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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큐티희수 전체글ll조회 922l







모카/스무디킹/너구리걸/귤만두/마지심슨/종탁구/두부/별별/희수씽

님 감사합니다
















(####로 표시된 부분은 과거시점을 의미합니다.)












































"누나....여기야...."

"어디있어? 나 너무 무서워..."

















ㅇㅇ은 들려오는 목소리를 따라 깜깜한 어둠 속을 걸어갔다. 목소리가 들려오는 위치를 가늠하느라 얼굴은 앞으로 향한채, 두 손은 미친듯이 벽을 더듬거리고 있었다. 가끔 차게 식은 문고리가 만져지기도 했고, 앞에 놓인 무언가에 발이 채이기도 했다. 하지만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멈출 수는 없었다











"너무 아파 언니..."











예나의 상태가 안좋았다. 웬만하면 아프다는 말을 하지 않는 아이였다. 아무리 귀찮은 일이 있어도 꾀병 한번 부리지 않았고, 언니가 걱정할까 온몸에 열이 끓어도 괜찮다며 웃어보이는 착한아이였다. 대체 어디를 얼마나 다쳤길래 그 아이가 저런 소리를 할까. 일분이라도, 몇초라도 빨리 동생들에게 가야했다.











"조, 조금만 참아 예나야 언니가 갈게. 예준아 예나랑 꼭 붙어있지?"











"응 누나, 여기야, 빨리와..."











하지만 아무리 빨리 걸어도 동생들의 목소리는 가까워 지지 않았다. 게다가 아까부터 왠지 걸음을 옮기는 것이 점점 힘들어졌다. 마치 어둠의 농도가 점점 짙어지는 것 같았다.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힘이들자 ㅇㅇ은 조바심이 났다. 어서 가야하는데, 마음이 급한 탓인지 ㅇㅇ은 결국 치마 자락을 밟고 넘어지고 말았다.

















"으윽!"











어둠속에서 순식간에 땅에 쳐박히자 ㅇㅇ은 황급히 다시 일어나려 했지만 그 와중에 또다시 넘어져 버렸다. 이번엔 머리를 바닥에 부딫힌 ㅇㅇ은 띵한 머리 때문에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예나가 많이 아플텐데, 어서 가서 봐줘야 하는데. 대체 어디가 아픈걸까? 오는 도중에 다친걸까? 아니, 대체 마계엔 어떻게 왔을까. 마계에 왔다고 해도...











마왕성은 어떻게 찾아온거지.























갑자기 스치는 기억에 ㅇㅇ의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 저가 처음 마계에 왔을 때 였다. ㅇㅇ은 마계의 높은 절벽에서 깨어난 뒤 한참을 날아 마왕성에 도착했었다. 그것도 마족인 찬의 도움으로.

















어떤 기적이 일어나서 저 아이들이 마계로 흘러들어왔다고 치더라도, 그 절벽을 벗어날 수 있을리가 없다. 벗어났다 해도 마왕성의 위치를 알 리가 없다. 안다해도 그 먼 거리를 걸어 올 수 있을리가 없다. 동생들이 이 곳에 올 수 있을리가 없다.











그렇다면 저 목소리는 누군가.























"언니...? 다쳤어...?"

















순간, 탁하던 ㅇㅇ의 눈에 정신이 돌아왔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짙어지는 어둠에 숨이 턱 막혔다. 이건 단순한 빛의 부재가 아니었다. 어떤 힘이 이 복도를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이었다. 그것도 아주 몽롱하고, 기묘한 어둠의 힘이.











"아, 아니야! 거기 가만히 기다리고 있어!"











ㅇㅇ은 그렇게 소리친 뒤 갑자기 느껴지는 몽롱한 향에 입가를 막았다. 그리고 천천히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했다. 아아, 자신이 어리석었다. 동생들이 이 곳에 올 수 있을리가 없는데. 영영 헤어져 버렸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한거다, 바보처럼 다시 만날 수 있을거라 생각한거였다. 그래서 아이들이 마침내 나를 찾아온거라고..
하지만 모든것은 허상이었다. 저것을 피해 도망가야했다. ㅇㅇ을 둘러싼 어둠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었다. 이대로 라면 어떤식으로든 위험해 질 것이 뻔했다.

















"아파...언니 나 너무 아파..."

















ㅇㅇ은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그 목소리는 묘하게 상기되어 있었다. 마치 먹잇감이 벗어나려 한다는 것을 눈치챘다는 듯이. 저건 예나가 아니야.











"어, 어디가 아픈데?"

"배가...배가 아파..."









ㅇㅇ은 계속해서 뒤로 걸어갔다. 발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온 몸에 힘을 줘야만 했다. 자신의 기억속의 목소리를 누군가가 똑같이 흉내내고 있다고 생각하니 소름이 돋았다.


"배, 배가왜..."

"근데 누나......왜 뒤로 가?"





예준이의 목소리는 점점 높고 날카로운 목소리와 겹쳐갔다. 그 섬뜩한 질문에 ㅇㅇ은 저절로 몸이 굳었다.




"도망가는거야? 우리를 여기 두고?"

"너무해...예나는 이렇게 아픈데....."




흐으, 흐으으.


주체할 수 없는 공포가 밀려왔다. ㅇㅇ은 온몸으로 흐느끼며 아예 몸을 돌려 반대편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쪽도 깜깜하긴 마찬가지였다. 온 몸을 벽에 의지해 달려가는 바람에 치마폭을 몇번이나 잘못 밟고 발을 헛디뎠다.







"배가 아파 언니, 왜 내가 아플까...?"




이제 그 목소리는 완벽한 타인의 것으로 바뀌어있었다. 마치 마녀의 속삭임과도 같은 목소리에 ㅇㅇ은 부들부들 떨었다. 저것에 잡히면 다신 헤어날 수 없을 것 같다. 이번엔 정말로 지옥으로 끌려들어갈 것이다. 하지만 어둠은 점점 더 짙어져갔다. ㅇㅇ은 여전히 앞으로 발을 내딛기가 힘이 들었다. 마치 물 속을 헤치고 나아가는 것 같았다.









"내가 왜이렇게 아프냐면..."














ㅇㅇ은 눈을 질끈 감았다. 끝이었다.














"배가 고프거든!!!"









"꺄아아아아악!"



















순간 ㅇㅇ가 짚고 있던 벽에서 뭔가가 튀어나왔다. ㅇㅇ은 깜짝 놀랄 새도 없이 사방에서 뻗어나온 뭔가에 의해 몸이 칭칭 감겨버렸다. 마치 최사슬같은 그것들은 ㅇㅇ을 포박한채 공중으로 들어올렸다. 어둠속에서 발이 들리자 ㅇㅇ은 미친듯이 소리치며 바둥거렸다.

절망스러웠다. 자신을 구해줄 찬과 크리스탈은 이미 성 밖에 있을 터였다. 왜 하필이면 오늘일까, 하루만 더 늦게 갔으면 좋았을 텐데. 아니, 애초에 크리스탈 말을 들을걸, 방을 나오자 말걸. 괜히 마왕의 말때문에 홧김에 방을 나온것이 후회됐다

마왕의.....말때문에.






'그러게 좀 작작좀 돌아다녀.'



'뛰어다니는 소리때문에 시끄러워서 원.




마왕...?



"마왕!!"










혼자가 아니었다! 애초에 성엔 항상 그가 있었는데 대체 왜 그사실을 잊고 있었을까?




"쉿."





순간, 바로 목덜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ㅇㅇ가 흠칫 떨었다.






"조용히 해야지 아가씨?"

"으읍!읍!"





소름끼치는 숨결이 느껴짐과 동시에 몸을 칭칭 감은 그것이 ㅇㅇ의 입까지 몸을 타고 올라왔다.

어둠속에서 느껴지는 소름끼치는 감각에 ㅇㅇ은 더욱 더 미친듯이 저항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 것 따위는 상관 없다는 듯, 축축한 어떤것이 ㅇㅇ의 목덜미를 끈적하게 핥기 시작했다. 그 점액과도 같은 느낌에 ㅇㅇ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


구해줘...구해줘...














애써 소리쳐 봐도 그녀의 말은 말은 억지로 다물린 잇새로 뭉개져 버렸다.





"그럼 먹어볼까."




목덜미에서 날카로운 이빨의 감촉이 느껴졌다




























"...누가 마왕을 그렇게 건방지게 불러."









바로 그 때, 누군가의 목소리와 함께 복도의 횃불들이 순식간에 타올랐다. 갑자기 쏟아지는 빛에 ㅇㅇ을 휘감고 있던것들이 사라지고, 이빨을 드러내던 녀석이 짐승같은 소리를 내며 물러섰다. 공중에 묶여 있다가 그대로 풀려나는 바람에 ㅇㅇ은 그대로 바닥으로 낙하했다. 하지만 왠일인지 ㅇㅇ은 바닥에 곤두박질치지 않고, 부드럽게 어딘가에 착지했다.


갑작스러운 불빛에 눈이 부신 ㅇㅇ은 실눈을 뜨고 자신을 받아준 누군가를 확인했다.




"너 일벌이는 쪽으론 타고 난 것 같은데."



마왕의 금빛 머리칼이 횃불로 인해 더 눈부시가 흩어지고 있었다.





"마, 마왕..."


"크리스라고 불러"



그가 ㅇㅇ를 살며시 바닥으로 내려놓으며 말했다.


"그게 내 이름이니까."



마왕은 그렇게 말하더니 벌떡 일어나 뚜벅뚜벅 걸어갔다. 그가 향한 곳엔 방금 전의 괴물은 사라지고, 웬 공하나가 복도 한가운데 덩그러니 놓여져 있었다.





"넌 뭔데 내 제물을 쳐먹어."



마왕은 그 공에게 말을 시키더니, 미친듯이 발로 뻥뻥 차기 시작했다.
그 공은 마왕의 발에 차여 벽에 튕기고 다시 마왕의 발에 차이기를 반복했다.



쿵, 쿵, 쿵, 쿵.



"밤마다 쳐 돌아다닌 것도 너자식이지? 겁대가리도 없이 마왕성에 들어와서는."




ㅇㅇ은 실눈을 뜨고 마왕의 기묘한 행동을 바라봤다. 그가 미친 듯이 차고 있는 그 공은 기이한 검은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어찌나 까만지, 마치 방금 전 까지 복도를 가득 채우던 어둠을 압축시켜 놓은 것 같았다. 긴장이 풀려있던 ㅇㅇ은 다시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쿵, 쿵, 쿵, 쿵


공은 갑자기 마왕의 발을 벗어나더니 복도 반대편으로 콩콩 뛰어가기 시작했다. 마왕은 그 공이 어둠 저편으로 사라지는 것을 유심히 바라보다가



"피곤하게 됐군."



이내 몸을 돌려 ㅇㅇ에게로 돌아왔다.


"저게 대체 뭐죠?"

자신에겐 그렇게 무시무시했던 괴물이 마왕의 손에선 간단히 처리되자 ㅇㅇ은 조금 허무하기까지 했다.

"중급 마물이야. 공 안의 환각을 터뜨려서 어린 마족들을 잡아먹지."


"그래서 저를..."


마왕은 대답 대신 대뜸 ㅇㅇ을 안아올렸다. 갑자기 몸이 들어올려지자 ㅇㅇ은 흠칫 놀랐지만 저항하지는 않았다. 코 앞까지 다가온 마왕의 표정이 너무 피곤해 보이기도 했고, 어차피 두 발로 설 힘조차 없었다.



"넌 딱 좋은 먹잇감이지. 힘도 없는데다가 겁도 없으니."

"...마왕이라고 부른건 미안해요."

"그거 때문에 그러는게 아니잖아."

"......"

"저번엔 길을 잃더니 이번엔 마물에 홀려? 아무데나 그렇게 싸돌아다니지 말란 말이야."


ㅇㅇ은 마왕이 지나가자마자 휙휙 꺼지는 횃불을 바라보며 손을 꼼지락 거리다가, 이내 앞만 보고 있는 마왕의 얼굴을 쳐다봤다. 무심한 표정. 겉으론 저렇게 짜증을 내고 있지만, 사실 자신의 부름에 한달음에 달려와 준 사람이었다.

...썩 달갑지만은 않았던 첫만남도 어떻게 보면 마왕의 잘못은 아니었다. 기억조차 못하고 있으니 제정신으로 한 짓도 아니었다. 마왕은 그저 의식을 거행했을 뿐이었다. 게다가 아무 쓸모도 없는 저를 살려주기 까지 했다. 매일 꼬박꼬박 밥도주고, 방도주고, 옷도 주었다.




"고마워요."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이런 말이 튀어나왔을 때, ㅇㅇ은 전혀 놀라지 않았다.




"뭐가."

"그냥 다..."


무뚝뚝하게 질문하던 마왕이 힐끗 자신을 쳐다보자, ㅇㅇ은 손가락을 꼼지락 거리며 말했다.

"오늘도 그렇고, 지금까지도 그랬고..."

"...뭘 또."



마왕은 그렇게 말하며 큼큼 헛기침을 했다. 그의 귀가 희미하게 붉어지는 것은 횃불에 비춰져서 일까?"


"아니에요, 마왕님이 아니었으면 지금쯤 전 죽었을 거에요."


"크리스."
 

"...예?"


말을 끊어오는 마왕 때문에 ㅇㅇ은 멍하게 질문했다.



"크리스라고 부르라고."



" 크리스님...이요?"


"그냥 크리스라고 불러."



마왕의 말은 너무 이를 꽉 깨물고 말하는 바람에



"그닁크르스르그블르."

처럼 들렸지만 ㅇㅇ은 용케 알아차렸다.



"알았어요. 크리스."


그제서야 만족한다는 듯 크리스가 눈에 힘을 풀었다.






그가 자신을 데리고 도착한 곳은 다름아닌 마왕의 방이었다. 익숙한 풍겅에 ㅇㅇ은 의아한 듯 크리스를 쳐다봤지만 그는 태연하게 그녀를 자신의 침대에 내려놓을 뿐이었다.














"저를 왜 여기에..."


"저런게 들어왔을 정도면 지금쯤 하급 마물들로 마왕성이 득실거릴거야."


그리고 크리스는 유려한 몸짓으로 침대 가까이에 놓인 흔들의자에 올라앉았다.






"오늘 밤은 여기서 지내."


"하지만 크리스는 어떡하고..."


"내가 뭐."

"제가 마왕 침대를 어떻게 차지하고 있어요?"


"너 좋으라고 하는 짓 아니거든? 크리스탈 잔소리가 무서워서 그런거지."


마왕이 눈을 감은채로 말했다.


"그래도..."


또 저런다. 괜히 무뚝뚝하게 구는 거. 크리스탈이 무섭긴 뭐가 무섭단 말인가. 크리스탈은 자기한테 찍소리도 못하는거 내가 다 아는데.

마왕의 방엔 정적만이 흘렀다. 하지만 ㅇㅇ은 잠들지 않고 달빛에 비추는 마왕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마왕의 감은 두눈에 달빛이 서렸다. 그것은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날카로운 콧날을 따라 내려가면, 도톰한 입술이 고집있게 다물려 있었다. 새삼 마왕의 분위기에 감탄하는 ㅇㅇ이었다. 정말 마왕은 마왕이구나. 나는 그런 사람의 제물이고...

제물이 주인의 침대위에 올라타 있는건 아무래도 웃긴 모양새였지만 이왕 이렇게 된거 어쩔 수 없었다. ㅇㅇ은 에라 모르겠다, 하며 구석에 뭉개져있던 이불을 주섬주섬 가져와 몸을 덮었다.

아직까지 귓가에 울리는 동생들의 목소리는 애써 접어두려 했다. 

나 없이 잘 살고 있을까. 디오가 잘 보살펴 주고 있겠지. 삼촌이 모든걸 지원한다고 했으니까 문제 없을거야.

그렇게 끊임없이 이어지던 생각을 꾸역꾸역 묻어두고, ㅇㅇ은 다시 마왕을 향해 몸을 뉘었다.



아무 생각말고 다시 자자. 적어도 오늘만큼은 아무 문제 없다. 

"빨리 자라 인간아......"

"네, 네!"





크리스가, 이렇게 옆에 있으니까.







































------------



















"신분을 대시오."







자신들을 가로막는 창살에 크리스탈은 잠시 멈칫했지만, 찬은 태연한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나는 마왕의 제1 호의 찬 열 이다. 이쪽은 제2 호의 크리스탈 정."


"확인하겠다."





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큰 투구를 뒤집어쓴 문지기 두명은 갑옷을 철렁거리며 창을 거뒀다. 그러자 찬과 크리스탈의 등에서 뭔가가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마침내 커다란 날개가 그들의 등에서 펼쳐졌다. 검은색 깃털 몇개가 공중으로 흩어지고, 날개로 인해 일어난 바람이 그들이 밟은 구름을 울렸다. 강한 마력의 대한 표시로 그들의 날개는 각각3쌍, 총 6개였다. 그들의 이마엔 호의로 임명될 당시 받았던 의식의 증거가 선명히 떠올랐다. 7각형의 문양이 찬에겐 붉은빛으로, 크리스탈에겐 하얀 빛으로 타올랐다가 흩어졌다.







"출입을 허한다."





한 문지기가 선언하자, 두 문지기 사이에 있던 빈 공간에서 갑자기 무언가가 솟아올랐다. 지진처럼 울리는 구름 때문에 크리스탈은 소리를 지를 뻔했다. 마침내 천계의 입구가 솟아 오르자, 두 문지기는 각각 한쪽 문을 잡아 열었다.




철컹거리는 소리를 내며 문이 열리고, 그 사이로 찬란한 빛이 쏟아져 나왔다.
찬과 크리스탈은 망설임 없이 그 빛으로 몸을 던졌다.
































































-
























"하여간 이건 몇번을 해도 적응이 안된다니까."









크리스탈이 몸을 부르르 떨며 말했다.









"가만히 좀 있어."

"됐거든 이 호구 말미잘아! 나 떨어뜨리기만 해!"

후-

찬은 작게 한숨을 쉬며 크리스탈을 안은 손에 힘을 줬다. 천계에 들어오면서 힘을 잃은 바람에 크리스탈의 기분이 굉장히 안좋았다. 





마족은 천계에 들어오면 모든 힘을 잃게된다. 특히나 공식적인 루트로 들어온다면 천계의 문을 통과하면서 날개까지 그 힘을 잃었다. 오직 마족과 피닉스의 혼혈인 찬만이 나머지 절반의 힘을 사용할 수 있었다. 찬열의 날개는 그의 머리색과 같은 붉은 색으로 변해있었다.



"저기 맞지?"

크리스탈의 질문에 찬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눈이 향한 곳엔 새하얗고 웅장한 고건물이 자리해있었다. 숲으로 뒤덮인 채 절반만 모습을 드러낸 그 것은 마치 버려진 신전같았다.


"조심해"

찬은 그렇게 말하며 갑자기 건물의 창을 향해 급강하하기 시작했다. 크리스탈은 찬열을 붙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둘은 아치형의 창문을 통해 낡은 건물에 안전하게 착지했다.








"와우, 장난 아니네."


그 건물은 다름아닌 도서관이었다. 어마어마 하게 높이 솟아 있는 책장들엔 셀 수 없을만큼 많은 책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여기서 대체 뭘 찾아낸거야?"


찬열은 아무 말 없이 크리스탈은 내려놓고는 다시 책장들 사이로 날아올랐다. 찬은 미로같은 책더미 사이로 사라졌다가 이내 어마어마하게 낡아서 금방이라도 부셔질 것 같은 책 한권을 들고 나타났다.

"널 데리러 가기 전에, 잠시 천계에 들렸었어.

주군이 성인식을 막 마친 때의 일이었다. 그때 크리스탈은 찬과 다투고 언니인 제시카의 신전에 머물러 있었다

"주군의 제물이 어떻게 살아남은건지 알아보려 했지. 처음엔 그 인간의 영혼을 추적했어."





























######
























찬이 천계에 들렸던 것은 현 마왕이 즉위했을 때가 마지막이었다. 약 100년만에 다시 오게된 천계였지만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미카엘의 성도, 자신을 미카엘에게로 인도하는 천사도 100년전과 똑같았다



하지만 찬은 그날따라 뭔가 이상한 것을 느꼈다. 천계의 분위기가 온통 어수선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인지 모르겠어.'

'이럴 수가 있는거야?'


천사들은 흰색 날개를 펄럭거리며 여기저기로 바삐 뛰어다녔다. 모두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그 모습을 유심히 관찰하던 찬은 무뚝뚝하게 자신을 안내하는 천사에게 질문했다.



"무슨 일이 있는겁니까."

"아닙니다."




하지만 천사는 마치 그 질문을 기다린 것 처럼 단칼에 대답했다. 찬은 그 천사의 등에 달린 날개를 쳐다봤다. 각각 세개의 날개가 겹쳐져 하나를 이루고 있었다. 자신의 것과 비슷한 모양새로, 마계로 친다면 마왕의 호의 쯤 되는 최상위 천사였다. 하지만 마왕성과 달리 미카엘의 성엔 날개가 한개가 달렸든 두개가 달렸든 천사들이 득실득실했다. 천사들은 인간의 영혼을 관리하기 때문에 모든 천사들이 미카엘 밑에서 각자 주어진 일을 했다. 덕분에 미카엘의 성은 마왕성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는데, 마왕성이 거대한 캐슬같은 모습이라면 미카엘의 성은 엄청나게 많은 신전이 넓은 땅에 모여있는 모습이었다. 

천계의 태양이 따사롭게 내리쬐는 가운데 찬은 천사들이 이건물에서 저건물로, 이 길에서 저길로 달려가는 모습을 계속 쳐다봤다.



"그렇군요."


차오르는 질문은 잠시 묻어두기로 하고.
































































"죄송하지만 오늘은 미카엘 님께서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다고 하십니다."


노란머리 천사의 말에 자신을 이곳까지 안내해준 천사가 미간을 좁혔다.


"그게 무슨 말이냐."



"미카엘 님께서 죄송하다는 말을 전해달라 하셨습니다. 마왕님의 성년식 선물을 차후에 전달하겠다 하셨습니다."



"미카엘 님께 다시한번 말씀..."

"아닙니다. 잘 알았습니다."


아예 예상 못한 일은 아니었다. 찬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천사를 제지하곤, 망설임 없이 두 천사에게 꾸벅 인사했다.





"그럼."


그리고 그대로 몸을 돌려 건물을 빠져나왔다. 천계가 이렇게 어수선한 것을 보니 제대로 된 인사를 받는 건 어차피 힘들었다. 현 마왕이 이런 형식적인 관례에 열을 올릴 인물은 아니니 이러나 저러나 상관도 없었다.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건 다름아닌 제물이었다.












































########












































찬은 빠른 걸음으로 건물들 사이를 지나쳐 한참을 걸어갔다. 그가 마침내 도착한 곳은 다른 건물보다 유독 높이 솟은 거대한 고건물 이었다
이 곳은 인간의 영혼을 관리하는 곳이기 때문에 항상 많은 천사들이 드나들었다.

하지만 찬은 그런 것을 고려하더라도 가득히 들어찬 건물 안을 보자 눈살을 찌푸릴 수 밖에 없었다. 그야말로 하얀 천사들의 향연이었다.

영혼의 기록을 담은 호리병들이 빽빽하게 솟아있는 찬장 안에 즐비했다. 천사들은 그 거대한 찬장 사이를 벌떼처럼 날아다니며 호리병들을 확인하고 있었다.

찬은 이제 점점 더 궁금해지고 있었다. 대체 무슨 일이길래 이 건물이 이렇게 붐빈단 말인가



"비켜요 비켜!!"



온통 하얀색 천지인 이곳에서 저 혼자만 새카만 옷을 걸치고 있었지만, 천사들은 평소와 달리 힐끔 쳐다보는 기색도 없이 찬의 어깨를 치고 지나갔다. 찬은 이리 저리 부딫혀오는 천사들을 피해 그나마 한적한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찬은 자신의 안주머니를 뒤적이더니 작은 가죽주머니를 꺼내들었다. 찬이 그 주머니를 조심스레 열자, 작은 빛덩이가 공중으로 둥실 빠져나왔다. 그 빛은 신비로운 푸른 실로 얽기섥기 뭉쳐져 있었다


찬이 그 빛에 살짝 손을 대자, 빛을 감싸고 있던 실들이 순식간에 빽빽한 찬장 사이로 사라졌다.

찬은 그 힘들이 제물의 기록을 가져오길 가만히 기다렸다.



"거기에도 없어?"
"다른 차원으로 빠져나간게 아닐까?"
"이미 그 쪽 부서에서 사람을 보내고 있어"


하지만 실들은 다시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찬은 시끄러운 천사들의 말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슬쩍 한쪽 벽에 걸린 작은 모래시계를 쳐다봤다


"대체 그 힘이 어디로 사라졌단 말이야?"


그리고 마침내 그 모래시계가 반대로 뒤집혔을 때, 찬이 혼잣말을 하며 자신을 지나치는 천사를 잡아챘다.


"대체 무슨 일입니까."

".....예?저, 그, 그것이...."



갑자기 뒷덜미가 잡힌 천사는 당황하며 찬의 옷차림을 위 아래로 훑었다. 제대로 된 대답이 나오지 않을 것을 예상한 찬은 그대로 천사들 들어올려 날개를 펼쳤다.

"악! 놔주세요! 마족님!"


천사가 발버둥 쳤지만 이미 자신의 일에 정신이 팔린 다른 천사들은 눈치채지 못했다. 찬은 그 천사를 들쳐업고는 건물의 창문으로 빠져나가, 한적한 건물 뒷편에 착지했다.



"아, 잠깐 잠깐, 아아아아..."


그리고 망설임 없이 천사의 멱살을 잡아올렸다.



"말씀해주십시오."


말투는 공손했지만 행동은 격하기짝이 없었다. 그 위협적인 모습에 천사는 결국 자신의 목덜미를 붙든 찬의 손을 탁탁 치며 켁켁거렸다.



"아, 알겠어요! 말해줄게요! 이것! 쫌!"


찬이 마침내 손을 풀자 천사는 목을 어루만지며 연신 기침을 해댔다.


"이렇게 까지 할건 없잖아요. 이게 뭐라고... 머큐리님께서 사라져서 다들 난리가 난거에요. 됐죠? 저 가요?"

하지만 황급히 도망가려는 천사는 다시 찬의 손에 붙들려야 했다. 찬의 눈이 보기 드물게 동그랗게 커져있었다.


"머큐리라면, 대전쟁 때 죽었던 좌천사 아닙니까?"

천사의 계급은 대천사, 최상위 천사, 그 밑인 상 ,중 ,하급 천사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최 상위 천사는 마왕의 호의와 같은 7명, 대천사는 원래 3명이었다.
모든 천사들을 다스리는 치천사 미카엘, 그리고 그의 신복인 좌천사 머큐리와 우천사 나사기. 그 중 머큐리는 수천년 전 일어난 마계와 천계 사이의 대전쟁 에서 목숨을 잃었다.





"자세한건 나도 잘 몰라요!"

찬은 자신의 손을 빠져나가는 천사를 멍하니 바라봤다. 사라진 머큐리. 사라진 제물의 기록. 전혀 상관이 없어보이지만,



...묘하게 비슷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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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고 도서관은 인간사에 대한 잡다한 지식의 창고였다. 그야말로 쌓아두기만 할 뿐, 활용가치는 거의 전무하다고 봐도 좋을 지경이었다. 그래서 건물도 숲 한가운데 버려지다싶이 방치되었고 방문하는 천사도 거의 없었다.

이 곳에 오기까지 꼬박 하루가 걸렸다. 찬은 제물의 기록이 사라졌다는 것을 안 직후 그대로 인간계에 있는 제물의 동생에게 찾아갔다. 곤히 잠든 그의 숨결을 체취하는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다시 호리병의 건물로 돌아가 그의 영혼을 추적하자, 그가 마법사라는 사실을 알게됐다. 그건 그다지 흥미로운 일은 아니었다. 마법이란 인간의 영혼이 갖게되는 특별한 힘이었다. 마법사는 전생도 후생도 마법사인 경우가 흔했다. 하지만 그의 전생은 평범한 직업군인이었다. 

그의 힘은 그의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것이었다.


이런 경우엔 보통 누군가의 가호가 가문에 깃든 것이었다.

찬은 한참동안 도서관을 뒤적이다, 마침내 딕켄 가문의 기록을 찾아냈다.

그 책은 뒷 장으로 갈 수록 새것이었는데, 새로운 기록이 생길 때 마다 새로운 페이지가 생기는 형식의 책인 것 같았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펴자 역시나 제물의 이름이 선명하게 써져 있었다.


ㅇㅇ 아렐 딕켄


찬은 그 옆에 제물의 동생인 디오 벤담 딕켄의 이름도 나란히 적혀 있었다.


그둘을 연결한 선을 타고 올라가보니, 그들의 삼촌인 켄트 브람스 딕켄에게 가주의 표식이 나타나 있었다. 찬은 10여년 전 사망한 제물의 부모를 힐끔 훑어보곤 책을 앞으로 휘리릭 넘기기 시작했다. 이런 두께를 가질 정도면 꽤나 유서 깊은 마법사 가문이라 짐작됐다. 마왕의 제물로 바쳐지는 여자는 대부분 왕족의 여식이었으니 그리 놀랄 일도 아니었다.


찬은 계속해서 페이지를 넘기다가, 결국 가장 낡은 첫 페이지에 도착했다. 찬은 그 페이지에 가장 위에 기록된 인물을 살펴봤다.



벨 머큐리 딕켄.




그의 이름 옆엔 섬세하게 머큐리의 상징인 달이 그려져 있었다. 가호의 표시. 딕켄이라는 성씨 또한 그녀가 부여한 것이었다.





제물은 머큐리의 가호를 받은 여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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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모카입니다.
오.. 정말 제목이 바뀌어 있군요!
음.. 그럼 ㅇㅇ이는 머큐리의 횐생인가요?? 아니면 머큐리의 힘을 믾이받은 아이인건가요?

10년 전
독자2
안녕하세요 제목바뀌기전부터 봐왔는데 나를위한결정인가 그걸 ㅏ서 비회원으로보네요..암호닉 신청했었는데 없네요 ㅠ 쏘니요~ 그럼 여주는 천계사람인가요 ㄷㄷ
10년 전
마왕큐티희수
헉 죄송합니다 제가 미처 못봤나봐요ㅠㅠ 다음 편부터 꼭 챙겨드릴게요♥
10년 전
독자2
헐 마지심슨이에여 .... .머큐리의환생인가요....ㅏ... 이런반전이있었다니...그전에 여주삼촌 정말 너무하네... 경수챙겨준다면서 경수안챙겨줌...ㅠㅠㅠㅠ
10년 전
독자5
헐.. 제물주제에 안죽었던 이유가 머큐리때문이였는감..? 오오 신기하다~!!!
10년 전
독자6
오오 머큐리때문이엿나욤!! 이제야 정주행을하게되네욤ㅠㅠㅠ 뒤늦은신알신을하고갑니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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