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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팬(Peter Pan)
: 웬디 신데렐라

  

  

  

  


[EXO] 웬디X피터팬(Peter Pan) (REPLAY) | 인스티즈 

 




 

 




'내가 태어나서 제일 후회하는건. 널 만든거야.'     


여자가 피투성이가 된 남자에게 말했다. 온갓 분노가 서린 눈빛의 남자는 손에 든 기계를 여자의 발끝으로 던졌다. 여자가 천천히 작은 기계를 주워 주머니에 넣었다. 남자가 여자에게 다가오기도전에, 

여자는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남자는 뒤에 묶여져있던 인질들을 차례차례 죽이기 시작했다. 
한사람 한사람, 비명소리를 내기도전에 아무런 외상없이 숨을 멎었다.    



나는 괴물이 아닙니다.    


남자는, 그렇게 말했다.









        ㅡ          








지하 깊숙히에 자리한 국립 연구소. 얼마전에 회장의 사망으로인한 재산분쟁이 거세지면서, 결국은 정부의 제안으로 사립에서 국립으로 바뀐지 채 두달이 되지않았다. 주로 과학분야를 다루는 곳으로 지하 5층으로 구성돼, 학습도구부터 정밀한 원자력 연구까지 다양한 분야를 갖춘 곳이였다.  시초는 알 수 없었다. 왜 굳이 한달에 억대의 돈을 쏟아부으면서까지 이 연구소를 운영해 온건지. 그저 다들 각자의 몫에 충실할 뿐.




국내부터 외국까지 이 연구소에 들어오기위해 이력서를 낸 과학자들이 무려 천단위였다. 그것도 단순히 초짜들이 대기업에 한번 찔러보듯 내는것같은 정도가 아니라,  상위 1 퍼센트의 지식을 갖춘 내로라하는 과학자들의 집합이였다. 나와 어릴때부터  진득하게 붙어다니던 내친구놈이그랬다.하나를 알려주면 백을 합쳐 응용해 오던 그 잡지식들. 사실 과제를 내주면 항상 이상한것들만 만들어와서 그냥 동기 사이에서는 '또라이'라고 불리는 존재였다. 대체 니가 나한테 보여준건 왜 다 버려두고 저런것만 과제로 내는거냐고 물으면 항상 눈을 접어 웃으면서 이런건 함부로 보여주는거 아니야. 했다. 그런 나름의 발명품이 수십이였고,  한달을 연구했다며 건네준 시계모양의 기계는 가운데 파란버튼을 누르면 5초전으로 시간을 되돌리기까지 했다. 

 5초를 10초로, 1분으로 얼마 지나지않아 한시간으로. 언제든 시간을 되돌려 쓸 수 있다는 그 달콤함에 빠져 조금만 스스로에게서 엇나가는 일이 있을때면 몇번이고 되돌려 똑바로 맞췄다.세훈이는 점점 미쳐가기 시작했다.





ㅡ나 드디어 만들었어.   




  이른 새벽에 걸려온 전화. 무슨말이야. 하는 대답을 하기도 전에 건너편에서 핸드폰이 툭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세훈아, 하고 아무리 불러봐도 아무런 대꾸가 없었다. 급한맘에 달려간 세훈이의 집 안은, 내 전화에 밝게 빛나는 핸드폰과 주위에 널부러진 갖가지 기계들. 신고 나갔을 법한 신발도, 옷가지들도 심지어 지갑조차 제자리였다. 휩쓸고 간 흔적처럼 흩어진 물건들을 하나하나 정리하는 사이 세훈이의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렸다. 한번도 본적이 없는 수신자번호. 혹시나 세훈이일까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받은 전화는 익숙한 딱딱한 기계음을 뱉었다. 스팸이네, 하고 끝으려던 찰나 00아. 하고 들려오는 기계음 속의 세훈이의 목소리에 다시 귀를 기울였다. 대꾸없이 지지직하는 소리만이 한참을 흐르다,     


"국립 연구소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하는 활기찬 여자의 음성이 들렸다. 지원번호 14827번 오세훈. 공채 4기에 합격하신것을 축하합니다. 뒤이어 들리는 세훈이의 합격소식. 1 년전쯤에 같이 이력서를 제출했었는데 아마 세훈이만 합격을 한 모양이였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세훈이는 내앞에 단 한번도 나타나지 않았다.   








        ㅡ       







      "여보세요"


"국립 연구소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  

"지원번호 29485번 김웬디. 공채 5기에 합격하신것을 축하합니다."  



  소리없이 환호를 터트렸다.  옆에서 내 통화내용을 듣고있던 남자가 뒤에서 내 허리쪽을 천천히 안아왔다.


  "합격이야?"   


네. 하는 내 짧은 대답에 축하해. 하고는 자리를 떴다. 
반이나 풀려진 옷들을 다시 여몄다.       


새벽바람이 스쳐들어오는 커튼을 천천히 젖혔다. 머리카락새를 엉켜도는 바람에 천천히 눈을 감았다.





세훈아, 이제 너 보러갈게.    

이제 내옆에서

떨어지지마.














 

"진짜 이름이 웬디? 김박사 취향도 알아줘야한다니까."  

 "독특하시죠. 많이."

 "아니 아주 적합해. 근데말이야." 

 

 

 

    남자가 고개를돌려 나와 눈을 맞췄다. 사슴같은 눈에, 여자보다 더 곱상한 외모를 가진 남자의 이름은 루한이라고 했다. 뚫어져라 날 쳐다보면서 천천히 말을 이었다.    

 "그남자는 누구지?" 

  "..." 

  "여기오기 전날 같이있던사람. 아, 정확히 말하면 아침을 같이맞은 사람이라고 해야하나. 혹시, 스폰서?"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연구비는 필요했을거니까. 하고는 자리에 일어서 손을 내밀었다. 반응이 없자 직접 내 손을 잡고 엘리베이터 앞으로 가 버튼을 눌렀다. 지하 5층까지. 어디에갈까, 하며 손가락을 아래위로 왔다갔다 하다가 지하 3층, 기계공학실. 혹시 세훈이가 있는곳인가. 유난히 기계에만 박식했던 애니까 충분히 들어가고도 남았을거다. 루한의 팔을 잡았다. 왜그래? 살짝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그리고 내가 무슨말을 할거라는걸 알기라도 한모양인지 아, 하고는 고개를 다시 돌렸다.  

 

 

 

 "오세훈?"  

 "세훈이를 알아요?"  

 "그럼. 3개월전에 죽었거든. 애매하긴한데, 죽은거라고하는게 더 맞겠지."    

 

 

 

그상태로 굳은채 천천히 루한의 손을 놓았다. 온몸의 피가 손끝부터 바짝마르는 느낌이였다. 무슨말이냐고 물을 새도없이 다리에 힘이풀려 주저앉았다. 흘러내린 옆머리를 옆으로 쓸어올렸다.   그 사이 열린 엘리베이터의 문에 루한은 다음층수로 가려는 사람들에게 타지말라는 손짓을 보냈다. 대꾸없이 한발짝 물러서는 그들이였고, 천천히 문이 닫겼다. 5층. 버튼을 누른 후 루한이 날 들쳐 올렸다. 뭐하는거에요, 하자 말없이 건내는 웃음이 대답의 전부였다.  

 

5층. 생명 공학실. 흰 가운을 입은 사람들이 모두 루한에게 안녕하세요, 하고는 고개를 숙였다. 다들 내 모양새는 신경이 쓰이지도 않는지 이내 다시 바삐 손을 놀렸다. 앉을수 있겠어? 하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날 소파에 앉혀놓고는 큰 문을 천천히 닫았다. 밖에서 들리는 수십개의 사람들과 현미경, 갖가지 기계들이 온갖 잡소리가 그 문을 닫는 순간 조용히,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루한이 옆에 놓여진 커피를 따라주며 말했다. 

 

 

  "방음이 잘되있어. 여기서하는 이야기는 새나가면 안되거든."  

   "..." 

    "오세훈은 죽었어.아마도"    

 

울줄알았는데. 그정도는 아닌가봐. 루한이 등을 기댔다. 아니야? 하면서 커피를 한모금 마시며 뜨거웠는지 미간을 살짝 찌푸리기까지 했다.말없이 손가락만 만지작거렸다. 사실 루한의 말이 가깝게 와닿지 않았다는게 내가 할 수 있는 변명의 전부였다. 고개를 숙였다. 루한이 주머니를 뒤적이더니 시계모양의 기계를 건냈다. 세훈이가 만든것중 내가 기억하는 마지막 기계였다. 파란버튼을 가진. 세훈이를 이지경까지 몰고온 장본인.    

 

 "아무리 작동방법을 찾으려해도 센서가 다 차단했는지안에 내부도 못봐. 혹시 방법을 알아?"  

 "아뇨 모릅니다." 

 

    손끝으로 버튼을 살짝 눌렀다. 잠깐 눈을 감았다 뜬 사이, 루한은 내게 다시 말을 건냈다.  

 

 

 "아무리 작동방법을 찾으려해도 센서가 다 차단했는지 안에 내부도 못봐. 혹시 방법을 알아?"  

 "..."  

 

 

시간이 정확히 5초. 5초가 되돌아갔다. 

 

    "모르는가보네. 가져, 쓸모 없으니까."  

 

 

 루한이 방을 나가려다, 말을 덧붙혔다.    

 

 "아, 그리고 오세훈이 죽은게 니가 여기온 이유. 알고있었잖아. 반의 반도 안적힌 이력서로 합격할리가 없다는거." 

 

 

 

    잠깐 커피나 마시고있어. 루한이 나가는사이 잡음들이 잠시 들렸다가, 문이 닫히는순간 멈췄다. 커피잔을 테이블에 놓았다. 사실 달달 떨리는손에 한모금도 제대로 마시지 못해 양은 그대로였다. 그리고 몇초 지나지 않아 투명한 테이블위로 루한의 얼굴이 비쳤다.    

 

 "좀 늦을거같아서. 곧 같은 공채 5기들이 방으로 들어갈거야. 테이블위에 보이는 서류들 찬찬히 보고있어."   

 

 

  테이블을 손으로 슥 훑었다. 손끝으로 약간의 전기가 흘렀다. 반사적으로 손을 움츠린 후 소파에 등을 기댔다. 고개를 살짝 들어 시계모양의 기계를 만지작거렸다. 세훈이가 내게 이 기계를 건내주기전에 말했었다. '이건 너랑 나랑만 쓸 수 있는거야.' 세훈이는 아직 죽지않았다. 적어도 이 기계를 끝까지 손에 잡고있었다면 몇번이고 시간을 되돌려 죽음을 모면했을테니까. 그리고 한번도 틀리지않았던 내 직감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잠깐의 시간이 흐른 후 다시 기계 잡음이 들림과 동시에 남자 둘이 문을열고 들어왔다. 시계를 보이지않게 주머니에 챙겨넣었다. 둘도 처음본 사이였는지 소파에 마주앉을때까지 아무런 말이 없었다. 큼큼, 하는 한 남자의 어색한 헛기침에 먼저말을꺼낸건 그 옆에 앉아있던 검은셔츠에, 약간은 사나운인상을 가진 남자였다.  

 

 

 "내이름은 김종인이에요. 여기 오고싶어서 온건 아니고. 아, 나이는 27살."    

 

 동갑이였다. 지원서를 내지도않고서 합격할정도면, 여기서 와달라는 요청서를 보낼정도로 아주 유능한 사람인 모양이였다.    

 

"도경수. 28살이에요."  

 

   다른남자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그쪽은요? 하고는 고개를까딱.했다.    

 

 "전 김웬디에요. 27살."  

 

   테이블이 밝게 빛났다. 도경수는 우와, 하고는 테이블을 바라봤고 김종인은 묵묵히 고개만숙여 응시했다. 비춰진 서류를 한장한장 넘겼다. 계약서 간단한 규칙들. 딱히 주의해야할 사항은 없었다. 마지막장에 다다르자마자 다시 테이블은 투명한 유리로 변했다. 다시 정적이 흘렀다. 이런분위기가 썩 익숙하지않은지, 도경수가 아 근데요, 하고는 말을 꺼냈다.  

 

 

 "그쪽들은 뭐하다가 오셨는데요? "  

 

 

대답이 없었다. 그러다 김종인이 고개를 살짝 치켜들고는 도경수를 바라봤다. 살풋 웃더니 주머니에서 작은 명함을 꺼내 보였다.  

 

 

 "초면이 아닌거같은데. 당신 박사잖아." 

  "나를 알아? 한국에는 들어온지 얼마 안됬는데."  

 "가끔 독일에 갔었거든.아, 웬디씨. 남의소개를 함부로하긴 그렇지만 이사람은 독일 의대 최연소 박사야. 천재지." 

 

    김종인이 뒤에있던 커피포트에서 커피한잔을 꺼내왔다. 한모금 천천히 마시더니 테이블에 빈 커피잔을 놓았다.    

 

 "나는 여기 연구소 전사장 아들입니다. 뭐 간단히 말하자면 재산분쟁에 실패했죠. 그렇다고 그걸로 들어왔다는건 아니고, 한국에서 제일 큰 생명과학연구소에서 일하고있어요."

 

"그걸로만 들어올수 있단말이야?"  

 

"엄청난걸 발견했거든. 그 논문이랑 이력서랑 같이 제출했는데 합격했더라고.물론 내가 원해서 한게아니라 아버지가 제출한거지만." 

 

 "엄청난게 뭔데요." 

 

  내 말에 도경수가 팔짱을 끼고는 천천히 웃었다. 

 

  "그걸 알려줄 멍청이도 있나. 웬디씨는?"  

 "아버지가 여기 박사시긴한데, 여기온건 몰라요. 김종인씨와 케이스가 비슷하네요. 저도 논문이였어요. 아주 간략한." 

    "간략? 간략한 논문도 있나." 

  "설명은 생략할게요." 

 

    김종인이 궁금하다. 하고는 내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내가 고개를들어 그와 눈이마주쳤을때, 슬쩍 웃고는 눈을 피했다.  

  또다시 긴정적이 흐르는동안 문이 다시 열렸다. 루한이 손에 든 가운을 하나씩 던져줬다.   

 

 

  "한명이 안왔네. 일단 가지." 

  "한명이 더있어요?"  

 "어. 너네가 다 아는사람."

 

     셋 모두가 서로를 쳐다봤다. 눈을씻고 찾아봐도 공통점은 없어보이는데. 모두 이름 석자가 새겨진 흰 가운을 입고는 루한을 따라 나섰다. 아까는 다른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아주 구석진곳에 놓여진 엘리베이터는, 투명했다.  

 

   "6층으로 간다."  

 "여긴 5층까지밖에 없지않나?"  

 "알고있잖아, 너네가 가진 지식이 5층까지의 부서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했나?" 

  "예상은 했었어. "  

 

   도경수가 가볍게 웃었다. 아무도 모른다. 저말이진짜인지 가짜인지.    

 

 "놀라지말고, 천천히 따라와." 

 

[EXO] 웬디X피터팬(Peter Pan) (REPLAY) | 인스티즈

    

루한의 말과 동시에 열린 엘리베이터 사이로 펼쳐진 광경에 셋은 모두 입을 꾹 다물었다.

 

 액체속에 담긴 수백개의 인간 모형들. 뒤를 따르고있던중 루한이 뒤를 돌아, 발길이 모두 멈췄다.   

 

  "이게 너네가 연구할 것들. 마그넷인데, 보통 돈많은 사람들의 소유물들이지. 심장이아프면 만들어 보충하고. 사치스러운놈들은 피부안좋아지면 하나씩만들어. 바꿔치기하거든."

 

   "정부에서는 이걸 알고있나?" 

 

  김종인이 미간을 잔뜩 찌푸린채 말했다. 루한이 김종인의 한쪽 어깨를 잡고는 입꼬리를 올렸다.  

 "좋은질문이야. 마그넷이 의학용도로만 사용되는게 아니지. 필요한것들이 생기면 중요인물과 클론을 바꿔치기해서 조종하는거야.예를들면 이 연구소를 삼켜준 정부의 중요 인물들이라던가." 

  "그럼 그 중요인물들은?"

"죽여야지. 별수있나."  

 

 김종인이 루한의 어깨를 손으로 쳤다.    

 

 "그럼 우리 아버지를 밀어내려고."  

"예민하게 굴지마, 너네 아버지가 한 일이니까. 정부한테받은돈만 5천억이야. 괜찮지않나?" 

 

    김종인은 말이 없었다. 얼굴이 시뻘게져서는 한숨을 크게 들이쉴 뿐이였다.   

 

  "근데 진짜 마그넷을 만드는사람이 이만큼이나 되요? 한사람을 만들어 죽인만큼 잔인한사람들이 꽤 많나봐."

   "사람들은 똑같애. 내 주변에도 한명있지. 저쪽 세번째칸에 보이나? "  

 

   눈이 평소에 좋지않아 찡그려 억지로 맞춰진 시야였지만 눕혀진 박스에 누운 사람이 세훈이라는 정도는 정확히 알아볼 수 있었다. 

 

 "죽었다면서요."

   "애매하다고했지, 완전히 죽지는 않았어. 비슷해."  

 

   이사람은 대체 머리에 뭐가있는걸까. 말하는 한가지 한가지에 아무런 감정이 없다. 빤히 루한을 쳐다봤다. 도경수는 이리저리 주변을 훑었고, 김종인은 짜증난다는듯이 머리를 흐트렸다. 나가 이래서 오기 싫었다니까. 하면서. 

 

    엘리베이터에 다시 올랐다. 가장 마지막층은 10층이였다. 숨겨진 층수가 무려 5층이나. 수상한 구석이 하나 둘이 아니였다. 내 연구를 받아들인것부터가 아주 의심스럽기도했지만 이정도의 스케일일줄은 상상을 못했던거다.   

 

 

  "6층은 마그넷이있고, 7층은 장기 척출실이나 수술실. 아, 놀라지마 너네는 수술은 안시키니까. 8,9,10층이 너네가 주로 있을곳이야. 지하라도 지상보다 공기도 더 맑고 환경도 좋아."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아까보다 훨씬 더 충격적인 광경에 셋은 발길을 멈췄다

루한이 내 어깨를 천천히 감쌌다.

 

[EXO] 웬디X피터팬(Peter Pan) (REPLAY) | 인스티즈

 

."내가 아까 이야기했었지. 니 이름이 적합하다고. 환영한다 웬디."   

 

 

    수많은 마그넷들이 흰옷가지들을 걸치고 일상생활을 즐기는 이곳은, 


이들이 칭하는 바, '네버랜드'였다.   

 

 

 

 

 

 

      네버랜드에 온걸 환영해 웬디.          

 

 

 

 

 










"말해줘."  

 

 

[EXO] 웬디X피터팬(Peter Pan) (REPLAY) | 인스티즈

"급하게 생각하지마, 찬찬히 하라고."  

"당신같으면 안급해? 친구가 죽어서 마그넷을 만들었다는데. 빨리말해 세훈이 어딨냐고."  

 "거봐, 방음잘되는게 진짜 유용하다니까."    

 

 

 숙소까지 안내를 해주고는 나가버리는 루한의 팔목을 잡았다. 다짜고짜 세훈이가 어딨냐고묻자 아까 봤지않느냐며 어깨를 으쓱했다. 그러다 '그건 마그넷이잖아.' 하는 내 말에 루한이 손으로 내 입을 틀어막았다. 주변에 자리한 모든 이들, 정확히말하면 마그넷들이 나를 주목했다. 그리고서 이끌려온 5층에서도, 루한은 끝까지 내게 정답을 주지 않았다.    

 

"그쪽은 감정이란게 없어?조금만 내 입장에서 생각해봐."    

 

 루한이 입꼬리를 올리며 살짝 웃었다.    

 

 "내가 중요한걸 말을 안해줬는데말이야."    

 

 내옆을 비켜 블라인드를 천천히 위로 올렸다. 현미경과 여러가지실험에 바쁜 사람들. 이리와봐. 손가락을 까딱하고는 유리창앞으로 날 이끌었다. 왼팔을 내 허리에 둘러, 하지말라는 말을 꺼내기도전에 근데말이야, 하고 선수를 쳤다.    

 

"넌 24시간동안 사람이 저렇게 일을하는게 가능하다고 생각해?"  

 "그럼 저게 사람이 아니란말이야?"  

"똑똑하네." 

"그럼,"  

 "마그넷들이지." 

 "..."  

"내가 마그넷 종류가 다양하다고 말하지 않았었나? 저기서 24시간 중노동을 하는 마그넷들은, 여기 지시에 안따라서 몸을 바꿔치기 당한거야. "  

 

검지로 내 머리를 살짝 눌렀다.  

 

 "여기, 이 엄청난 지식들을 제외하고는."  

"저기, 그럼 세훈이도."  

"찬찬히 하라고 했잖아. "  

 "그럼 이 손좀 떼고.."  

 "여기 보는사람 아무도없어. 방음도 잘 되있다니까?"    

 

 

뭐 당장이란말은 아니야. 그냥 이러고있어. 하고는 천천히 말을 이었다. 생각보다, 거리를 두어야할 사람에 속했다. 원래 생김새와 유달리 다른 행동을 보이는사람들은 숨길수 있는게 많으니까. 루한이 내 허리를 잡은손을 더 세게 쥐였다.

 

 

"모든 마그넷들은 자기가 마그넷이라는걸 몰라. 그래서 아까 니가 마그넷이라고 말 꺼내니까, 다들 쳐다보잖아. 그래서 우린 보통 그렇게 안불러. 그렇게 만든건 아닌데 마그넷이란 단어에 굉장히 예민하거든. 선천적인가보지."  

 "그럼 뭐라고 부르는데"  

"피터팬. 유치한거같아도 네버렌드와 피터팬."  

 

루한이 날 눈을 천천히 내려 쳐다봤다.  

 

 "그리고 웬디.적절하지."  

"그런데 끼워넣지마. 기분나빠." 

 

  허리를 숙여 내 귀에 속삭였다.  

 

"그러지마, 이유는 간단해. 나도 마그넷이거든."    

 "허,거짓말도 작작해야지."    

 

내 어깨를 양쪽으로 잡아 돌렸다. 그리고 천천히 입을 맞춰왔다. 생각보다 느린 상황파악에 멈칫했다가 이내 고개를 돌려 피했다. 내 입에 다시 살짝 맞추고는, 웃었다.  

 

"아무렇지도 않아 나는. 감정이 없거든."  

 "..."  

"유감스럽지만 그 오세훈이란놈도 곧."  

 "무슨말이야."  

 "찬찬히 하라고 몇번을 말해. 오늘은 이만 가봐, 지금 들은것들만해도 상당히 충격적일텐데."    

 

 루한이 내 손목을 잡았다. 팔을 당겨 천천히 안았다. 밀어낼 새도없이 숨이막힐듯이 안고는 말했다.  

 

 "익숙한가봐. 너도 그대로네."  

"..."  

 

 내 손목을 잡을 손을 위로 올렸다. 고개로 까딱, 하면서 여기봐. 하고는 손을 풀었다.  

 

"보통 이럴땐 맥박이 미친듯이 뛰지."  

 "..."

"뭐...넌 그렇지 않다는뜻이야. 빨리 말해줘도 나쁠건 없을거같으니까. 따라와."    

 

다시 소음이 들리는 연구실을 떠나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었다. 숨막힐듯한 적막함. 8층을 알리는 소리와함께 루한이 따라와, 하는 손짓을 보냈다.   길게 늘여진 병실들. 여느 병원과 다를것 하나 없이 의사와 간호사가 아주 바삐움직이고, 짙은 약냄새가 코끝을 찌를정도의 평범한 모양새였지만. 다만 다를게 있다면 복도를 걸어다니는 환자는 단, 한명도 없었다.    

 

 "놀라지말고. 만에하나 놀랐다 해도 성질급한 널 탓해. 난 몇번이고 말했어. 찬찬히 하라고."    

 

 1304실. 오세훈. 기계공학실.   숨을 죽였다. 천천히 문을열고 들어간 병실에는 나와 마지막으로 만났던 날과는 아주 다른모습을 한 세훈이가 산소호흡기와 수많은 링겔,튜브들을 몸에 두른채 가쁜 숨소리만을 병실에 가득 메우고 있었다.    

 

 "세훈이 왜이래?"

"하반신을 봐."  

 "..."  

"다리가 잘려나갔어. 실험하다가. 과다출혈로 정신을 잃었는데 잠깐 깨고는 3개월동안 이모양이야."  

"그럼 그 마그넷은"  

 "너네는 주의가 부족해? 계약서에 분명히 적혀있었어. 생명에 지장갈 시 마그넷 1인 무료지급."    

 

 

 세훈이의 손을 천천히 잡았다. 참을새도없이 눈물이 미친듯이 흘렀다. 잘려진 다리를 덮은 하얀 천을 잡아쥐였다. 고개를 숙였고, 울었다.    

 

 

"내가 이랬어. 마그넷한테 맞춰야할 바늘을 나한테찔러서 뇌만말고 다죽었었거든. 얘도 살 수 있으니까 걱정마. 다만 방법이 좀 까다로울 뿐이지."  

 

 "방법이 있어?"  

 

눈물이나 좀 닦고 말하지, 하고는 옆에 티슈를 던져줬다. 머리를 옆으로 늘어트려 애써 눈물을 다 거두곤 고개를들어 심호흡을 했다. 루한이 일어서라며 손을 내밀었다. 됬어. 하고는 일어서려다 다리에 힘이풀려 주저앉았다. 내가 엘리베이터에서 세훈이소식을 들었을때처럼, 루한이 다시 날 들어 푹신한 소파위에 앉혔다.    

 

 

 "100일. 그 마그넷이 살수있는 기간이야."  

 "그럼 그쪽은 뭐야."  

 "성질 급한거 티내는것도 아니고, 좀 들어봐. 100일 후면 그 마그넷은 그냥 오세훈이야. "  

 

 고개를 세훈이 쪽으로 돌리며 말했다.  

 

 "저기 누운 오세훈은 죽고."  

 "무슨말이야 그럼, 누가 살고 누가 죽는단뜻이야."  

"100일후에 마그넷이 신체적기능을 다 갖추면 두뇌에 기억된 요소들을 옮기는거야. 싹다."  

 "그럼 결국은 세훈이가 산다는거잖아."  

 "말했잖아 살 수 있다고."  

 작게 한숨을 쉬었다. 안도의 한숨같은 의미였다. 세훈이가 살수 있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근데 유감스럽게 마그넷이 100일동안 신체적기능을 갖출동안 정신적기능도 같이 향상되. 자아를 갖춘다는거지. 감정부터시작해서 모든 인격체를 이루는거야."  

"그럼 그 마그넷은"  

 "말했지. 죽는다고. 뭐 어떻게 처리하냐느니 그런건 궁금해하지 말고. 우리가 널 데려온 이유는 하나야. 니가 같이 아침을 맞았던 그 스폰서들. 하나씩 감정들삭제해주면서 어떤 기분이였을까. 삭제할수있는사람은 만들수도 있다는 가정하에 널 부른거고."  

 "그런건 이력서에 제출한적 없는데."    

 

 다 아는수가 있어. 하고는 슬쩍 웃었다. 천천히 말을 이었다.  

 

"감정이없다고 했지 나는. 그리고 기억들이 트레이드 되는순간 진짜 오세훈이 잃는건 딱 하나야."  

 "감정?"  

"그걸 니가 만들어주는거야. 내일이면 오세훈의 마그넷이 100일의 하루를 시작하는날이야. 그리고 너한테도 남은시간은 100일이다."

"100일안에 그걸 어떻게 연구해. 그 논문도 무려 2년동안이나..."  

 

루한이 내 눈을 똑바로 쳐다봤다.  

 

 "힌트를 주자면, 답은 너한테있어."      

 

 

 

 

 ㅡ        

 

 

 

 

 "김웬디 그여자, 온 이유가 따로 있는거 같던데."  

 

 

[EXO] 웬디X피터팬(Peter Pan) (REPLAY) | 인스티즈

 

 "우리가 알 바 아니잖아."  

 

 "예상을 못했던건 아니지만 생각보다 굉장히 수상한곳같고."  

 

 "그래서 뭐 어떻다는거야."  

 

 

[EXO] 웬디X피터팬(Peter Pan) (REPLAY) | 인스티즈

 "맘에들어. 엄청"   

 

 

  도경수가 웃었다. 공채 5기,그들에게 주어진 호텔 스위트룸 정도의 공간. 급히 루한을 따라간 웬디를 기다리며 와인을 한잔씩 주고받았다. 둘은 사촌이였다. 몇년에 한번 볼까한 사이여서, 같이 들어오게된것도 오늘 당장 알게된 사실이였다. 그냥 남들앞에선 모르는사람인척 해. 보자마자 김종인이 먼저 건낸말이였다. 평소에 서로에게 별 감정이 없다고 굳게믿던 도경수는 그래그럼. 하고는 가볍게 넘겼다.  

 

그런데 그게 또 김종인한테는 아니였던거다. 항상 자신보다 우월했던 도경수에게 엄청난 열등감에 시달렸고, 결국엔 자기보다 먼저 박사학위까지 뚝딱 따버린게 이유였다. 그리고 도경수의 강연을 청취하러 독일까지 갔었다. 얻은건 격한 패배감일 뿐. 생명과학분야 국내 0.1퍼센트들만이 들어가는 그 연구소에서 최고의 실력을 인정받으면서도, 끝까지 자신을 낮추는 그 못된습관을 지우지 못했다.   그리고 얼마후 지나지않아 개발한 기술이 그거였다. 유독 마취에 관심이많던 김종인은 세계 최고 마취제를 만들어냈다. 적정 약을 조율해 주사해야하는 보편적인 마취제가 아닌 일정한 약을 주사 한 후, 깨우고자 할때쯤 약간의 해독제를 주입하기만하면 1분 이내에 깨어나는 아주 엄청난 발견을 한거였다. 그리고 이건, 도경수가 5년을 연구하고도 만들지못한거였음에 김종인은 엄청난 자부심을 가졌다.    

 

국립과학연구소가 김종인의 연구를 받아들인 이유도 그랬다. '깨울사람만 깨웠으면 좋겠어.' 분명 죽일사람도 존재한다는 의미였고, 김종인은 알아채지 못했다. 아버지가 제출한 서류였고 애초부터 이런 마그넷들을 다 알고있던 아버지라 일처리도 완벽했다.  

 

 

와인을 천천히 마셨다. 바닥을 드러낼때쯤 도경수가 다시 말을 건냈다. 

 

 

  "여기있는 마그넷이 피터팬, 그리고 웬디씨에 네버랜드까지. 아직 둘이 모자라."  

 

 "동화쓰는거도 아니고...." 

 

  "후크선장이랑 팅커벨. "  

 

"여기에서 한쪽손을 제대로 못쓰는사람은 한사람밖에 없지."

 

   "..."  

 

                 "너"              

 

 

 

 

 

 






 

 

who is Tinkerbell?

 

 

 

 

 

[EXO] 웬디X피터팬(Peter Pan) (REPLAY) | 인스티즈

w. 엑소구

 

 

 

 

 

 

[EXO] 웬디X피터팬(Peter Pan) (REPLAY) | 인스티즈

 

"어, 저여자"

 

 

[EXO] 웬디X피터팬(Peter Pan) (REPLAY) | 인스티즈

 

"..."

 

 

 

 

 

 



3층 엘리베이터 앞. 루한이 뒤로 무르라며 손짓을 하는 틈으로 보인 주저앉은 여자를 본 둘의 반응이였다. 둘은 기계공학과 소속이였다. 짧지만 오세훈과 친구사이였고 다리가 절단되는 처참한 사건현장을 목격한 유일한 사람들이였고, 그 이후 오세훈의 행방은 아직 모르는 상태였다.

박찬열의 표정이 점점 일그러졌다. 변백현은 한발짝 앞서가 5층까지 내려간 엘리베이터 위쪽으로 보이는 루한과 웬디를 응시했다. 웬디를 들쳐안고 시야에서 사라질때까지도 아무말이 없었다. 딱히 다른 표정변화도 없었다.


"오세훈이 말한 여자가 저여자인거같은데."

"여긴 왜온걸까."

"뭘"

"난 한번도 5층에 내려가는 인간이 제정신으로 돌아오는걸
본적이 없거든"

"세훈이를 보러온건가."

"글쎄.김종대 동생이라잖아.제자리로 돌아온거겠지."








'이제 너희 셋은 팀이다. 각자 주어진 과제들은 다 알거고, 시간이 없다는것도 알거고. 서로가 도움이 된다는거도 잘 알겠지. 다 아는것들을 더 알려줄 필요는 없을 것 같고. 한가지 기억해둘건 시간내 끝내지못하면 돌아오는 대가는 아주 클거야."




[EXO] 웬디X피터팬(Peter Pan) (REPLAY) | 인스티즈


" 여기 시스템은 역시 훌륭해."


"근데 도경수씨. 궁금한게있는데 심각하게는 듣지말고..."


"뭔데?"


"혹시, 사이코패스에요?"


도경수가 웬디를 보며 깔깔, 소리를 내며 웃었다.


"비슷해. 사이코패스는 아니고 소시오패스. 

비슷하지뭐. 혹시 웬디씨 심리학쪽으로 하나?

이정도로 빨리맞춘사람은 그쪽이 처음이라서."


"그냥, 감이죠."


웬디도 웃었다. 옆에있던 김종인이 못참겠다는듯 검은 서류가방에서 서류뭉치를 꺼내 테이블에 던져올렸다. 한묶음씩 책상에 펼치니, 약 10묶음정도 되보였다.


"대학도 아니고 조과제일줄은 상상도 못했네.

여기 올려진게 내 논문의 전부야. '실질적 마취학의 연구'"


내용을 훑어보던 도경수가 니가 이걸 했단말이야? 하고는 김종인을 쳐다봤고, 그런 도경를 보며 뿌듯하기라도 하다는듯 어깨까지 으쓱엿다. 



"내 연구가 이렇게 살인도구로 사용될줄이야."

"


"그 엄청난 발견이라는게 이거?"

"그렇긴 해. 아주 엄청나지."

도경수가 웬디의 잔에 차를 더 부으며 말했다.

"근데, 웬디씨는 무슨 연구였어?"

"어....쉽게말하면 감정을 지우는 거라고 해야하나.
사이코패스 연구하다가 우연히 발견된건데."

"어, 어쩐지."

"혹시 그 실험 해본적 있어?"

김종인이 물었다.

"있죠. 여럿."

"사이코패스가 몇명 더 늘었네."

"아, 다 없앤건 아니고. 하나만 없앴어."

"뭘?"

"사랑"

"치명타네."

"그렇죠."


턱을 괴고 눈을 열심히 돌리던 경수가 소파에 등을 기댔다. 그리고서 긴 옷으로 가리고있던 오른손을 쭉 걷어 올렸다.

"내 손 봐. 진짜 손같은데 좀 어색하지? 예전에 손이 뎅강 잘렸었는데 이렇게 됬네. 난 신경계 전문이야. 손에 워낙 신경이 많아서 아직 연구가 덜끝나서 이래. 하필 또 오른손이라서 불편해."


억지로 오른손을 쥐었다 폈다하는데, 꼭 한손가락 정도가 그대로이거나 혼자서 굽었다. 코끝을 찡그리면서 다시 긴옷으로 손을 가렸다. 화장실좀 다녀온다는 김종인이 자리를 뜨고서 둘만 남았을때 웬디가 차를마시는 도경수를 빤히 쳐다봤다. 웬디의 시선이 저한테 닿았다는걸 알면서도 가만있다가 저기요, 하는 소리가 들릴때서야 찻잔을 놓고 웬디에게로 눈을 돌렸다.


"말했다시피 전 사이코패스아 소시오에 관심이 많아요."

"나한테 관심 많다는소린가?"

"맘대로 해석해요. 내가묻고싶은건 ... 소시오패스라는걸 스스로 알아챌때가
언제쯤이였는지 기억나요?"

"난 초등학교때. 친구가 개한테쫒겨다니는데 나혼자 웃고있더라고. 내가 이상한가? 하고 생각했지. 난 보통 남이든 나한테든 곤경에 처했을때를 즐겨. "


그럼 지금 이것도 곤경인가? 지금도 꽤 즐거워보이는데. 하는 웬디의 말에 도경수는 맘대로 해석해. 하고는 말을 끊었다.


그리고나서의 중요한 이야기는 딱히 없었다. 


곧 혼자서 방을 나섰다. 15분후면, 세훈이가 깨어난다. 마그넷들이 늘어선 6층에 다다라 천천히 세훈이의 자리를 찾았다. 루한은 외출을 나간터라 없었다. 세훈이의 박스 주변에 빛이 조금씩 생겼다. 위에 표시된 시간이 60초의 카운트다운을 시작하자마자 박스는 물을 모두 흘려보냈다. 0초를 가르킴과 동시에 세훈이가 천천히 눈을 떴다. 보통 사람이 아침에 깨어나듯 자연스레 기지개까지 펴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에서 금방 깨고서의 습관까지 세훈이를 꼭닮았다.

물에 젖은 머리를 뒤로 쓸어넘겼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눈을 접으며 씩 웃었다. 그때 그 세훈이가 나한테 웃었던 것처럼. 

"세훈아"

"내이름이 세훈인가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그쪽 이름은 뭐에요? 하고묻는 세훈이에게 내이름은 웬디에요. 하고 말했다. 우와, 이름 예쁘다. 하고는 눈이 동그래지는 세훈이를 와락 안았다. 그리고 울었다. '가짜' 세훈이란걸 알면서도 금방이라도 진짜가 돌아온듯한 그 느낌이였는지, 세훈이에게서 건너온 물이 내 옷을 측축히 적실때까지 고개를 파묻었다. 무슨일 있어요? 세훈이가 말했다. 천천히 토닥거려줬다. 

아무말없이 파묻혀 울때 무슨일 있어? 하면서물어오던 그것까지 같았다. 박스에서 세훈이를 들어올렸다. 오래누워있어 다리가 불편한 모양인지 살짝 절었다. 옆에 배치된 흴체어를 끌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다가 금방 일을 마쳤는지 내려오는 루한과 마주쳤다.


"어, 벌써 깼네. 반갑습니다 오세훈씨."


루한의 내민 손에 한참을 고민하다가 천천히 손을 내밀었다. 가볍게 악수를 한후 다시 휠체어 팔걸이를 살짝 쥐었다.


"웬디 잠깐 3층에 갔다와야겠어."

"3층?"

"기계공학실. 오세훈이 쓰던 물건이 있을거야."


잘갔다와.하고는 이마쪽에 살짝 입을 맞추고 떨어졌다. 
오세훈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졌다. 


마그넷들이 기초적 교육을 받는곳으로 들었다. 책임자는 레이였다. 갓 태어난 마그넷을 다루다보니 성격이 아주 순하고 좋았다. 웬디씨는 여자니까 밖에서 기다려요. 하고는 문밖으로 떠밀었다. 

"뭐하는데요!"

"씻깁니다!"

아. 하고 옆에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곧 안에서 들리는 웬디씨 들어와요!하는 소리에 문을 열고 들어가자 아까와는 다르게 머리부터 발끝까지 말끔한 세훈이가 어색한지 머리를 만지작거리며 회전의자를 빙빙 돌리고있었다.


"잘생겼네요. 100일동안 잘 부탁드립니다."


네 그래야죠. 레이의 손길에 끌려온 세훈이가 천천히 내 뒤를 따랐다. 내가 앞서고, 새훈이가 한발짝 떨어져 뒤에서 걸었다. 깬지 1시간 정도 후에, 정상적으로 걷기 시작했다. 그렇게 복도에서 한참을 걷다가 세훈이가 옆으로와 발을 맞췄다.


"레이가 그러는데 여기 도서관이라는곳애서 책을 읽어보래요."

"책을 알아요?"


말없이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따라와요. 하고 손을 내밀자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더니 천천히 잡았다. 손은 따뜻했다. 한가지 개념을 잊어버린게있다면, 마그넷도 사람이다. 루한이 이야기했었다.

'왜 여기 연구자들이 죄책감이 없는줄 알아? '사람'이 아니라 '마그넷'이로 칭해 부르면서 합리화를 시도하거든. 저건 사람이 아니다. 뭐 이런. 나는 사람을 죽였습니다. 혹은 나는 마그넷을 죽였습니다의 차이. 알겠나?'

100일동안 내가 '가짜'세훈이를 사람으로 대하느냐 마그넷으로 대하느냐의 차이.



세훈이가 읽어달라며 제일 처음으로 뽑아온 책은 아주 의외였다. 아, 그럴수밖에 없었던게 도서관 한쪽 벽은 모두 '피터팬' 밖에 없었다. 마지막은 그랬다. 마그넷들이 이 책을 읽고 느낄수 있는건 단 하나였다. '네버랜드는 좋은 곳입니다.' 왜냐면 그들에게는 웬디도, 후크선장도, 팅커벨도. 그 누구도아닌 피터팬혼자만이 존재했으니까 말이다. 모두가 자신을 피터팬으로부르는 네버랜드에서 사는 자신을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네종류의 책밖에 없는 이 도서관에서 이들의 표정은 아주 행복했다. 10분씩 스피커에서 이런 소리가 들려왔다.

'당신은 아주 좋은곳에서 살고있군요!'

'부러워요. 나도 네버랜드에서 살고싶습니다.'

'안되요. 여긴 피터팬들이 사는곳이거든요.'

그들이 마그넷들에게 주입시키는 내용은 다 한가지였지만 효과는 대단했다. 마그넷들은 모두, 행복했다.



"내가 피터팬인데. 여기봐요 웬디도 있어."

"맞아.내가 웬디잖아요."

"그럼 팅커벨은? 후크는요?"


나도몰라요. 하고 웃었다. 마지막줄을 읽을때쯤, 세훈이가 내 손을 잡았다.


"이렇게 꼭 잡고 있으면 이 책처럼 나랑 웬디는 안떨어지겠죠?"


그 말에 대답을 하기도 전에 핸드폰 진동이 울려 고개를 돌렸드.

ㅡ벌써 하루가 지났네요. 날짜 잘 세둬요. 99일남았습니다.

레이의 문자였다. 세훈이가 볼까 얼른 핸드폰을 집어넣었다. 뭐에요? 하고 묻는 세훈이에게 대답했다.

"그럼요. 내가 끝까지 옆에 있을게요."

내말에 세훈이가 인상을 살짝 찡그렸다. 그리고 천천히 손을 놓으며 말했다.



"언젠가 끝이 있다는 소린가요?"







세훈이를 재우고서 새벽즘 불이 다 꺼졌을때, 3층으로 올라갔다. 구석에 한 테이블에 켜진 불을 제외하고는 캄캄했는데 도통 세훈이의 자리를 찾을 수가 없었다. 한참을 헤매다 오세훈. 하는 석자를 찾고서 연구실로 들어섰을때 블라인드 틈으로 새로 들어온 빛에비친 남자가 다리를 꼬곤 등을 기대 앉아있었다. 놀라서 불을 키지도못하고 가만히 서있을때 남자가 먼저 말을 건냈다.

"불 켜지마요."

"누구세요."

"세훈이 친굽니다. 당신도 그렇겠지만."

"..."

"김종대 말입니다."

"우리오빠를 알아요?"

"알죠. 궁금한게 좀 있어서."

"뭔데요."

"왜.죽었습니까?"

































이것도 왜 이러고 안썼을까.....(의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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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대박........뭔가 신비롭네요!!!ㅠㅠㅠㅠㅠㅠㅠ신알신하고 다음편도 기다리겠습니다♥♥
10년 전
엑소구
ㅜㅜㅜ제글은 블로그에서만 업데이트됩니다ㅠㅠ
10년 전
독자2
어..그럼이건글잡에서계속연재를하시는건가요작가님..?(소금)
10년 전
엑소구
아뇨ㅜㅜㅜ
10년 전
독자3
와.. 재밌어.. 와우.. 쩔어.. 비슷한 영화본적있는데 아일랜드? 였나? 그걸 모티브로 쓰신건ㄱㅏ요? 훨씬 재밌네요 ㅋㅋㅋㅋ
10년 전
엑소구
맞아요!!ㅎㅎ
10년 전
독자4
와대박............그냥....와.......감탄만...... 제 부족한 머리로 완전히 이해는 못했지만 이렇게 스토리 짜는것만으로도 작가님은 천재...bb 거기다가 필력도 좋으셔ㅠㅠㅠㅠ 무슨 서점에서 파는 단편소설 하나 읽은 기분이에요 진짜 여운이...와우bbb 결론은.....작가님대박bb ㅋㅋㅋ
10년 전
엑소구
ㅎㅎㅎ감사합니다ㅎㅎㅎㅎㅎㅎ
10년 전
독자5
우와 소재 완전 신선하고 신기해요 아직 완벽하게 내용을 이해하진 못했지만 재밌어요ㅋㅋㅋㅋ 잘보고갑니다
10년 전
엑소구
진짜요!!ㅎㅎ감사합니다
10년 전
독자6
와...진짜 너무재밌어요ㅠㅠㅠㅠㅠ뒷내용이궁금해요..ㅠㅠㅠㅠ블로그에 연재한다고하셨는데...으엉엉 이렇게 재밌는글을 정말 오랜만에 봤어요ㅠㅠㅠㅠ뒷얘기가 몹시궁금하지만 어쩔수없겠죠?ㅠㅠㅠ작가님 진짜글잘쓰시는거같아요!!
10년 전
독자7
..읭....의..읭...??왜..더 없네여....
10년 전
독자8
아아... 간절하게 다음 내용을 읽고 싶어요... 엑소구님 블로그를 제가 찾아야 하나요ㅠㅠ 엉엉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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