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과외알바 경험에 '나재민'을 심어드립니다.
1.
요즘 가장 큰 고민거리가 있음. 어느 정도냐면 내가 전화번호도 골칫덩어리라고 저장 해놨을 정도임.
누구냐면, 내가 과외 해주는 학생인데 귀엽고 싹싹하고 공부도 할 땐 집중하는 편이라서 그렇게 답답한 것도 아님. 그냥
"그래서 오늘도 나랑 연애 할 생각은 없어요?"
애가 좀 이상함...
과외 시작하고 이 주 정도 지났을 때부터 서서히 두각을 보이더니 이제는 아예 미쳐돌아 돌림판임.
고3이 왜 미적분보다 나한테 관심이 더 많은 건데... 세상아... 내 말 쏙쏙 피해가는 거 보면 공부 잘할 것 같음. 근데 맨날 저런 소리만 함.
"난 고딩이랑 연애 안 해."
"와, 그 말은 졸업과 동시에 나랑 연애하겠다는 거네요?"
"어떻게 그걸 그렇게 이해해?"
"그럼 그 말을 어떻게 이해해야 돼요? 알려주세요."
내가 알려줄 수 있는 건 미적분 밖에 없는데 미친 맨날 저런 거만 물어본다고요. 제가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게다가 저렇게 웃으면서 얼굴 빤히 쳐다보는 거 부담스러워...
"어, 또 눈 피한다. 쌤 부끄럽구나."
알면 입 좀 닫아줬으면 좋겠음...
2.
나재민하고 하는 수업은 당근과 협상의 연속임. 채찍따윈 있을 수도 없고 내가 못 들게해 쟤가...
협상은 곧 성과가 되기 때문에 알바에서 잘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날 희생해 협상을 해야했음. 어쩌겠어요? 돈은 받았는데 해야지.
"재민아, 이번에 성적 얼마나 올릴 수 있을 거 같아?"
"얼마나 올렸으면 좋겠어요?"
"그게 말한다고 돼?"
"누구 말이면 될지도 모르죠."
그렇게 말하고 웃는데 솔직히 진짜 고민했음. 적정선을 불러야 되는지 상향으로 불러야 되는지.
마치 엄마가 몇 대 맞을래? 하고 물어봐서 고민하는 기분이었음.
"재민이 네가 나 생각하는만큼?"
그래서 무리수를 둬버린 것임. 진짜 너무 고민됐는데 저런 쓰레기 같은 대답밖에 생각이 안 나더라고요...따흑.
난 당연히 웃어 넘길 줄 알았는데 그 똑똑한 고딩이 뭐라고 했는지 아십니까?
"1등급 받으란 소리를 그렇게 돌려서 하는 거예요 지금?"
그래서 1등급 받아왔냐고요?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3.
늘 그랬듯 당근과 협상이 오고가는 중간고사 대비 기간이었음.
어떤 협상을 해야 나재민이 공부를 좀 하면서도 내가 피해를 안 볼까 하는 생각에 잠은 잘 잤지만 깨있는 시간엔 좀 고민이었음.
평범한 걸로는 절대 넘어갈 위인이 아닌 걸 누구보다 잘 아는데 거기에 대고 수업 하루 쉬게 해줄게 이런 거 먹히지도 않잖아요...
매일 뭐가 좋을까 하는데 누가 나재민 아니랄까봐 먼저 말을 꺼내는 거임.
"쌤, 저 이번 시험 기준만큼 보면 뭐 해주실 거예요?"
"내가 뭘 해줘야 돼?"
"그럼요. 쌤이 뭐 해줄거라고 생각하면서 공부하는데."
"뭐 해줬으면 좋겠는데?"
"연애?"
솔직히 그렇게 훅 들어오는데 표정 관리 잘 하는 사람이 어디있음. 일단 난 아님.
사실 평소처럼 웃어 넘겨야 되는데 그 타이밍 놓치는 바람에 울지도 웃지도 못 하는 얼굴이 되어버린 것임. 내가 이런 표정 하면 나재민이 너무 즐거워해서 부끄럽단말입니다...
"그만 웃어."
"아, 알았어요. 장난 안 칠게."
"제대로 얘기 안 하면 아무 것도 없어."
"그럼 영화 봐요."
"영화?"
"응. 영화 보고 데이트 해요 나랑."
뭐 어색한 사이도 아니고 하루 재민이랑 영화 보고 밥 먹고 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니 그 길로 오케이 때렸음.
2.
나재민하고 하는 수업은 당근과 협상의 연속임. 채찍따윈 있을 수도 없고 내가 못 들게해 쟤가...
협상은 곧 성과가 되기 때문에 알바에서 잘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날 희생해 협상을 해야했음. 어쩌겠어요? 돈은 받았는데 해야지.
"재민아, 이번에 성적 얼마나 올릴 수 있을 거 같아?"
"얼마나 올렸으면 좋겠어요?"
"그게 말한다고 돼?"
"누구 말이면 될지도 모르죠."
그렇게 말하고 웃는데 솔직히 진짜 고민했음. 적정선을 불러야 되는지 상향으로 불러야 되는지.
마치 엄마가 몇 대 맞을래? 하고 물어봐서 고민하는 기분이었음.
"재민이 네가 나 생각하는만큼?"
그래서 무리수를 둬버린 것임. 진짜 너무 고민됐는데 저런 쓰레기 같은 대답밖에 생각이 안 나더라고요...따흑.
난 당연히 웃어 넘길 줄 알았는데 그 똑똑한 고딩이 뭐라고 했는지 아십니까?
"1등급 받으란 소리를 그렇게 돌려서 하는 거예요 지금?"
그래서 1등급 받아왔냐고요?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3.
늘 그랬듯 당근과 협상이 오고가는 중간고사 대비 기간이었음.
어떤 협상을 해야 나재민이 공부를 좀 하면서도 내가 피해를 안 볼까 하는 생각에 잠은 잘 잤지만 깨있는 시간엔 좀 고민이었음.
평범한 걸로는 절대 넘어갈 위인이 아닌 걸 누구보다 잘 아는데 거기에 대고 수업 하루 쉬게 해줄게 이런 거 먹히지도 않잖아요...
매일 뭐가 좋을까 하는데 누가 나재민 아니랄까봐 먼저 말을 꺼내는 거임.
"쌤, 저 이번 시험 기준만큼 보면 뭐 해주실 거예요?"
"내가 뭘 해줘야 돼?"
"그럼요. 쌤이 뭐 해줄거라고 생각하면서 공부하는데."
"뭐 해줬으면 좋겠는데?"
"연애?"
솔직히 그렇게 훅 들어오는데 표정 관리 잘 하는 사람이 어디있음. 일단 난 아님.
사실 평소처럼 웃어 넘겨야 되는데 그 타이밍 놓치는 바람에 울지도 웃지도 못 하는 얼굴이 되어버린 것임. 내가 이런 표정 하면 나재민이 너무 즐거워해서 부끄럽단말입니다...
"그만 웃어."
"아, 알았어요. 장난 안 칠게."
"제대로 얘기 안 하면 아무 것도 없어."
"그럼 영화 봐요."
"영화?"
"응. 영화 보고 데이트 해요 나랑."
뭐 어색한 사이도 아니고 하루 재민이랑 영화 보고 밥 먹고 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니 그 길로 오케이 때렸음.
2.
나재민하고 하는 수업은 당근과 협상의 연속임. 채찍따윈 있을 수도 없고 내가 못 들게해 쟤가...
협상은 곧 성과가 되기 때문에 알바에서 잘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날 희생해 협상을 해야했음. 어쩌겠어요? 돈은 받았는데 해야지.
"재민아, 이번에 성적 얼마나 올릴 수 있을 거 같아?"
"얼마나 올렸으면 좋겠어요?"
"그게 말한다고 돼?"
"누구 말이면 될지도 모르죠."
그렇게 말하고 웃는데 솔직히 진짜 고민했음. 적정선을 불러야 되는지 상향으로 불러야 되는지.
마치 엄마가 몇 대 맞을래? 하고 물어봐서 고민하는 기분이었음.
"재민이 네가 나 생각하는만큼?"
그래서 무리수를 둬버린 것임. 진짜 너무 고민됐는데 저런 쓰레기 같은 대답밖에 생각이 안 나더라고요...따흑.
난 당연히 웃어 넘길 줄 알았는데 그 똑똑한 고딩이 뭐라고 했는지 아십니까?
"1등급 받으란 소리를 그렇게 돌려서 하는 거예요 지금?"
그래서 1등급 받아왔냐고요?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3.
늘 그랬듯 당근과 협상이 오고가는 중간고사 대비 기간이었음.
어떤 협상을 해야 나재민이 공부를 좀 하면서도 내가 피해를 안 볼까 하는 생각에 잠은 잘 잤지만 깨있는 시간엔 좀 고민이었음.
평범한 걸로는 절대 넘어갈 위인이 아닌 걸 누구보다 잘 아는데 거기에 대고 수업 하루 쉬게 해줄게 이런 거 먹히지도 않잖아요...
매일 뭐가 좋을까 하는데 누가 나재민 아니랄까봐 먼저 말을 꺼내는 거임.
"쌤, 저 이번 시험 기준만큼 보면 뭐 해주실 거예요?"
"내가 뭘 해줘야 돼?"
"그럼요. 쌤이 뭐 해줄거라고 생각하면서 공부하는데."
"뭐 해줬으면 좋겠는데?"
"연애?"
솔직히 그렇게 훅 들어오는데 표정 관리 잘 하는 사람이 어디있음. 일단 난 아님.
사실 평소처럼 웃어 넘겨야 되는데 그 타이밍 놓치는 바람에 울지도 웃지도 못 하는 얼굴이 되어버린 것임. 내가 이런 표정 하면 나재민이 너무 즐거워해서 부끄럽단말입니다...
"그만 웃어."
"아, 알았어요. 장난 안 칠게."
"제대로 얘기 안 하면 아무 것도 없어."
"그럼 영화 봐요."
"영화?"
"응. 영화 보고 데이트 해요 나랑."
뭐 어색한 사이도 아니고 하루 재민이랑 영화 보고 밥 먹고 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니 그 길로 오케이 때렸음.
비디오 태그를 지원하지 않는 브라우저입니다
4.
그리고 나재민이 정말 내가 정한 기준만큼 점수를 받아오는 신의 가호를 보았습니다. 제가.
입이 귀에 걸려서 가채점한 시험지를 내밀길래 내가 다시 한 번 보면서도 대단하다고 칭찬할 정도였음. 대체 뭘까 나재민...
아무튼 약속은 약속이라서 영화 봤음 둘이. 타이밍 죽여주게 대만 첫사랑 영화가 개봉하는 바람에 그걸 봤습니다.
영화 끝에 슬프다고 말해준 사람 아무도 없어서 감정 어택 맞았다고요... 눈물 안 나는 척 했는데 나재민이 보고 비웃는 거 내가 들었음. 아니 영화나 보지 왜 날 보냐고...
"그게 그렇게 슬펐어요?"
"아니 안 울었다니까?"
"와, 거짓말."
안 울었다는 나와 왜 울었냐는 나재민의 핑퐁이 이어지면서 엘레베이터 기다리는데 내가 운이 없어도 그렇게 없다지만 거기서 누굴 만났는지 아십니까?
"야, 너 성이름 맞지?"
"어? 어, 어... 오랜만이네."
구애인과 같은 동네를 살 때는 무조건. 늘. 항상 주위를 경계하면서 다녀야 함. 안 그러면 나처럼 만나기 딱 좋기 때문임. 게다가 나처럼 안 좋게 끝난 사이면 더더욱.
"많이 예뻐졌네. 옆엔 누구야, 애인?"
오지랖 오지는 새끼... 재민이 훑어 보는 게 빡쳐서 당장에라도 무슨 상관이냐고 발을 밟아주고 싶은데 한 마디라도 더 안 하고 싶어서 대충 넘기고 자리 뜨려고 했음.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는 애한테도 못 보일 꼴 같아서. 근데.
"아, 네. 이름 누나 남자친구 나재민이라고 합니다."
어깨에 자연스럽게 올라오는 손과 인사의 적절한 콜라보가 날 환장하게 했다 이거임...
진짜 애인일 줄은 몰랐는지 좀 당황타더니 그러냐고 하고 감. 개어이없는 새끼.
"맞다고 그러면 어떡해."
"아니라고 할 건 또 뭐예요? 곧 그렇게 될 건데."
당당하게 말하는데 거기에 대고 뭐라고 합니까.
-투표까지 진행해서 나온 글...
-차근차근 다 쓸거니까 다들 걱정 마시긔.
-저는 원래 천천히 걷는 사람인데 댓글로 막 좋아요, 보고 싶어요 하는 거 보면 그럴 수가 없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