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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길 몬스타엑스 강동원 이준혁 성찬 엑소
탬버린 전체글ll조회 950l 1
용국아. 우리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냐...?

.......조용히 좀 해.

야, 그래도...이건...남자 고등학생들끼리...이런 걸 하진 않잖아. 잠깐만 용국아...

조용히 하라니까. 너만 조용히 하면 아무한테도 안 들켜.

아, 잠깐만, 내 얘기 좀...

쉿.

작은 의성어와 함께 용국은 입술 위에 길고 잘빠진 손가락을 살풋 갖다 댔다. 힘찬은 숫제 넋이 나간 듯 그 손가락 마디를 바라만 보았다.
이윽고 입술 위에서 부드럽게 떨어진 유려한 손가락들이 부드럽게 허리를 잡아왔다...


....모종삽 허리를.

"...아 그러니까 어떤 남고딩이 황금같은 점심시간에 학교 화단이나 파대고 있냐고! 축구하자니까!"

힘찬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들고 있던 호미를 바닥에 내팽개치며 꽥 소리를 질렀다. 다X소에서 사온 삼천원짜리 블링블링한 화단가꾸기 세트의 일부였다.
무시할 수 없는 데시벨의 외침에 잠시 미간을 찌푸린 용국이 느릿하게 대답했다.

"축구는 니가 하도 노래를 불러서 어제 점심시간에도 하고 체육시간에도 했잖아."

"졌잖아 임마! 너 때문에! 아니 상대팀한테 자꾸 공을 양보하면 어떡하냐고!"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었어.."

"일부러 그랬지! 일부러 그랬지! 너 사실 축구 잘하잖아! 내가 자꾸 축구하자고 하니까
하기 싫어서 일부러 못하는 척 한 거지! 일부러 공도 막 양보하고!"

은근히 시선을 피하며 힘찬의 말을 씹어먹은 용국이 모종삽으로 땅을 끄적거리다 아, 이쪽에 잎이 하나 더 났네, 하고 중얼거렸다. 
아 내 말 좀 들어보라고! 하며 쉴새없이 찡얼거리던 힘찬이 반응 없는 용국을 툭툭 치다가 결국 지친 듯 땅에 주저앉았다.

"거기 조심해. 그제 거기에 데이지 심었어."

"야. 말 잘했다 너. 넌 대한민국의 남자 고등학생이 학교 화단에 데이지나 심고 있는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 데이지? 데이지이이?
남고딩에게 점심시간이란 그 뭐야, 혈기를 발산하는 뭐 그런 시간이거든. 이걸 제때제때 풀어주지 않으면 무서운 일이 생기는거예요. 응? 용국아? 듣고 있니? 여보세요? 나 누구랑 얘기하니?"

"그러니까 그냥 축구 하러 가라니까...여긴 왜 따라온거야"
 
듣고 있는 건지 무시하는 건지, 연둣빛 새싹만 공연히 톡톡 건드리던 용국이 힐끗 힘찬을 바라보고는 어물어물 말을 꺼냈다.

"그걸 말이라고 하냐. 우리반에 너랑 놀아주는 친구라곤 나밖에 없는데 니가 이런 식물 오타쿠 같은 짓을 하고 있는 걸 보면
당연히 따라와서 너를 올바른 사회적 인간으로 교화시키는 게 친구가 하는 일 아니겠냐. 봐봐, 이렇게 사람이랑 대화를 안 하고
식물이랑만 친하게 지내면 사회성이 결여돼서 나중에 막 왕따되고 그런다? 내가 싸나이다운 의리로 너를 구제해주려고 하는 거라니까. 응? 
듣고보니 나에 대한 고마움과 존경심이 이렇게 막 무럭무럭 자라나지 않냐? 어때?"

"뭐가."

"이제 축구를 할 마음이 좀 생겼냐고."

대답 대신 용국은 작게 웃었다. 힘찬의 말대로 그가 고맙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그게 '방용국 사회성의 교화에 대한 노력'때문은 아니었다.
단지 용국은 옆에서 쨍알거리는 힘찬이 좀 귀여웠다. 용국은 축구 자체는 좋아했지만 다듬어지지 않은 남자 고등학생들의 진한 욕설과 승부욕이 불타는 쉬는시간 축구판은 좋아하지 않았다. 때문에 그는 그런 축구 내기에서 으레 상대편에게 공을 양보하기 일쑤였으며, 지금에 와서는 용국을 팀에 끼워 주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던 것이다. 그걸 모르는 건지 아니면 알면서도 무시하는 건지, 힘찬은 특유의 넉살로 부득불 용국을 축구 내기 팀에 끼워넣고는 했다.

그렇지만 힘찬이 용국을 측은하게 여기는 대로 용국이 반 왕따 자리를 자처하고 있는 건 아니었다. 먼저 말을 꺼내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다른 사람이 말을 걸면 웃으면서 대답해줄 정도의 주변머리는 용국에게도 있었다. 같은 반 아이들이 용국에게 잘 말을 걸지 않는 건 용국이 싫어서가 아니라
찬이 항상 앞에서 조잘조잘 떠들고 있기 때문이었다.

몇 초쯤 대답을 기다려도 돌아오는 말이 없자 힘찬은 대답 듣기를 포기하고 다시 푸념을 시작했다.

"아니 내가 꼭 축구가 하고 싶어서 이러는 게 아니라, 니가 지금 교칙을 어기고 있다니깐? 여기 땅이랑 화단이랑 다 이사장님 건데 
이렇게 니가 막 맘대로 데이지도 심고 토마토도 심고 상추도 심고..."

"상추는 안 심었는데."

"아 하여간. 내 말은 남의 땅에다가 맘대로 식물 기르면 안 된다는 얘기지. 이사장님이 나중에 이거 발견하고
니가 길러놓은 상추랑, 아 상추 없댔지. 토마토랑 데이지랑 다 내놓으라고 하면 어떡해?"

"주면 되지..."

"어이구 그래 니 똥 음청 굵다! 무소유 방용국 보살님 식물이랑 자연친화하고 도 닦아서 우화등선하세요."

힘찬은 표정을 괴상하게 찌그러뜨리며 손바닥을 합장해 용국의 눈 앞에서 흔들어 보였다. 문자까지 써 가며 비꼬는 힘찬을 무시하고 용국은 문득 생각난 듯 말했다.

"점심 시간 얼마나 남았어?"

"응? 아....한 오 분쯤 남았다. 이제 들어가야겠네. 야 내가 여기서 너 이거 하는 거 도와줬으니까 
들어갈 때 매점에서 음료수 하나만 사주라."

물론 용국이 기다려달라고 한 적은 없고 힘찬이 마음대로 따라온 것에 불과했으며
도움은커녕 방해나 되지 않으면 다행인 인력이었지만, 용국은 그냥 픽 웃으며 알겠다고 대답했다. 
어울리지도 않는 연둣빛 화단가꾸기 세트를 들고 먼저 타박타박 걸어가는 용국을 몇 걸음 뒤에서 따라가며
힘찬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생각해보면 나랑은 참 극과 극인 성격인데, 저놈이랑 언제부터 친했더라...



그래, 용국을 처음 만난 건 집 근처 공원에서였다. 

그때가 아마 고등학교 2학년에서 3학년으로 넘어가기 전의 겨울이었을 것이다. 힘찬은 바이올린을 전공으로 하는 음대 입시생이었다.
곧 그 악명높은 고쓰리가 된다는 압박감에 평생을 함께해온 바이올린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지금까지 내가 해야 할 건 이것뿐이라는 생각으로 활을 잡아왔지만
레슨 선생님이고 부모님이고, 심지어 바이올린까지 자신을 채찍질하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목이 조이고 숨이 막혀왔다.

그날도 방학 특강 레슨이 있는, 고3 개학 전날이었다. 갑자기 레슨 시간이 앞당겨지는 바람에 밥도 못 먹고 평소보다 일찍 레슨을 시작했는데
일이 있어서 점심도 못 먹은 탓에 배고파서 토할 지경이었다. 
내일이면 이제 빼도박도 못하는 고3이라는 사실과 당이 부족하다며 항의하는 몸의 외침이 뒤섞여 머리가 어질거렸다.
레슨 선생님이 시범으로 연주해주는 아름다운 현의 떨림은 그저 오른쪽 귀로 들어가 왼쪽 귀로 줄줄 샐 뿐이었고
외울 것처럼 봤던 악보 위의 음표들은 춤추는 썩은 콩나물대가리에 불과했다. 모든 게 엉망진창이었다.

결국 '힘찬아 듣고 있는 거야? 너 정신 안 차릴래? 니가 목표하는 대학에 들어가려면...' 하고 운을 떼는 레슨선생님에게 그는
'아 이제 그만 좀 하세요! 선생님! 그놈의 대학 얘기는 정말 지긋지긋하다구요! 선생님이 제 심정을 알기나 하세요!
심장에 울리는 제 말이 선생님 말과 다르니 화가 나서 네 마디 잔소리로 들린다구요! 죽을 것 같아요! 지옥 같은 말에 숨이멎어가!' 라고 되는 대로
횡설수설 지껄이고는 패기 있게 쾅 방문을 열고 뛰쳐나왔다. 대체 그 무서운 레슨선생님에게 어떻게 개길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건지 
힘찬은 고3의 정신적인 압박감이 그만큼 심했던 거라고 회상하곤 했지만 사실 하루 세 끼 중 두 끼나 굶고 있었다는 게 정신이 홱까닥 할 만한 원인이었을지도 모른다.

물론 힘찬은 나름대로 유복한 가정에서 사랑받고 바르게 자란 청년이므로 집을 뛰쳐나오긴 했어도 갈 곳 따위는 없었다.
탈선이라고는 야자 땡땡이치고 피씨방 몇 번 들락거린 게 다인 힘찬이 가출을 해 봤을 리가 없었던 것이다. 
물론 핸드폰도 없었다. 힘찬은 친구네 집에 놀러가기보단 초대하는 타입이었기 때문에 아는 친구네 집도 없었다.
그렇다고 할머니네로 가는 건 쪽팔린 짓이었다. 초딩도 아니고...
집에서 사백 미터 정도 떨어진 공원까지 쉬지 않고 달려온 힘찬은 문득 멈추고는 울기 시작했다. 초저녁이지만 겨울이라 이미 해는 넘어가고 주위는 깜깜했다.
나름대로 부자 동네라 그런지 공원에는 담배피는 양아치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가끔 큰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듯한 몇몇 사람들이 지나갈 뿐이었다.
이제는 고3의 압박감이고 뭐고, 다시 들어가면 레슨 선생님한테는 뭐라고 하지. 이 시간에 갈 데조차 없다니 나름대로 마당발로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내 인맥이 이정도였나. 아 핸드폰은 왜 안가져온거지. 선생님이 아빠한테 내가 한 말 이르면 어떡하지. 아빠 화내면 짱 무서운데...하는 생각으로 머릿속이 뒤죽박죽 엉켰다.

힘찬은 공원 구석의 벤치로 다가가 털썩 주저앉고는 고개를 숙이고 울었다. 이와중에도 지나가는 사람이 볼까 봐 어떻게 하면 <깊은 사연이 있는 우는 미소년>으로 보일까 하고 잠시 고민한 건 숫제 본능이었다(힘찬은 자기가 어떻게 생겼는지 잘 알고 있었다).

한참 고개를 숙이고 (예쁘게)울고 있는데, 가로등 불빛 위로 길다란 그림자가 비쳤다. 
힘찬은 재빨리 손을 올려 자칫 추잡해 보일 수 있는 콧물을 슥슥 소매에 닦아내고는 눈물에 젖은 얼굴을 치켜들었다. 가련한 자신의 모습에 반해 위로하려 다가온 친절한 여자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탓이다.
그러나 힘찬은 생각한것보다 조금 더 고개를 치켜들어야 했다. 가로등 불빛을 가린 사람은 상당한 장신이었다.
힘찬은 역광 때문에 눈을 잠시 찌푸렸다가 얼굴을 확인하고 실망하며 고개를 내렸다. 사연을 물어보러 온 친절한 사람인지는 모르겠으나 여자는 아니었다.
다가온 남자는 가로등 불빛을 가린 채 힘찬의 앞에 잠시 서 있다가, 이윽고 옆에 앉았다.

"......"

"........."

"................................"
 
".................................................."

힘찬은 당황했다.
어느새 울음은 멈춰 있었다. 계속 울고 있던 반동으로 아직도 어깨가 히끅거리며 들썩이고는 있었지만 눈물은 그쳤다.
옆에 앉은 남자는 힘찬에게 왜 울고 있는지 물어보지도 않았고 위로해 주지도 않았다. 그냥 앉아 있을 뿐이었다.
힘찬은 살짝 눈을 들어 주위를 둘러보았다. 벤치마다 사람이 들어차 앉을 데가 없어서 여기 앉은 건지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여기저기 널린 벤치가 눈에 들어왔다. 앉은 사람은 커녕 지나가는 사람조차 없었다.

고개를 돌려 후방까지 살핀 뒤 힘찬은 조심스럽게 옆자리로 시선을 돌렸다. 

"힉!"

힘찬은 미친 듯한 속도로 다시 반대편으로 고개를 돌렸다. 남자가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빈약한 가로등 불빛에 얼굴 생김새는 잘 구분이 가지 않았지만 남자는 무표정을 하고 엄청난 아우라를 뿜고 있었다.
반삭까지 한 게 어쩌면 조폭일지도 몰랐다. 아니, 이렇게 마른 조폭은 본 적이 없지만...그렇다면, 싸이코 연쇄살인마일지도 모른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힘찬이 슬금슬금 엉덩이를 벤치 끝쪽으로 옮겼다. 시선은 피한 채였다.
안전거리를 확보한 뒤 그대로 일어서서 달릴 생각이었다. 자. 하나, 둘, 세....

"저기요."

"으악! 네!"

텁.

반사적으로 꽥 대답한 힘찬은 손바닥을 들어 재빨리 입을 막았다. 조용한 공원에 힘찬의 외침이 메아리가 되어 울려퍼졌다.
남자의 목소리는 들어본 적도 없는 저음이었다. 쭈뼛 등줄기에 소름이 돋았다.
사나이의 체면이고 뭐고 내가 지른 단말마에 순찰 돌던 경비아저씨라도 달려와 주지 않을까 잠시 생각했지만
힘찬의 혼신의 외침에 반응한 것인지 공원 저편에서 왈왈 짖는 개새끼의 울음소리만이 아련하게 들려왔다.

지금 일어서면 뒤에 칼을 맞을까 안 맞을까 오만 가지 상상이 머릿속에 스쳐지나갔다. 5분 전까지 가련한 눈물이 흐르던 볼에는 
어느샌가 이마에서부터 흐른 식은땀이 강을 이루고 있었다.

부들부들 떠는 힘찬의 뒤로 다시 악마의 목소리가 귀를 파고들었다.

"...채완고등학교 다니세요?'

"네?"

소름이 돋았다. 헐. 이 연쇄살인마가 학교는 왜 물어보지! 설마 우리학교까지 따라와서 죽이려고!
안돼! 수능도 못 봤는데 이대로 죽을 순 없어! 누군가 도와주세요! 아까 그 왈왈거리던 개새끼 견주라도! 누가 날..!

까지 떨며 생각하던 힘찬은 문득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자신은 아직까지 교복을 입고 있었다. 
교복 마이 주머니 앞에는 대박 촌스럽게 <채완>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힘찬은 갑자기 많이 창피해졌다.

힘찬은 흠흠거리며 옷매무새를 정리하는 척하다가 다시 옆을 바라보았다. 여전히 남자가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이성이 돌아와서 생각해보니 외진 곳이라지만 여기가 지리산 산자락도 아니고 연쇄살인마가 공원에서 살인을 저지를 리가 없었다. 
더군다나 범죄자면 얼굴을 꽁꽁 싸매고 있겠지 왜 반삭까지 하고 얼굴을 다 까고 있겠어. 여기 cctv가 없는 것도 아닌데.
얼굴도 자세히 보니까 헤어스타일이 좀 시대에 많이 뒤떨어지긴 했어도 꽤 준수하게 생긴 훈남이었다. 눈꼬리가 쳐진 게 송아지처럼 순해보이기까지 했다.
어쩌면 기대하던 여자는 아니지만 울고 있는 사람을 위로해주러 온 친절한 시민1일지도 몰랐다. 학교를 물어본 것도 위로를 해주기에 앞서 말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고민하다가 교복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일 수도 있었다.
힘찬은 쪽팔림을 감추고 최대한 명랑하고 친절하게 대답했다.

"네, 맞아요! 교복 보고 아셨어요?"

"네....저기 그게."

"네?"

남자가 우물쭈물거리더니 예의 그 소름끼치는 저음으로 말을 이었다.

"제가 내일, 그 학교로 전학 가거든요."

"...."

"...그래서, 저기, 학교가 어딘지 잘 모르겠어서..."

힘찬은 아까와는 다른 의미로 말도 못 한 채 굳어버렸다. 잠깐만. 저 남자가 고등학생이라고?
내가 지금 학교에서 제일 높은 학년인데 심지어 나보다 어릴 수도 있다는 소리여 지금?
이건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일이었다. 사실 남자가 늙어 보이는 얼굴은 아니었지만, 사람에게는 연륜에 따른 분위기라는 게 있었다.
저 남자의 아우라는 못해도 20대 후반이었다.

"..아..하하. 네. 아 그럼 같은 학교 학생이네요. 혹시...몇 학년이세요...?"

힘찬은 눈을 굴리며 불안하게 쳐다보았다. 저 얼굴을 동생이라고 부르게 될까 봐 무서웠다.

"아, 저, 이제 3학년이요."

"그래요? 아하하, 나랑 동갑이네! 어디서 전학 왔어?"

힘찬은 특유의 친화력으로 동갑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말을 놨다. 말을 끝내고 순간 화를 내지 않을까 하고 흠칫 쳐다봤지만 남자는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저기 그냥, 경기도..."

"그래? 어디 살아?"

"여기 근처에 살아요."

"아 정말? 우리집도 이 근천데. 동갑인데 말 놔! 간지럽게 무슨 존댓말이야. 이름이 뭐야? 난 김힘찬."

"아...난....방용국."

"용국이? 이름 되게 특이하네. 아, 학교 모른댔지? 내가 학교 가면서 여기 지나가거든. 여기 근처 살면...음...아침에 나랑 같이 가자!
여기서 학교까지 십분쯤 걸리니까 한, 일곱 시 반쯤에 나오면 돼. 공원 정문 앞에서 보자."

"응...그래,"

까지 말한 용국은 어색하게 옷깃을 만지작거리다가 "고마워." 하고 말을 마쳤다.

이미 자신이 울었다는 사실마저 까먹고 새롭게 만난 신기한 인간의 출현에 신이 난 힘찬은 
그 뒤로도 계속 일방적으로 신나게 떠들어댔다. 용국은 질리지도 않는지 고개를 작게 끄덕이며 듣기만 하다가 가끔 맞장구를 쳐주기도 했다.
삼십 분쯤 거의 혼자 떠들다가 자신이 배가 고픈 상태라는 걸 깨달은 힘찬은 내일을 기약하며 용국과 헤어졌고
룰루랄라 집에 들어갔다. 그리고 레슨 선생님의 분노의 고자질을 그대로 들은 엄마한테 뒤지게 얻어맞았다.

그게 용국과의 첫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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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좋다ㅠㅠㅠㅠㅠㅠㅠㅠ국력이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신알신하고가요ㅠㅠㅠㅠㅠㅠ
10년 전
탬버린
뎡말요? 신알신 처음이에여 헷
10년 전
독자2
그 사랑한다고 말해도됨?? 아 까먹었는데 막 여기다가 닉?같은걸로 자기 왔다고 하는거 하고 싶음ㅠㅠㅠㅠ나는 올라프라고 할래!!ㅠㅠㅠㅠㅠㅠㅠㅠㅜ서브커플 나왔음 좋겠다ㅠㅠㅜ조폭물도 기다리고 있져엉...☆★
10년 전
탬버린
학원물인데 갑자기 조폭물은 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도스릉합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올라프귀여웤ㅋㅋㅋㅋㅋㅋㅋㅋㅋ
10년 전
독자3
아! 헷갈렸다ㅠㅠ그 보스라고 부르는 썰 있자나 (찡긋) 그것도 기대하갔어! 암튼 사랑함ㅠㅠ
10년 전
독자4
어머어머ㅠㅜㅠㅠㅠ얼마만의 국력이야ㅠㅠㅜㅜㅠㅜㅜㅜㅠㅜㅜㅠ사랑합니다ㅠㅜㅜㅜ신알신하고가요ㅠㅜㅠㅜㅜㅠㅜㅜㅜㅠ
10년 전
독자5
신알신이욤ㅠㅠㅠㅠㅠㅠㅜㅜㅜ흑ㅠㅠㅠㅠㅠㅜㅜ좋다
10년 전
독자6
국력국력!!안녕하세여 국력분자임돠 글 잘봤어요!ㅎㅎㅎㅎㅎ
10년 전
독자7
문체 채.고.시.다☆★ 국력 쪄주셔서 감사해협^0^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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