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비밀번호 치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전정국한테 전화가 왔어
그리고 처음으로 통화를 30분동안이나 한 것 같아
근데 웃긴 게..
"배 안고파?"
- 고파.
"라면 끓여먹어.."
- 안그래도 그러려고~
"…….
-…….
"김치....는? 있어..?"
- 편의점에서 사와야겠다.
"너 신라면 좋아하던가.."
- 진라면 좋아하는데~
"아.. 맞다.."
- 넌 너구리 좋아하잖아.
"어..오.."
- 난 너에 대해서 모르는 게 없다니까?
예전과는 다르게 계속 내가 전정국한테 말을 걸고 있었어
대화가 끊길 때마다 무슨 말을 해야하나 고민하고 있는 내가 대견스러웠어
와.. 이게 이렇게 되네.
띵동- 초인종 소리에 '잠깐'하고서 문을 살짝 열었더니
빌라 비밀번호는 어떻게 풀고 왔는지
언니랑 지수가 문 앞에서 곱창 포장해가지고는 와서 막 흔들고있는 거야
"나 은비언니랑 지수 왔다."
- 아, 응. 끊어!
"응."
- 친구들 있으니까 답장 너무 신경쓰지 마.
"……."
- 먼저 끊어.
"알았어."
항상 전정국은 내가 친구랑 같이 놀때면 자기는 신경 쓰지 말라고 해줬어
친구랑 있을 때 핸드폰만 보면 재수없다면서 말이야.
"뭐냐? 전정국이랑 통화중이었냐??"
언니가 깔깔 웃으면서 들어오자마자 침대에 앉아서는 나를 올려다봤고
지수는 봉지를 바닥에 내려놓고선 날 음흉하게 바라봤어
"뭐."
"전정국이랑 사귀는 거야? 맞지? 맞잖아!"
"근데."
"와아아아!!!!!!!!!!!!!!! 배도담 연애한다!!!!!!!!!!!!!!!!!!!!!!!"
"아 좀 닥쳐."
"안겨서 엉엉 너무 잘봤구요오오!!"
"??"
"헤헤헤."
"미친년아."
"다 봤지롱!!~~ 엉엉 정국이가 안아주고!! 크으으. 야 나는 너희 응원해.
너무 잘어울리잖.. 웜마!! 야아아아! 미안해!!"
"닥쳐라!!!!!!!!!"
언니는 누워서는 우리를 보고 막 웃었고
지수랑 나는 이 작은 방 안에서 쓸데없이 뺑뺑 돌면서
술래잡기를 하고 있어.
아침이 되어서 깨자마자 진짜 허겁지겁 핸드폰을 봤어
근데 전정국한테 그 무엇도 안와있는 거야
여기서 불안감을 느꼈어.. 예전엔 맨날 아침마다 전화를 하던 너인데.. 지금은 왜...
먼저 보내려다가도 괜히 이런 내 모습을 안좋아할까..(사실 창피한 것도 있음)
시무룩하게 준비를 하고서 나왔는데...
"워!!!"
빌라 문 옆에서 전정국이 서있다가 갑자기 소릴 지르면서 나타나는 거야
진짜 너무 놀래서 심장부근에 손 올려놓고선 올려다봤더니
전정국이 막 소리내서 웃는 거야
"와 3년만에 놀래켰다."
그렇게 웃긴지 눈물까지 고여서는 웃길래
ㅡㅡ 이러고서 쳐다보니까 내 머리를 쓰다듬어줬어
자꾸만 피식피식 웃길래 계속 째려봤더니 '가자'하고서 먼저 앞장서서 걷는데
괜히 놀란 것도 짜증나는데 연락 안 온게 짜증나서 멈춰서서 전정국 보니까
앞장서 가던 전정국이 멈춰서는 뒤돌아 날 봤어
"안와?"
"……."
"간다 먼저?"
저러고 그냥 가버리는 전정국에 어이없어서 전정국이 진짜로 멀리 가버릴까 뛰었어
근데 너랑 거의 2년 반~3년을 만나면서 네가 항상 손을 잡아줬는데
내가 먼저 잡아본적이 없는 것 같아서 전정국 손만 계속 봤어
어느 타이밍에 잡지? 잡았는데 막 웃으면 어떡하지?
"내가 연락 안하면 절대 안하지?"
"어?!"
"뭘 그렇게 놀래?"
"뭘 놀래 놀래긴."
"콧구멍 넓어졌는데?"
"뭐래 진짜."
"손잡을ㄹ.."
"어!"
"……."
"……."
"……."
"……."
진짜 요즘 흔히들 쓰는 말.. 갑..분..띠..라는 말을 여기서 쓰는 게 맞는 것 같았어
갑자기 까마귀 소리까지 들려왔어
까악- 까악- ㅅㅂ...
아니 배도담 이 미친년아!! 손잡을래? 이랬는데 0.1초만에 대답을 하는 게 어딨냐 진짜!!!!!!!!!
민망해서 입 틀어막고 다른곳 보니까
전정국이 어이없는듯 웃다가 곧 내 손을 꽉 잡더니 깍지까지 꼈어
나 이거 왜 이렇게 설렐일이야? 막 심장에 모기 물린 느낌이야.. 물파스가 필요해..시바..시바...!!!
"오늘 점심 같이 먹을ㄹ.."
"아니."
"너 진짜 대답 빠르다."
"……."
"……."
"……."
"왜?"
"……."
전정국이 날 빤히 보길래
급히 고개를 돌렸어
아니 시바.. 저 얼굴이 이렇게 잘생길 일이야..? 나 진짜 미쳤나봐.
"너!"
"응?"
"성형했어?"
"뭐래."
"알게 모르게 뜯어 고쳤네!!"
"뭐래 진짜."
"코..?"
멈춰서서 전정국을 올려다보고선
전정국 코를 돼지코를 만들어봤어
그 다음으로는 눈을 감겨서 막 눈꺼풀을 옆으로 잡아당기고 다시 뜨게하고 반복하니까 전정국이 어이없는지 웃었어
"뭐해 진짜."
"비현실적으로.."
"……."
"잘생겨져서."
그 말을 하고 내 뺨을 챱! 하고 쳤더니
전정국이 진짜 놀란 표정으로 날 내려다보길래
진짜 냅다 빠르게 걸었어
민망해!! 민망하다고!!! 나 뭐라고 지꺼렸니!! 이 미친년아!!!
딱 강의실 들어가려고 하니까
유교과에서 몇 번 봤던..( 내 욕했던 ) 여자애가 강의실 앞에서 누굴 기다리고 있더라?
그래서 정국이랑 걸어가면서 지나치려는데
그 여자애가 갑자기 날 불렀어
"배도담..!"
그리고 그 여자는 나랑 전정국이 손 잡고 있는 걸 보더니 곧 고개를 숙이고서 말했어
"할 얘기가 있어서.. 그러는데."
"……"
"잠깐 1층에 가서 얘기 좀 하자.."
"여기서 하면 안 되는 거야?"
"…되긴 되는데."
애가 전정국을 보는 거 보니.. 전정국 앞에선 말하기 싫은가봐.
그래서 전정국을 올려다봤더니
애가 고개를 끄덕이고선 강의실 안으로 들어갔어
"뭔 할 얘기."
"너에 대해 소문 안좋게 퍼뜨려서 미안해."
"…너 이거 누가 시켜서 사과하는 거니?"
"아니..! 아닌데.."
"근데 왜 이렇게 진심이 안담겨져있어?"
"…그럼 무릎이라도 꿇어야 될까..?"
"꿇으려면 꿇어."
"…미안해. 지금 우리 과 애들은 내 잘못인지 알고 있어. 그래서.. 나 엄청 욕먹고 있어.
부탁이 있는데..!"
"뭔 부탁."
"애들한테.. 나한테 사과 받았고! 잘 풀렸다고.. 얘기 좀 해주면 안될까?"
"……"
"나.. 진짜 이러다가 왕따 될지도 몰라..! 대학와서 왕따는 좀 아니잖아...
진짜.. 부탁할게. 응?"
"너 진짜 개년이구나."
"……."
"미쳤냐? 내가 니 잘되는 꼴을 왜 봐야 돼?"
"……."
"왕따 당해서 자퇴를 하시던가, 휴학을 하시던가 그건 네가 알아서 하세요."
"……."
"네 덕분에 인생 호구처럼 살면 안되겠구나 느꼈으니까.
이 뷔페집 가서 6시간 죽치고 앉아있을 것처럼 생긴 것아."
"……."
"꺼져. 때리고 싶으니까."
곧 애가 눈물이 고인채로 막 1층으로 내려가는 게 보였어
그리고 강의실에 들어가려고 고개 딱 돌리니까
전정국이 문을 작게 열고선 얼굴을 빼꼼히 내밀고서 따봉- 하길래
나도 따봉- 하고 썩소를 지었어.
"지렸냐."
"개지렸어."
아.. 새끼 거~참 또 잘생기고 지랄이네 저거.
"아이고!!!! 강의실 들어오자마자 커플 냄새가 흐움 힘들당."
"전정국 쟤 연애한다고 아침마다 같이 가자더니 오늘은 연락 하나도 없던데요? 쓰레기 자식."
"얼레리 꼴레리이이이"
"나는 커플은 상종안한다. 말 걸지 마라."
"네가 걸어달라고 해도 안걸어줄 것 같은데??"
"와 아침부터 정신 없어 죽겠다. 강의실 들어오면 모르는척 하자더니 어우 진짜."
"야아아아아!! 우리과 첫 cc!!! 뽀뽀해! 뽀뽀해!!!!"
"스킨쉽!!스킨쉽!!!!"
"야아 배도담 얼굴 빨ㄱ.."
"아 좀 하지 마요. 스물여섯살 먹고 애들 놀리는 거에 맛들려가지고 진짜."
"야!! 왜 나 보고 그래!! 나는 한마디 했다! 한마디!! 김남준이랑 정호석이 몰아갔잖아!! 왜 나한테 그래! 인마!!왜!!!"
"……."
"아니이!! 생각할 수록 열받네에!!! 야아!! 스물여섯살은 어!? 놀리고 어!? 그러면 안 되냐! 인!!마!!?"
갑자기 조용해지길래 고개 들고 봤더니
오빠들이 다 나를 보고있길래 '뭐요'하니까
다들 진짜 짜증나게
"뭐요래 뭐요!! 꺄하하학!!!"
원래는 남준오빠랑 짜고 같이 웃기로 했었나봐
남준오빠가 아무말도 안하고 있으니까
호석이오빠가 야!! 하고 남준오빠 툭- 치면서 말했어
"너 왜 안웃어! 웃자며!!"
"나 학교 2년 다니면서 굳이 도담이한테 찍히고 싶지가 않아서.."
호석이오빠가 내 앞에 와서 손을 내밀었어
"미안하다. 장난 한 번 쳐본 건데.. 진짜 나 너랑 친해지고 싶다..."
"……."
"사과 받아주겠니.."
"아니 사과 하는 게 더 웃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손을 뻗고서 악수를 하자는 것 같길래
손을 뻗으려고 하니까 정국이가 그 손을 대신 잡고서 말했어
"형 이제 평생 우리 과 은따."
"야!! 진짜 말이 너무 심한 거 아니냐아!!!"
뭘 은따야 은근히 따돌림 말고 그냥 왕따를 시켜야 돼.
"니네 뽀뽀는 해봤냐?"
"……"
"손도 못잡아봤을 것 같은데."
"……."
"뭘 야려."
정국이한테 뭐라 말했더니
애가 못알아듣는 거야 그래서 귓속말로 말해줬더니
정국이가 윤기오빠한테 천천히 다가갔어
윤기오빠가 위협감을 느꼈는지 뒷걸음질 치면서 말했어
"왜 왜 왜."
"형 의자에 묶어놓고 패라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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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카아아앙아아앍~!!!!퉤에에에엙!!
으하으하으항흥항흥항흥항흥ㅎ항흥하
아마 내일은 못낼 수도 있어용!
월화수목..꺼를 써놓고........내일은 외출을..... 허브허브흐브흐브
아니묜!! 정해주세요!!!! 일 월 화 수!! 이렇게 보실래여
아니면 월 화 수 목!! 이렇게 보실래욥