖에 있지 않았고, 그것을 위안으로 삼는 학연이었다. 하지만 그덕분에 뒤에 줄을 서있는 여성들에게 학연은 더 많은 관심을 받게 되었다. 번호표 배부 하겠습니다~ 신이시여...학연은 비틀거리는 발걸음으로 서점으로 향했다. 어떡해...내가...헐... 응모권이랑 신분증 보여주시겠어요? 여기요... 네 차학연님?자리 몇번 하시겠어요? 저...저는 A열 8번이요오... 여기 있습니다-입장하실때 이 종이 지참하셔야 해요. 네...감사합니다... 이번 팬싸에는 항상 맨 오른쪽에 앉던 재환이기에,학연은 재환을 가장 잘 볼수있는 자리를 선택했다. 어떡해!미쳤어!내가 팬싸를 가다니!헐 어떡해...학연은 시내 거리를 거닐며 자신의 정신이 피폐해짐을 느꼈다. 나 무슨말하지...하...재환아?재환군?재환씨?재환님?재환상?재환짜응?...이건 아닌것 같고...재환아,형이야...요즘 건강하게 지내?춥지?형이 주는 홍삼먹고...힘내...이거,그냥 쭉 짜먹는거라,별로 먹기 안힘들어...너 건강챙기라구...고기 사주고 싶었는데,해파리가 몸 관리 시킨다고 안된다 할것 같아서... 나 왜이렇게 아련하지?다시 다시.재환상?와타시 너의 덧.쿠라능-데헷? 이건 아니야! 재환아!너 요즘 멋있더라!이거 홍삼인데,너 몸 건강 챙기라고 주는거니까 꼭꼭 먹어! 그래 이거야! ********** 후하후하후...하... 지금 시간은 4시50분. 빅스가 오기 10분 전이었다. 학연은 마스크를 챙겨쓰곤,홍삼을 끌어안고 긴장감에 떨고있었다. 그러던 와중,학연은 갑자기 밖이 시끄러워진 것을 느꼈다. 뭐지?무슨 일 생겼나?왜 그래...엄마야!!!!!! 학연은 순간적으로 눈이 멀것 같은 착각을 받았다. 빅스가,자신의 앞을 지나가고 있었다. 다섯명의 남자,아니 다섯명의 요정들은 길디 긴 다리로 뚜벅뚜벅 걸어왔다. 그 중에서도 이재환은, 마치 모델같았다. 자그마한 얼굴,큰 눈,그리고 훤한 이마와 짙은 눈썹. 자신과 민혁도 주위에선 잘생겼다 추켜세워주는 추세인데, 이제 '잘생김' 이란 단어의 정의를 알게된 학연의 눈엔 저희들은 한낱 미개한 오징어에 불과했다. 재환이는...다가졌엉... 안녕하세요!리얼 브이!브이 아이 엑스 엑스 빅스입니다! 꺄아아아아!!!!! 팬들과 몇마디를 나누던 빅스는, 그럼 사인회 시작하겠습니다-라는 멘트와 함마이크를 내려놓고 사인회를 시작했다. 대기하러 가실게요- ㄴ...네! 학연은 쿵쾅대는 심장을 부여잡고 비척비척 발걸음을 옮겼다.어떡해... 자리 배치순서는 홍빈-택운-원식-상혁-재환 순이었다. 음.내 심장이 멎을까봐 배려해 준거군! 따위의 생각을 하던 학연은, 앞으로 가실게요. 라는 소리와 함께 영혼이 빠져 나간채로 걸어나갔다. 안녕하세요~ ㅇ...안녕하세요오... 우와.남팬이신가봐요? 네..네네! 아하. 저도 효신이형 팬이라서 그런지 괜히 반갑네요? 저도...저도 너무 반가워요! .... .... 음...네-그럼 다음에 또 뵈요! 네..네!!! 안녕하세요- ...안녕? ㄴ...네!저기...음 저랑 동갑이세요... 그래? 네! .... .... 응.와줘서 고마워. ...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 .... 이름이 학연?학연이 형이에요? 네...제가 형이에요... 아하.그렇구나-다음에 또 봐요~ 네... 안녕하세염~ 안녕하세요! 형이시죠?얼굴은 왜 가리고 왔어염? 아..그...부끄러워서요... 벗어봐요! 아니,그게... 궁금한데 벗어보시면 안되요? 아니 안될건 없고... 학연은 마스크를 벗기려는 상혁때문에 당황했다. 헐...어떡하지...상혁인데...에라,모르겠다!어차피 부끄러운거,더 부끄럽고 말지! 마스크벗으시니까 좀 까망까망하시네염? 아...네. 제가 좀... 괜찮아염!안녕히가세요! 뭐가 괜찮은거지...?학연은 뭔가 찝찝한 기분으로 옆으로 향했다. 그리고 학연은,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안녕하세요! 헐...아...안녕하세요... 마스크 벗으시니까 귀여운데,왜 가렸어요? 아니...아니 재환이가 더 귀여워요... 오오!고마워요! 저기,이거 홍삼인데...몸 관리 잘하면서...아흐...꼭 챙겨먹어요! 고마워요-잘 먹을게요! 저기...저기 악수좀...해도 될까요? 당연하죠- 학연은 떨리는 가슴을 부여잡고는 재환의 손을 잡았다.악수만 하곤 손을 빼려 했던 학연은 갑자기 깍지를 껴오는 재환에 한껏 얼굴을 붉혔다. 다음에 또 봐요! ...네에..... 엄마...저 죽어요... ******* 학연은 그날 밤, 퀭해진 눈으로 공식카페를 뒤졌다. 그리고 그가 보는 인터넷창에는, 저 오늘 남팬봤어요! 오늘 팬싸 남팬! 대박.팬싸 남팬님. 따위의 제목들이 떠있었다. ...엄마아...아들 어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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