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칠게 마른세수를 하며 일어섰다. 옷 매무새를 몇번이나 매만지고 아무렇지 않은 척 방 밖으로 나왔다. 이제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 것은 쉬워졌으니까 딱히 티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표정관리 좀 해요" 재환이 날 툭치고서 아무렇지 않게 지나갔다. 아아,진짜 아무렇지 않은 것과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것은 티가 많이 나나보다. 다른 멤버들이 볼세라 화장실로 빠르게 들어갔다. 이젠 숙소 내에서 가장 익숙해 진것만같아 자조적인 웃음이 새어나왔다. 차학연. 차학연이 주동자였구나. 처음 만났을 때 동갑은 별로 없다며 친하게 지내보자. 웃던 모습이 생생하다. 그동안 학연이 내게 어떻게 했었지? 전혀 그가 주동자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그는 유독 날 많이챙겨주고는 했었다. "택운?올 이름 멋진데!운이라고 불러도 돼?" 저를 편하게 연이라 불러달라했지만 쑥쓰러워 이름만 불렀었지. 그는,다른 사람에게도 연이라 불러달라했었나? 답은 아니오. 였다. 그가 저이외에 연이라 불러달라 부탁했던 것을 본적이 없다. 늘 잘 웃고 울어서 굉장히 여리고 순하다고 생각했었다. 가끔가다 화낼 때 보이는 매서운 모습, 무서우리만치 아무 감정 없던 무표정도 뒤돌아서 나와 눈이 마주치면 나만 보도록 살살 눈웃음 짓고는 했었다. 정말,학연이가 날 좋아해? 멍하니 거울 속의 나와 눈을 맞추다 내 표정이 볼만해져 황급히 찬물에 얼굴을 적셨다. 언제부터 그가 내게도 차가운 표정을 지었었더라? 수건으로 얼굴을 꼼꼼히 닦으며 곰곰이 생각해봤다. 수건을 걸이에 단정히 걸어서 화장실 문을 여는데. "정택운" 학연이였다. "..왜?" 눈을 마주하기가 힘들어 시선을 살짝 비껴 고개를 돌리는데 밖엔 멤버들이 없다. 각자 방으로 들어간 모양이었다. 물어볼까? 왜 그랬는지. 입을 열려다가 재환의 얼굴이 문득 떠올랐다. 제가 죽는다며 비밀이라던 동생. 다시 입을 다물었다. "..운아 내 눈 피하지마" 정말 오랜만에 듣는 운이란 이름에 조금 놀라 학연의 눈을 마주봤다. 아아,학연은 내게 무감정한 눈을 절대 보여주지 않았다. 표정은 사나웠어도 눈에서는 지금껏 알지 못했던게 의아스러울 정도로 뜨거운 감정이 일렁이고 있었다. "..왜" 간신히 입을 열어 내뱉으니 그제야 표정이 조금 누그러졌다. "재환이랑 오래 같이 있던데. 둘이 뭐했어?" 차가운 목소리로 다정한 체 물어오는 그의 눈초리가 매섭다. 니가 시킨거잖아? 턱 끝까지 차오르는 비아냥을 내리 눌렀다. 왕따의 주동자면서 챙겨주는 체 하는게 조금. 조금 거슬려서 반항적인 목소리가 툭 튀어나왔다. "왜 궁금한데?신경도 안쓰잖아?" 나조차도 말하고 놀라 조금 움칫했는데 학연은 어떻게 들었을까,나도 모르게 슬쩍 학연이의 눈치를 봤다. "..그래.. 몸 조심해" 슬픈 표정을 짓고서 몸을 돌려 학연이가 나갔다. 조금혼란스러워 졌다. 내 앞에서 순하게 웃던 차학연이 왕따의 주동자라고? 저렇게 절절하게 슬픈 표정을 짓는차학연이? 재환이의 말이 정말 맞는걸까. 혹시 재환이 주동자는 아닐까. 학연이는 정말 그저 날 걱정해주는 걸까? 수많은 의문이 머릿 속을 빙글빙글 떠돌았다. 누가 귀에대고 키득키득 웃는 것 같았다. 난, 누굴 믿어야 하는거지? 멍하니 고민하고 있다가 문득 내가 조금 우스워졌다. 내가 처한 상황도 우습다. 누가 주동자이든 난 지금 빅스의 왕따다. 그건 변하지 않았다. 여기서 뭐가 더 나빠질 수 있을까. 차라리 직접 물어보는게 더 빠르리라. 헷. 설 잘 지내셨나요? 설동안 흐규흐규 못올려서 즈승흡느드...☆ 저도 이제 누가 주동자인지 모르게떠옄ㅋㅋㅋㅋㅋ....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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